씨알일상:) [움터 푸른숲] : 새봄맞이

[현_서현]

안녕하세요!

저희는 모들수현, 현서현 입니다~

새내기와 새든이가 들어온 지 벌써 두 주가 다 되어가고 있네요.

수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무모심 하고, 맛있는 밥상 나누며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요.

봄학기를 시작하는 첫 주는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고 느꼈는데 그 시간을 한번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봄마중물 시간이 지나고 새내기들과 새든이가 들어오니, 정말 새봄맞이를 한다 라는 뜻에서 

그 기간을 새봄맞이라고 지었어요.

새봄맞이를 보내기 전, 움터에 있던 푸른이들이 모여 어떤 시간으로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었어요.

큰 활동을 많이 하기보다는 평소 일상 속에서 지어오던 흐름을 새내기와 새든이가

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어요.

그럼 맞이를 하러 가 봅시다~!

3. 3 첫날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 뜨단에 다 같이 모여 새내기, 새든이 마중 나갈 준비를 했어요.

하나 둘 친구들이 들어오고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은 채로 반갑게 인사 나누었어요.

조금 부끄럽고 어색하긴 했지만요.

아름드리부터 다섯칸방까지 짐을 날랐어요.

같이 방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신기했어요.

앞으로 같이 살아갈 날들이 참 기대가 되어요.

대략 짐정리를 끝내고 다 같이 저녁밥을 먹었어요.

원래도 많았지만, 엄청나게 긴 배식줄을 보니 입이 떡하니 벌어졌답니다.

^ - ^ 

누구 누구 껍질이 가장 길까요?

밥을 다 먹고 , 덕계마을 이모삼촌께서 주신 천혜향을 먹었더니 재미난 일이 벌어졌어요.

푸른숲은 뭐든지 신명나게 먹을 수 있는 재주를 가진 것 같아요.

잘 먹었습니다~ ^ ^

저녁에는 한울에 둘러앉아 첫 모임을 가졌어요.

움터에 있는 선생님, 푸른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소개하는 시간이에요.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이름으로 행시를 지어 소개했답니다.

기발하고 재미있어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한 주 흐름도 간략히 나누고 첫 모임을 마쳤어요.

3. 4 둘째날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기도회와 수신을 하고 방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오후에 산으로 가 나무모심을 했어요.

경사가 제법 가팔랐지만 다들 척척 올라가서 나무를 모셔왔어요.

체험학습 때 해본 경험도 있어서인지 노련미가 있어요.

'나무 모심' 이라는 이름에 큰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나무를 모신다. 함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모시는 마음으로 감사히 대한다.

나무를 톱질하는 것이니 수레니 지게 같은 물건도 처음 보았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따뜻한 하룻밤을 위해 참 많은 과정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다.

장작 더미가 쌓여갈수록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나무를 모셔왔으니, 그 나무들로 불도 때요.

아직 날이 춥기 때문에 따뜻하게 자기 위해서는 불 때는 것은 필수예요.

새내기들은 불 때는 것이 처음이지만 차근차근 해가는 걸 보며 멋있었어요.

불때기의 재미를 새롭게 알아갈 친구들이 그려졌답니다.

산에서 나무를 해서 불을 땐다는 것과,

그렇게 해서 방이 따뜻해진다는 게 신기했다.

불이 좀 무서웠는데, 언니랑 몇 번 하니까 라이터도 익숙해지고 점점 과감해졌다.

학림 올 때 밤에 잘 때 추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집보다 훨씬 따뜻했다.

따뜻하다기보다 뜨뜻한 느낌이랄까, 좋았다.

저녁에 불을 때는 재미가 큰 것 같다.

마른 장작을 가져오고, 잔가지를 부수고,

종이랑 박스를 구기고, 찢고 불을 때는 흐름이 재밌었다.

불이 아궁이 안쪽에서 활활 위로 올라가는 걸 보는 게 제일 기분이 좋다.

                                                                    즐겁게 수업 마치고,

                                                                          거름을 밭에 뿌리고,

                                                                          운동이 끝나고,

                                                                          불쏘시개 하나에서 온 나무로 불이 번지며

                                                                          때에 맞게 뜨끈해진 방바닥에 누우니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밥상 후

나무모심 하느라 몸이 약간 지쳤을 법도 하지만 저녁밥으로 충전하고 내일 있을 떡빚기 준비를 했어요.

소는 팥과 고구마.

소의 양을 보니 내일 빚을 떡이 얼마나 많을지... ;;

3. 5 셋째날

떡빚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쌀가루를 체에 치고 반죽해서 쪄내요.

양손에 기름을 묻혀가며 동글동글 찹쌀떡을 만듭니다. 

직접 먹을 참을 우리가 만든다니 하는 내내 무슨 맛일까 기대되었다.

사거나 해주신 걸 먹을 땐 그냥 맛을 많이 느끼는데,

만들어 먹으면 우리가 만들며 있었던 일, 웃음, 정성을 더 떠올리게 된다.

면포에 붙은 떡 떼어먹고, 따듯한(뜨거운?) 떡 만지고,

잼 섞어서 요상한 떡 만들고, 만들며 하나씩 집어먹고.. 재밌었다. ㅎㅎ

그리고 그렇게 오래 먹을 수 있을진 몰랐는데 한 주 동안 정말 여러 번,

모두 다! 나눠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많았다. 한 번에 많이 먹으면 배불러서 못 먹겠는데

조금 있다가 먹으면, 다음 날 또 먹으면, 똑같은 떡이어도 계속 계속 들어간다. 

귀여운 찹쌀떡들 덕분에 더욱 풍성한 한 주가 되었던 것 같다...! ^ _ ^

반죽이 잘 익었나..?

감자전분은 부드러워요~

다 만들고 나니...

쿠궁!

엄청난 양이죠.....

아무리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사진으로 봐도 정말 많네요

세어보니 대략 560개 정도 되더라고요.

오자마자 아프고 나서 참여한 첫 일정이었다.

그래서 어리둥절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동글동글한 찹쌀떡을 만들며 오가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고

조금씩 주워 먹는 소와 떡들이 맛있었다.

찹쌀떡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무척 맛있었고

넉넉히 만들어서 많이 먹어서 좋았다.

그리고 맛있게 시식하는 시간 ^ ^ 

저녁에 한데노래를 하면서도 먹었어요. 

3. 6 넷째날

오늘은 울력으로 두 시간 나무모심을 하러 갑니다.

많은 동무들이 함께 할 수 있게 넓은 터에서 하기로 결정했어요.

산으로 들어가요~

옹기종기 차곡차곡 잔가지를 모아요

쓱싹쓱싹 나무 썰며 이야기 나누고 땀 흘리며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한층 더 가까워진 기분!

정말 재밌고 좋았어요 아좌잣!

기웃기웃.. 어떤 나무를 모셔볼까?

무겁지만 신나요!

긴 시간 동안 하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나무모심을 할 수 있었어요. 

옆에 있는 동무와 지내는 이야기, 궁금했던 것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가득가득한 나무곳간을 보며 든든합니다. 

푸른 나무들 가득한 곳에 가는 것만으로도 상쾌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자연이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현장에 있으니 신기하기도 했다.

겨우내 방을 따뜻하게 데피기 위해 직접 나무를 옮기고, 자르는 것.

우리가 우리 삶을 꾸려가는 느낌이라 든든한 경험이었다. 

또한 나무가 참 소중한 존재구나, 우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마냥 가벼운 마음가짐보다는 밥상모심처럼 정성껏 모시는 시간으로 해가고 싶다.

나무 나르는 일도 상당한 힘과 체력이 필요해서 하다 보면 근육이 생길 것 같다!

3. 7 다섯째날

뜻 모은 대로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담았어요.

큰 일정 없이 모여서 기타를 치기도 하고, 방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어요.

친구방에 놀러 가서 참을 먹기도 하고, 다 같이 산책을 갔다 오기도 했어요.

내일 있을 운동회 준비를 하는 셋

3. 8 여섯째날

어젯밤 긴 회의 끝에 움터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원래는 체육공원에 가서 하려 했는데 몸이 아픈 이들도 여럿 있는 정황이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야겠다고 마음 모았어요.

운동회의 이름은 '새봄맞아 놀아봄세!' 라고 지었어요.

하늘께서도 우리가 운동회 하는 걸 아는지 아침부터 맑은 하늘로 반겨 주었어요.

평소 움터에 오셔서 수업해주시고 밥 지어주시는 선생님들도 같이 했어요.

함께 뛰며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넘어 더 가까워진 듯하고 친근한 느낌을 받았어요. 

자, 그럼 지금부터 운동회의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창한 운동장에서 몸을 풀어요. 

첫 번째 놀이로 어부와 물고기!

술래가 사람을 잡을 때마다 서로 손을 잡고 그물을 만들어 모두 잡을 때까지 뛰어다니는 놀이예요.

물고기들아 우리가 간다!!

어부와 물고기 재밌다!

긴장한 물고기의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듯해요 ;;

봄날을 즐기며 새롭게 신명나게 

서로 운동하며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두 번째 놀이로는 꼬리 빼기를 했어요.

첫 판은 머리에 장갑을 올려놓고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저절로 떨어지더라고요.

두 판째에는 장갑 없이 자유롭게 몰려다니며 꼬리를 뺐어요.

잘 보면 머리에 장갑을 올리고 있어요

오랜만에 하는 운동회라 너무 반가웠어요.

특히 어부와 물고기는 결국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끝나서 좋았고,

장갑을 올린 꼬리빼기는 바람 속 작은 촛불 같은 우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인상 깊었어요!

다음에도 같이 운동회 해요~!

세 번째 놀이는 장애물 이어달리기였어요.

관문으로는 장작 패기, 수학문제 풀기, 2인3각으로 림보, 코끼리코 돌고 과자 먹여주기, 줄넘기, 신발던지기가 있었어요.

사진으로 다시 봐도 그때의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단련된 장작패기!

      림보를 지나고  코끼리코를 돌아요

입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어~

같이 놀면서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응원과 야유(?)도 하면서 긴장했던 몸이 가벼워지고

어색하고 서먹했던 기운이 밝아졌어요.

어느새 모두가 웃고 떠드는 사이에

우리가 한결 가까워졌어요.

이어달리기가 끝났어요.

원래는 이어달리기까지 하고 안으로 들어가 놀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널널해서 즉석으로 풋살을 했어요.

확실히 풋살이 없는 운동회는 어딘가 허전하더라고요. ㅎㅎ

뛰어~!!

힘내라, 힘!!

운동회 하기 일주일 정도 전부터 운동회 준비를 맡은 선배들이 이렇게 저렇게 많이 모였다.

그리고 운동회를 했다. 

학림 생활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어색하고 말 많이 못해 본 선배들도 있었는데

운동회로 여러 활동을 하며 서로 조금 더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직접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것은 아니어도 함께 놀며 밝은 기운을 주고받았고

서로의 성향을 알게 된 것 같다.

꽤 오랜 시간 운동회 했는데 준비한 놀이를 다 하지 못해서 그 점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그만큼 놀이 하나하나 재밌었고 새로운 것도 있었다.

꼼꼼하게 준비해 준 선배들의 정성이 고마웠고

또 그것을 힘껏 즐기는 사람들의 열린 마음이 좋았다.

풋살이 끝나고 한울로 들어와 몸 녹이며 참을 먹었어요. 

선생님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약밥과 저희가 만든 찹쌀떡을 따듯한 차와 같이 먹었어요.

이날 약밥을 먹기 위해 야무진 울력으로 잣을 깠어요.

고대하던 약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어요.

참을 먹고는 간단한 한데놀이를 했어요.

초성 게임을 했는데 사회자가 두 글자 초성을 불러주면 모둠끼리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단어를 적는 놀이예요.

제한 시간이 끝나고 돌아가며 한 단어씩 부르고 가장 오래 남은 모둠이 이기는 방식이었어요.

주어진 시간 안에 단어를 떠올리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혼자 했으면 잘 떠올리지 못했을 텐데 같이 머리를 맞대니 술술 나와 놀라웠고

많은 단어들이 겹치는 걸 보며 우리의 생각이 잘 통하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짧은 시간이었다는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무척 재미있는 한데놀이였어요. ^  ^

3. 9 일곱째날

어제 운동회도 열심히 했으니 오늘은 잘 쉬었어요.

밥상모심하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담아보았어요.

인원이 많아지면서 밥상모심 하는 사람도 늘어나 더 풍성한 시간이었어요.

무를 써는 중

김을 볶는 중

3. 10 여덟째날

새내기 새든이가 온 지 한 주가 되었네요. 다들 벌써 움터에 적응한 것 같아요.

오늘 울력은 하늘땅살이와 나무모심, 두 모둠으로 나누어져 했어요.

겨우내 땅속에 잠들어 있던 무, 감자, 토란, 배추를 깨웠어요.

곰팡이가 슬지 않았을지, 쥐가 파먹진 않았을지 걱정 속에서 왕겨를 푸었어요.

싹이 난 감자는 싹을 제거해 주고 섞이지 않게 자루에 담았어요.

배추 잎이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서 꺼낼 때는 허여멀겠는데 시간이 지나며 보니 초록빛이 도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작물들이 다 건강하게 겨울을 보낸 것 같아 대견했어요.

올봄에 땅에 심겨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낼 작물들을 상상하니,

함께 움터에서 살아갈 우리 모두의 모습과 똑같다고 느꼈어요.

새로운 기운 속에서 보낼 모든 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바랐어요.

시간이 되어 나무모심 하러 갔던 친구들이 돌아왔군요.

오늘도 양손 가득 나무를 해온 친구들의 모습에 활기가 넘쳐요.

그럼 오늘 울력도 수고하셨습니다~ 

울력! 아좌좟! 와아아~~

글을 쓰다 보니 지난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해요.

새내기 새든이들이 온 건 커다란 변화예요.

새내기 새든이와 함께 하며 매 순간이 신선했고 가슴이 통통 튀는 기분을 느꼈어요. 

생기발랄한 모습 보며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던 것 같아요. 

큰 활동에서 얻는 생기보다도 우리가 지어가는 일상 속의 소중한 것을 기억하고

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새로워진 푸른숲 안에서 정성껏 생각하고 정성껏 관계 맺으며

생기 주고받는 한몸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또 풍성한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안녕~ 안녕히 계세요~! 

[바다로가는강물(재원)]

새봄맞이 다정다감 친해지는 시간들 쌓여 푸른숲 벗들과 더 자연스럽게 만나가고 있겠어요. 정성담긴 사진과 날적이 고마워요^^

[선린(善鄰) 경주_고운마을]

좋다 좋아.
행복이 가득해서 너무 좋다^^

[정은]

궁금했던 한 주 이야기, 참말 활기차고 맛깔나는 시간 보냈네요 ^_^ 생기있는 봄학기 기대해요!

[성은]

해맑은 표정이 보기 좋아요 ^.^
새롭게 지어갈 나날 응원합니다!
함께해요~

[아름다운 돌멩이 한가을이^^]

운동회 날 날씨가 참말로 좋았네요!
하늘도 새봄 힘차게 열라고 듬뿍 응원해주는 것 같아요^^

새봄맞이 정성껏 준비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습니다.
갈무리도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