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마지막으로 대구에서 양경한 선생님을 만나 뵙기로 한 날이다.
예전에는 테이핑 연구소를 운영하시면서 환자를 보셨는데 지금은 성덕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님으로 계신 분이셨다.
교수님 차를 기다리며 지금까지 몸은 좀 지쳤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예전에 견학들의 아쉬운 점들도 생각이 났고 내가 좀 더 적극적이였으면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생겼다.
교수님과 동아쇼핑 앞에서 9시 정도에 만났다.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차를 탔다.
교수님은 오늘 초-중등 체육교사분들에게 테이핑 강의를 하신다고 하시며 차를 운전해 가셨다.
나는 교수님께 특별히 테이핑 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이유가 있는지 여쭈어봤다.
교수님은 학교 다니실 때 우연히 테이핑치료하는 걸 봤는데 어떤 환자가 팔을 못 올려서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테이프를 붙이고 나니 바로 팔을 올리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주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테이핑 쪽으로 공부를 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아직 테이핑에 대해서 사람들이 인식을 잘 하지 못하던 때였기 때문에 졸업을 하고 나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러 다른 치료방법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제주도에 계신 의사 분 중에 테이핑을 잘 하시는 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를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의사 분께는 월급은 안 받아도 되니 그쪽으로 가서 테이핑을 좀 배우고 싶다고 연락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제주도에 가게 되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월급도 주시면서 공부도 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 밑에서 1년정도 환자도 같이 보면서 테이핑을 배우셨다고 하셨다.
이까지 말씀하시고 교수님은 어떤 치료든지 거기에는 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하셨다.
교수님 본인이 테이핑을 주로 하지만 테이핑도 장, 단점이 있다고 하시며 나에게 자신의 주종목 되는 치료 하나는 가지되 결코 그 하나만 파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여러 방면의 치료 방법을 같이 공부하면 더욱 더 자신의 주종목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셨다.
즉, 나의 주종목이 되는 치료방법에 다른 치료방법의 원리나 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환자마다 그 환자에게 맞는 치료방법이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종류의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면 여러 방면의 치료방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이렇게 말씀을 듣고 나니 어느새 서재중학교라는 곳에 도착을 했다.
교수님과 한 교실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초-중등학교 체육 교사 분들이 자리에 앉아 계셨다.
교수님은 그 분들과 인사를 하시고 바로 강의준비에 들어가셨다.
난 강의실 뒷자리에 앉았다.
교실 칠판 위에는 '초-중등 교원 특수분야 직무연수 밸런스 테이핑요법 기초과정'이라는 글자가 적혀진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강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교수님은 테니스 elbow와 골프 elbow에 통증이 왔을 때 테이핑 치료를 하는 방법부터 설명을 하셨다.
기초과정이고 물리치료와 크게 관련이 없는 체육교사분들이라서 강의는 쉽게 진행이 되었다.
교수님은 팔꿈치에 통증이 왔을 때 이것이 테니스 elbow 통증인지 인지 골프 elbow 통증인지 구분하는 진단 방법과 각각에 맞는 테이프 붙이는 방법을 직접 시범을 보이시며 강의를 하셨다.
그리고 선생님들께 직접 옆에 계신 분들과 시술하는 시간도 가지게 하셨다.
난 이까지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에 교수님께서 보건대 앞에 있는 복사 집에 주문한 책을 급히 가지고 와야 된다고 하시며 대신 좀 가지고 올 수 없겠냐고 부탁하셨다.
그래서 난 교수님 차를 몰고 보건대학교로 향했다.
심부름을 하고 오니 강의는 거의 끝이 나있었다.
오늘이 여기 수강하시는 선생님들의 마지막 날이라서 마치는 시간을 앞당기게 되었다고 하셨다.
교수님께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며 교수님이 직접 쓰신 테이핑에 관련된 책 2권을 주셨다.
나도 좀 아쉬웠지만 내가 여기 온 목적이 치료 방법을 배우러 온 것이 아니라 나 보다 먼저 물치료학과를 졸업한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시야를 넓히러 왔다는 생각을 하니 그 아쉬운 감정이 사라졌다.
내가 여기 온 목적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강의가 끝나고 여러 선생님들과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교수님과 같이 성덕대학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나는 교수님께 환자를 치료하시는 것이 좋은지 아님 강의를 하시는 게 좋은지 궁금해서 여쭈어 봤다.
교수님은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과 있는 것이 아주 즐겁다고 하셨다.
하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시며 너무 가르치는 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환자를 치료하는 손의 감각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나는 또 어떻게 연구소를 만드시게 됐냐고 여쭈어 봤다.
교수님은 그게 바로 30대가 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였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목표라는 것 덕분에 더욱 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 수 있었다고 하셨다.
난 목표를 세우는 건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니겠냐고 말씀드리며 중요한 건 그걸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걸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지 여쭈어 보았다.
교수님은 그걸 실천을 하려면 멍한 목표는 필요 없다고 하시며 아주 구체적인 목표와 아주 구체적이 계획을 세워야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때 그냥 머리로 생각해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자료들을 많이 찾고 알아본 다음에 정말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잠시 뒤 성덕대학에 도착을 했다.
영천에 위치해 있었다.
산 중턱에 있어서 학교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아주 좋았다.
교수님은 이 학교는 새로 신설된 대학인데 학교에서 작업치료학과에 아주 많은 투자를 한다고 말씀 해주셨다.
그리고 여기 재단 이사장님이 엄청 부자신데 자신의 수익을 모두 학교에다 다시 투자하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이사장님 생각은 규모가 큰 학교를 만들기보단 작은 학교 내에 있는 각 학과의 내실을 키워서 경쟁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학교의 지리여건상 한국에서는 크게 발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으로 다른 여러 나라들과 협정을 맺어서 세계로 발을 넓혀 나가려고 하신다고 했다.
그 예로 호주에 있는 대학과 협정을 맺어서 이 학교에서 졸업을 한 학생을 그 학교로 보내서 그 학교에서 학위를 받게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있고, 지금은 몽골에 있는 학교와도 협정을 맺어서 학생들이 방학 중에 그 학교를 방문하면서 시야를 넓혀 주는 중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기타 시설이나 기자재들이 최신식이고 학생들에 대한 혜택도 아주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학생들이 그 만큼 따라오지 않는 것 같다며 조금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셨다.
교수님은 교수님 방으로 나를 안내해 주셨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세상에는 올라가야 될 피라미드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보통 사람들은 한 피라미드를 올라가다가 힘이 들거나 다른 피라미드가 더 가치 있어 보이면 금방 포기하고 다른 피라미드를 올라가지요.
그러다가 또 힘이 들면 다른 피라미드로 옮기게 되고 그러면 계속 제자리걸음 밖에 되지 않아요.
일딴 한 피라미드를 정했으면 그 정상에 올라가는 것이 중요해요.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밑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다른 피라미드들도 다 비슷하거든요.
치료라는 것도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치료 방법을 조금 배우다가 어떤 사정상 그만 두고 다른 치료방법을 배우러 다니고 하다보면 자기 것이 남아 있지 않아요.
한 치료방법이라도 제대로 정확하게 그 원리와 기술들을 익히게 되면 다른 치료방법도 쉽게 익힐 수 있는 거거든요.
치료방법이라는 것이 다 조금씩 색깔만 다를 뿐이지 결국 인간의 몸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리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다르지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신이 어떤 한 치료방법을 완전히 배웠다고 해서 그 치료방법만이 최고고 다른 치료방법들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절대 자신은 더 이상 발전을 못하게 되요.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어떤 절에 유명한 스님이 계셨는데 한 날은 어떤 사람이 그 스님께 배우고자 스님을 찾아 왔어요.
그리고 스님을 대면해서 얘기를 하는데 스님께서 '당신 물 좀 버리고 와야겠어.'라고 하시면서 더 이상 말씀을 안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고민을 했죠.
도대체 물이라니 무슨 말인가 하고요.
그래서 계속 고민을 하다가 다시 스님을 찾아갔지요.
그런데 이번에도 스님이 '당신 물부터 좀 버리고 와.'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스님에게 여쭈어 봤죠.
도대체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물이라는 건 뭡니까?
그제서야 스님은 이런 말씀을 그 사람에게 해주셨어요.
'너의 머리와 마음에 있는 그릇에다 니가 가진 것들로 가득 채우고 나를 찾아와서 나에게 물 좀 부어 달라고 하니 내가 어떻게 너에게 물을 부어줄 수 있겠냐?'고요.
이처럼 치료라는 것도 자기 것들로만 가득 차 있으면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울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더 다양하게 더 크게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데 방해가 된다는 거죠."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교수님은 볼 일을 보셨다.
교수님의 볼일이 끝나고 이번에는 함께 교수님 연구소로 향했다.
나는 교수님께 또 다른 목표가 없는지 물어봤다.
교수님은 잠시 생각을 하시고는 50대가 되기 전에 특수한 전문과목만 있는 대학원을 만들고 싶은 게 목표라고 하셨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에는 있다고 하시면서 한 한달간 생각을 하면서 여러가지 계획이나 정보들을 마련해 두셨다고 했다.
그리고 50대라고 정한 이유는 50대가 지나면 왠지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50대 이후로는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교수님은 자신의 인생철학 얘기를 하나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셨다.
대기업 부장자리와 중소기업 부장자리가 생겼다면 자신은 중소기업의 부장자리로 갈 것이라고 하셨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대기업이라는 곳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고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은 중소기업이 더 낫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중소기업과 같이 커 나가는 것이 더 좋다고 하셨다. 이것이 교수님의 인생 철학이라고 하셨다.
인생철학이라는 것을 난 여태까지 제대로 한번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 부끄러워졌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정말 내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인데도 그 중요한 만큼 내가 그걸 만들고 찾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8시가 넘어서야 연구소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한 건물의 이층에 있었는데 간판이 '양경한 밸런스 테이핑 연구원'이라고 써 있었다.
교수님을 따라서 연구원으로 들어갔더니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인사를 하고 보니 대구보건대에 다니는 교수님들의 후배들이었다.
교수님은 후배들을 위해서 4년 전부터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한 3, 4일간 임상선배나 강사분을 초청해서 후배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계셨다.
너무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에 자신의 연구원을 만드신 것도 그렇지만 그 터전으로 후배들을 위해서 베푸시는 것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드는 것이 나는 과연 내가 졸업을 하고 병원에 들어가고 하게 되면 얼마나 후배들을 위해서 베풀어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였다.
좀 더 나에게 자극이 되는 부분이였다.
나도 같이 한 시간 정도 수업을 들었는데 후배들도 선배의 마음을 아는지 아주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었다.
집에 가는 버스시간 때문에 한 시간 정도밖에 수업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양경한 교수님께서 미리 약속이 있으셔서 인사를 못 드리고 나왔지만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견학을 아주 잘 마무리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견학을 하게 여러 선생님들을 소개시켜 주신 박정 선생님께도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이 견학이 단지 견학으로만 끝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 나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냐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 갑자기 많이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지말고 내가 바로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부분부터 하나씩 바꾸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자신의 꿈을위한 노력하는 마음과 자세에 대한 많은 생각이 스쳐갑니다. 오랜만에 양경한선생님을 글에서 뵈니 더욱 반가운것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이종규선생님 그리고 꿈을위해 힘차게 전진하시고 노력하시는 학회장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뵈면서 다시한번 자신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려봅니다. 감사드립니다. 학회장님.
다시 한 번 우리의 잠재력을 깨우는 화이팅을 외칩니다.^&^
양경한 선배님의 탁월한 견해들 가슴에 잘 담고 갑니다
참 열심히 노력하시고 또 앞일을 위해 열심히 달려 가시는 모습들의 하나의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부지런히 사시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