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6권
[세상을 가득 채우는 선(善)]
부처님께서 다시 제개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세상을 가득 채우는 선(善)이라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비록 색(色)을 말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색의 모습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지(地)를 말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지의 모습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ㆍ식(識)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록 눈을 말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눈의 모습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비록 귀 ㆍ코 ㆍ혀 ㆍ몸 ㆍ뜻의 법을 말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뜻의 법 등의 모습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비록 나[我]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나라는 모습에 집착하지도 않으며,
중생(衆生)ㆍ수자(壽者)ㆍ명자(命者)ㆍ장부인(丈夫人) 역시 실제에 있어서는 모습이 있다고 보지 않고 또 집착하지도 않는다.
단지 세제(世諦)로서 거짓으로 ‘있다’고 시설한 것일 뿐, 제일의제(第一義諦)에 있어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므로 또한 집착하지 않는다.
세제로서 거짓으로 ‘있다’고 시설하였으나 제일의제에 있어서는 체상(體相)이 없으므로 또한 집착하지 않는다.
세간에 유포되어 불법(佛法)이라고 차별되는 모습이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불법도 선악의 모습도 없다.
단지 세제 중에서 보리가 있을 뿐 제일의제로는 보리도 없으므로 또한 집착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거짓으로 법을 시설한 것을 세제라 하지 끝내 세제를 제일의제라 하지는 않는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세제로서의 선(善)을 제일의제로서의 선이라 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세상을 가득 채우는 선(善)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