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며칠 앞둔 12월 27일(화) 본당 설립 25주년 기념 8번째 성지순례로 주임 신부님과 수녀님을 비롯해 64명의 신자가 미리내 성지를 다녀왔다.
미리내 성지는 김대건 신부님의 묘소와 그의 어머니 우르술라, 김대건 신부님에게 사제품을 준 조선교구 제3대 교구장 페레올 주교 그리고 김대건 신부님의 시신을 이곳에 안장한 이민식(빈첸시오) 등 성인들의 묘가 있는 곳이다.
성지로 떠나기 전 주임 신부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우리 한국교회를 극진한 사랑으로 돌보아주셨음을 김대건 신부님을 통해서 더 잘 느끼고 발견할 수 있다면서 우리의 신앙, 한국교회의 신앙이 나를 통해서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역사의 한 삶을 우리도 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나 혼자 신앙생활을 해나가려 생각하지 말고 하느님 구원의 역사 안에 나 자신도 한 자리를 차지하며 기쁘게 신앙생활을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안성 깊은 산골짜기에 있는 미리내 성지는 영하 9도의 날씨였지만 바람 한 점 없고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어 순례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는 성지를 더욱 아름답게 빛내주었다.
성지순례 첫 번째 일정으로 성요셉성당을 방문하여 김미남 베로니카 해설사로부터 김대건 신부님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김대건 신부님의 복사였던 17세 청년 이민식 빈첸시오가 새남터에서 처형당한 김대건 신부님을 40일 동안 지켜보다가 포졸들 몰래 신부님의 시신을 빼내어 등에 지고 4일 동안 미리내로 걸어와서 안장을 한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가슴이 뭉클했다.
성요셉성당을 나와 하얀 눈을 밟으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친 후 '순교자 103위 현양 기념 성당' 지하 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였다. 성지 전담이신 지철현 신부님은 강론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하느님이 누구인지 우리에게 알려 준 요한 사도를 기념하는 날이라며, 축일을 맞이한 본당의 임근석 요한 사도 형제와 호광민 요한 사도 형제를 일으켜 세우고 가톨릭 성가 528번 축가를 신자들과 함께 불러주었다. 이어서 신부님은 "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라고 자신의 신앙고백을 기록한 요한 사도는 누구보다 하느님을 더 깊고 넓게 사랑하려고 했던 분이어서 예수님 십자가 죽음의 순간에도 자리를 지켰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무덤으로 달려간 제자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느님은 내가 어떻게 사느냐와 상관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분이심으로 그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신비를 깨닫고 하느님께 사랑의 삶을 살아드리는 것이 바로 신앙생활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요한 복음사가가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고 하는 것이므로 앞으로 매일의 삶 속에서 나의 죄를 바라보기보다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신비를 계속 바라보게 되면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미사를 봉헌하고 103위 기념 성당 앞 잔디광장을 지나 김대건 신부님 묘지를 방문하여 참배하였다. 새하얀 눈으로 덮혀있는 넓고 아름다운 잔디광장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게 막혀있던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2022년 12월 순례를 마치며 그동안 성지순례에 함께 하시고 이끌어주신 주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리며 함께한 주임 신부님과 보좌신부님, 수녀님과 공동체에도 감사를 드린다. 2023년 새해에도 이어질 순례의 길이 임마누엘 주님과 함께하는 감사와 기쁨의 순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첫댓글 수고 많으십니다.^^
새로이 오신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안에서 올해의 성지순례를 아름답게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주님 찬미받으소서+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눈길 무사히 다녀오시어 다행입니다 은총 가득한 연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