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세계 랠리 선수권(WRC)은 한 대의 차가 몰고 온 충격파에 휩쓸렸다. 군용차나 SUV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4WD를 양산차에 일찍 도입한 아우디가 랠리 무대에 그 기술을 선보인 것이었다. 란치아 랠리 037, 오펠 아스코나와 만타, 토요타 셀리카 2000GT 등 뒷바퀴굴림 랠리카 사이에서 콰트로 쿠페는 압도적인 안정성을 바탕으로 1982년과 84년 월드 챔피언을 차지했다. 비교적 큰 차체의 콰트로 쿠페가 호쾌한 네바퀴 드리프트로 코너를 빠져나오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4WD의 실력을 눈으로 확인한 메이커들은 앞다투어 네바퀴굴림 랠리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네바퀴굴림 양산차가 그리 희귀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우르 콰트로에 바치는 오마주
아우디 콰트로 쿠페가 데뷔한 것이 1980년이니 올해로 데뷔 30주년이 된다. 이태리어로 4를 의미하는 콰트로는 이제 양산 네바퀴굴림의 대표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뿌리가 된 초대 콰트로는 ‘우르 콰트로’(Ur-Quattro)라 불리는데, 5기통 터보의 양산형 엔진이 200마력을 냈고, 랠리형에서 300마력 그리고 그룹B 시절에는 500마력을 넘기기도 했다.
우르 콰트로의 혈통은 지금의 S5와 RS5로 이어졌지만 30년의 세월 흐름만큼이나 두 모델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주력 엔진이 V6과 V8로 바뀌었고 박스 형태였던 디자인은 우아한 유선형이 되었다. 80년대의 콰트로가 하이테크를 감춘 군용차 느낌이었다면 최신 콰트로 쿠페는 아름다운 프리미엄 스포츠카로 변모했다.
우르 콰트로에 대한 향수가 그리웠던 이라면 이번 파리오토살롱에서 데뷔한 아우디 콰트로 컨셉트를 보고 만세를 불렀을 것이다. 30년 전, 콰트로의 시발점이 되었던 우르 콰트로 디자인을 21세기에 되살렸음을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다.
콰트로 컨셉트의 개발방식은 흡사 80년대 아우디 콰트로 S1 랠리카의 그것과 쏙 빼닮았다. 1984년 시즌을 위해 개발되었던 랠리 머신 콰트로 S1은 당시 전년도 머신을 개량하고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다. 엔진출력이 더욱 강화되었고 대형 에어로파츠를 다는 한편 경량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1,090kg까지 줄였다. 아울러 휠베이스를 단축해 초기 콰트로 특유의 언더스티어를 제거하고자 했다. 이 차는 500마력이 넘는 출력으로 0→시속 100km 가속을 3.1초 만에 해냈고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에서는 600마력으로 튜닝되어 85년과 87년 우승컵을 차지했다.
최신 콰트로 컨셉트의 베이스 모델은 RS5. RS5는 V8 엔진을 얹지만 우르 콰트로의 혈통을 의식해 5기통 터보로 심장을 바꾸었다. 배기량을 낮춘 과급 엔진은 스포츠카의 최신 트렌드이기도 하다. TT-RS에 얹히는 5기통 2.5L 직분사 터보 유닛이다. 80년대 아우디가 애용했던 직렬 5기통 레이아웃은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지만 다운사이징 바람을 타고 부활했다.
휠베이스 단축과 경량화도 빼놓을 수 없다. 4인승의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진 RS5에서 뒷좌석을 제거하고 휠베이스를 150mm나 잘라냈다. 지붕 높이는 40mm 낮추었고 리어 오버행도 줄여 전체 길이가 200mm 줄었다. 급하게 경사진 삼각형의 C필러 디자인과 사각형 브레이크램프는 우르 콰트로의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는 부분. 반면 이 차의 얼굴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거대한 육각형 그릴과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에서는 전기차 e트론이 떠오른다. 20인치의 7 트윈 스포크 휠 역시 현대적 아우디 감각.
실내로 눈을 돌리면 간결한 인테리어가 드라이버를 맞이한다. 디스플레이를 최소화한 모습은 경량화에 신경 쓴 모델답다. 대형 모니터를 사용한 계기판은 바 형태의 엔진 회전계와 디지털식 속도계,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아우른다. 검은 바탕에 흰색과 붉은색으로 시인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좁은 공간에 집약해 드라이버의 시야를 분산시키지 않는다. MMI로 레이싱 모드를 선택하면 1980년대 우르 콰트로 스타일로 그래픽이 바뀐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간결한 공조장치가, 센터터널에는 엔진 시동버튼과 수동 변속기 레버, MMI 컨트롤러가 자리잡고 있다. CD 체인저나 하드디스크를 없앤 대신 인터넷 라디오와 핸드폰을 연동해 전세계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도 경량화 노력의 하나.
콰트로 30년 역사와 미래를 집약했다
RS5는 스틸 모노코크지만 콰트로 컨셉트는 상당부분을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보닛과 리어 해치를 카본으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모노코크 상태(보디 인 화이트)에서 스틸제의 절반에 불과한 159kg이다. 84년형 콰트로 S1 랠리카만큼은 아니어도 1,300kg의 무게는 알루미늄 차체의 TT-RS보다도 200kg이나 가벼워 0→시속 100km 가속 3.9초, 최고시속 298km가 가능해졌다. 톤당 출력 314마력은 R8 V10에 근접하는 수치다. 연비는 14km/L나 된다.
직렬 5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49.0kg·m를 1,600~5,300rpm에서 발휘한다. 길이가 494mm에 불과한 엔진과 신형 콰트로 레이아웃 덕분에 전통적 방식대로 세로로 배치(TT-RS는 가로)하면서도 프론트 오버행이 길지 않다. RS5용 콰트로를 사용했으므로 당연히 센터디퍼렌셜은 크라운 기어가 들어간 신형이다. 이전 토센 방식에 비해 2kg 가량 가볍고 콤팩트하며 토크배분능력이 뛰어난 신형은 평상시 앞뒤 40:60으로 토크를 배분하다가 앞뒤 어느 한쪽이 미끄러질 때 내장된 다판 클러치가 눌리며 트랙션을 확보한다. 최대 15:85부터 70:30 범위 내에서 작동한다. 여기에 좌우 토크를 배분하는 스포츠 디퍼렌셜 기능까지 더해 안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코너링 성능을 얻어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해온 아우디. 하지만 이번 콰트로 컨셉트는 콰트로의 시초가 되었던 30년 전 우르 콰트로에 바치는 오마주에 다름 아니다. WRC 랠리카의 디자인 요소를 바탕으로 최신 아우디의 특징과 첨단 메커니즘을 결합함으로써 네바퀴굴림 고성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30년 콰트로 역사’와 ‘기술을 통한 콰트로의 진보’가 이 한 대에 집약되어 있다.
출처:http://www.carlife.net/bbs/board.php?bo_table=carlife&wr_id=22071
첫댓글 이모델이 6세대콰트론가.. 기계식에서 전자식4륜으로바뀐다는.. 아닌감...?,,,
모델 부분적으로 적용되가면서 차차 바뀌는걸로 알고있었는ㄷㅔ요~이번에 적용된게 tt랑 또 뭐였드라 -.-;;; ㅠㅠ
가속력이나 마력, 최고속도로 보면 도무지 이해할수없는 '연비' 정말 감탄이 절로나오네요...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ㅋㅋ 정말 다들 너무좋아요 우리 아우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