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어둠마저 고요히 내려앉는데
참나를 찾아 서성이는 쓸쓸한 사내 하나가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수도원을 거닐고 있다.
보이는 것들에 마음 빼앗겨 살아온 나날
안에서 들려오는 본래의 소리는 점차 잊혀져 가고
번뇌와 상심만이 가득 메운 복잡한 심사를 붙잡고
어찌할 바 몰라 서성대고 있다.
수많은 물음표를 애써 느낌표로 포장하여
무엇이나 되는 듯 사람들 앞에 다가섰었다.
느낌표는 결국 내 발목을 붙잡아
날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놓은 덫이 되었다.
아.. 어이할 것인가?
신과 사람 앞에 죄인이 되었으니..
날 어찌 할 것인가?
난 오늘도 이 풀리지 않은 매듭을 붙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Misere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