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인가 싶더니 어느 새 만추로 깊어갑니다.
산봉우리로부터 내려온 형형색색의 단풍이
산자락 아래에서 겨울을 기다립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가을이면 불리워지는 가곡이 있습니다.
김수경 작시 나운영 작곡의 <아! 가을인가>입니다.
나운영님은 중학교 3학년인 1939년 첫 작품이라 할수 있는 가곡
「아! 가을인가」(김수향 작시)를 작곡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 가을인가」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아! 가을인가」가 출판된 악보들을 보면
어떤 악보는 작사자가 김수향으로, 또 어떤 악보는
김수경 또는 나운영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 가을인가」가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김수향 작시로 되어 있는 것은
김수향(金水鄕)의 필명(筆名)이기 때문입니다.
김수향의 본명은 윤복진(尹福鎭, 1908~1991)으로서 북한에서 활동한 아동문학가였습니다.
종전(終戰) 이후에는 월북작가의 작품은 방송이나 출판을 하지 못하게 하였는데,
「 아! 가을인가」는 월북작가 윤복진이 아니라 김수향 작사로 되어 있었으므로
그동안 아무 탈 없이 음악교과서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 가을인가」의 작사자가 동일인인 것이 드러나 문제가 되었습니다.
나운영은 꾀를 내어 김수향(金水鄕)을 김수경(金水卿)으로 바꾸어 제출합니다.
얼핏 한문만 보면 향(鄕)과 경(卿)이 같은글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차피 본명이 아니라 필명이므로 이렇게 바꾸면 될 것 같아서 그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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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을인가 윤복진 시 나운영 곡 베이스 오현명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봐 1. 물동이에 떨어진 버들잎보고 물 긷는 아가씨 고개 숙이지 2. 둥근달이 고요히 창에 비치면 살며시 가을이 찾아 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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