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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경북 고령 만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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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의 만대산(688.1m)은 전인미답의 땅이다.
산꾼들조차도 아는 사람이 없는데다 국내 산하를 소개하는 이름깨나 있는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같은 이름인 강원도 원주와 횡성군 그리고 전남 해남의 만대산은 산꾼들의 땀이 밴 족적이 역력하지만 고령의 만대산은 그 흔한 산행기조차 하나 없다. 혹 뭔가 있다면 고령 신(申)씨의 세덕비와 재실(齋室)이 만대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뿐.
맑고 푸른 기운이 가득한 전형적인 우리의 산하지만 마을사람들 말고는 산행다운 산행이 이뤄지지 않은 만대산.
마을 촌로가 전하는 만대산은 이랬다. 진달래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멧돼지와 청설모 등 야생동물의 천국. 20, 30년전에는 산 전체가 진달래 천지였는데 근래에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 예전만은 못하며 멧돼지와 청설모는 애써 가꾼 농작물을 마구 파헤쳐 마을사람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것.
근교산팀의 만대산에 대한 첫 인상은 ‘두 얼굴을 가진 산’이었다. 올라갈 땐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 찾기가 어렵고 잡목과 풀 넝쿨이 산길을 가로막고 있는 원시 그대로의 산이지만 하산할 땐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한 가운데 수십 수백년된 전나무 느티나무 등이 뻗어있어 산행의 피로감을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은 보상사~장흥 고씨 묘 등 공동묘지~안부~헬기장~만대산 정상~매화재~산속 웅덩이~고령 신씨 세덕비를 거쳐 다시 보상사 앞에 이르는 원점회귀 코스로 대략 4시간 정도 걸린다.
쌍림면 산주리 산골마을은 한 눈에 이곳이 옛 고을이었음을 알 수 있다. 500년생 은행나무가 마을 수호신으로 떡하니 버티고 서있기 때문이다. 길 왼편엔 산기슭 마을이지만 계단식논인 다랑논이 친근감을 더해준다.
시멘트길을 계속 오르면 보상사 입구 팻말이 나온다. 이곳으로 직진. 주차장을 지나 경내에 들어간다. 산행 들머리이기도 하지만 볼거리가 하나 있기 때문. 경내 한가운데 향나무도 그렇지만 대웅전 앞의 용왕당이 우선 시선을 모은다. 거북을 닮은 자연석을 올려놓고 그곳에 단을 만들어 오가는 신도들이 참배할 수 있게 마련했다. 돌 끄트머리에 인위적으로 굵게 덧칠을 해놓은 것처럼 아주 신기하다.
산문에서 향나무를 지나 요사채의 부엌 왼쪽에 장독대가 있다. 이곳을 들머리로 산길로 직진한다. 물마른 도랑을 지나 오른쪽으로 향한다. 20m쯤 올라가면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넓은 임도인데 묘지로 가는 길이다. 또 갈림길. 왼쪽 임도를 택해 올라가면 8기의 공동묘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장흥 고씨 묘를 지나 본격 산길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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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안부에 도달하기까지 1시간30여분 동안은 길 찾기가 매우 어렵다. 길이 아예 안보이는데다 잡목과 넝쿨이 산행을 어렵게 해 체력소모가 매우 심하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지만 옻나무가 많아 긴 옷은 필수다. 날파리는 왜 이리도 눈 앞에서 윙윙거리는지 하여튼 최악의 산행조건이다.
봉분이 거의 없는 무덤을 잇따라 지나 7, 8분 후에는 갈림길. 제법 큰 산벚나무가 있으니 참고하자. 왼쪽 길을 택한다. 지금부터 대략 40여분간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 마치 산속에서 미로찾기 게임을 하듯 숲을 헤치고 전진한다. 눈에 띄는 지형지물이 없기에 근교산팀 노란 리본을 확인하며 능선을 탄다는 생각으로 오르자.
급한 오르막으로 미끄러짐과 보이지 않는 발 밑의 지형에 조심하자. 주변 큰 나무에 가려 말라죽은 진달래가 아예 길을 막고 있다. 이를 지나면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여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15분 정도 모처럼 편안한 산길을 걸으면 안부에 닿는다. 이제서야 파란하늘이 보이면서 숨통이 트인다. 다시 오르막길. 오르막이지만 이전과는 달리 길이 넓다. 6, 7분 후엔 길에 바위가 보이고 다시 7분 뒤면 헬기장.
직진한다. 헬기장부터는 산행 초입과는 달리 바람도 잘 통하고 걷기가 편하다. 이렇게 20분 정도 걸으면 눈앞에 정상이 보이고 길 오른쪽엔 오도산 두무산 비계산 별유산이 시야에 확 들어온다. 15분 후 쯤엔 정상. 팻말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한쪽 편에는 태양광을 사용한 용도가 불확실한 안테나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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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인 보상사 경내 대웅전 앞의 용왕당. 거북을 닮은 자연석을 올려놓고 단을 만들어 오가는 신도들이 참배할 수 있게 마련했다. |
나무에 가려 조망은 약간 가려져 있다. 그래도 남서쪽엔 황매산과 그 앞쪽 금성산 악견산 허굴산 논덕산이, 남쪽엔 대암산에서 미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져 있고 북쪽엔 미숭산, 북서쪽엔 가야산이 보인다.
하산은 안테나 옆으로 내려선다. 길가엔 망개나무 열매도 맺혀있다. 인상적인 싸리나무 숲길을 오랫동안 걸으면 갈림길. 토곡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왼쪽길을 택한다. 계속되는 길의 이어짐.
또 한번의 갈림길이 나오면 직진. 왼쪽으로 가면 합천 방향. 주변에 산딸기가 많이 널려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지체하지 말자. 앞으로 40, 50분 정도는 길 양편에 산딸기나무의 연속이니까. 뒷사람을 위해 맛만 보고 남겨두자.
직진능선을 타면 뚜렷한 산길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려간다. 오른편에 웅덩이가 보이면 그쪽으로 내려서자. 이때부터 길 오른편엔 냇물이 흐르고 산딸기가 지천이다. 하지만 길에는 돌부리가 곳곳에 산재해 있으니 조심하자. 확 트인 조망에 오른편 산쪽에는 20m가 족히 될 전나무가 솟아있다. 어쩜, 같은 산이지만 오를 때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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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산딸기. |
종착지는 고령 신씨 시조 세덕비(世德碑). 곧바로 보상사 쪽으로 내려가도 좋고, 10분 거리인 고령 신씨 재실을 구경해도 좋다.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서 보상사를 지나 버스정류장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 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51)245-7005
'교통편'
고령에 가려면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0시50분. 8천6백원. 1시간50분 걸린다. 현풍에서 한번 정차하니 유의할 것. 고령시외버스정류장에서 산행 들머리인 산주리 산골마을까지 군내버스(300번)는 오전 8시, 9시30분, 11시30분에 있다. 종점에서 하차. 1천2백원. 9시30분 버스를 놓치면 신촌행 오전 10시30분 버스를 탄 후 신촌교에서 내려 1㎞ 정도 걸으면 된다. 반드시 오전 7시 버스를 타야 9시30분 버스와 연결된다. 산주리 산골마을에서 고령시외버스정류장까지 버스는 오후 4시, 6시, 7시40분에 있다. 고령시외버스정류장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20분, 55분, 6시45분, 7시1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방향으로 달리다 구마고속도로로 들어선다. 현풍을 지나 88고속도로로 다시 갈아탄 후 광주 방향으로 달리다 고령IC에서 빠져나온다. 26번 도로를 따라 합천 거창 방면 이정표를 보고 달린다. 쌍림면 면소재지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26번 거창 묘산 야로 방향을 택한다. 백산리 하차리를 지나면 경남 경북 경계점인 안내도가 나온다. 이내 왼쪽으로 산주리 고령 신씨 시조를 알리는 커다란 돌비석이 서 있다. 그 길로 들어선다. 산주교를 지나면 산골마을이다. 보상사앞에 주차장이 있다.
/ 이흥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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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 쌍림면 산주리 산골마을의 500년생은행나무. |
'떠나기 전에'
만대산은 합천군과 고령군의 경계에 위치한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산이다. 잡목과 수풀에 가려 흔적만을 더듬고 오르는 깨끗한 산이다. 전국 8대 명당으로 꼽히는 이곳 만대산 품안에는 고령 신(申)씨 시조의 묘가 있으며 한창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고령 신씨의 재실이 있는 곳은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등잔설. 바로 밑은 어둡지만 멀리 불을 밝히기 때문에 고령 신씨 후손들은 외지에 살고 있고 고령, 특히 산주리에는 한사람도 살고 있지 않다고 한다.
들머리인 산주리 산골마을은 산곡(山谷) 산주(山州), 만대산 골짜기에 형성된 마을이라하여 산골 또는 산곡이라고도 불린다. 고령군내에서는 유일하게 동, 리를 사용하지 않고 고을 주(州)자를 사용하여 산주리라 부른다. 이는 옛날 적화현이 야로면 중심으로 되어 있었는데 신라와 백제의 전쟁으로 잠시 산주로 적화현이 옮겨져 산주로 되지 않았나 추정된다. 산주리 밑 마을인 객기마는 옛날 난리를 피하기 위하여 객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객기(客基)마을 혹은 객기마로 됐다. 산골마을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어 아랫마을, 아랫마가 되었다 한다. 고령IC를 빠져나오면 쌍림면 안림리. 이곳은 딸기로 유명하다. 그 맛을 인정받아 일본에 수출까지 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식수는 보상사에서 미리 준비하자. 옻나무가 많기 때문에 긴팔과 긴바지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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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하늘 블로그]
수도지맥(8) : 산주리-안부-만대산-노태산-지릿재-시리봉-장승재-기미재 황혼 속의 만대산- 기미재 쉼터에서 찍은 사진 2007년 4월 24일(화). "화요맥"과 함께 수도지맥 여덟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이번 구간은『산주리 마을-564.3m안부-만대산(688.1m)-노태산(498m)-지릿재(33번국도)-시리봉(408m)-장등재-기미재(907지방도로)』로 들머리 약 1.5Km, 마루금 도상거리 약 13.8Km, 합계 약 15.3Km에 달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의 영향인가? 계절의 변화가 빨라지는 것 같다. 흔히 5월을 신록의 계절이라고 했는데, 남녘에는 지금 신록이 한창이다. 아마도 5월로 접어들면 이곳의 야들야들한 신록은 이미 짙은 녹음으로 변해 있을 것 같다. 산주리 마을에서 564.3m 안부에 이르는 임도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산벚꽃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신록이 온 산에 가득한데, 임도를 버리고 산 사면을 타고 오르는 길에는 철쭉이 아름답다.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주변이 넓게 정비되고, 곳곳에 벤치도 눈에 뜨인다. 걷기에 편한 길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맥의 매력은 찾을 수가 없고, 넓은 길에서 방심하다 그만 등로 이탈까지 하게 된다. 노태산에서 지릿재로 향하는 구간, 그리고 장등재 전후 구간에는 펑퍼짐한 능선에 송림이 울창하여 등산로가 끊기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서는 진행방향에 나침반을 맞추고, 표지기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등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흐린 봄 날씨다. 30여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낮 익은 도로를 달려 산주리에 이르러, 녹대산을 들러 오겠다는 대원들 대여섯 명을 중간에 내려주고, 11시 39분,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올라선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0) 산행시작-(11:44) 만대산 등산로 안내판-(12:17) 안부-(12:19) 이정표<만대산 0.62Km>-(12:35~12:37) 만대산 정상-(12:48) 양주 최씨 묘-(12:51) 헬기장-(12:59~13:24) 546m봉/등로 이탈-(13:33) 안부-(13:44~14:00) 노태산 정상/중식-(14:13) 무명 묘-(14:19) 안부-(14:28) T자 능선, 우-(14:34) 성산 김씨 묘-(14:38) 340m봉, 우-(14:57) 너른 공터-(15;02) 안부-(15:05) T자 능선, 좌-(15:15) 307m봉-(15:21) 지릿재-(15:26) T자 능선, 좌-(15:27) 경주 전공 합장묘-(15:34) 276m봉-(15:42) 큰재-(15:59~16:03) 364.5m봉/산불감시초소-(16:11) 암릉길-(16:16) 시리봉 정상-(16:28) 안부 갈림길, 직진-(16:45) 장등재-(16:54) 255m봉-(17:14) 안부 사거리-(17:32) 309m봉-(17:49) 암릉지대-(15:53) 278.3m봉-(18:07) 안부-(18:14) 괴산 피공 묘-(18:21) 기미재』들머리 37분, 중식 16분, 마루금 5시간 48분, 총 6시간 4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려, 11시 40분, 앞에 보이는 고령신씨 시조 세덕비(高靈申氏始祖世德碑)를 향해 공사 중인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하여, 11시 44분, 만대산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임도로 들어선다. 고령군에서 세운 튼튼한 안내판에는 "녹색농촌 체험마을과 연계하여 고령의 명산 만대산에 아름다운 숲길 조성" 이라는 제(題)하에, 2006년, 6.5Km의 등산로를 만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고령신씨시조세덕비 임도를 따라 싱그러운 숲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지난 주 화사하게 피었던 산벚꽃들은 이미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임도 주변은 온통 은은한 녹색의 세계로 모습을 바꾸었다. 12시 12분 경, 임도를 버리고, 지난번 하산지점인 안부를 향해, 오른쪽 철쭉단지로 들어선다. 산사면이 온통 만개한 철쭉 밭이다. 12시 17분, 마루금인 564.3m 안부에 이르러 오른쪽 만대산으로 향한다. 임도 주변의 신록 산사면을 뒤 덮은 철쭉밭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도 온통 철쭉 밭이다. 붉은 철쭉 밭을 헤집고 작은 언덕을 넘어, 이정표가 보이는 안부에 내려선다. 만대산에 등산로를 정비하며 세운 이정표인 모양이다. 이곳에서부터 만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방화로 만큼이나 넓게 다듬어지고, 그 많던 철쭉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를 넓히면서 모조리 잘라 버린 모양이다. 아깝다. 이정표 만대산 가는길 - 방화로 만큼이나 넓은 등산로에 벤치가 보인다. 12시 35분, 통신시설, 보상사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 정상표지판, 삼각점<합천 24, 1988 복구>이 있는 만대산 정상에 오른다. 북서쪽으로 멀리 오도산, 두무산, 비계산이 보이고, 남동쪽으로 24번 도로와 황강이 조망된다. 만대산 정상 동남방향의 조망 12시 37분, 신작로처럼 넓게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동쪽의 노태산으로 향한다. 정면에 보이는 670m봉의 신록이 곱다. 12시 43분, 바위에 서서 북서 방향의 오도산, 두무산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48분, 원통형 묘비가 특이한 양주 최씨 묘를 지난다. 12시 51분, 산뜻하게 새로 페인트칠을 한 헬기장을 거쳐, 12시 59분, 546m봉을 넘고, 신작로 같은 등산로를 따라, 직진하여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선다. 만대산을 내려서며 본 670m봉의 신록이 곱다. 나뭇가지에 가린 오도산, 그 옆의 두무산, 그리고 비계산(우) 양주 최 씨 묘의 묘비 1시 5분, 이정표<만대산 정상 1.16km, 보상사 1.43Km>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내려선다. 앞서 걷던 심산대장이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며 갑자기 멈춰 선다. 지도를 꺼내고, 나침반을 보니. 아뿔사! 마루금은 동쪽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지금 북쪽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오른쪽에 동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1시 10분, 온 길을 되돌아, 원점회귀를 시도한다. 1시 14분, 다시 안부의 이정표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시 24분, 마루금이 동쪽으로 굽어지는 지점에 도착한다. 표지기들이 여러 가닥 걸려있는데, 이를 모르고 지나친 것이 이상하다. 신작로 같은 길을 따르다 방심을 한 모양이다. 덕분에 급경사를 오르내리며, 약 25분 간, 등로를 이탈하게 된 것이다. 동쪽 갈림길- 546m을 내려서서 얼마 지나지 않는 지점이다. 넓은 길을 내려서며 오른쪽을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동쪽 능선을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려, 1시 33분, 고도 400m 정도의 안부에 내려선다. 노태산 정상까지는 도상거리 250m에, 고도차가 약 100m에 달하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11분이나 걸려 도상거리 250m를 진행하여, 1시 44분, 노태산 정상(498m)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는 표지기들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고, 조망도 별로다. 노태산 정상 알바를 하는 통에 최후미로 쳐졌지만 점심은 먹어야 한다. 심산대장, 젊은 영구대원과 함께 좁은 정상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2시 경, 점심을 마치고 일어서는데 녹대산을 들렀다 오는 대원들이 모습을 보인다. 한 시간이 더 걸리는 녹대산을 다녀왔는데도 벌서 노태산에 이른 걸 보면, 역시 대단한 준족들이다. 이들에게 자리를 내 주고 우리 일행은 오른쪽 비탈길을 내려선다. 능선이 점차 넓어지며,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희미하다.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비탈진 사면을 내려선다. 2시 13분, 묘 1기를 지나 안부에 내려서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시 2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2시 34분, 성산 김씨 묘를 지난다. 길가에 소담하게 핀 보랏빛 야생화가 아름답다. 임도를 따라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송림 숲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여, 2시 38분, 34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남쪽을 향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고, 2시 57분, 너른 공터를 지나, 창녕 조씨 묘 등 여러 기의 묘를 거쳐, 3시 2분, 잡목 안부에 내려서니 오른쪽에서 차량들이 왕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340m봉 3시 5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3시 15분, 307m봉에 오른다. 오른쪽으로 33번국도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여러 기의 무덤을 지나, 3시 21분, 33번 국도가 지나가는 지릿재에 내려선다. 경상남도 합천군 율곡면을 알리는 교통표지판이 보인다. 지릿재 지릿재 쉼터에 걸린 표지기의 안내를 받아, 3시 26분, 절개지를 타고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서, 경주 전공(全公)의 합장묘를 지나, 안부 사거리에 이르러 직진한다. 3시 34분, 276m봉을 내려서니, 헬기장이 잇달아 3곳이 나타나고, 3시 42분,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큰재에 이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님 묘로 이어지는 도로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權不十年에, 花無十日紅이란 말도 헛말이군, 권좌에서 떠난 지 20년이 흐른 지금도 세력이 막강하네...."라고 누군가가 촌평을 한다. 지릿재 쉼터의 표지기들 큰재의 묘소 가는 길 시멘트 도로를 건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364.5m봉으로 오르며, 왼쪽으로 미숭산을 본다. 3시 59분, 산불감시초소에 이른다. 조망이 좋다. 산불감시 요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주위를 조망한다. 미숭산 364.5m봉의 산불감시초소와 산불감시원 만대산과 그뒤 두무산, 비계산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동남쪽 조망 당겨 찍은 황강과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부근 북서방향의 조망 4시 3분, 산불감시초소를 뒤로하고, 시리봉으로 향한다. 4시 11분, 암릉지대를 지나고, 4시16분, 시리봉 정상(408m)에 오른다. 특별히 다른 표시는 없고, 표지기들만 요란하게 걸려있다. 북서 방향으로 만대산, 비계산 등이 보인다. 4시 28분, 조그만 물웅덩이가 있는 안부에 이르러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다. 연못도 아닌 것 같은데 황토 빛 작은 물웅덩이에 물고기가 사는지 물방울이 떠오르고, 작은 파문이 인다. 시리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 시리봉 정상 안부의 물웅덩이 울창한 송림 숲 사이로 희미한 둥산로가 이어졌다 끊겼다를 반복한다.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주위의 표지기들을 유심히 살피며, 조심조심 진행한다. 4시 33분, 365.5m봉에 오르고, 4시 45분, 임도가 지나가는 장등재에 이른다. 이어 절개지를 거쳐, 4시 54분, 무덤이 있는 255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계속하여 봉우리 두 개를 넘는다. 5시 32분, 서흥 김공 묘가 있는 309m봉에 올라, 만대산과 오도산을 바라본다. 장등재 304m봉에서 본 만대산, 오도산 울창한 송림 숲 사이로 둥산로가 흐릿한데, 펑퍼짐한 능선이라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표지기를 눈여겨보며 진행한다. 5시 49분, 암릉지대를 지나고, 5시 52분, 성터자리를 넘어서니, 가선대부 동지 중추부사 김공지묘(嘉善大夫同知中樞府使 金公之墓)가 있는 278.3m봉이다. 봉우리를 내려서자 잇달아 묘지들이 이어진다. 6시 7분,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고, 6시 14분, 괴산피공(槐山皮公) 묘를 지나니, 저 아래 도로변에 산악회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 6시 20분, 기미재로 내려서면서, 황혼속의 만대산과 오도산을 카메라에 담고, 6시 21분, 90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기미재 쉼터에 내려선다. 가선대부 김공의 묘 내려다 본 기미재 황혼 속의 만대산 영산홍 붉은 꽃이 아름다운 쉼터에는 먼저 하산한 대원들이 지는 해를 받으며 한가롭게 쉬고 있다. 기미재 쉼터 뒤풀이. 쉼터 나무아래에서 대원들과 둘러 앉아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하산 주를 즐긴다. 때맞추어 지는 해가 오도산 위에 걸려 있어, 더 한층 주흥을 돋운다. 하산길에 등로를 이탈했던 대원도 무사히 도착하고, 미역국 수제비로 식사를 하면서, 뒤풀이 분위기는 더욱 더 고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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