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산행기
날짜---------2007년 11월 25일(일)
인원---------웰빙산악회대구 79명
날씨---------날씬하다
구간별 시간---경북 상주시 속리산 화북지구 주차장(09:30)-->문장대(11:10~)-->
신선대 휴게소 중식(12:00~12:45)-->비로봉 정상(13:10~14:20)-->
상고암(14:45)-->비로산장(15:20)-->법주사(16:00~)-->충남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지구 주차장
일지---------
여름에 지율스님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웰빙식구 들과 같이 앉아 있으니 기분이 좋다. 보고 싶은 사람들, 반가운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사방에 한기가 쫙 깔려 있는 한적한 시골 휴게소에서 정성이 가득담긴 국밥을 한 그릇 씩 뚝딱하고 다시 우리를 실은 버스는 안갯길을 한참 더 달려 상주시 속리산 화북지구 주차장에 멈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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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은 경방이 엄격한 국립공원인데도 이 코스를 오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은 무공해 회장님과 향천 수석산대장님의 희생어린 사전 답사 덕분이다. 특히 회장님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아픈 엄니를 영대병원에 모셔놓고도 회장으로서의 책무를 다 하기 위해서 지난번과 이번 산행에 나서는 모습이 너무 감격스럽다. 안개비는 병원서 아들과 며느리를 같이한다. 수석산대장의 지도아래 준비운동을 마친 우리는 관음봉부터 천황봉 까지가 빤히 바라보이는 산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국립공원 치고는 사람이 그리 안 많다. 좋다는 말이다. 올라 갈수록 잔설이 살짝살짝 보이면서 공기가 엄청 좋아진다. 법주사쪽 보다 오염이 덜 돼서 좋다. 근데 이상하게 팍 삭은 초 냄새가 앞뒤에서 막 난다. 에이구~에이구...딱보니 알만한 사람들이다. 나는 엄청시리 좋아하던 주님과 이별한지 석 달 열흘이 코앞이다. 어떤이는 잠자는 아기 업은거 처럼 배낭을 궁디 척 걸쳐서 겉옷 입고 땀을 뻘뻘 흘린다. 더우면 겉옷 벗고 추우면 하나 더 입고 체온 조절 좀 하쇼 예? 땀 조절이 얼매나 중요한데요. 근데 내 이마 빵꾸 나서 네 바늘 집었는데 땀나면 살점이 잘 안 붙는다 했는데 의사쌤이. 이 막빵을 보고 조영남같은 혜국님이 혹시 어젯밤에...어제밤에... 하며 음흉 야시끼리하게 오지명처럼 우스신다. 하이고 내가 미친다. 큰 소리로 혜국니임, 혜국님은 이마로 해요 예??? 같이 한참 박장대소 했다. 올라갈수록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있고 조망도 좋아진다. 얼마 걸리지 않아서 백두대간 주능선에 휙 올라붙었다. 주차장이 넓은 문장대 휴게소 앞에. 바로 문장대. 내가 여기를 첨에 온기 서울올림픽 할라카던 해 2월이다. 그때 같이 온 조한경씨!!! 보고 싶다. 이혼 한다고 캐사트마 이혼 했는교? 그때 댈꼬 댕기든 가시나는? 혹시 같이 사나? 그라마 미안. 조한경을 생각하며 그때 조형이 찍어준 사진 들고 오늘 똑 같이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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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산에 미쳐가지고 엄청 댕길 땐데, 산에 열심히 댕기면서 혼자 살라 카다가 서울올림픽도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기념도 할 겸, 또 한사람 구제도 할 겸 해서 겸사겸사 그 해 안 넘기고 12월 국경일에 나는 결혼했다. 경아도 그때 했지 아메. 그 담 해에 보통사람은 등산학교가 뭔지도 모를 때 서울 한국등산학교 정규반 31기(수료증 제31-11호<31기,11번>)에 60명 입학해서 이론, 실기, 암벽, 출석, 태도, 뭐 이런거 종합해 가지고, 자랑해서 미안하지만, 고마 일등(상장 제31-1호<31기, 1등>킥킥킥)으로 졸업했다. 자랑가태도 우야노 사실이 그런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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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고 팔십 년대, 이럴 때의 산악회는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내가 다니던 산악회는 아직도 회원 수도 비슷하게 80%넘게 그 멤버 그대로다. 오만 군데서 모인 지금의 온 라인 산악회처럼 이래 안 복잡하지. 머리 막 구불리가지고 욕 보이고 안 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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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뻥 뚫려서, 잡힐 듯이 도장산이 보이고, 용아장성 같은 상학, 묘봉이 북으로, 속리산 능선에 바위들이 메주처럼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바위 질이 도봉산 같다. 스카이 라인이 선명하게 동그라미다. 목장 울타리 안의 바위위에 사람이 바글바글한다. 철계단을 내려서니 문장대휴게소 앞에서 점심이란다. 하이고 아직 전국노래자랑도 안하는데 무슨 점심을 묵노. 우리일행은 좀더 가서 먹기로 하고 길 잘 닦인 백두대간을 막 나간다. 전국노래자랑 시작 할 때 쯤 신선대 휴게소 벤치에 밥상을 좍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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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백두대간 능선에서 벤치 점심이라 끝내준다. 블랙맨은 가져온 막걸리를 휴게소 주인 미안해서 도저히 못 먹겠다고 안주를 하나 시켜서 먹는다. 대한민국 공무원 양심이다. 안개꽃여사가 이번 산행에서 먹는다고 만든 통김치는 또 와 이리 맛있노. 이쪽저쪽 유격수처럼 들락거리며 잘 먹었다 꺼~억. 왈여사 커피 맛있게 잘 무웃쏘이. 안개여사 과일 잘 무꼬. 산에서는 복잡한 계산 없이 다른 사람들 위하는 마음이 참 좋다. 도시락으로 해도 점심시간이 한 사십분은 걸렸다. 배도 뽈록 하겠다 뭐, 또 가자 남으로. 우리는 지금 천황봉을 향해 간다. 입석대를 지나서 사람 발길을 거부할 것 같은 웅장한 비로봉 밑에 다다랐을 때 왈가닥 하는말, 천황봉 가봐야 볼 것도 없는데 비로봉이나 올라 가는 것이 영 났겠다. 나는 이런거 엄청 좋아하지. 바로 의기투합했다. 정면으로 붙어 볼 요랑으로 루트 파인딩을 하니 무리다 무리라. 물러서고 싶지 않다. 비로봉 뒤로 가서 올라갈 길을 찾아 볼 테니 왈가닥과 이태백은 뒷사람들 오면 같이 뒤로 오라했다. 비탐로로 돌아가서 올라갈 길을 찾으니 한 십년은 된 것 같은 흔적을 찾았다. 이봉걸 키 한개 반 만 한 나무기둥에 못을 군데군데 박은 것이 두개나 있는데 좀 작은 놈은 썩어서 영 해삼처럼 허물어 졌고, 큰 놈도 썩어서 BBK같이 통 믿을 수가 없다. 그래도 대안이 없다. 이 시원찮은 나무기둥이라도 없으면 올라갈 수가 엄쓰. [그나마 차선이 최선이라]. 희안하지~~누가 언제 기둥에, 못을 준비 해 와서 박아났는지. 뒷사람을 목 놓아 불러도 대답대신에 공허함만 돌아온다. 누가 안 온다 해서 다들 천황봉으로 간 모양이다. 나는 배낭을 벗어 던지고 혼자 우애 올라가도 올라 갈 라고 바둥바둥한다. 아~한참을 그 카고 있는데 맷돼지 소리가 부석부석 나더니 아이고 우리 팀들이 온다. 아이고 반가버라. 하이고 손님도 많네, 일곱 명이나 온다. 기둥을 밑에서 잡아주고 해서 이태백과 상봉님을 먼저 올렸다. 다음 내가 올라가서, 욕심은 나고 엄두를 못내는 여성동무들을 보조 자일로 끌어 올렸다. 왈 이 에 경 합이 일곱 명이 올라갔는데 해피데이는 나는 안가안가 한다. 왈여사 속 상하는 갑따. 가시나야 다 올라 오는데 와 못 올라 오노, 아 안해안해. 줄 끌어 줘도 도저히 못 하겠단다 거참. 이 비로봉에 올라 온 사람은 아마도 나무에 못 박아 논 사람과 우리 밖에 엄찌 싶다. 천황봉보다 영 좋다. 오늘 본전 싹~뽑았다. 바위 위가 넓고, 오염이 전혀 안 됐고, 조망도 끝내주고 너무 좋다. 왈여사 또 밑에 보고 올라 온나 등신아 얼매나 존데, 아 안돼안돼. 굿맨 특유의 15˚ 폼 잡고 사진 찍어 쌌는데 웨딩 촬영하는 것 같다. 아무도 못 오는데 왔다는 성취감에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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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가닥은, 아이참~굿맨은 혼자 어데로 가서 여기도 몬오고, 야이 가스나야 올라온나, 또 칸다. 옛날 엄마들이 아새끼 잔치 집에 델꼬 가서 평소에 못 먹던거 실컷 맥일라 카이까, 이 에미나가 눈치없이 지금 암 것도 묵기 싫다 칼 때, 어머니 심정인 거 같다, 내가 보이. 비로봉에서 한 시간 십 분이나 놀았다. 줄로 달아서 다 내려왔다. 인제는 상고암 보고 바로 팅가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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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이 한길이고 잡목이 잘 해주께 놀다 가이소 하면서 막 잡는다. 토끼도 안 댕긴나. 한참 만에 상고암이다. 이제 길 좋다. 나직이 누운 바위는 저마다 떨어지는 낙엽을 소복하게 머리에 이고, 맑은 계곡물은 더 차게 보이며 겨울을 기다린다. 그 강력하든 갈등 같은 여름 햇살은 며느리 집나가듯이 자취를 감추고 따뜻한 해님이 그리워지는 겨울이 계곡 깊은 응달에서부터 사박사박 다가온다. 넓은 지붕이 보이는 비로산장에 오니 향천과 장가들어야 되는 푸우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하는 제대 말년에 둘이서 짝지어 앉아있다. 사진을 찍는데 둘 다 한 얼굴씩 하기는 하는 갑다. 큰 바위 얼굴 두개가 같이 카메라 모니터에 확 들어오니 카메라가 깜짝 놀래가지고 밧데리가 두 칸이 팍 줄어든다. 이렇게 큰 용량을 한꺼번에 찍어 보기는 첨이다. 카메라한테 미안하다. 지겹게 걸어서 법주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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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불상께 빌었다. 웰빙도 잘 되게 해 달라꼬. 그 카다가 마음이 해맑은 혜국님을 또 만났다. 대뜸, 계급장 단 내 이마를 힐끔힐끔 보며 경아님 통금 시간을 좀 늦추어 주심이 어떠 실련지요 하신다. 내가 어데 돌아 댕기다가 늦게 기어 들어와서 한 방 먹였다 이거지. 혜국님요 올해 부터는 나 안 맞거든요, 그라고 옛날에 한창 마이 맞을 때도 얼굴에는 손 안 대던대요. 허허. 한참 시장기를 느끼며 버스에 도착했다. 따뜻한 동태찌개가 참 맛있다. 안 그래도 애묵는 총무 푸우가 찬조한 무침회도 맛있다. 하산주 준비한 꽃총무 큰총무등 도우미들 고맙고, 취사장비 준비하고, 추우나 더우나 빡빡 딱아 보관하고, 진행하는 수석 총무 좋은날 수고 많고, 답사산행에 정기산행 책임에 항상 고생하는 산대장 향천 고생 많고, 말없이 많이 도우는 산행기술위원장인 굿맨님, 누가 뭐래도 애묵는거 말로 다 못하는 회장님, 총무 푸우등 표없이 뒤에서 봉사하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웰빙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려고 할 때, 화엄님은 2호차에 찬조 입빠이 했다. 집에, 죽어도 말 잘 안 듣는 아들이나, 지지리도 애 미기는 신랑이나, 집구석 보다 호박이다, 터널이다며 밖으로 더 싸돌아 댕기는 마누라 질 딜이라고 죽비, 대나무로 만든 예쁜 죽비를 31개 찬조 했다. 한 할머니꺼 아도 찍었는데 시세보다 많이 싸게 내가 흥정을 해서 화엄님이 사만원 쓰셨다. 2호 차에서 죽비 얻어간 회원 여러분!!! 그래도 식군데 질 만 디리야지 혹시 개잡듯이 뚜디리 잡으마 절대로 안됩니데이. 같이 산행 한 여러분 너무 반가웠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웰빙 사랑해 주십시오. 끝. (현재 시간---03:27)
첫댓글 ㅎㅎ장비님 후기글 넘잼있네요.,,,,,,,, 두분산행하시는모습이 아름답습니다,,,,,,근디요 야한 새벽에 잠도 안주무시고...........ㅎㅎㅎ.그죽비요 우리웅치 산대장한티 주눅들었어요,,딱들고앉아있으면은 꼼짝도 못해요.....잘보고 갑니다
ㅎㅎㅎㅎ 이 글 읽으니 태백님 ** 니는 못올라온다 안가기 잘했다 하는말이 왜 인준 알겠네 ~~~ 역시 후기글 대단하십니다~~~~~~~~~
장비님 글 참재미있네요,,등산학교를 1등으로 졸업하셨군요,,대단하십니다요,,웰빙을위해 많은 등산지식을 발휘하여주시면고맙겠습니다,,글 잘보고갑니다...행복한 날 되십시요.
오랜만에 등장하신 장비님 생생한 후기글로 웰빙에 웃음을 주시는군요..감사합니데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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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웰빙을 마이 사랑해 주시이소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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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시고,,많은 산행 경험을 쌓은신 것 같네요...가진게 많은만큼,,,내가 아닌 남을 위해 배려하고 베풀어 줌으로써,,보다 가치있는 삶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후기글잘읽었습니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후기글올렸습니까 대단하십니다 오늘일은 우짜고 ....
장비님!! 후기글 너무 잼나게 읽었습니다..속리산에 오를때 첫번째 바위에서 보곤 끝까지 보질 못했네요... 아뭏튼 반가웠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건강하이소 12월정기산행때 뵙겠습니다
아~~~그래서 1등부상으로 이마에 훈장을 받았구나....^^*
장비님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생생한 후기글 잼나게 읽고갑니다~ 장비님의 그 많은 능력을 웰빙안에서 희생해주시길....
아~아직도 자랑 할라꼬 이마에 훈장을 달고 다니나요 ㅋ
장비님 늘 부러움만 안고 갑니다..두분이서 함께하시니.....울 마누라도 슬슬 등산화 한번 신겨봐야 할텐데 내가 고장나부러서리..큰일입니다
멋찌네요, 즐감 했습니다
옛날 그자리 다시한번 서서 사진도 찍어보고~좋으셨지요~잼있는 후기 잘 읽고 갑니다..이마에 그 훈장은 왜 생겼는지 답이 없네요~^^
넘 생생한 형님의 후기글은 다시한번 그날을 생각하게 만드네요...항상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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엤날 그자리 더 좋은 세련된 펜스가 설치되었군요 ㅎㅎㅎ 근데 장비님 후기땜시 아무도 겁나서 후기 못올리자나여 너무 훌륭해서리... 앞으론 좀 어설프게도 해주삼 ...
찬찬하게 현실감있게 올린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80년대에 이미 등산학교를 그것도 수석으로 수료 했으니 우리웰빙의 보배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덕분에 비로봉에 올라갈 수 있었슴다. 가슴벅찬 비로봉에서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감사해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장비님 진정 산 사나이 십니다.멋진 후기 추억에 사진 근데 갈수록 인물이나시네 경아님 덕 아니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