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어느 거대한 사(社) 의 내부.
이곳에 얼굴이 온통 눈물로 얼룩진 검은머리에 검은 눈동자.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인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 미인은 애처로운 눈으로 빈 제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룡(水龍)님! 전 어찌하면 좋단 말씀이십니까?
제발 답해주세요! 서역의 군사(軍司)들이 벌써 운남성의 석림 까지 들어왔다 하옵니다!"
제단에는 무지하게도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그녀는 크게 소리질렀다.
그 목소리는 이미 발악에 가까워 졌고 목도 조금씩 쉬는 게 확연히 보이는 듯 했다.
"아아, 어쩜이리 잔인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 애처로운 소녀의 울부짖음을 끝까지
모른척하실 셈인가요? 수룡(水龍)님, 당신은 이 나라의 수호룡이 아니시었습니까?
당신은 이 나라를 언제나 지켜주지 않았습니까? 저는 당신을 믿고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우리국민은 당신을 믿고있습니다!!! 답해주세요!! 수룡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발.. 말해주세요 . . .. .. 흐윽.. . "
그녀는 결국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현재 서역의 '시이나 왕국'의 침략을 받고있는 '백월(白月)국'의 공주이다.
이름은 홍련(紅蓮) '붉은 연꽃'이라는 뜻을가진 이름이다.
이름값을 하듯 홍련은 대단히 아름다웠다. 특히 서역 사람들, 그리고 동부사람들까지
동경하는 완벽한 흑(黑)색 머리와 눈동자는 그녀를 한층 더 매력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홍련은 그저 불쌍하고 가녀린 작은 아녀자일 뿐이었다.
그만큼 '시이나 왕국'의 침략은 때마침 재정적 위기를 맞고있던 백월국 에게 치명적이었고,
그녀는 무너져 가는 모국을, 백월국을 구해줄 신(新)을 찿고 있었다.
하지만, 동부의 사람들이 신이라 믿고있는 존재, '용' 은 서역에서 말하는 '드래곤'과
같은 존재 였다. 대다수의 드래곤이 서역에 머무는 관계로 동부사람들은
그저 용이. 즉, 드래곤이 자신들의 신이라고 순진하게 믿고있는 것 뿐.
백월국이 자신들의 수호룡이라 생각하는 수룡(水龍)도 블루 드래곤일 뿐이었다.
드래곤들은 자신의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종족이기 때문에
심심하면 내려와 영웅행세를하는 것. 그뿐, 기분 내키지 않으면 귀찮다는 이유로
그저 불구경 만 했다. 따라서 이걸 모르는 이곳사람들은 자신들의 영웅 이 하루빨리 나타나길 빌고 또 빌 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룡은 현재 동면중 이었고 동면에서 깨어나
백월국을 도운다는건 거의 0% 였다.
***
홍련은 울다지쳐 잠이 들었는지 어느새 차가운 대리석바닥에서 곤한 잠에 빠져 있었다
그때, 그 단잠을 깨우는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님! 홍련 공주님!! 어서 피하십시오!!"
"으음.. 뭐라고?"
홍련은 자다 일어나 정신이 없는지 눈을 부비적거리며 되물었다.
하지만 시녀는 그런 것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는 듯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서, 서역의 부랑자들이 이곳, 사천성 까지 쳐들어온다 하옵니다!"
"....뭐?"
"설명해드릴 시간이 없어요. 어서 대기중인 마차에 타십시오!"
시녀는 홍련의 손을 마구 끌어당겨 밖으로 내 끌었다.
정원에는 한 제국의 공주가 타기엔 초라한 마차가 대기 중이었고
홍련은 떠밀려지듯이 마차에 탔다.
"후우..."
마차에 탄 그녀는 자신의 처지에 한숨을 지었다.
일국의 공주란 자가 고작 이런 한심한 마차에 타고있다니.
홍련은 절대 사치를하고싶은게 아니었다.
그저 한 나라의 공주란 자가 이런 한심한 마차에 타 도피를 하다니.
자신의 모습이 무너져가는 조국의 말로를 닮은것같아 절로 한숨이나올뿐이었다.
***
시이나왕국의 진영안.
흙먼지가 날리는 전쟁한쪽에서 끝을 살짝 말아 올린 독특한 수염의 카인 후작이
전쟁의 성과를 알리는 보고서를 보며 음흉히 웃고있었다.
그 모습은 가히 늙은 여우를 연상케 했다.
"카인 후작님!!!! 방금 우리의 군이 사천성으로 들어갔습니다!"
"흠. 좋아.. 그리 나쁜 속도는 아니군"
카인 후작이 오묘한 미소를 짓자 옆에서 그의 사병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로
힐끔 힐끔 눈길을 주고받았다. 카인 후작이 그런 미소를 지을 때, 꼭 뭔가 일을 저질른 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있었다. 그들에게 카인 후작은 돈과 명예, 그리고 여자에 미친 싸이코일 뿐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카인 후작의 미소가 비소로 보였다.
카인후작은 수염을 쓱- 어루만지더니 중얼거렸다.
"후후후. 듣자하니 백월국의 공주가 그렇게도 아름답다지?"
카인 후작은 점점더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다는 듯 껄껄 웃어댔다.
그리고 카인 후작의 사병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한심한 눈 빚으로 카인 후작을 바라봤다.
도대체 나이 42가 되어서 저게 무슨 주책이란 말인가.
카인 후작보다18살이나 어린 부인이 왜 2년전에 이유 모를 병으로 죽었는지 그들은 알것같았다. 그리고 이젠 백월국의 공주들이 불쌍할 따름.
이 승패가 거의 결정난 전쟁에서 백월국 공주들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한것이였다.
***
사건은 백월국의 왕 윤호(尹護)가 전쟁중에 전사한 것으로 시작됐다.
"아바마마-! 아바마마!! 이게 어찌됀일입니까?"
내궁은 백월국의 둘째 공주, 단아(單芽)공주의 울부짖음으로 꽉 채워졌다.
백월국의 국왕 윤왕이 전선에서 죽은 탓이었다. 죽은 윤왕의 시체를
부여잡고 단아 공주는 미친 듯이 소리질렀다.
"아바마마는 언제나 제편이 아니시었습니까? 전 이제 누구를 믿고 의지하며 살으란 말씀이십니까? 눈을 뜨십시오!! 저를 보아요. 아바마마를 가장 사랑하는 단아 공주가 왔습니다!!"
그 처절한 발악과도 같은 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리고 숨죽여 울고만 있었다.
단아 공주는 본래 백월국의 왕인 윤호(尹護) 가 젊었을 적 천민과 연을 맺어 낳은 자식이었다.
첩의 자식이 사랑받을리 없었을 터. 단아 공주는 어렸을 적부터 친구라곤 부친인 윤왕과
처음으로 자신을 친구로 받아준 홍련뿐이었다. 그래서 윤왕의 죽음은 그녀에게 엄청난
의미를 부여했다. 정을 붙일 데가 윤왕과 홍련뿐이었으니 오죽했으랴.
"아바마마!!!아바마마!!!"
그때 울음이 반 섞인, 그나마 단아 공주보다는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아야, 이게 어찌됀일이냐? 난 모르겠구나."
"흐윽... .. . ..언니... .. ..전 이제 어찌 살아야 하겠습니까?"
홍련은 털썩 주저 않았다. 아버지가 전사하셨다는 건 알았지만 아버지의 주검을 앞에서 보자
힘이 풀려버린 탓이었다. 어느 사람보다 인자하고 자상하셨던 아버지였건만-
전쟁은 이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리기에 충분했다.
홍련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가슴이 아팠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쉴새없이 떨어졌다.
"언니!! 언니!!! 홍련언니. 제게 알려주세요. 전 갈피를잡을수가없어요"
"....흐윽... 흑.."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언니!!"
"흐아.. 흐아아앙!! 아버지!! 흐윽.."
홍련은 붉은 카펫 위에 엎드려 울음을 터트렸고,
단아는 울다못해 탈진해 쓰러졌다.
뒤늦게 전쟁을 뒤로하고 왕자들이 달려왔으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황궁은, 온 나라는 밤새도록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고 ,
그 날밤은 만월의 빛이 유난히 밝게 빛났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윤왕이 죽은 후 전쟁은 끝이 났다.
지도자가 없는 전쟁이 승리할 리 없었고 슬프게도 윤왕이 죽은 후 3달만에
백월국은 완패를 당했다. 동부 전역의 도사 . 마도사 연맹을 하나로 모아
저항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운남성과 사천성. 귀주성까지 빼앗기고
끝난 전쟁에 백월국은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고, 결국 이름뿐인 동맹관계-를 가지게되었다.
그리고 홍련과 단아는 침대에 걸쳐 앉아 조용히 짐을싸고있었다.
단아는 짐을싸다말고 홍련을 바라보며 말을건넷다.
"언니. 우린 어떻게 돼는 거야?"
"글쎄"
"혈( )오라버니가 그랬는데 자신이 다음 왕이 됄거래"
"그래?"
"응. 그래서 언젠간 우릴 데리러와줄거래"
홍련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후후. 말뿐이지만 고맙다고 전해야겠구나"
"말뿐이라니. 혈 오라버니가 날 얼마나 이뻐하는데"
"그래그래"
장난 식으로 대답은 했지만 다시 얌전히 짐을 싸는 단아를보고 홍련은 가슴이 아팠다.
순진하고 천진한 단 아가 시이나 왕국을 가서 무슨험한일을 당할지 상상이 안 갔다.
불길한 생각은 하지 말자고 홍련이 고개를 젓고 있을 때 밖에서 꽤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홍련공주님!!!단아공주님!!!"
"어..이목소리는"
"양희 같은데 언니"
홍련과 단아가 의문식 말을 주고받을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몇 대째 내려오는 황실의 시녀가문 양희 였다.
그녀는 오두방정을 떨며 말을 했다.
"어머머. 어쩜 저만두고 가실 생각을 하셨어요?"
"양희.. 널 두고가려던게 아니라.."
"저 못 믿으세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그러니까 저도 데려가요. 네?"
자신 있다는 듯 가슴을 탕탕 치는 양희를보고 홍련과 단아는 마주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모습을본 양아는 어린아이처럼 방방뛰며 좋아했고
한동안 신나서 수다를떨다가 해가진걸보고 자신의 짐을 챙기러 총총 가버렸다.
홍련과 단아는 큰소리로 웃고는 곧 사이좋게 잠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홍련은 시이나왕국에서 있을 일들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새근새근 지쳐 떨어졌다.
***
"후. 오늘따라 해가 빨리 지는걸. 서둘러야겠어"
끝이 다 닳아 헤어진 커다란 모자를쓴 남자가 중얼거렸다.
붉은 머리에 장난기 있는 얼굴. 모습은 여지없는 여행자였지만 그에게선
왠지 모를 위화감이 풍겼다. 사람의 기를 죽이는 분위기를 풀풀 풍기며
그는 그 날밤 묵을 여관을 찾고있었다. 때마침 웬 여관이 눈에 띄였고 그는 발길을 돌렸다.
'검은 브레스'
"이름짓는 센스하곤...영 꽝이잖아"
그는 황당한 여관이름에 혀를찻지만 여하튼 지금 보이는 여관은 이곳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여관에 들어섰다. 여관은 이름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분위기였다.
만취한 취객들이 아무 데나 노상방뇨를 하고있었고 인상이 험악한 사내들이 카드게임을
하다 연달아 욕지꺼리를 내뱉고 있었으며 창녀들이 풍기는 화장품과 향수 냄새가 역했다.
남자가 그 자리에 서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주인이 돼는 듯 보이는 사람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을건넷다. 아마 그의 차림새가 허름해서이기 때문이리라.
"오늘은 그냥 가쇼. 여긴 방이 없어요"
"그건 곤란하오. 다락방이라도 좋으니 아무 방이나 하나 내주시오"
"거참, 방이 없대두...."
사내의 말대꾸에 주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다가 뭔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약간 음흉히 웃으며 말했다.
"이곳 하루방세가 얼만지 아시오?"
"난 여기 오늘처음왔는데 알게 뭐요"
"하루에 50센 이요. 돈은 있소?"
"50센?"
그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여관은 보통 적으로 하루에 15센 정도 받는데 이건 그의3배 아닌가.
남자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 주인은 속으로 빙고를 외치며 말했다.
"어때요? 자고 가겠소?"
"후우.."
그가 한숨을 내쉬자 주인은 매정한 표정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나가요 나가. 돈 없는 손님은 받아줄수 없어요"
하지만 그는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50센 이면 돼오?"
의외의 대답에 주인은 눈을 크게 떴고 곧 그의 주머니에서 날아오는 한 물체를 얼떨결에
받아들고 또다시 멍해졌다. 인상이 험악한 사내가 술을 가져오라고 소리지르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여관이 조용해 질 때까지 멍해져있었을 것이다.
주인의 손에 쥐어진건 다이아몬드. 그것도 최상급 이였다.
남자는 약간 아깝다는 표정을 짓고 올라가며 말했다.
"잔돈은 필요 없소.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자도 돼겠지?"
하지만 주인은 대꾸가 없었고 그는 한숨을 쉬고 2층으로 올라갔다.
'탁'
사내는 아무 방이나 문을 열어 어두운 방의 불을 켰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까웠다. 잡생각을 하며 겉옷을 걸고있는데
침대에서 뭔가 꼼지락거리더니 웬 여우같은 여자가 찰싹 달라붙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어떤 술집에서는 창녀가 침대에 누워 있다가
운 나쁘게 걸려드는 손님을 상대로 막대한 ' 삥 '을 뜯고 간다는 그런 얘기를.
화장두께가 5cm이나 돼는 듯 한 여자였다. 게다가 못생겼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저 정도면 꽤 괜찮은 얼굴생김새였지만 그가 보기엔 정말 추한얼굴이였다.
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풍만한 가슴을 흔들어대며 나그네를 유혹했다.
"딱 보니까 알겠다. 여기온거 처음이지?"
"떨어져라"
"부끄러워하긴. 이리와봐.. 여기 오면 다 똑같아 지는 거야"
남자의 얼굴이 점점더 일그러졌다.
여자는 이런 손님은 많이 접해봤다는 듯 꺄하하 웃으며 애교를 떨었다.
"후우.."
그는 화를 참는 듯 숨을 들이마셨다.
"아하하하. 얼굴 빨개진것봐 . 귀여워라.."
그녀는 그의 불을 귀엽다는 듯 쭉 잡아당겼고 ,
드디어 그는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심상찮은 기운을 느낀 여자는 깜짝 놀라 멍해졌고 곧 도망가기 위해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사내는 손을 뻗어 가차없이 그녀의 머리를 쥐었다.
'퍼억!'
"끅.."
그걸로 끝이었다. 사내는 별 망설임 없이 그녀의 몸안에 내공을 집어넣어 터트렸다.
처참하게 터진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여자의 사체를 지긋이 밟으며 그는 중얼거렸다.
"멍청한 인간"
'타앗'
사뿐히 뛰어내린 그는 곧 들려오는 자지러지는듯한 비명소리에 눈을 찌푸리고
중얼거렸다.
" 라이스.엘.세이 .. 내 이름을 기억해두는게 좋을 거야"
세이는 여기 더 있을 이유를 못 느끼고 안개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고
그후 그곳은 드래곤의 저주를 받은 곳이라는 소문에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그건 알 바 없다는 듯 세이는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쓰고 다른여관을찾아갔다.
그리고 몇십분을 찾아헤멘 끝에 '바람이 머물다간 별의 노래' 라는 아주 생소한 이름의
여관으로 들어섰다.
'딸랑 딸랑'
이곳은 '검은 브레스'라는 여관과 분위기가 하늘과 땅차이였다.
우선 문을 열자마자 문에달려있는 방울에서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 듣는 이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 방울이 울리자마자 단정한 옷차림에 여종업원이 달려왔다.
취객들은 얌전히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고, 간간이 난동을 부리는 손님은 모두가
달려들어 진정시킨 후 친절히 반응했다. 기분이 좋아진 세이는 여종업원에게 싱긋 웃어주었다.[순간 여종업원이 쓰러진건 왜일까.] 종업원은 영업용 스마일을 지으며 주문을 받았고
기분이 좋아진 세이는 먹지도않을거 이것저것 다시켜버렸다.
세이의 주문을 받은 종업원은 눈이 동그래지며 이걸 정말 다시킬 거냐고 되물었고 확연한 세이의 대답에 쾌재를 부르며 날 듯이 주방으로 달려갔다.
종업원이 가자 세이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제길. 빌어먹을 로드녀석.. 귀찮은 일은 모두 나한테 떠넘기니.."
그는 붉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욕을 내뱉었다.
"망할 스피어. 단서는 생명수라는 말밖에 안주고 도대체 뭘찾으란건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남한테 이런 짜증나는 임무를 넘기고 자긴 넉살좋게 동면이라니.
깨어나면 머리를 한 대 박아주려는 결심을 한 세이는 다시 엘프마을의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엘프란종족은 겁과 조심성이 많아 늘 숲속에 꼭꼭 숨어있기 일쑤였고
머리도 좋아 한번본건 웬만히 까먹지 않는 까닭에 지도도 저희끼리 다 태워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럴 경우에는 아무리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찾기가 무지 힘들었다.
그래서 결국 세이도 엘프마을을 찾기 위해 6년이란 시간을 투자했고,
그 결실은 지도로 남았다. 세이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평생을 바쳐도 십중팔구 못 찾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이는 자신이 드래곤임을 새삼 다행이라고 여겼다.
"음식 나왔습니다"
여종업원이 가져온 건 사실 음식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온통 술천지였다.
맥주, 위스키, 양주등.. 술이라 불리는건 가지각각 형형색색 다 주문시켜놓은 것이다.
그 화려한 식탁을 보고 세이는 행복함을 느꼈다.
그는 여러 가지 술을 조금씩 맛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캬! 극락이란게 이런 거지"
그날 세이는 여관의 술통들을 모두 비우고서야 잠이들었다.
***
"흠- 여기쯤인데"
세이는 숲속을 헤메고있었다.
아니, 헤멘다기보단 숲을다 헤집어놓고 있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 주위가 틀림없는데 감이잘 잡히지 않자 세이는 짜증을 내며 주저앉았다.
"젠장!! 망할 엘프들!!"
하지만 주저앉아 짜증만 부린다고 없던 마을이 보일 리는 없는 터.
세이는 이내 툭툭털고 일어났다. 생각 같아선 이딴일 다 때려치고싶지만
로드의 명령이라 쉽게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는 다시 지도를 들고 숲을 헤집고다니기 시작했다.
"...여긴 또 어디야"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할 때쯤 어디선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같은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청각이 좋아서 망정이지 , 보통종족은 듣지도 못할 작은 흐느낌이었다.
그때, 갑자기 오크가 동작을 멈췄다.
그들은 부들부들 떨며 한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여유롭게 다가오는 세이가 있었다.
"쿠욱.. 쿠욱.. 위대하신 존재여.."
"여기서 뭘하고있는거지?"
"쿠룩.. 잘못..쿠룩.. 했습니다"
"여긴 내 구역이다. 꺼져"
움찔움찔 떨던 오크들은 세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속력으로 도망갔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아 일어설 생각을 못하는 어린엘프에게
세이는 손을 내밀었다. 엘프는 본디 마음이 약해서 조금만 잘해줘도
자신의 모든 것을 준다는 것을 세이는 알고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습성을 이용하고 있다.
"오빠~ 오빠~ 오빠아~"
"왜"
"우웅. 오빠는 이름이 뭐야?"
"세이"
"그렇구나. 세이오빠"
엘프는 천진하게 웃었다. 그녀는 지금 세이등에 타서 친절히 길을 안내해주는 중이였다.
"레드 드래곤 무등탄 엘프는 너밖에 없을 거다."
"와!! 좋은거야 그거?"
"글쎄다. 길이나 잘 안내해"
"응!! 그건 걱정마"
순진한 어린 엘프가 귀엽다고 느낄때즈음 엘프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질렀다.
"오빠!!!!"
"어. 왜"
"여기!! 여기 우리마을"
"여기어디..?"
세이는 결계의 기운을 더듬었다.
설마..
"여기여기."
엘프는 세이의 등에서 폴짝 뛰어내려 고사리 손으로 세이를잡아끌었다.
그러자 숲속이 뭔가 일렁이더니 결계가 깨졌다.
세이는 한숨을 쉬었다. 이놈의 엘프들. 설마 정령으로 결계를칠 생각을 하다니..
자연 그 자체인 정령이 숲에 결계를치니 보일 리가, 느껴질 리가 없었다.
엘프가 점점더 영악해짐을 느끼며 세이는 엘프의마을에 들어섰다.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군"
엘프마을은 상당히 정리됀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볼거리는 많았다.
버섯을 마법으로 거대화시켜 지은 집이 있는가하면
인간들은 보도듣도 못한 상당히 귀한 약초나 보물이 이곳에는 널려있는경우가 허다했다.
언제 봐도 감회가 새로운 엘프마을을 정신없이 구경하는 세이에게 엘프마을의 촌장이 왔다.
"위, 위대하신 존재여.. 이곳은 어떻게.."
수염을 쓰다듬는 촌장은 부들부들 떠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고있었다.
"오래간만이군 코우촌장"
"위대하신 레드드래곤 라이스.엘.세이 님을 뵙습니다"
"격식차릴필요는없어"
부드럽게 웃는 세이를보고 촌장은 한숨 쓸어내린듯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뱉었다.
그리고 본래의 위엄있는모습을 되찾고 세이에게 정중히 물어봤다.
"그런데 이 누추한 곳에는 어쩐 일로..?"
"음. 별거 아냐. 그냥 커다란 나무 앞으로 날 데려다 줘"
촌장은 흠칫 놀랐다. 엘프계의 커다란 나무라면 딱 한가지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커다란 나무라면...생명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오. 그래. 역시 엘프는 얘기가 잘 통한다니까"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 세이를보며 촌장은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드래곤님.. 생명수는.."
"내가 저 아이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은 알고있나?"
"............."
말을잇지못하는 촌장을본 세이는 속으로 만세삼창을 외치며 슬그머니 웃었다.
"나 성격 급한 거 알지? 데려다 줄 거야 말 거야?"
"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위대하신 존재여, 생명수에 해를가하는일만은.."
"그건 걱정마. 빨리 안내나 하라구"
"알겠습니다..후우.."
촌장은 마지막으로 수염을 길게 쓸어 내리고 앞장섰다.
뭔가 불안한 감이 앞섰지만 자신들이 안내해주지 않는다면 세이는 혼자서라도 생명수를찾아갈수 있다는걸 알기에 차라리 옆에서 감시라도 할겸 씁쓸하게 안내해주는것이였다.
"흠. 이게 생명수구나"
"저, 세이님.. 잎을 뜯으시면.."
세이가 생명수의 잎을 잡아당기자 엘프들은 안절부절못하며 중얼거렸다.
그런 엘프들을보며 세이는 은근히 즐거워했다.
일부러 나뭇잎을 떼어지지만 않을 정도로 쭉쭉 잡아당기며 세이는 콧노래를 불렀다.
"저..우리가 여기있는게 불편하신 건가요?"
"어떻게 알았어? 역시 엘프는 머리가 좋단 말야"
세이가 눈을빚내며 약간 뜬말투로 말하자 촌장은 다시한번 거듭 강조했다.
"세이님.. 명심하십시오.. 생명수에는 어떤해도 가하시면 안됩니다."
"응, 알았으니까 빨리꺼져. 안꺼져?"
"읏.."
세이의 무례한 말투에 입술을 지긋이 깨물고 자리를 피하는 엘프들을보며
세이는 깔보듯 웃었다. 그리고 엘프의 기운이 모두 사라지자 눈을 감고 조용히 정신을 집중시켰다. 이것이 생명수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곧 약간 두둥실한 기분이 들었다. 예스. 성공이다
세이는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귀를 기울였다.
곧 생명수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오. 이거 레드드래곤의 수장 라이스.엘.세이 아니십니까?
친한 척 반가워하는 생명수의 말에 세이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잘도 알고 있네.
-제가 모르는 것이란 없습니다.
-잘난 척은.. 내가 왜왔는지 알지?
-글쎄요. 무슨 일이시죠?
-모르는 거 없다며~!
-후후. 가끔 이런 일도 있습니다.
세이는 정령수가 오랜만에 만난 말상대를 놓치기 싫어함을 눈치챘다.
생각 같아선 여기 오래 머물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것이 많지만
시간은 그걸 허용해주지 않았기에 세이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후..나 시간 없어.
-그렇군요.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조금더 있다 가시지.
-오래간만은 개뿔. 나 오늘 너랑 처음 만났어.
-....말이 그렇단 거죠.
약간 섭섭해하는 생명수의 말투가 걸렸지만 신경쓰지 않기로했다.
-여기온이유는요?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얼마전에 발록이 2세만든거 알지?
-흠.. 아. 알겠네요
-근데 발록 그 망할자식이 마왕이 자기자식 죽일까봐 이곳 물질계로 그앨 보냈잖아.
-네.. 그 사건으로 발록은 재판정까지 올랐었죠.
-그래..근데 그 2세가 지금 힘을 되찾아가고 있거든..
생명수는 약간 흠칫 하더니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
-무슨말인지 알겠군요. 로드의 지시죠?
-그래. 그것 때문에 나만 귀찮아졌어.
-후우... 죄송합니다만, 전 다는 몰라요
-엉? 그게 무슨소리야?
-알아도 가르쳐드릴수 없단말입니다. 난 타차원의 일에 개입할수 없다는건 알고계시잖아요.
-쪼잔하긴.. 누가 다알려달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려줄 수 있는 한도안에서 말씀드리죠..
생명수는 약간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열었다.
-성별은 여자. 마계이름은 케르냐 물질계이름은 홍련.. 연홍련입니다.
-그게다야?
-더이상은 말 못해요
완강한 생명수의 태도에 세이는 더 이상 묻지 못하고
물질계로 돌아왔다.
그리고 긴 머리를 하나로 묶으며 중얼거렸다.
제단에는 무지하게도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그녀는 크게 소리질렀다. 이 부분은 한 문장으로 만들어도 무관 할 듯 하군요. EX제단에는 무지하게도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으나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그녀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여기도 소리를 쳤다 라는 건 뭔가
첫댓글 =_=;왜또 짧게보이는거지...페이지 다 채웠는데..;
하암... 대화와 대화 사이의 엔터 남발 +_+;; 대화가 상당하군요.. [언젠가 평가 해드립니다.]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되는 지는 모르겠지요???
-ㅅ-느긋하게 해주셔도 돼요.. 근데 상당히 급전계내.. 내가썼지만..
천룡님 그래봐야 일요일에 또 접수 받습니다 하암 언제 일요일이 될진 몰라도
평가를 시작하겠습니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인이 울부짖고 있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밑의 대화는 전혀 울부짓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울부짖다보다는 다급하게 소리치다.라는게 더 어울릴까요?
제단에는 무지하게도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그녀는 크게 소리질렀다. 이 부분은 한 문장으로 만들어도 무관 할 듯 하군요. EX제단에는 무지하게도 바람소리마저 들리지 않았으나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그녀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여기도 소리를 쳤다 라는 건 뭔가
어색하군요.
백월국을 구해줄 신(新)을 찿고 있었다 >新=새 신 이것 보다는 신을 뜻하는 神이 한자가 더 어울리겠죠?
. < 이것의 문장기호는 '온점'입니다. 온점은 딱 한번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 그럼 문장이 꺠긋해 보이지가 않습니다. 말줄임표는 … ㄱ한자 >>>1로 해주시는게 더 꺠긋해보입니다.
그리고 문장부호는 !, ?표는 한 번만 찍어주셔도 문장기호의 의미는 전달 됩니다. 여러먼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를 .으로 해줘도 무관한 것도 있더군요.
"혈( )오라버니가 그랬는데 자신이 다음 왕이 됄거래" 가로의 의미는 뭘까요? 이건 둘째 치고 됄거래 이거 어색합니다. 될 것이래가 괜찮겠죠?
그때, 갑자기 오크가 동작을 멈췄다. < 3인칭 시점에서는 어색합니다. 오크는 동작을 멈추었다. 라는 정도로 할까요?
엘프는 천진하게 웃었다. 그녀는 지금 세이등에 타서 친절히 길을 안내해주는 중이였다. 중이였다. >과거형 보다는 중이었다. 현재형이 더 낫죠?
이놈의 엘프들. 설마 정령으로 결계를칠 생각을 하다니.. 3인칭에 왠 작가개입이죠? 지워주시거나 마음속으로 표현해주시는게 좋을 듯 싶군요.
뭐 이정도 입니다. 중간중간에 띄어쓰기 보류, 오타같은 건 눈감으려고 했으나 엄청나게 군요. 결과는 '불합격'입니다. 띄어쓰기 보류와 오타를 수정 하시고 퇴고후 다시 도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타는 무시, 지적바라며, 이 평가는 주관적이므로 논리 적인 지적은 받아 들입니다.
재미 들렸군.. .
'ㅁ'아앗,그렇군요 . 수정후 다시도전하겠습니다!
strike님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나.. 제 생각엔 맨 마지막, 3인칭 작가개입은 괜찮다고 봅니다. 아주 많지만 않다면. 소설의 분위기상 들어가는 것을 자주 봤거든요. 하지만 너무 많았다면[이 소설을 아직 안 읽어서;]모르겠네요.. 뭐.. 그냥 주저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