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MR. BIG 공연이 있는 날 오전에 본인은 전주에서 서울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1시 경에 원래 미스터 빅 공연을 같이 보기로 했던 (FeelRock) 정상철 군이 사정이 생겼다며 공연을 못 본다고 연락을 하더군요. 뭐!!!!!!!!!!????????? 大실망한 본인은 즉시 정상철 군을 '배신철'로 명명하고 주혹새에 구인광고를 올립니다.
하드코어매니아 11.05.08. 11:26
미스터 빅 보러 서울 올라갑니다. 근데 저말고 아무도 미스터 빅 안 가나봐요. ㅋㅋㅋㅋ
혹 미스터 빅 보시는 분 연락 주셔도 괜찮겠습니다. 010 - 8366 - 4678
같이 놀아요~
서울에서 미아 될까봐 ㅠ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 간의 모임약속이었던 필롹 님이었기 때문에 배신철로 명명한 것을 결국 철회했음)
서울로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연락이 왔습니다. 형님도 가십니까? 데드맨 님이더군요. 현장에서 둘이 만나기로 했습니다. 어찌나 든든하던지요.
광장동에서 데드맨 님과 냉면을 먹고 악스홀로 갔습니다. 공연을 볼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지더군요. 데드맨 님은 2009년에도 미스터 빅 공연을 봤다고 하더군요. 주혹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열혈 메탈매니아라서 어지간한 공연은 다 챙겨보는 대단한 회원님이시죠. 오늘 히브리아부처님 공연도 보러 간다고 하더군요. 메탈스피릿 한껏 충전해서 오길 바랍니다.
사실 미스터 빅, 4인의 명아티스트들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형님들이 보통 분들이십니까. 실력의 집합체가 바로 미스터 빅이죠.
또한, 본인은 공연을 보는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펫 토페이가 던져줄 드럼스틱을 손에 쥐는 것이었습니다. 공연 전부터 저는 속으로 드럼스틱이 나에게 날아오기를 계속해서 주문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이미 대그룹의 스틱을 움켜잡는 황홀감을 누렸던 전력이 있는 본인으로서 또 한 번 기적을 창출할 욕심이었지요. 아직 얼굴도 못 본 드러머 펫 토페이에게 본인은 계속 외계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었죠.
처음에 데드맨 님과 펜스 뒤에서 자리잡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데드맨 님과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다가 본인이, 폴 길버트가 MIT 강사 아니겠냐, 라는 말을 했습니다. 데드맨 님이 아 예, 라고 대답했죠. 약 3초 정도 시간이 지나, 제 머릿속에는 MIT가 아니라 GIT로군........ 뭐, 다시 정정하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어영부영하는 사이 오프닝 밴드 없이, 바로 MR. BIG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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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네 명의 신사들!!!!!!!!!!!!!!!!!!! 신비롭다기보다는 왠지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카리스마는 역시 빌리 쉬헌이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작렬되었습니다. 종이비행기가 무대를 향해 수 백 개 날아갑니다. 알고보니 미스터 빅 팬카페에서 준비한 이벤트더군요. 아주 신선했습니다.
팬들의 호응이 엄청나더군요. 팬까페 회원을 주로한 미스터 빅 골수팬들이 대부분인 듯싶었습니다. 본인이 추정한 바로는 관람인원수는 약 1,200명 정도 아닐까 합니다. 특히 제 옆에 5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공연을 보면서 아주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국민들이 많아야할 텐데.
폴 길버트가 드릴로 기타줄을 긁는 장면은 10대 때부터 참 궁금했었는데, 그걸 실제로 봤으니 이제 반은 성공한 셈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윙~ 윙윙윙~ 정신없이 첫 곡이 흘러갔습니다.
다음으로 본인이 특히 좋아하는 곡 Take Cover가 연결될 때는 미스터 빅의 입지가 예전(전성기)만하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일기도 했습니다. 사람 수가 좀 적어.......... 공연 시작 전에 데드맨 님에게 아이언 메이든이 한국에 왔을 때 최소 2만 명은 왔어야 했다는 요지로 말을 한 것에 더해, '우리나라 국민성이 개 같아서 그렇다!'라는 궤도를 이탈한 평을 본인이 하기도 했었죠.
세 번째 곡 Green-Tinted Sixties Mind가 연주될 쯤에서 본인은 데드맨 님을 놔두고 무대 가까운 앞쪽으로 진출합니다. 이유는 형님들을 보다 가까이 보기위해서이기도 했고, 알다시피 차후에 펫 토페이의 드럼스틱을 쟁취할 목적이기도 했죠.
계속해서 팬들의 호응은 대단했습니다. 본인은 그 사람들에게 어쩐지 미안한 감정도 생기고 해서 덩달아 오버액션도 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런데 본인은 헤드뱅잉을 했으면 하는데, 미스터 빅의 공연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온몸으로 흥을 발해야 어울리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결국, 본인은 움직임은 줄어들고 점점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집중해갔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손을 번쩍 번쩍 들면서, 때로는 껑충껑충 뛰면서 ㅋㅋㅋㅋ 펫 토페이에게 시선을 맞추려 애쓰며 텔레파시를 보냈습니다. 제발 저에게 던져 주세요~
폴 길버트와 빌리 쉬헌의 솔로 무대도 대단했습니다. 진기한 구경거리였죠. 각 파트 별로 최고의 명연주자 아니겠습니까. 빌리 쉬헌은 기타를 치는 건지 베이스를 치는 건지, 아주 신기에 가깝더군요. 폴 길버트는 연주가 너무 쉬워서 감질맛 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둘이서 배틀을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뭐가 기타고 뭐가 베이스인지 모를 정도더군요. 달나라에서 연주하다 온 사람들 같았습니다.
에릭 마틴은 역시 노래 너무 잘부르는 싱어입니다. 나이는 본인이 듣기로 51세라던데, 실제로는 대충 보면 20대 중반 같아 보이기도 하던데요. 막힘 없이 시원시원하게 곡들을 소화하고, 재미난 멘트로 공연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끄는 프로근성의 소유자더군요.
펫 토페이- 드럼스틱, 우주의 정기를 담은 텔레파시- 찌릿찌릿~ 당신을 우주 최고의 드러머로 임명할 테니 제발 던져주세요~
그런데 본공연이 끝나고 퇴장할 때 스틱을 안 던져주더군요. 음. 앵콜곡 끝나고나서는 던져주겠지.
좀 멍해져있던 본인을 번쩍 깨운 것은, 첫 번째 앵콜무대 세 번째 곡 Colorado Bulldog이었습니다. 월월! 그때 본인은 공연에서 본전 뽑기위해 아주 방방 뛰었습니다.
퇴장하면서 역시 드럼스틱을 안 던져주더군요. 하지만 미스터 빅 공연은 앵콜무대가 두 번 있다는 정보를 익히 알고 있어서 긴장을 늦추지는 않았습니다. 두근두근.
본인이 아주아주 광분하는 Shy Boy!(Talas Cover)가 연주되고 잠시 지나 뒤에서 제 어깨를 움켜잡는 손길이 느껴지더군요. 데드맨 님이 역시 곡에 광분해서 뒤에서 뛰쳐 나왔던 것입니다. 가장 스트레이트한 넘버에서 제대로 안 놀아주면 미덕이 아니라는 생각에 본인은 마구마구 Shy Boy!를 외치며 광적인 몸짓을 했습니다.
그 곡이 마지막 곡이 되고,
아!!!!!!! 그런데~~~~~~~~~~~~~~~~~~~~~~~~~~~~~~~~~~~~~~~~~~~~~
왜 안 던져주는 거야!!!!!!!!!!!!!!!!!!!!
스틱!!!!!!!!!!!!!!!!!!!!!!!!!!
그걸로 모든 것은 끝이었습니다.
또 한 번 大실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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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이거 너무 영세한 밴드 이미지를 내는 것 아닌가! 하는 푸념을 데드맨 님에게 했습니다.
뭔가 얻어 갈 게 없을까 하는 실낱 같은 기대에 공연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배회하던 데드맨 님과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싸인이라도 받으면 오죽 좋을까. 역시 기적은 일어나지 않더군요. 드럼스틱을 가지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 싶었는데...... 이것은 마치 고교시절 본인이 탈렌트 우희진과 정말 결혼할 수 있으리란 철썩 같은 믿음을 지녔던 것과 마찬가지로 허황된...... ㅋㅋㅋㅋ 아, 내가 왜 이래 살까요.
공연장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옮기니 네줄 님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공연 본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무척 반갑더군요. 또 데드맨 님과 같은 학교 친구라네요. 좋은 사람을 뜻하지 않게 보게 된 것도 기쁜 일이죠. 스틱을 못 받은 아쉬움을 그걸로 달래야 할밖에요.
데드맨 님과 소주에 설농탕 한 그릇씩하며 아기자기한 뒷풀이를 했습니다. 데드맨 님을 보내고 배신철 군에게 연락이 와서 신촌에서 만났습니다. 필롹 님이 '배신철'이라는 오명을 확실히 벗기위해 본인에게 연락을 줬던 것이죠. 역시 술 한잔하면서 건전하게 회포를 풀었습니다.
서울에서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일을 치르다가 오늘 내려왔습니다. 공연장에서의 열기가 가시고 다소 침착해진 마음으로 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죠. 밝혀지면,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임펙트를 줄 만한 일도 있었다고 말하면, ㅋㅋㅋ 너무 궁금하시겠죠? 함구토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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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빅 팬카페에서 제작한 현수막, 센스 만점)
결과적으로 대단히 뜻 깊은 서울일정이었습니다. 역시 행운의 MR. BIG!
첫댓글 Shy boy를 한걸로 봐서 더후의 커버곡은 안했나보군요 ㅎ 그 노래를 안했다면 안 간게 살짝 위안이 됩니다^^ 가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서 ㅋㅋㅋㅋ
저번에는 체조경기장에서 2번에 걸쳐져 하다가 관중 안 차서 피 보긴했지만 올해 악스홀은 너무 심했던거 같아요..체조경기장 1회했으면 다 찼을꺼 같기도 한데....드림씨어터도 결국 악스홀로 왔고 미스터빅도 악스홀로 내려온거 보면 씁쓸하네요...얼마전 메이든 관중 수 보면 욕나오고요 ㅜㅜ
미스터빅이 주혹쌔에서 이정도로 반응이 없는거에 또 한번 이상함을 느끼네요. 많이들 좋아해서 공연전부터 글이 많이 올라오고 후기역시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여기를 보면 관중의 감소가 당연하다고 봐도 될꺼 같네요.
딱히 미스터빅이 카페에서 인기가 없다기 보다는 카페 자체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것 같습니다.
더 후 곡은 안했습니다. ㅋ 가까운 2009년도에 공연을 한 적이 있어서 열기가 감소한 듯해요. 그래도 좀 아쉽긴하죠. ㅠ
ㅋㅋㅋ 재밌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 그리고 미스터빅은 굉장한 밴드이긴 하나 한국 공연을 벌써 3번 이상이나 한 팀이기에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기는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좀더 힘을 냈으면 합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2년 전에 갔다왔다는 이유 때문에 안 갔지요....;;
가고싶었는뎅..부럽습니다~ ^^
스틱을 쟁취를 못해서 ㅠㅠ 언제 같이 공연 볼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ㅎㅎ 저는 오늘 히브리아 영접하고 왔습니다. 데드맨님도 만났고요..^^
히브리아를 부처님으로 임명 추진해요~
이런 멋진 후기를!!!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ㅋㅋㅋㅋ
브라더~ 너무 반가웠습니다. 쏘주도 알싸하니 맛났고 ㅋㅋㅋㅋ
댓글들 보니 악스홀로 온게 '내려온'거였군요...;ㅅ; 일단 저부터도 미스터빅을 안듣고 있었으니 할말은 없지만. 아무튼 후기 잘 읽었어요.
좋은 공연 있으면 저를 불러주세요. 천천히 들으면 어때요, 들을 게 산재했는데 ㅠ 빗속에 티켓을 들고 사라져간다는 ㅠㅠ
아. 저도 2009년 공연을 보고 너무나 즐거웠기에 이번 공연을 표 사놓고 기다렸는데... 출장 오느라 취소했네요. 아~ 즐거운 공연 후기 잘 읽었습니다. 에릭 마틴의 목소리는 현장에서 들어야 매력이 느껴지는 듯해요. 스튜디오 음반에선 그리 매력적으로 못 느꼈거든요. ^^
즐거운 후기가 되서 참 다행입니다. ^^ 에릭은 정말 라이브에서 빛을 발하는 걸출한 싱어 같아요. 아 그 작은 체구에 동안의 얼굴에. 실제 아는 사이라면 나한테 너무 잘해줄 형님. ㅠㅠ
후기 잘읽었습니다!!ㅋ 스틱은 진짜 아쉽네요ㅠㅠㅠㅠㅠㅠ 근데 마지막 부분 넘 궁금해요ㅎㅎㅎㅎ
오~ 우주의 정기를 불어넣어도 안 던져주는 스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은? (절대 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