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박도하 5세
죽은 시인의 사회
신정주(본명 신경희)
신도시 개발에 밀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구멍가게도 없는
별세계에서 살았다
'스승의 날'엔
화려한 꽃바구니틈으로
지천에 핀 애기똥풀꽃을
한아름 내밀던 아들은 자라
신도시에서 중학교를 다니며
도덕 시험 60점을 받아왔다
과자 한 봉지 제손으로 사는 일이 한참 늦어
우수리돈 세는 일에 굼뜨다는 건 잘 아는 터
수학이면 모를까
별과 풀잎과 도룡뇽과 바람과 구름과...
소통 가능한
어린 왕자의 도덕 점수가 믿기지않아
틀린 문제를 찬찬히 들여다 본다
쯧쯧
전교생 내신 올려줄 심산인 게지
아들만 틀렸겠구나 (가슴 쓰리다)
이성 친구와 바른 사귐은?
가)한 친구와 의리 있게 쭈욱 사귄다
나)여러 친구를 골고루 사이좋게 사귄다
의무와 책임을 모르는 모르쇠들은
심성고운 아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자유문학 2013년 봄호 특선시-
출처: 시사평론 - 정론직필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신정주 (본명 신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