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오너가 연봉공개]
롯데 신영자 50억?오리온 이화경 43억?삼성 이부진 30억 순(順)
재벌가 며느리 대결 한진 최은영이 현정은에 4억 차이로 승(勝)
'오너'라고 비상근 임원에 수십억, 팔순 노모에 5억 '재벌 퍼주기' 논란
재벌가 오너 회장은 물론 딸과 며느리들의 연봉도 공개됐다. 우리나라 여성 경영인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는 사람은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롯데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나타났다. 재벌 가(家) 며느리로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제치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연봉 30억 이상 재벌가 딸들…롯데 신영자 50억원 최고
국내 상장기업들이 지난 3월 31일까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영자 사장은 지난해 총 50억2980억원을 수령했다. 신 사장은 호텔롯데에서 32억3780만220원, 부산롯데호텔에서 12억7500만원, 롯데건설에서 5억1700만원을 받았다.
신 사장의 뒤를 이은 연봉 최고 여성 경영인은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한 해동안 근로소득으로 43억7900억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고(姑)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딸로 남편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다. 담 회장은 지난 한 해간 53억9100만원을 보수로 받았으며, 두 부부의 연봉을 합하면 100억원에 육박한다.
- 왼쪽부터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조선일보DB
이건희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총 30억900만원의 보수로 받으며 3위에 올랐다. 이부진 사장은 급여 10억4000만원, 상여금 5억6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4억원 등 총 30억9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 사장의 상여금은 설 상여, 추석상여, 목표 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등이 포함됐다.
동양그룹 이양구 창업주의 첫째달이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0억 8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현 회장의 보수는 전액 근로소득이며, 동양그룹은 지난해 현재현 회장에게 14억4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이혜경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동양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사퇴했다.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은 지난해 9억 1103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근로소득 중 급여는 6억1100만원, 상여금으로 3억원을 받았다. 김 회장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너2세로, 지난 2009년 회장 자리에 오르며 본격적인 보령제약의 2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재벌가 최고연봉 며느리…최은영 29억, 현정은 25억, 김인순 5억 재벌가 최고연봉 며느리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으로 나타났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연봉은 4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최은영 회장은 지난해 한진해운홀딩스(12억833만원)와 한진해운(17억원)을 통해 총 29억833만원을 수령했다. 최 회장의 보수총액이 근로소득, 기타소득, 퇴직소득을 합산한 금액이다.
- 단위=100만원/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고(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아내다. 지난 2006년 조수호 회장 타계 이후 한진해운을 맡아왔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 총 25억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상선에서 8억8000만원을 ,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8억1000만원, 현대로지스틱스로부터 8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아내다.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로 금융 3사를 매각안을 내놨다.
매일유업은 고(故) 김용복 창업주의 부인이자 현 김정완 회장의 어머니인 김인순 명예회장에게 지난해 5억4213만 원을 지급했다. 연봉은 모두 근로소득이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2006년 매일유업 등기이사로 선임됐으며, 매일유업은 지난 주총에서 김인순 명예회장을 이사로 재선임하는 원안을 통과시켰다.
- 왼쪽부터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인순 매일유업 명예회장/조선일보 DB 취합
매일유업에 김 명예회장과 김정완 회장, 김 회장의 사촌동생인 김선희 대표이사 등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이외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난해 연봉으로 2억9400만원 가량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한항공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이다.
“비상근 오너딸에게 수십억 연봉”…재벌 퍼주기 논란 ‘오너’라는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연봉으로 챙기는 재벌 총수가의 여성 임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신영자 이사장의 연봉은 일반등기임원의 연봉 수준을 3~4배나 훌쩍 뛰어넘는다. 신 이사장의 연봉은 각 계열사별 평균등기이사은 호텔롯데 연봉(9억9525만원), 부산롯데호텔(3억9000만원)으로 4배가량 높다. 올해 팔순을 넘긴 노령의 김인순 매일유업 명예회장이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김인순 명예회장의 연봉은 등기이사 평균(4억4114만원)보다 1억원 가량이 많다.
연봉 총액의 대부분을 오너 일가가 챙기거나, 회사가 적자가 나고 있는데도 고액 연봉을 받은 오너들도 도마에 올랐다. 오리온그룹은 담철곤 회장(53억 9100만원)과 이화경 부회장(43억 7900만원)이 받아간 돈이 전체 등기이사 연봉 총액의 79.4%에 해당한다.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샀다가 4만여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본 ‘동양 사태’ 와중에 동양그룹 이혜경 부회장이 10억 8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도 논란이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벌가 여자들이)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급여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 직원들은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적인 재벌가 여성경영인인 이미경 CJ E&M 부회장과 신세계 이명희 회장,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부회장도 모두 미등기 임원인 상태다. 신세계그룹은 총수 일가 중 등기이사가 단 한 명도 없다. 미국에서는 시가총액 7억 달러 이상인 상장사의 경우 최고경영자(CEO), 재무책임자(CFO), 최고액 연봉자 3명 등 임원 5명의 보수 현황이 등기, 비등기 구분없이 공개된다. 일본은 등기 여부에 상관없이 연 보수총액이 1억 엔 이상이면 임원의 기본급, 스톡옵션, 보너스, 퇴직보상 등을 개인별로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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