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처가와 변소는 멀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그 반대가 되었다.
전에는 변소가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군데 모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화학비료가 나지 않았을 때였다.
처가도 가까우면 아무래도 처가의 입김이 거세지고 덩달아서 마누라의 바가지도
세어질 것은 뻔한 이치였다.
우리나라도 화장실이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바뀐 것은 88올림픽을 치르면서였다.
배에서는 화장실이 일찍부터 수세식이었는데,영국식 좌변기와 쪼그려 앉아서 변을 보는 일본식 겸용이 많았다.
오래된 동남아 구식 선박에서는 배 후미(후갑판)에 이동용 화장실을 달고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그 위에서 변을 보면 배설물이 곧 바로 바다로 낙하하는 시스템이었고 뒷처리는 왼손으로 물을 조금 묻혀서 씻었다.
그래서 동남아 사람들은 악수할 때 절대로 왼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오른손은 밥을 집어 먹는데 사용하므로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이
확실히 구분돼 있다.
초창기에 좌변식에 익숙되지 않은 촌넘 출신 선원들은 죄변기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변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처가가 가까우면 아무래도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처가집에 가서 식사도 해결하고 애들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화장실 가는 것도 힘이 든다.
요양원에도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용식 변기를 사용한다.
내가 오래된 이동식 변기를 본 것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어느 궁전을 갔을 때였다.
황제의 집무실 집기들이 전시 돼 있는데, 벽에는 큰 초상화들이 붙어 있고
한켠에는 집무보던 책상과 걸상이 있고 그 옆에 자그만한 이동식 변기가 보였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절대권력을 가졌을 황제였으므로 이동식 변기정도는 어디에나
준비가 되었을 것이다.
며칠전 북미정상회담시에 김정은이도 이동식 변기차량에다 요강까지 챙겨 갔다고 한다.
요즘은 대변이나 소변을 보면 건강상태를 첵크할 수 있으므로 정보기관에서는
각국정상들의 대소변을 습득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경호하는 측에서는 오물까지도 지킨다고 한다.
VIP가 되지 않은 이상 앞으로 이동식 변기까지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