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가꾸기
그동안 공사를 마무리하랴 교회 이사하랴
좀 바쁘게 사느라 꽃밭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더니
꽃나무 사이에는 잡초가 자리 잡고
(이름을 모를 뿐 잡초는 없다고 했지만)
끈끈이대나물이나 금송화(만수국)은 어찌나 번식력이 강한 지
꽃밭을 온통 뒤덮어서 그 위세에 눌린 다른 꽃들은
기를 펴지 못한 채 비실거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꽃모종을 몇 포기 옮기겠다고 시작한 일이
손을 대기 시작하니 꽃밭 전체를 정리하는 것으로 커졌습니다.
외출했던 아내가 돌아와서 자기 원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정리된(?) 꽃밭을 보며 너무 많이 뽑았다고 아쉬워했지만
암튼 여름날 땀을 흘리며 꽃밭 가꾸기를 하는 동안
하나님의 꽃밭 가꾸기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꽃밭에는 매발톱이나 꿀풀, 심지어 애기똥풀 같은 야생화도
옮겨 심어져서 어엿한 화초로 대접받고 있는데,
이 땅의 야생화처럼 볼품없던 우리 같은 사람들도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라는 모종삽으로 하늘나라 정원으로 옮겨져
하나님의 자녀로서 권세를 누리고 사랑받으며 사는 것은
전적으로 그 분의 은혜이지요.
그리고 지나치게 자기 번식만 해서 다른 꽃에 피해를 주는 것들은
적당한 양만 남겨두고 잡초 제거하듯 뽑아버렸는데
하나님도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만 알고 구원의 축복에 도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제한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내남없이 모두가 과거에는 이름모를 들꽃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예수의 향기를 날리는
하늘나라 꽃밭에 심겨진 한 송이 꽃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