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다가구를 리모델링하면서 느낀게 많았습니다.
많지 않은 예산이지만 멋지게 번듯하게 변신시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고
돈 달라는 업자들은 줄을 섰고 가진 돈은 뻔하고..
만만치 않은 경험을 해보게 됩니다.
본격적인 공사를 들어가기 전에 다짐을 한게 있습니다.
- 나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다.
- 원하는 걸 요구해라.
- 업자에게 호구가 되지 말자.
- 정해진 예산 안에서 맞추자.
- 사고가 나지 않게 주의하자.
가족들의 원성을 뒤로한 채, 한달동안 지방에서 지내며 리모델링을 마치고나니
스스로에게 잘했다 열심히 했다고 칭찬해 주기 보다는
아쉬웠던 것도 있고, 못마땅한 것도 있고,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못한 것도 있고,
화나기도 했고, 싸우기도 했고, 울고 싶을 때도 있었고, 울기도 했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지나고보니 그게 다 성장통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달리 생각해보니 별거 아니었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부동산 초보 투자자가 업자에게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알아야 한다! 그러면.. 배워야 한다!
작은 경험을 되살려 내가 업자가 되보는 건 어떨까?
이런 말도 안되는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그래~ 목공을 배워보자!
7월, 8월 토요일.. 여름 휴가도 없이 8주간 목공을 배우게 됩니다.
실습실에는 대형 에어컨을 하루종일 돌려도 땀범벅이 되었고 포도당 몇알을 먹고 버티면서요.
현장에서 잔뼈가 굵으신 강사님께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무척 혼나면서 배웠는데
한주 한주 지나다보니 아무것도 없는 큰 공간에
천정을 만들고, 벽체를 세워 공간을 분리하고, 창문과 문을 넣고
몰딩, 걸레받이를 달고, 바닥을 깔고, 계단을 만들고 뚝딱뚝딱~
정말 놀라웠고 모든 걸 내손으로 해내다니 그 기쁨이란 너무 흐뭇했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447475C6442CC1D)
목공이 끝나고 나니 몸이 근질근질~
10월, 11월 토요일.. 10주동안 타일기능사에 도전합니다.
목공이 팀플레이였다면 타일은 오롯이 혼자서 벽과 씨름하는 외롭고 고된 작업입니다.
타일은 목공과 달리 완성물이 바로 보이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작업이에요.
레벨기로 수직과 수평을 맞추고, 몰탈을 게고 내내 벽만 보면서
타일을 붙이고 떼고 붙이고 떼고 씻어내고~
본드발이로 붙이고 떼고 붙이고 떼고 씻어내고~
아~ 재미없다. 벽만 보고 하는 일은 나와 안맞는구나.
그렇지만 기능사 자격증이라도 따보자는 마음에 열심히!
(관공서 일은 자격증이 있으면 일따내기 유리하거든요.)
자격증 시험을 보러 렌트한 장비를 바리바리 들쳐 메고 인천 부평으로 향합니다.
시험에 응시하는데.. 손 떨려가며 그라인더로 작업한 하트 모양 타일이 깨지는 바람에 탈락ㅠ
(아무리 잘해도 타일이 깨지면 채점없이 바로 아웃)
역시 타일은 나와 안맞는구나. 마이너스의 손임을 인정하며 지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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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신축 현장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습니다.
도배하는 분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얼마나 다급하면 도배에 도짜도 모르는 나를 급조했을까 싶었지요.
처음으로 풀기계 앞에 앉아 한롤에 10만원이 넘는 본적도 없는 고가 페브릭 벽지에 풀을 먹여서 빼라고 하는데 멘붕~
기계 사용법 달랑 5분 가르쳐 주고는, 최대한 로쓰 안나게 무늬 맞춰야 하는데..
투컷팅까지 한다고 칭찬 받습니다.ㅎ
며칠만에 속성으로 도배를 배운거지요.
벽만 보고 더듬고? 만지고? 하는 도배는 이상한 현장 용어가 많네요.
씽, 네발이, 하구찌, 윗도리, 아랫도리...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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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이게 무슨 경험담인가 하실꺼 같네요^^;;
피디수첩에 방송이 나간 뒤에 더욱 유명해지신 ***님의 강의를 듣고
하지 말랬는데 그렇게 당부를 하셨는데
천안은 올해 봄쯤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을거다 라고 했는데 그걸 가슴뛰게 귀담아 듣고는,
난 부동산 투자자니까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싸게 일찍 들어가서 전세 맞춰 놓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봄에 들어가면 투자자가 많이 들어올테고 전세 물량은 쌓일테니.
단순하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안타까운 상황에 맞주치게 됩니다.
몇차례 천안에 내려갔고 여러 부동산을 돌며 브리핑을 받고 눈과 귀에 천안을 담아봅니다.
교통 좋고 갭 1,000만원이면 충분히 가능한, 신혼부부들이 좋아한다는 25평 구축 아파트를 매입합니다.
참고로, 천안은 젊은 사람이 많고 일자리가 풍부한 곳으로, 회사 셔틀버스의 출퇴근 동선을 알아야 합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셔틀버스가 어마어마하게 다닙니다.
구축이고, 인테리어를 젊은 감각으로 꾸며놔야 전세가 잘 맞춰진다고 합니다.
몇군데 인테리어 업자를 만나 견적을 받고 샘플을 보러 갑니다.
이정도면 굳이 업자에게 맡길 필요도 없을 것 같고
경험도 있으니 할만한 건 직접 해보자는 생각으로 덤비기로 했답니다.
예산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천안이란 지역의 인테리어 업계는 생각과 달랐어요.
업체를 이용하지 않으면 일반인이 재료를 구입할 때 바가지를 엄청 씌우는 겁니다.
업자 공급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저렴한 것을 알게 되었지만 어쩔~
빨리 공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곧 추워질테고 전세 빼기도 힘들 수 있으니
일단,,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해 보기로 합니다.
몰딩을 뜯어내고 마이너스 몰딩을 하려고 했으나 기존에 것이 갈매기 몰딩이라..
갈매기 몰딩은 잘라서 맞추기가 쉽지 않고 묵직한 느낌에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지요.
갈매기와 맞추다보니 걸레받이는 두꺼운 8mm로 했고
방문턱 제거는 그라인더가 없어 망치와 끌, 톱으로 죽을똥 살똥 파워풀하게 뜯어냅니다.
개당 5만원 아낄려고 했다가 온몸의 힘이 빠져버리는 이상증세가 옵니다.
역시 남자들이 그토록 연장에 목을 메는지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하기 싫은 페인트칠ㅠ
친환경 페인트와 부자재를 사서 베란다, 방문, 창문틀 모두를 칠합니다.
페인트칠은 정말 못해 먹겠다~ 앞으로 절대 결코 안할거다! 이렇게 다짐을 합니다.
(횐님들도 하지 마세요. 병납니다. 욕 많이 나옵니다.)
예산에 맞추다보니 욕실이 원하는 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은게 아쉬웠고.
메지라인이 안맞고, 구배도 안맞아 물이 고이는 것 같고
설비하시는 분은 어린 애기가 있으신가 욕실장은 왜이리 낮게 달으셨는지
젠다이를 할 경우 추가로 20만원을 요구합니다.
젠다이는 보르꾸를 대충 쌓아서 미장하고 선반만 놓으면 30분이면 끝날일인데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뭔 자신감?). 젠다이는 패쑤~
주방 타일은 고급지게 헤링본으로 하려고 했으나 로쓰가 많아 패쑤~
앞뒤 베란다에 바닥타일은 재고가 많다고 저렴하게 주셔서 선택의 여지없이 우드타일로 가고
현관바닥은 패턴타일로 직접 붙여 봤습니다.
어질어질 혼란스럽고 이건 해놓고 나니까 후회스럽네요. 덧방할까^^;;
타일은 벽면보다 바닥 붙이기가 더 어려워요.
바닥을 잘 붙이는 기공은 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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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는 장폭 합지보다 조금더 큰 와이드 합지로 합니다.
와이드라 그런지 일이 더 쉽고 빨리 끝납니다.
이 단지 아파트는 헤링본 장판을 쓰는게 유행이라고 하는데 전 그게 싫었어요.
마루를 깔으려고 했는데 마루 까는 일은, 자신도 없고 허리 힘으로 하는 일이라
(마루쟁이들은 허리가 안좋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튼튼하고 오래가는 데코타일을 붙이기로 합니다.
데코타일은 저렴한 재료인데 한장 한장 본드로 붙이고 재단도 해야 하고 과정이 정말 노가다였지요.
씽크대, 신발장이 들어오고.. 제법 집의 모습을 갖춰 갑니다.
전기, 조명 재료는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직접 교체하기로 합니다.
반드시 두꺼비집은 내리고 하시길 당부드리며 걍~ 했다가 전기 두번 먹었습니다.
(지금도 팔이 저리저리하고~)
솜씨 좋은 키억님이 카페에 올려주신 콘센트 교체하기, 인터폰 교체하기는 정말 굿입니다. 감사해요~
셀프로 하면서 느낀 점은.. 송도부자님 말씀처럼
전체적으로 깔? 맞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감각이 부족했고 아쉬운 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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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전세를 바로 내놨고 공사기간은 10일.
이를 어쩌나.. 인테리어가 끝나고 나니 그많던 사람들이 전세를 보러 다니지 않는 것입니다.
부동산 사장님 왈.. 영업한지 13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고^^;; (나 속은거니^^;;)
한마디로 발길이 뚝 끊깁니다. 그날이 10월 20일.
문의도 없고, 결국 12월 20일에 눈물의 잔금을 치르고 겨울은 길고 길고 길고..
이자와 관리비는 나가고, 복비를 두배 이상을 더 준다해도
보증금을 줄이고 줄여도 사람들 발길은 오지 않습니다.
설연휴가 지나고 전세를 보러 오긴 하는데 입질은 없네요.
천안은 지난 가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동안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전세 물량도 많고 전세 가격도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천안 분들은 불당동 신축 아파트로 가길 원하고
투자자들은 입지 괜찮고 갭이 적은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고
물건은 쌓이고 쌓이고 쌓이고..
아시겠지만 앞으로 천안에 공급 물량이 많이 줄어든다고 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온 것 같고요. 저도 그랬지만ㅠ
멋지고 수익 좋은 경험담을 써야 하는데
그러나 지금은 ing~중이니 좋은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 기대감이 없는 건 아니고요.ㅎ
횐님들은 이런 묻지마? 투자는..
전문가들의 말을 옳다구나 무조건 믿고 투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는데..
다행히 엊그제 전세 맞췄습니다.
역시 신혼부부들입니다.
대한민국 신혼부부 화이팅!
(별 내용도 없는데 지루하실까봐 급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이상으로.. "인테리어 기술을 배워 써먹어봤다." 마칩니다.
이윤해경님하고 친해질 기회도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행크내에서 계속 볼 수 있겠죠?? 좋은 경험담 공유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이윤해경님~~
잘지내시죠? 저도 연휴전에 천안 다녀왔는데.. 이미 가을에 투자자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동일하이빌은 가격이 많이 올랐더라구요. 그러면서 여전히 매물도 있고 전세매물은 더 많고... 갭 가격은 크고'-';;...
저도 소형평수로 보기도 하고 했지만 결정하지는 못했었는데~ 결단력 짱이신거같아요!!!
인테리어로 고생은 조금 하셨지만- 천안은 봄이 오고 있다고 하니 좋은 수익 보실꺼같아요>_<
인테리어 경험담 및 천안시장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해경님 대단하십니다.
항상 열정적인 모습 부러워만 하고 있네요.ㅜㅜ
안녕하세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땀 뻘뻘 흘려가며 직접 인테리어 배우시는 모습이 정말 열정적이신 것 같아 한껏 자극받고 갑니다! 좋은 수익내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닮고 싶습니다~~^^ 패기 굿
인테리어를 직접 배워서 하시는 열정에 놀랐습니다. 다행히 신혼부부에 전사 맞추신거 축하드립니다. 타일 자격증 취득까지 도전하시고... 앞으로도 성투 기대하겠습니다..
대단하시네요.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이정도 패기면 앞으로 투자수익도 걱정없어보이세요 ^^
인테리어를 배울 생각은 하지도 못했었는데 대단하세요 ^^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두 돈 아끼려고 인테리어 직접했다 모양도 안 나오고 힘도 엄청 들고 돈도 아끼는게 아닌것 같아 업자에게 요즘은 맏기고 있는 중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우와 정말정말 대단하세요 !!! 인테리어 관련으로 기술 배우고 싶어도 몸이 고생해서 도전하기 어렵던데 대단하세요 !!!
이윤혜경님 맘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곧 좋은 일 있으실거예요 힘 내세요!
대단하시네요. 저는 저희집 베란다 셀프 페인트했다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 어려운걸 다 하시네요. 좋은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서 풀인테리어...대단하십니다~
직접 현장으로 가서 몸으로 뛰시면서 배우다니.. 저도 그런모습을 배워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