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지 온지 올해 만 7년 (6월10일), 하니는 5년차 들어가니까 팅프 역사에서는 중간차 초큼 고인물입니다. 매번 대표님의 요청 문자에 잘 대답도 못하다가 어제 차량봉사신청하러 까페 왔다 이래저래 둘러보니 옛생각이 나서요. 우리 깜지를 기억하시는 횐님이 계실까 어쩔까.. ㅎㅎㅎ
깜지입양하고 제 인생도 몇번의 변곡점이 있었죠. 게으른 엄마의 슬기로운 반려생활을 도모하다보니 이제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삶의 중심이라고 얘기할수 밖에 없는 용품업자도 되었구요.
깜지는 까페에서 잠깐 레전드로 불리었던, LTE급 속도로 입양온 케이스입니다. 제가 한 일년 쉬다가 다시 재취업하기 열흘전쯤 올라펫에 올라온 깜지를 보고 입양하게 된게 깜지가 입소한지 한 일주일만이라고 했으니까요. 애교많은 무릎강아지. 작은 아파트 단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귀염둥이였죠.
그러다 집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삿짐 센터 아저씨를 확 무는 사고가 생겼어요.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관리해줬어야하는데 제가 회사에서 나오지 못하고 우왕좌앙하는 통에 처음 발생한 돌발사고였어요. 살점이 동그랗게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과장과대허위사실을 유포해서 애를 험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그런데 그 뒤로 산책하다 난데없이 남자분 바지를 뜯고, 똥줍는 잠깐 사이에 지나가는 아저씨를 물고, 집에 공사하러 온 사람들은 무조건 달려들고 험난한 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사고는 첨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리드줄이 길어서 튀어나가 물었다면 그다음부터는 짧게 잡고 있었는데 잠깐 똥줍는 사이 칵. 제어하겠다고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온몸을 뒤틀며 뛰어올라 일하시는 분 팔뚝을 칵.. 진짜 제눈앞에서 살점이 동그랗게 떨어져서 진피층에서 피가 뿜뿜나는 그 장면을 목격하는 지경이 되었죠.
암담했습니다. 전 강아지가 사람 꼭대기에 올라앉는, 원하는거 다 들어주는 세나개에서 보여지는 나쁜 보호자의 예인 말캉말캉한 보호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입질에 대해서는 단호함이전에 두려움이 너무 크니까 훈련이나 교육이 쉽지않았습니다. 훈련소를 보내보라는 얘기도 듣고 고민을 오래했지만, 결국 거기서는 제대로 훈련이 된것처럼 보일지라도 집에 와서 생활하는 또다른 환경의 변수들에 대해서 어떻게 다 대처가 될까. 오히려 유기의 상처가 있는 애한테 또 버려졌다는 오해를 주는건 아닐까. 그 생각이 크다보니 훈련소도 선택지가 아니었어요. 닥스 특유의 집요한 흥얼거림. 배변테러 같은건 사실 문제거리도 아니죠. 제가 감당할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입질은 어째야할지... 사람만 피해다니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 이후부터 산책하다가 만난 개들에게도 입질이 시작되었어요. 착한 강아지들한테는 또 괜찮고 으르렁하거나 싫어하는 개들한테만 공격적이더니 시간이 좀 더 지나니까 이제 아무개나 다 물어뜯을려합니다. ㅜㅠ 우리개는 안물어요는 절대 틀린 말입니다. 지금까지 안물었을뿐인거죠.
그러다가 하니를 잠깐 임보하게 되었어요. 사회성이 문제면 혹시 잘맞는 친구랑 같이 지내면 좀 좋아지지않을까? 라고.
결과는 최선의 선택. 환상의 짝궁이 되어서 하니도 저희 식구가 되었지요. 하니는 사람은 너무 무섭지만 사회성이 너무 좋은 강아지라 둘이서 너무 잘놀아요. 깜지가 행복해져서 혼자서 자율급식하던 애가 7키로가 넘는 뚱땡이가 된것도 다 하니 덕분에 입맛이 돌아서입니다. 오빠 사회성좀 좋아지라고 붙여놨더니 그렇게 사회성 좋던 하니가 지나가던 개한테 왈왈대는건 그냥 부록이에요. 크헉
깜지때문에 게으른 엄마의 슬기로운 반려생활을 하겠다고, 산책문제 해결하는 두줄하네스, 세탁과 위생고민을 해결하는 제로방석, 등등 다 만들었는데, 이 입질은 어쩝니까.. 너무 영리한것도 탈이에요. 입마개는 씌워놓으면 어떻게든 빼버리고 집에 놀러오는 손님들한테는 그렇게 쫄랑거리면 온갖 애교를 다 부리는 놈이 선택적으로 입질을 해대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평생 산책은 사람없는 길로만 다녀야하는건가. 강아지 동반이 아니면 갈데도 없고, 강아지동반도 울타리 다 쳐진 독채펜션아니면 꿈도 못꾸는 상황이에요 애견까페? 수영장?은 다 그림의 떡입니다.
그러다... 뚜둥
동네에 강아지유치원이 있습니다. 여기 사장님이 파양당한 강아지들 이래저래 가족도 많이 찾아주시고 견주들이 개들의 문제행동으로 힘들어하면 상담이나 교육도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분이세요. 이 유치원 상주견을 제가 모델로 쓰다가 친해졌는데, 깜지때문에 한탄을 하다가 제가 문득, 한번 봐주시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더니 기꺼이 한번 보자 하시더라구요. 궁금하셨대요.
그래서 지난 토요일, 주말에는 까페로 활용하는 유치원을 찾아갔습니다. 입마개도 챙기고 간식도 챙기고 벌렁벌렁한 가슴도 챙겨서 갔어요. 넘의 집 개를 다치게 하면 어쩌나. 거기 대형견들과 쌈이라도 나면 어쩌나 두근반세근반 하면서 들어갔죠.
리드줄을 넘겨받고 깜지목에 초크체인을 걸었습니다.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날 정말 믿으실수 있어요?
-네네 그럼요.
-한번은 마음 아플수 있어요.
-지금처럼 다른 사람이나 개한테 입질해서 힘들고 맘 아픈것보단 덜할거에요.
-그래요. 절 믿으세요. 절대 반응하지 마시고 모른척하고 한쪽에 계세요. 애가 쫓아와서 뛰어 오르면 몸을 돌려서 밀어내세요. 바디 블로킹 아시죠? 절대 아는척하거나 반응해주지마세요.
처음에 초크체인을 건다고 하실때 흠냐 저거 줄에 머 뾰족한거 달린거 아냐 하고 잠깐 찔끔했었어요. 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런 물건은 아니었고, 소리지르거나 특별한 액션없이도 리드줄을 살짝 채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임팩트를 전달할정도로 사용하시더라구요. 깜지는 어린 강아지는 아니니까 천천히 칭찬만으로 행동개선을 하긴 무리니까 필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틀은 한시간씩, 3일째, 4일째는 깜지만 두었어요.
결과는..
문제는 역시 보호자였어요.
1. 이사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에 대해서는 개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충분히 대비하고 준비해줬어야 했어요.
2. 처음 입질이 시작됐을때, 벌벌떨게 아니라 있을수 있는 상황이라는걸 인지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예방을 위해서 즉각 어떤 노력을 했어야해요.
3. 입질이후에 깜지는 제가 갖고 있는 두려움에 대해서 반응했던거같아요. 엄마가 쫄리니까 내가 지켜? 머 이런?
4. 엄마의 단호함이란게 깜지한테는 전혀 임팩트 없는 반응이었어요.
5. 나이가 많다고 어느틈에 포기해버린거.
이 모든 문제가 제게서 비롯된 문제였던거죠. 물론 깜지의 케이스가 또 일반적인건 아닐거에요. 그런데 가장 가까이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엄마는 좀 현명하게 판단하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했어야 했음을 아주 통렬하게 반성하는 중입니다.
우리 깜지는 더 행복할수 있었거든요.
전문 훈련사가 배치된 애견유치원이나 까페라면 문제행동을 도움받을수 있을거 같은데 입질있는 강아지는 상담이전에 입장불가잖아요. 요샌 다들 이쁘게 사진찍는것만 중요해서 인테리어만 요란한 업장들도 너무 많은데, 이렇게 우리 강아지가 행복할수 있도록 진심인 업체도 진심 흥했으면 좋겠구요.
짧은 시간에 효과가 있었던 이유가.
1. 제가 모른척하면서도 같이 넓은 공간에 있을수 있었다는거.
2. 낯설지만 교육이 잘된 강아지들이 다양하게 같이 어울릴수 있었다는거.
3. 집과 가까운 곳이라 산책하면서 쓩 들어가고 나오면서 한바퀴 돌고 들어가는 곳이라 깜지의 불안이 높지않게 시작할수 있었다는거.
4. 계속 깜지를 예의주시하면서 돌발행동을 방지해주는 관리자가 계신다는거.
5.이시키 겁나 똑똑하다는거.
깜지는 1살 추정나이로 왔으니까 이제 8살이에요. 적지않은 나이죠. 교육이 어렵다고도 했어요. 그리고 4일밖에 안됐으니까 당연히 맘을 놓을 상황도 아니구요. 지속적이고 일관된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주3회정도로 반일정도 유치원 생활을 하면서 얼굴 디밀지 않고 똥꼬냄새맡는법 부터 찬찬히 배우려고 해요.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하니도 같이 어울리는 2단계를 진입해야겠죠.
둘이 편먹고 쌈박질을 하진 않겠죠? ㅋㅋㅋ
제가요. 오랜만에 뚜둥 나타나서 이 긴 얘기를 쓴게..좀 자랑하고 싶었어요. 사실 거부감이 없는 입마개도 디자인해서 샘플 만들어놓고 켄넬형 집도 만들었단 말이에요. 근데 이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뭔가 개선할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까.
지난 시간의 못난 저를 탓하는것보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우리가 잘 지내게 되었어요.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괜찮죠?
우리 아이들은 상처가 있으니까, 지금 혹시 어떤 문제행동이 있다면 인내하려고만 하지말고 같이 지혜를 나누어도 좋을거 같아요.
우린 같이 행복해져야하니까요. 꼭 더 행복해져요.
첫댓글 요로코롬 깜찍한 깜지가 까칠이였다니~~^^
저도 훈련사 공부하면서 느낀겁니다.
보호자의 자세와 태도가 달라져야 아이들이 바뀐다는것을요..ㅎㅎ
한순간에 뭔가 바뀌진 않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순간 교육한 효과가 확실히 날꺼에요!
그날이 올때까지 깜지 화이팅~~^^
두줄하네스 정말 좋아요~~👍
지난번 라이브방송때 말씀하셨던 방석도 출시 되었나요?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아. 응원 감사합니다. 방석은 지금 제 스토어에는 업로드 했는데 팅커벨은 아직입니다. 주말쯤 작업하실수 있으시다니 쫌만 기다려주세욤!!
깜지가 파이터의 기질이...ㄷㄷㄷㄷ그래두 가족들이 항상 노력중이니 깜지야 무는건 공만 앙앙하는걸로 하고 사람은 앙앙하면안댄다아아...하핳
저 수제비귀를 젖히고 앙앙하면 앙댕당다다아아앙 하고 천사이모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이시키 겁나 똑똑하다는거“ ㅋㅋㅋ
빵 터졌음 ㅎ 똑똑한 깜지와 사랑스런 하니 보고싶네요^^
완벽한 세뚜이긴 합니다.
깜지하니맘님이 두 아이를 가족으로 맞이해주신 덕분에 깜지와 하니는 제2의 견생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더욱 깜지하니맘님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이제 아가들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네요. 깜지와 하니와 더불어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제가 늘 팅커벨에 감사한거 아시죠? 대표님
깜지하니맘님 엄지척!!
저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않고 기다려주는게 참 힘든일인데
기다려주고 친구도 만들어주고 사랑으로 모든걸 참아주셔서
저렇게 사랑스러운 깜지가 됬네요
남은 견생 깜지와 하니 건강하개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라겠습니다
더 잘해줄걸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와~~찐 괸찮은 보호자님~~멋지세여!!
감사합니다!!!
깜지랑하니는 복받은 규~~
이렇게 우리가문제란걸 깨닫고 노력해주는
보호자분들이 많아지기를♡^^♡
깜지야 엄니맘 알쥐?이젠 순둥순둥 잘살아보자~~♡
에고.. 아둔했던 보호자를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요렇게 예쁜 놈들이 저한테 뚝 떨어진건 제 복이쥬? ^ ^
자랑하실만 하세요!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하세요 ^_^ 센터에서도 깜지하니맘님의 리드줄과 쿠션 잘 쓰고 있답니다 :) 감사합니다!
에헤헤 빨간색 리드줄 입양캠페인때 쓰신 사진보고 완전 보람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토욜 봬요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나쁜 주인이 있다라고들 하죠.
물론 사람도 강아지를 다 읽지 못해 생기는 일들이니 시간이 필요한 거니까 나쁜 주인이란 표현도 좀 아니긴 하죠.
행복한 결과 축하드립니다.
깜지도 깜지맘도 고생하셨어요. 이쁜 허니는 부록^^
더 행복해지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 ^
깜지하니맘님이 만들어주신 옷 버니도 입고. 저도 입고 ㅎㅎㅎ
강아지 입양하는 일이 참 기쁘기도 하고 보람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궁 ㅎㅎㅎ
일기를 읽는내내 역시 끝까지 할수 있는 것은 "사랑의 힘"이구나 싶네요.
더많이 자랑하시고 계속 깜지.하니와 행복하세요. 좋은 아이템도 계속 많이 만들어주시고요.♡
엄허낫♡ 프로필 사진에서 버니가 입은건 무스탕 하네스네요. 아긍 VIP고객님 따뜻한 응원 너무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