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의 내부
김 선 우
막 해동된 핏방울들의
부산한 발소리 상상한다
이른 봄 막 태어나는 연두의 기미를 살피는 일은
지렁이 울음을 듣는 일, 비슷한 걸 거라고
상상해본다 최선을 다해 운다고
상상해본다 최선을 다해 웃는다고도
최선을 다해 죽는다거나
최선을 다해 이별한다거나
최선을 다해 남는다거나
최선을 다해 떠난다거나
최선을 다해 광합성하고 싶은
꼼지락거리는 저 기척이
빗방울 하나하나 닦아주는 일처럼
무량하다 무구하다 바닥이 낮아진다
아마도 사랑의 일처럼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창비, 2012)
첫댓글 누구라도 ‘최선의 삶’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마다 능력의 차이가 존재하고, 사람은 만족을 잘 느끼지 못하기에 슬픈 것이지요. 결국에는 내가 가지고 갈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게 인생인데,, 아직도 집착이나 물욕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니,, 코메디 같은 인생입니다. 무량, 무구. 이런 단어 하나도 깨우치지 못하고 잘난체 하는 인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