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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테마 스크랩 해외지역 12> 천공의 성 Cantavieja
LoBo(이완호) 추천 0 조회 212 13.09.12 08:33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유서깊은 모레야를 내려오다 동네뒤로 나오게 되었는데...쓰레기 언덕을 보고 말았다

어렸을때 형성된 트라우마는 참 모질어서 그 쓰레기 더미 속으로 뛰어들어가 빈병과 유리조각을 줍고 싶은 맘이 울컥 들었다, 국민학교 들어가기전, 쌀자루 매고 쓰레기하치장에 가서 유리를 주워오면 20원,,,50원까지 받은 날도 있었다. 쓰레기너미에 박힌 온전한 유리병을 발견했을때의 그 희열을, 지금은 어디서곤 느낄수가 없다....전혀

가족들에게 또 그 넝마 이야기를 꺼내면 날 쓰레기장에 버리고 갈까봐 아쉬운 눈길만 주며 스쳐갔다

 

길도 거대한 돌산을 어쩌지 못하고 피해 휘어진다

 

 

떼루엘 (Teruel)을 네비로 찍자 ' 빨리 갈래 ?  짧게 갈래 ? ' 묻는다,

Shortest route 를 고르자 갑자기 돌발 질문을 던진다 ' 비포장이어도 ? '

곧 죽어도 Go지 !

네비가 너 좀 당해봐라는듯 갑자기 180도 꺾어 등 뒤에 보이는 마을쪽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마을 이름 : 포르깔 (Forcall) 

 

 

 

 

흑사병이 휩쓸고 간 것처럼 인적이라곤 전혀 없다.

대낮에도 이렇게 무서운데 한밤중에 도착하면 얼마나 공포스러울까 ?

얼른 마을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갔다.

 

 

마을을 벗어나자

 

길은 점점 좁아져 중앙선도 없어지고 누더기가 되어갔다

 

 

 

 

경사진 산비탈을 꼬불꼬불 몇 km 를 지나자

포르깔보다 더 오래되고 낡았지만 왠지 정감있어 보이는 마을에 다달았다,

 

 

마을 이름 : 미람벨 (Mirambel)

 

묘한 분위기의 마을이었다,

 

 

 

 

 

이 마을을 들어갈 계획은 없었기에 개울을 건너 마을을 벗어나지만

 

 

못내 아쉬워, 멀어져 버린 마을을 다시 한번 뒤돌아봤다,

 

진정한 중세 유럽 마을을 느끼고 싶다면,

관광객과 상인에게 벌써 오염된 유명관광지보다 이 미람벨같은 곳이 숨은 보석이다

 

평화로운 전원풍경

 

 

거친 구릉과 끊일듯 이어지는 돌담

계곡을 훑고 지나가는 건조한 바람

 

 

들길을 호젓하게 가는데

경재가 잠깐 차좀 새워달라고 하더니 덤불속으로 들어갔다

내가 뒤돌아보자 갑자기 등 돌리고 막 뛰더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창틀에 턱을 괴고

바람에 휘청거리는 들풀을

바라보고 있으니 슬슬 졸립다.

 

후진해서 찾아보려다 전진해서 도망갔더니 경재가 열심히 달려온다

여기는 누구든지 혼자 떨어지면 무서운 곳

 

누더기 산길은 다시 잘 포장된 2차선 도로로 변신했고 차의 속도가 평균 20 km/h 빨라졌다

멀리 산위에 특이한 띠가 보여서 가까이 가보니

 

높은 돌산위에 거대한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었다,

 

그 특이한 바위절벽이 산등성이로 이어지더니

 

앞산에는 아예 그 절벽위에 회색 도시가 건설되어 있었다

 

기가 막혔다

나라면 돈을 주고 살으라고 해도 기어오르지도 못할 저 위에...진짜 미친거야 !

 

 

근데 그 곳을 가보려고 한게 아니라 외길이 그 위로 이어져서 어쩔수 없이 올라가고 있다

 

 

발아래로는 우리가 지나왔던 길이 꼬불꼬불하게 사라지고...

 

이런 신비롭고 황당하고 멋지고 고색창연한 곳이 돌아다녀보니 곳곳에 많던데 정작 가이드북에는 없다,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 위주로 되어 있는 두꺼운 관광안내책은 여행지 선정 기준이 나랑은 전혀 안 맞는다

 

이 도시가 형성됐을때는 그냥 산비탈이었을텐데 최근 토목기술로 깎아 만든게 분명한 이 도로는

절벽위 도시를 hair pin 커브처럼 한바퀴 돌아나간다.

 

 

 

 

 

마을 한복판에 조촐한 광장이 나타났다

차 한잔 마시고 가자고 식구들을 내려놨다,

 

 

 

 

나무 그늘아래 동네 노인들 대여섯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머리위 간판을 손으로 가리키며 커피 한잔 마실수 있냐고 물어보니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실실 웃는 노인들 장난에 놀아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2층이 불꺼진 관공서 같아서, 경재에게 올라가 보라고 했다,

 

잠시후 내려와

" 문은 열었어, 문은 열었는데.... "  끝내 말을 잇지 못한다.  그랴 말 안해도 알긋다 !

아까 오다보니 한군데 또 있던데 거기로 가자고 가족들을 이끌었다

 

 

길옆에 관광판넬을 보니 마을 이름이...깐따비에하 (Cantavieja) ?

 

 

 

 

길위에서 장기를 한 판 둬도 될 정도로 한적하다.

 

 

마을이름은 깐따비에하 (Cantavieja)  바 이름은 타파비에하 (Tapavieja) ?

 

영어가 안통해 카페콘레체 3잔 주문하고

짱이를 뭘 먹일까 하다가 레모네이드 있냐고 물어보니 냉장고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병이 불쑥 나왔다.

 

화장실이 대박 깨끗해서 놀랐다, 촌구석 화장실이 서울 프라자호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뭔 큰 관광거리인양 억지로라도 짜보라고 식구들을 화장실로 보냈다

갔다온 사람 모두 인정.

 

 

찐한 커피에 초코렛 두개씩 !

 

현주가 깝깝하다고 큰애들이랑 나갔다 오더니 아이스크림을 한박스 사왔는데 그 안에 여섯개가 들어있었다,

주인장 하나 주고 우리 다섯식구 먹으니 환상의 갯수 !

 

 

오후 내내 긴장하고 운전했더니 안구가 뒤통수에 달라붙을 정도로 피곤하다.

 

커피 한잔에 1.44 ? (2,200원), 레모네이드 합해 5.6 ? (8.400원)   바르셀로나 근방보다 훨 싸게 느껴졌다

경재가 동전 없앤다고 다 동전으로만 계산해줬다

 

 

 

 

아까 카페 안에 에어컨은 삼성.

길가에 세워진 차는 현대정공 갤로퍼. 바퀴커버에 마크는 현대정공인데 미쓰비시라는 글자

이 차의 원형은 미쓰비시 Pajero 가 맞긴하다. 더 아이러니한건 Pajero 란 말이 레오파드의 스페인 표기라능

아 헷갈려... 그냥 받아들이자

 

 

어슬렁 어슬렁 어색한 분수대광장까지 나와서

 

구시가지를 벗어나자 볼품없는 근대식 건물들이 나타났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져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며 엑셀을 깊이 밟았다,

 

모레야에서 깐따비에하까지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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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9.13 07:09

    첫댓글 도시에 사람이 없으면 무서울것같아요

  • 작성자 13.09.13 07:42

    도시에 사람이 없는 것보다 더 무서운건, 동호회에 사람이 없다는 것.
    아비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13.09.15 00:10

    나두있어~~~ 짱이 몸빼바지 엄청 귀엽네^^

  • 13.11.06 15:23

    뭔 마을에 사람보기가 가뭄에 콩나듯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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