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개' 때문에 갈등이 많습니다.개를 잡거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왜 그걸 막느냐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이 되어 올 여름에도 한 바탕 시끄러웠습니다.
개는 이제 가축이 아니라 사람의 반려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에 빗발치고 있다는 뉴스도 자주 나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오늘 기사 하나가 마음을 아프게 해서 올려 놓습니다.
<매년 여름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에는 길을 잃거나 버려진 동물이 급격히 늘어난다. 올해 추석연휴기간인 9월 21~27일까지 1주일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된 유기동물 수만 해도 1,300여마리에 이른다. 하루에 200마리씩 버려지거나 길을 잃은 것이다. 평상시 매주 300마리 가량의 유기동물이 등록되는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다.
동물보호소들이 유기동물들 입소 후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데 2일 안팎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명절에 버려지거나 길을 잃은 동물들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설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동물들은 제외한 숫자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 방향 함평 휴게소에서 발견된 3㎏ 덩치의 검정색 개를 비롯해 대구 농협의 한 공판장 박스에 한꺼번에 유기된 개 6마리, 전남 목포에서 구조된 임신 중인 백구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상처 입은 길고양이들도 상당수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7 동물의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ㆍ유실 동물은 10만2,593마리로, 2015년 8만2,100마리, 2016년 8만9,700마리에 이어 매해 늘고 있다. 유기ㆍ유실 동물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영하거나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보호소로 보내진 후 주인을 찾기 위해 APMS에 등록된다. 지자체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 가운데 주인을 찾아가는 비율은 14.5%뿐이다. 절반 가량은 보호소 안에서 생을 마감하며 30%만이 분양되어 새 삶을 살 기회를 얻는다.
보호소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ㆍ유실 동물의 자연사와 안락사 비율은 반반. 동물보호법 상 동물보호 면적이나 인력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센터의 시설기준 지침이 있지만 사실상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수준이다. 더욱이 동물 수용 면적은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에 불과한데다 뜬장도 허용하고 있다. 뜬장이란 오물 청소를 쉽게 하기 위해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지 않고 동물의 발이 쑥 빠져 제대로 설 수조차 없는 창살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현재 보호소 수준으로는 다친 동물들의 치료는 언감생심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27일 충남 당진 고대면에 위치한 당진시동물보호소에는 다른 개에 크게 물려 상처를 입은 스피츠 종 개가 들어왔지만 제대로 된 검사와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소속 수의사가 일주일에 세 번, 세 시간씩만 근무하기 때문에 다친 동물은 수의사가 오기 전까지 방치된다. 사실 당진시보호소는 전국에 있는 293곳의 지자체 직영ㆍ위탁 보호소 가운데 시군구 보유 시설을 위탁업체에서 임대, 운영하는 시설위탁형태로, 시설과 재정면에서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인데도 그렇다.
나머지 253곳은 지자체가 민간에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치료는커녕 안락사조차 시키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완섭 당진시동물보호소 소장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동물들이 많지만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모든 동물을 치료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현재의 예산으로는 상주 수의사를 구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호소 동물들은 전염병에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동물보호센터운영지침에 따르면 수의사 판단에 따라 검진항목을 생략할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제대로 검사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전염병에 걸렸을 경우 격리 수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검사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 보호소 별로 이미 적정 개제 수를 넘어선 상황이라 격리실을 따로 운영하는 것조차 버겁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소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런 작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요즘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로 개똥을 누게 하고는 치우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하천길에도 그렇지만 어제는 하늘공원에서도 두어 건을 보았습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것이 요즘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겁니다. 자기들이 키우던 개를 버리고 가면 뒷수습은 누가 하라는 얘기입니까? 개를 정말 사랑해서 남들이 먹는 것조차 비난한다면 버리는 일도 없어야하겠지요. 갈수록 심각해지는 유기견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모습이라 매우 씁쓸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