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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죽음...운명의 엇갈림...결말은 눈물나게 슬펐지만 그 마지막의 감동과 여운 만큼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드라마들..."슬프기에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
새드 엔딩 드라마..그 찬란했던 슬픔의 마지막을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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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M (1994) 심은하, 이창훈, 김지수, 양정아
낙태 도중 죽은 아이가 악마적 존재가 되어 세상에 앙갚음 하고자 마리(심은하)의 몸속으로 들어온 후 펼쳐지는 의학스릴러 드라마. 방송당시 최고 시청률 50%라는 전대미문의 히트를 쳤고 ost와 더불어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심은하의 야누스 적인 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이 드라마는 납량 특집인 만큼, 청각과 더불어 시각적으로도 소름돋는 장면들이 참 많았다. 피부가 벗겨지는 장면, 마리가 돌연 M으로 변하며 눈동자 색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장면....동시에 매스꺼운 목소리로 변조되어 "날 똑바로 봐!"라고 속삭(?)이는 장면까지... 하지만 난 요즘도 이 드라마를 생각하면, 그해 여름 밤을 가득 채웠던 그 서늘한 무서움 보다는 안타깝고 슬펐던 드라마의 마지막이 먼저 떠오른다. 마지막회, 심은하와 과거 연인으로 나온 이창훈. 그 두사람은 탑 같은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고 그는 마리 안에 존재하는 M을 자신의 몸속으로 받아들인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무서운 상황들 속에서도 마리를 향한 그의 사랑은 죽음도 뛰어 넘은 것이었을까.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악의 화신으로 여기고 있는 마리를 향해 총을 쏘고, 두 사람은 탑 아래로 떨어져 버린다. 결국, 마리도 죽고 이창훈도 죽게 된다는 결말.
이 드라마의 설정을 자세히 보면 "M"..그 보이지 않는 악마적인 존재부터 차디찬 죽음이란 슬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을 낙태시킨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M.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에 대한 복수....그 자체부터 이 드라마는 슬프고 우울했고 결말을 이미 마리의 죽음으로 예정해 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무서운 존재 M. 그리고, 그 악한 상황 속에서도 슬프도록 빛났던 두 남녀의 사랑. 13년 전이라는 드라마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비록 그 주인공들의 패션이 촌스러울지언정 그들의 대사와 극의 설정만큼은 참 기억에 남는 독특한 드라마였다.
mbc 세상끝까지 (1998) 김희선, 류시원, 김호진, 강성연, 김선아
드라마 내용이 너무 가물가물해서 구체적인 장면들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시 보고 싶어도 다운받기도 힘든 희귀드라마가 되어 버린 "세상끝까지". 대충의 줄거리를 보자면, 고아원에서 자란 김희선과 그 고아원의 원장 아들로 자란 류시원. 그 두사람은 서로 좋아하게 되지만 어느 드라마속 부모님들이 다 그렇듯, 류시원의 엄마도 김희선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결국 김희선은 쫓겨나다 싶이 류시원과 헤어져야 했고, 그 사이에서 김호진이 못된 역할을 맡았다. 그는 김희선을 겁탈하고..아이까지 임신시키는 요주의 인물. 어느 사건으로 인해 류시원은 실명의 위기에 닥치고..김희선은 백혈병에 걸린다.
결국 김희선은 저 세상으로 가면서 류시원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고...류시원은 김희선이 죽기 전 낳았던 김호진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지금 보면 어떨진 모르겠지만..그때 당시는 마지막회나..중간중간 김희선의 불쌍한 처지들이 참 안타까웠고 죽음으로 갈라져 버린 그들의 사랑이 슬프고 처연했다. 김희선이 이때를 시작으로 불치병 전문 여주인공이 되버렸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니....지금은 구태의연한 설정인 불치병이...불과 몇년전엔 드라마팬들의 눈물을 쏙 빼놓은 주범이었다는 건 정말 확실한 사실. 예나 지금이나 죽음보다 슬픈 소재는 역시 없다. 갑자스런 죽음도...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들도...주제가가 참 좋았던것 같은데...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kbs 가을동화 (2000) 송승헌, 송혜교, 원 빈, 한나나, 한채영
새드엔딩의 드라마를 논할 때 절대 빠질수 없는 드라마 중의 하나인 "가을동화"..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계절별 찾아오는 사랑의 이야기들이 시작되었고, 그때마다 피어나는 명대사의 열전,그리고 드라마 속 촬영지가 그 마을의 명소가 되는 진풍경이 일기 시작했다. 줄거리를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가을동화 속 준서와 은서의 사랑이야기는..진부한 멜로가 아닌 그 이상의 위치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 할 정도. 드라마의 제목인 "동화" 처럼..그들의 앞에 일어난 일들은 너무도 가혹하고 "거짓말"같았다. 오빠라고 알고 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남"이 되버리고...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착한 내 친여동생이었던 사람이 사실은 "남"이 라는 청천벽력같은 일들. 그 폭풍같은 운명의 장난에..은서와 준서의 이별은 가슴아픈 동화의 한페이지를 장식한다.
마지막회..은서의 죽음도 가슴치게 슬프지만...어린 은서가 가족들과의 생이별을 견뎌내는 초반의 내용들도 참 아리고 아렸다.
그렇게 생이별을 하고 몇년만에 재회한 준서와 은서...동생의 불쌍한 형편이 동정심이 되고 그것이 사랑이 되버린걸까...준서의 가슴아픈 사랑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고, 이제는 감히 넘볼수 없는 사람이 되버린 오빠 준서에게 연정을 품게되버린 은서..
그녀 또한 자신을 목숨처럼 아끼는 남자 태석의 구애과 준서에 대한 진심 사이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것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동화라고 했던가... 모든 사람들이 원치 않는 그 두사람의 사랑이 제대로 꽃피워 보기도 전에 은서는 병을 얻고 만다. 은서가 준서에게 찾아와 "나랑..딱 3개월만 살아주면 안돼?" 라고 힘없이 애원하는 엔딩 장면은 준서가 그럴수 없다는 걸 알기에...하지만 자신은 숨쉬고 살아갈 시간이 얼마 없다는걸 알기에..너무도 아프고 아픈..주인공의 속사정을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럴거면 처음부터 오빠 동생으로 만나지 말지...처음부터 남자대 여자로 만났으면...그들의 사랑이 꽃피울 시간은...몇년이나 더 있었을텐데.....어린 준서가 바꿔버린 아기 이름표처럼...살아갈 시간도 모자라 사랑할 시간까지 줄어들어 버린 그들의 운명.. "너의 죄를 사하노라" 라는 대사는 왜이렇게 눈물을 부르는지...아직도 어디선가 그 대사를 읊조리는 주인공들이 살아있을것같은..동화적인 상상들.. 은서의 죽음뒤에 자신도 따라 죽을 결심을 했던 준서. 그 결심을 막는 은서....하지만 그녀의 속마음도..사실 준서가 자신과 함께 해주길 바랬던것일까. 은서의 죽음 후... 자신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거닐던 준서를...결국 참지 못하고 데려가 버렸으니까. 은서가 언제쯤 자신을 불러줄까 망설이며 기다리겠다는 준서의 대사는 불과 몇분도 안돼 현실이 된것이다.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 가을동화....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이야기들...준서와 은서...하늘에선 아프지 말고 늘 사랑하고 행복하길...
sbs 완전한 사랑 (2003) 김희애, 차인표, 이승연
2003년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나에게 진정한 "완전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일깨워 준 드라마"완전한 사랑".
한국 드라마계의 정상에 서계시는 김수현 작가님의 작품 답게, 사랑이야기라고 해서, 불치병이야기라고 해서 지루하거나 식상한 드라마가 아니었던 작품. 가난하게 태어나 시댁식구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며느리 영애(김희애)와 그녀의 연하지만 친구같은 귀여운 남편 시우(차인표).
비록 시아버지에겐 인정받지 못하는 며느리지만 영애는 늘 긍정적이었고 그리고 열심히 살아간다. 부잣집 시댁에 손 한번 벌리지 않고도 자신들의 힘으로 아파트를 마련하기도 했던 두 사람. 새로 마련한 아파트의 거실 한가운데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그 영애와 시우의 모습은....그 모습대로 영원할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영애는 병을 얻었고..몸은 날로 쇠약해져만 갔다. 처음엔 괜찮겠지..괜찮겠지 했는데 어느덧 계단을 오르내리는것 조차 힘겨워진 상태까지 가버렸고, 시우네 네 가족은 영애를 조금이라도 편안히 하늘에 보낼 시간들을 준비할수 밖에 없었다. 시우는 늘 철없는 남자였다.
자신보다 연상인 영애를....부인이기에 앞서, 엄마로서, 누나로서 편히 기댔던 그. 그런 그녀가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니...
아직 아이들도 어리고...무엇보다 자신도 그녀가 없으면 살수 없을것 같은데.... 하늘이 무너질수 있다면 바로 이런 상황일까.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랬건만..결국 영애는 저세상 사람이 되버렸고...이제 남은건 그 고통을 견디는 일뿐이었다.
그러나...그 고통...얼마나 아픈것이길래...시우는 영애가 죽은지...얼마 안돼 떠난 여행에서...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시우의 죽음을 끝으로 막을 내린 그 의미. 드라마 제목인 완전한 사랑의 뜻...오래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그 참뜻을 알수 있을것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두 주연배우의 호연이 빛을 발했던 작품!! 환자 연기를 정말 박수가 나올만큼 혼신을 다했던 김희애의 기침 연기는 진정 "최고"였다.
mbc 다모 (2003) 하지원, 이서진, 김민준
드라마는 몰라도 다모폐인이란 말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페인들을 잠못이루게 했던 최고의 드라마 다모.
ost 부터 대사까지 그리고 그 처절하고 애틋했던 장면 하나하나 전부 완벽했던..역시 사전제작 드라마라 달랐던것같다.
14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안에 모든것이 있었다. 죽음, 고통, 눈물..그리고 사랑. 사극이라 그런지 현대극과는 또다른 느낌의 사랑들이 그 안에 녹아 있었는데 뭐랄까...절제된 미학이라..."아프냐..나도 아프다" 라는 대사속 의 절제된 사랑이 가슴을 울렸고,,뒤돌아 보면 더 생각나고 아련해진다. 물론 다모에 주인공들의 사랑만 있었던건 아니다. 허구이긴 해도 정치이야기며, 맛깔스런 대사들과 함께 했던 조연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권오중, 이문식, 이한위님등 많은 연기자분들의 조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다모도 없었을것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난 주인공이 모두 죽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비록 새드엔딩이라 마음이 찢어질지언정 다모처럼 그 여운과 아픔이 종방된지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주 새 것처럼...생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채옥과 윤, 성백..이 세사람의 운명 또한 그러했으니...이승에서의 사랑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저승에서라도 아니 지금 어딘가 새로 환생해서라도...못다한 이야기들..못다한 사랑...이어가고 있기를...
sbs 천국의 계단 (2003~2004) 권상우,최지우,신현준,김태희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 기억상실에 불치병 거기다 안구이식이라는 90년대 드라마의 단골메뉴들의 총집합 드라마가 아닐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참 재밌게 봤다. 그리고 자꾸 생각나는 드라마 중의 하나.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던건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이야기다. 콩쥐팥쥐를 보듯 늘 유리에게 당하는 정서. 그런 정서를 앞에서는 보듬어 주는 척하면서도 뒤로는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르는 새엄마 미라. 평범하게 살았던 어린 정서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미라와 유리 모녀는 참으로 모질었고 무서웠다. 하지만 정서는 늘 송주를 생각했고, 짧은 동화를 보듯 그들의 풋풋한 사랑은 액자 속 그림 같았다. 백성현, 박신혜, 이완이 만들어낸 어린시절 이야기들은 시간이 흐르지 않고 계속 그대로 흘러가길..하고 바란적도 있었다. 이 드라마의 가장 첫 씬은 송주와 바닷가의 피아노가 함께 화면에 잡히며 시작된다. 그의 외로운 모습에 이 드라마도 해피엔딩은 아니겠지 싶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버렸으니..... 끊임없이 흘러나왔던 아베마리아의 신공이 무색하리만큼...정서도 죽고 태화(신현준)도 죽었다. 태화의 죽음이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데... 가질수 없는 사랑에 대한 마지막까지의 헌신은...비록 정서의 오랜연인은 송주였지만 오히려 태화의 외사랑이 더 올곧고 믿음직스러웠을 정도니까... 그 믿음이 정서에게 세상의 빛이 되었고, 잠시나마 송주의 얼굴을 볼수 있게 해주었다. 아련한 추억이 담긴 바닷가에서의 죽음.... 이루어 질듯..만나질듯 만나지지 않았던 송주돠 정서의 사랑은, 태화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 (2004) 하지원, 조인성, 소지섭, 박예진
충격적 엔딩의 드라마를 얘기할 때 빼놓을수 없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
그 정도로 이 드라마의 엔딩은 그 어느 드라마의 엔딩보다 머릿속 깊이 박혀있었다. 제목 처럼 발리에서 생긴 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인연이 시작된 만남의 장소, 이별의 장소. 말 그대로 모두 발리에서 생긴 일이었다. 발리는 무엇보다 주인공의 캐릭터들도 눈에 띄었는데, 만약 내가 연기자였다면 발리의 이수정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여자의 욕망. 그 덧없는 기대감... 이수정은 결코 신데렐라 스토리에 묻어가는 전형적 스타일의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녀를 설명하려 한다면 백가지가 넘는 수식어를 써야 하지 않을까...착함? 악함? 이 두가지 만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특이한 매력의 캐릭터. 재벌 집 막내 아들 정재민과, 가난하지만 명석한 두뇌로 미래가 촉망되는 강인욱. 이 두 남자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끊이없이 주저한다. 그녀의 진심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수도 없는 수수께끼를 풀어가야 했다. 그녀 자신 또한 그 수수께기를 풀어 가던 중...드디어 그들은 욕망의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었고, 회사의 자금을 몽땅 빼돌려 발리로 떠나가버린 강인욱과, 그와 함께 떠나버린 이수정. 그러나 그때야 알았다. 그때서야 자신의 수수께끼를 풀어버린 수정. 처음엔 재민을 그저 비빌 언덕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바닥을 기고 있는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 줄것같은 돈많은 남자였기에 재민을 허락했고 안되는걸 알면서도 그의 곁을 맴돌곤 했었다. 그런데 그게 단지 그런 이유에서만은 아니었다는걸 스스로 깨닫게 된것이다. "마음을 주지 않는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에요" 라고 말하던 그 순간... 더러운 운명이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정의 가슴에 재민을 넣어두었던 것일까... 허나..그 진심을 알기도 전에 자신을 속이고, 무참히 버려두고 인욱과 도망쳐버린 수정을 찾기위해 혈안이 되어있던 재민은...그 두 남녀를 보자마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버리고 만다.
수정은 꺼져가는 숨을 헐덕이며 "사..사랑..해..요" 라는 말을 재민에게 남기고 숨을 거둔다. 참...어렵다. 참 괴로운 드라마다. 졸지에 사랑하는 여자를 죽인 남자가 되버린 재민...애증의 섬 발리의 어느 해변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 장면은....미리 찍어놨다는 사실이 무색하리 만큼 20회의 짧지만 긴 사랑과 욕망의 대미를 장식했다.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2004) 소지섭, 임수정, 정경호, 서지영
이 드라마가 방송될 무렵, 친구들과 모이기만 하면 미사얘기부터 꺼냈고 수다의 마지막도 역시 미사가 장식을 했었다.
그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직도 이 드라마만 생각하면 가슴부터 미어진다는 골수 팬들이 참 많다. 은채의 마지막 나레이션처럼 살아서도 지독하게 외로웠던 남자 무혁... 머릿속에 박혀 있는 총알이 매일 그를 아프게했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고독함 아픔을 달래야 했던 사람. 드라마를 보며 울컥했던 장면중의 하나..거의 마지막 부분.. 무혁이 엄마 오들희의 집 앞에서 마지막으로 절을 하던 그 뒷모습. 그 쓸쓸한 뒷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눈물과 외로움을 늘 눈안에 머금고 살아왔던 그 였는데....멍한 그 표정 하나하나 전부 놓칠수 없었는데...이미 죽을걸 다 알고도...무혁의 안쓰러움은 왜이리 인정하기 싫었는지...비록 드라마 속 가상의 인물이었지만 실제로 만나서 꼬옥 껴안아 주고 싶던 사람. 괜히 폐인을 만들어낸 드라마가 아니다. 드라마를 드라마로서 그냥 끝내는게 아니라 그 안에서 동화되고 그 주인공들의 아픔 하나까지 전부 느껴지기에, 그냥 놓아둘 수 없는것이다. 은채까지 무혁을 따라가면 어쩌나...내심 걱정하면서도 결국 그렇게 되고 보니...의외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겉으로는 새드엔딩이었지만 그 주인공들에게 있어선.... 서로의 고독과 그리움을 매꾸어준... 행복한 결말이었기를...
kbs 장밋빛 인생 (2005) 최진실, 손현주, 이태란, 남궁민, 나문희
최진실의 복귀작이자 또 한번의 불륜드라마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장밋빛 인생"
드라마 제목에 역설법을 사용한듯, 최진실이 연기한 여주인공 맹순이의 인생은 장미꽃처럼 그리 찬란하지도 그리 아름답지도 못했다. 세상살이에 찌들어 가며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참 억척스럽게도 살아왔던 그녀. 남편의 트렁크 팬티를 자기 바지인 양 입고 다니고 다 낡아빠진 내복에, 변변한 외출복 하나없는 그야 말로...자기 자신을 위해선 돈 한푼 맘껏 쓰지 않았던 알뜰한 주부 맹순이. 세상과 가정에 파묻혀 살아 그랬던 건가...단 한번도 남편이 자신 외의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 그게 유일한 그녀의 목표였고 소박한 꿈이었기에...매달 꼬박꼬박 적금을 부으며 10원이라도 내 피처럼 아끼며 살았는데....그게 그리도 정떨어지는 모습이었던가... 남편 성문은 언젠가 부터 순이와의 잠자리도 피했고 아내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법이 없었다. 그저 무뚝뚝...차려주는 밥이나 먹고, 내어주는 넥타이나 휙휙 돌려매면 그 뿐이었다. 성문의 외도 사실을 알았을때 하늘이 노랗고 땅이 갈라지는듯...순이의 인생은 그때부터 "평범한 삶"과는 동떨어진 길을 걷게된다. 아예 다른 여자와 살림까지 차리려는 남편, 거기다 그 남편을 말리고 두드려 패도 모자랄 시댁 식구들이란 사람들은 "니가 잘 못했으니 니 남편이 저러는거 아니냐...위자료가 왠말이냐..." 라며 끝없는 나락으로 그녀를 몰고갔다. 이젠 아이들 까지 빼앗아 가려는 갖은 핍박 속에서도 어떻게든 홀로서기를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맹순. 심야 대리운전을 하다 몸쓸 사내에게 겁탈까지 당할뻔했으니...참으로 힘들었고 고단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언제쯤 지나갈까 눈물 콧물 쏟으며 버티고 있던 중..이게 왠 날벼락인가...자신이 몇개월 살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무서웠다. 토끼같은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그 목숨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이쁜데... 남편은 집나가고...자신이 의지할 곳이라곤 간통죄로 고소까지 당할뻔했던 여동생 영이 뿐. 몸은 날로 쇠약해져 갔고 뒤늦게 병마의 소식을 들은 남편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순이 곁에 돌아온다. 표독스런 눈을 하고..남편을 내쫓던 그녀... 몸 걱정 해주는 시어머니까지 내몰던...눈 떠보니 세상이 달라지듯...자신은 이제 죽어가고..남편은 돌아오고. 세상만사 다 부질없어 보였을 그 여자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여지껏 아웅다웅 안달복달하며 살아왔던 시간들이 다 허망하고 우스울 뿐이었다. "내가 왜 죽어..내가 왜 죽어야 해.." 라던 순이의 울부짖음은... 남편 성문에게 더 아픈 후회를 남겨주었고...그녀에게 남은 시간동안...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마치 결혼 전 연애 시절을 떠올리듯...결혼을 약속했던 그 때 그 카페"장밋빛 인생"에서의 추억처럼...죽음앞에 그들 부부는 잠시나마 행복했고 또 안타까웠다. 나의 인생을 장밋빛으로 물들게해준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던가...이 물음에 대한 답을 조용히 생각해 볼수 있었던... 그 흡입력과 몰입도가 진정으로 강했던 드라마였다.
kbs 투명인간 최장수 (2006) 유오성, 채시라, 조연우, 최여진
내 눈물과 콧물을 쏙쏙 아주 잘도 빼갔던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참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드는 드라마였다. 처음 드라마의 전반적인 내용을 하나도 몰랐을 때는 투명인간? 주인공이 죽고 투명인간이 되서 아이들 보살펴 준다는 코믹드라만가? 이랬었는데, 알고보니 처음의 이 웃기는 추측도 어느정도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드라마 최종회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 제목으로 알려주고 있는것 아닐런지.... 하늘나라에 간뒤에도...솔미와 다미, 그리고 아내 소영을 옆에서 늘 지켜주고 보이지 않는 몸과 손으로 보살펴주고 있을 따뜻한 장수의 영혼이 눈에 선하게 아른거린다. 알츠하이머란 병에 걸리기 전 장수는 그야말로 가정을 가진 남자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만큼 비가정적인 남자였다. 그저 열심히 일해서 돈만 벌면 아이들도 저절로 다 크는 줄 아주 크게 착각했던 아빠였다. 그런 장수의 모습에 늘 못마땅했던 소영.. 쥐꼬리만한 장수의 월급은 늘 뭔가 부족했고 직접 생활에 나서서 악착같이 돈을 벌던 그녀... 그녀의 억척스러움에 네가족 안락하게 살수있는 넓은 집도 마련하지 않았던가.
소영은 늘 장수를 남편으로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로서의 그 자격미달에 대해 묻곤 했다. 하늘이 벌을 내리신 걸까...이제야 가족이 뭔지 아내가..남편이 뭔지 깨달으려 할때...장수에겐 죽음이 찾아왔고 소영에겐 한도 없는 눈물만 찾아왔다.
"우리 장수씨 어떡해..우리 장수씨..." 라며 하얀 가슴팍을 손으로 마구 쥐어 뜯으며 절규하던 소영의 울부짖음...
자신이 누군지 조차...자식의 얼굴도 못알아보는 지경까지 이른 장수. 장수의 몸에 이름표까지 붙여주며 안타까워했던 소영.
이제야 진짜 아빠노릇을 할수 있을것같은데....아이들과 휴일이면 놀이공원도 가고...맛있는 저녁도 늘 같이 먹고....함께 하지 못했던 일들이 너무도 많았다. 마지막회..장수의 장례식을 끝마치고.....모두 돌아가던 그 때... 아내 소영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붙들고 이렇게 말했다. " 장수씨..나 만나서 행복했어? 나랑 살아서 행복했냐구...나는 행복했는데..나만 행복했을까봐...당신은 힘만 들었을까봐...그게 너무 미안해요..미안해요.." 이 장면...아..슬프고 또 슬프다...슬프다는 말 밖엔...더는 할말이 없다. 투명인간 최장수. 몸은 보이지 않아도...마음은 보인다... 가족들 옆에서 영원히 함께 할 그 사람...
kbs 눈의 여왕 (2006~2007) 현 빈, 성유리, 임주환, 유인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외로운 나의 여왕..너를 만나러 왔다 " 라는 태웅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눈의여왕.
1회에서 지금껏 있었던 모든 일을 회상하는 듯한 라플란드에서의 첫 장면은 마치 주인공 태웅마저 자살하는 듯한 암시를 주었다. 결국 태웅은 죽지 않았지만...예정된 보라의 죽음은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을 바랬던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을 것이다. 득구[태웅]는 지난 날 친구의 죽음이 꼭 자신의 탓인것만 같아...지난 몇년 간을 태웅이 아닌 또 다른 삶 득구를 선택했고, 그 안에서 보라를 만난다. 어릴 적부터 지긋지긋한 병과의 싸움으로 있는대로 성질만 부리던 얼음공주 보라는 그런 득구를 알게되며 점차 마음의 온도를 높여간다. 보라는 때론 그런 그를 괴롭히며 모진 말도 수시로 내뱉지만 득구는 알고 있었다. 아니 느끼고 있었다. 보라에게서 전해지는 그 슬픔의 근원과...고독...그 언저리의 아픔까지. 끝내 세상과 등을 지려는 보라를 살려 낸 득구. " 왜 그래야만 했냐고 묻지 않을께..그렇지만 살아..살아있는게 죽는 것만 못하더라도..그래도 살아..살아있는게 좋아...살아서 후회하고..살아서 괴로워 해.." 그런 두사람의 끌림은 점차 사랑으로 변하지만, 과거의 그 사건으로 인해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득구 본인 때문에 죽었다고 여기던 그 친구가 바로 보라의 오빠였다니...! 왜 일까..왜이런 시련이 이렇게 아프도록 자주 찾아오는 것일까...그 시련이 끝날 때쯤...그들을 기다리고 있는건 가혹하게도 또 하나의 죽음이었다. 보라의 몸상태가 전 같지 않아.. 쓰러지는 날이 점점 많아지다 결국은...조용한 죽음을 맞는 보라... 살수 있을까..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가버렸는데...태웅은...온전히 살수 있을까...그러나 그는 살아간다. 보라 때문에 보라를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죄책감때문에 버려졌던 태웅으로의 삶. 수학을 참 좋아했던 그의 삶..그 삶을 지속하게 된것이다. 마지막회... 그 두사람의 추억이 깃든 농구장에서의 장면.... 하얀 눈발이 흩날리고...그 둘은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나 잘있어...나 잘있어요..' 라는 안부인사라도 나누 듯..태웅와 보라의 드라마 속 마지막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kbs 마왕 (2007) 엄태웅, 주지훈, 신민아
화제의 명품드라마 부활의 제작진이 뭉쳤다는 소리를 듣고 방송 전부터 참 많은 관심을 두며 지켜봤던 드라마 마왕.
그 명성에 걸맞게 한 회 한 회 빼어난 구성과 치밀한 전개는 방송이 끝나면 "아 얼른 다음주가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연신 외치게 만들었다. 타로카드가 소재로 나온 것부터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과거의 가해자가 오늘의 피해자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에 내가 오승하의 복수를 지지하고 있는지 강오수의 후회를 감싸주고 있는지 선뜻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흔히 드라마를 보다보면 더 끌리는 캐릭터가 있고 그 캐릭터가 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만 관심을 두고 시청했었는데 이번 마왕은 조금 달랐다.
두 남자 주인공 캐릭터 모두에게 매력을 느꼈고 그들의 복수와 후회, 그리고 그 눈물들에 전부 감정이입을 했었다.
과거 오수의 잘못으로 인해 풍비박산이 난 승하의 가정. 꿈많던 형은 졸지에 칼에 찔려 죽었고 그 충격으로 늘 힘들게만 살다간 불쌍한 엄마까지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가 가졌던 그 끓어오르는 복수심을 어느 누가 알수 있을까. 끝없는 복수를 꿈꾸고 그 복수의 계획을 처절하게... 한 치의 막힘도 없이 실현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죽음으로 또다른 누군가의 복수까지 도와줬던 승하. 그 복수의 끝에는 바로 오수가 있었다. 사람과 사건들이 도미노처럼 밀려와 오수의 앞에 쓰러진다. 밉기만 했던 아버지도...그렇게 착하던 형도...오랜 친구들도...전부 승하의 계획 아래 엎어지며 오수를 괴롭게 했다. 그도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 과거 철없이 불량스럽게 학교 주변을 맴돌던 그였지만 승하(태성)의 형 태훈을 죽이려는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단지 사고일 뿐이었는데.... 그 사고가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꿔버릴 복수의 씨앗이 될줄은...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타로카드가 하나둘 그 정체를 드러내며 그것의 범인의 윤곽도 점점 좁혀졌고 놀랍게도 그것이 승하라는것을 알게된 오수. 그를 멈추고 싶었지만..그는 멈출수가 없었다. 복수의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불쌍한 남자.... "용서"라는 단어가 그 두 남자의 사이에 과연 존재될수 있을까.... 그 용서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결말의 궁금증은 커져갔지만...
결국 승하와 오수 두 사람은 같은 곳...너무나 되돌리고 싶었던 태훈의 죽음이 일어났던 바로 그 장소에서 나란히 숨을 거둔다. 그때의 그 사건과 너무도 흡사하지 않던가...누군가는 죽어있고..그 죽음을 가장 먼저 보게되는 해인까지. 하지만 그때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게 하나 있다. 서로의 어깨를 기댄 채 죽어있는 그 모습처럼 두 사람사이에 있었던 과거의 그 흐린 기억들과 복수, 용서될수없는 후회...그 모든 것들은 완전히는 아니어도 깨끗히...조금은 편안히..죽음과 함께 흘러나오던 용서와 이해로 서서히 지워져가고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회를 보고 난후..그 다음날 아침...눈을 뜨고 세수하러 간 화장실에서 눈물 한방울 뚝... 영원히 잊지못할 마지막 장면...
ㄱㅆㅋ에서 아주 옛날에 담아놨던 글인데
지금 읽어도 술술읽히네
옛날드라마가 정말 명작이 많다!
문제되면 삭제할께~
첫댓글 헐 M은 스토리 하나도 생각 안나는데 엄청 무서웠던거랑 심은하 초록눈만 생각나욬ㅋㅋㅋㅋㅋㅋ 다시보고싶내
다모
하얀거탑이 없네요 장준혁 편지 나올때 오열햇는데요 ㅠ
세상끝까지요. 김희선 삶이 너무 짠했긔 ㅜ
12월의 열대야도 있긔.. ㅠㅠ
저도 이거 좋아했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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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여명의 눈동자 마지막 장면 ㅠㅠ
M 은 ost도 무서웠긔
태양의여자도 생각나긔
나쁜남자도 새드엔딩아니였냐그
새드 좋아해서 그런가 m말고 다봤냅ㅋㅋㅋ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요 ㅠㅠ
가장 마음 아픈건 마왕이요ㅠㅠ 최근작 중에서는 달의연인 보보경심도 있긔
아우ㅜㅜ새드 못보는병 있어서 마왕은 주지훈때문에 끝까지봤지만 힘들었어요ㅜㅜ눈의여왕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