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경전축제” | |||||||||||||||||||||||||||||||||||||
■ 제5회 금강경 강송대회 ‘현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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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한글 가사체 다양한 도전 76명 중 18명 외워쓰기 ‘만점’ 개인부문 필기 암송 즉문즉답 3단계 거치며 자기공부도 점검 불교 유일의 재가불자 경전축제인 제5회 금강경 강송대회 대상은 화계사에 다니는 정재선 씨가 차지했다. 지난 17일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박물관에서 개인전 필기 및 암송, 결선 3단계를 거쳐 최고상인 조계종 총무원장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정재선 불자는 올해 회갑을 맞은 해여서 의미를 더했다. 상금 1000만원과 함께 대상을 수상한 정재선 씨는 “(금강경을) 읽기만 해도 좋다”며 몸과 마음을 바쳐 정진하는 소중한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단체전에 나와 우수상을 수상한 ‘가사체 한글금강경 서울독송회’의 스리랑카인 칼리아느완스 스님은 “(스리랑카인으로서) 참가할 수 있어 기쁘고, 수상까지 하게 돼 감사하다”며 “이 세상에서 가장 높고 귀중한 부처님 가르침을 더 열심히 공부해 모두를 즐겁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장왕식 씨는 심사위원장상인 최우수상, 남시우, 정진용, 최미란, 고광권 씨 등 4명은 우수상을, 신홍식 씨는 특별상인 서울시장상, 정일순 씨는 강남구청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밖에 안희숙, 정경희 씨를 비롯한 개인전 참가자, 가가합창단을 비롯한 단체부문 참가자 등이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며 우수, 장려, 특별상을 수상했다.
본격적인 시상에 앞서 심사위원회(위원장 지안스님, 조계종 고시위원장)는 개인전 참가자 전원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매우 향상됐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문광스님(탄허기념박물관 연구실장)은 심사 경과보고를 통해 “학생부를 포함해 76명이 참가한 1교시 외워쓰기 분야에서 무려 18명이 만점을 기록해 2011년 1회 대회 이래 최고 만점자를 배출하게 됐다”고 전하면서 “참가자의 45%인 34명이 90점 이상으로 파악돼 채점자와 심사위원들은 수상자 선별을 앞두고 일찌감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2교시 암송 실력도 필기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가자 대부분이 금강경 전체를 정확히 외우고 있었다. 대회장 혜거스님의 추첨으로 출제된 1교시 외워쓰기 지정분은 제4 묘행무주분과 제12 존중정교분, 제23 정심행선분, 제26 법신비상분, 제31 지견불생분 등 5개분으로 50분이 주어졌다 . 문광스님은 “1교시 만점자 가운데 무려 10명이나 최종결선에 오르지 못하여 아쉬움을 달래고 내년을 기약해야만 할 정도로 박빙의 경연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1000만원의 상금을 받은 영예의 대상 수상자 정재선 불자는 필기와 암송, 결선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아 명실상부한 대상 수상자로서 손색이 없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금강경 강송대회 개인전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가산점이 부여되는 한자표기 외에도 조계종 표준 한글본 금강경과 가사체 한글금강경을 완벽하게 외워 써서 만점을 받은 불자들도 나왔다는 점을 들었다. 금강경 수지독송의 방법이 한문본을 넘어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대신해 대상을 시상한 법상스님(조계종 포교연구실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금강경 강송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의미 있고 행복을 전하는 일”이라며 “이 전통이 전국으로 확대돼 국민들이 나날이 행복해지길” 발원했다. 불교TV 회장 성우스님(조계종 전계대화상)은 강송대회에 대해 “어두운 마음을 밝히는 성스러운 일로 이 시대에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금강경 수지독송의 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다운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발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도 금강경 독서를 통해 마음이 맑아지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강송대회의 소중한 전통이 이어져 금강경이 참뜻이 널리 펼쳐지길 기원하는 영상메시지를 보내왔다. 심사위원장 지안스님도 “(재가불자들이 금강경) 전문을 다 외우는 것은 대단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님은 “금강경이 어디에 있느냐”는 개인 결선 마지막 질문을 하면서 ‘마음을 잘 써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도록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안스님은 “금강경이 반야경의 한 부분이듯이 금강경은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이라며 “경전을 수지독송하는 것은 바로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잘 쓰기 위한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5회 금강경 강송대회(대회장 혜거스님)는 금강선원과 불교신문, 제4교구본사 월정사가 함께 열고 탄허기념박물관과 탄허불교문화재단이 주관했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과 포교원 등 기존 후원처 외 이번 대회에는 서울특별시와 강남구도 함께 나서 금강경강송대회가 대중문화축제로 가는 길에 큰 힘을 실어줬다. “금강경은 읽기만 해도 좋은 경전” ■ 대상 수상자 정재선 씨
지난 17일 제5회 금강경 강송대회 대상 수상자 정재선(60, 법명 경덕·사진) 씨는 지난해 서울메트로를 퇴직하고 불교공부로 제2 인생을 살고 있는 불자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그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기쁨을 표하고는 이내 대중을 향해 먼저 큰 절을 올렸다. 수상소감에서 밝혔듯이 그에게 있어 <금강경>은 “읽기만 해도 좋은 경전”이며, 대상은 “일체지를 얻기 위해 정진하는 데 몸과 마음을 바치는” 계기가 됐다. 대회 이틀 후 그의 전화목소리에서도 금강경은 여전히 기쁨을 주는 경전이었다. 원불교에 깊이 관여하던 외조부 등의 선연(善緣)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강경에 좀 더 깊이 다가가게 한 것은 1997년 모친의 별세였다. ‘인생무상’을 느끼게 되면서 불교공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천수경>을 외우면 좋다는 얘기를 들은 지 얼마 안 돼 쉽게 외워졌다. 그 이후 금강경이 생각나 찾아들었는데 환희의 연속이었다. 경전부터 달랐다. “어린 시절 원불교에서 본 금강경은 1~5분(分)으로 구성된 것이었는데…. 32분까지 다시 한 분씩 읽어나가는데 진주 같은 내용이 줄줄이 들어있었다.” 외우기로 마음을 정하고 1주일 정도 됐을 때 32분까지 경(經) 전체를 완전 독파하며 금강경에 빠져들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늘 외우면서 다녔다고 한다. “금강경을 외우면 그렇게 좋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유위와 무위를 오르내리는 부처님과 수보리존자와의 문답 등은 황홀감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퇴직으로 인한 고민은 그에게도 예외일 수가 없었다. 남은 인생에 대한 고민이 찾아들기 시작할 무렵 화계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교육, 기도 등 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다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문품, 능엄주, 아미타경 등 접하는 것마다 몸에 스며드는 듯했다. 그 즈음 지난 7월1일. 불교신문이 새로운 원력을 갖게 해줬다. ‘금강경강송대회 개최’ 광고였다. 그날 이후 하루 두 번씩 사경하며 독송하는 것으로 대회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 “과연 나의 금강경 공부가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해보는 좋은 기회라 여기면서….” 10명이 겨루는 개인부문 결선에서 전재선 씨는 마지막 차례였다. 경전의 끝 부분을 다시 외우고 그 뜻을 새겼다. “중생들은 삼독심으로 인한 상(相)으로 인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독심을 내려놓고 청정한 생활을 하면 세존처럼 일체지를 얻을 수 있다. 금강경을 공부하는 사람은 ‘상(相)’을 없애는 것을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차분하게 설명해냈다. 금강경 각 분의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그 생활 주변에서 실천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와 더불어 대상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금강경의 근본 뜻을 확실히 깨달아 일체중생과 더불어 늘 함께 하면서 살라는 뜻으로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처음 열린 단체전 19개팀 163명 랩, 창작합창곡, 중국어까지… ‘경전수지 독송 새 장르’ 열다 제5회 금강경 강송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금강경 수지독송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즐거운 수행’임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바로 이번 대회 처음으로 연 단체전에서다. ‘얼마나 참여할까? 잘 될까?’ 운영위원회(위원장 최혜자)의 우려와 걱정은 대회당일 환희심으로 바뀌었다. 5~20명으로 구성된 19개 팀(총163명)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대치1선등’은 금강경 외에도 한자1급 시험과 <원각경> <신심명> 외우기 등 모든 공부와 봉사활동에서도 정평이 나 있던 팀으로 “14명이 마치 한 사람이 독송하는 것처럼 통일감 있고 화합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5명이 함께 한 ‘정수’ 팀은 최고령 노보살들로 ‘꽃보다 보살’이란 팀 구호답게 “누구보다도 고운 자태로 금강경을 완벽하게 수지독송해 호응이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 ‘가가합창단’은 경쟁자들로 하여금 ‘앙코르’를 외치게 하며 이번 금강경 강송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팀이다. 금강경 제30, 31, 32분을 노래로 표현해 강송대회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경전축제로 이끌었다. 특히 32분은 지휘자 서근영 씨의 창작곡으로, 아름다운 선율에 율동까지 곁들여 무대를 꽉 차게 만들었다. 또한 ‘가사체 한글 금강경 서울독송회’는 스리랑카인 스님들과 함께 한글 금강경 수지독송을 시도해 ‘세계로 뻗어가는 금강경(강송대회)’의 모습을 보였으며, ‘수서경찰서 경승실’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금강경을 합송해 강송대회 위상을 무차 화합축제로 제고시켰다. 단체전 신설 얘기가 나올 때부터 강송대회를 흥겨운 축제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여 온 ‘금강걸스’는 깜찍한 복장, 귀여운 율동 등 뛰어난 독창성으로 관객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선재’ 팀은 한글번역본, 한문본도 아닌 중국어로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모습을 보여 강송대회를 젊은 무대, 글로벌 무대로 변화시켰다. 최혜자 운영위원장은 “이번 제5회 대회는 개인부문 초등학교 5학년부터 단체부문의 90대 노인까지 함께 한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며 △스리랑카인까지 참여하는 다국적 무대 △한자를 넘어 우리말 한글, 한글 가사체 등 다양한 문자가 나오는 무대 △엄숙한 독송에서 랩, 합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경전수행 방식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불교신문3148호/2015년10월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