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물건과 협의분할

[조재팔]

오래 전에 토지 지분을 낙찰 받았습니다.   농지인데 400평이 조금 넘습니다.   옛날 옛적에는 지분을 낙찰받으면 얼릉 팔아 먹기 위해서 지분을 해소하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처리를 했는데 이때부터는 장기투자 위주로 하게 됩니다   당장 지분을 해소 하더라도 딱히 살 사람도 없는데 굳이 힘들여서 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을지.....평당 7만원쯤에 낙찰을 받았으니 잘 샀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을 낙찰받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건 토지 바로 옆에 공장이 있는데  공장 물건은 1번물건으로 나오고 이건 농지는 2번물건으로 나왔는 바   일단 이 농지를 먼저 낙찰받고  이후 공장을 낙찰받을 요량으로  작전을 짰습니다.   후일    공장은 이 농지가  옆탱이에 붙어 있으므로 꼭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물론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공장 주인이 이 땅을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지 않을까 싶더군요.   지적도를 한번 봅시다.

뻘건색이 경매에 나온 물건들인데...제가 낙찰받은 물건은  2번과 3번의 각 지분을 낙찰받았고  아래쪽 건물이 있는 부분이 공장입니다 .   공장이 소재하는 토지의 면적보다 제가 낙찰받은 토지의 면적이 더 큽니다.   그 당시 조사를 하였을 때 이 물건들은 소위 말하는 구분소유적 공유라고 하나?  그런 물건인데,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이미 지분이 해소 되었고 지분소유가 아닌 각각 소유 상태로 되어 있었는데 분할을 하기 전에 설정된 근정당권의 실행으로 죄다 원위치로 돌아온 경우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엔 글로서는 한계가 있어서 생략하고.......등기부등본을 열심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ㅎㅎ

입찰 당일 예상대로 이 토지는 세명이 입찰했고 공장은 단독 입찰입이다.  경매를 잘 하는 사람 같았으면 이 토지를 먼저 낙찰받고 공장은 유찰시키고 다음기일에 낙찰을 받는 것이 순선데.....아래 자료와 같이 공장은 강남에 사는 예쁜 여자가 단독으로 낙찰받았고, 이건  토지도 같이 입찰하였으나 그 여자보다 내가 좀 높은 금액으로 입찰을 하여 낙찰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공장인데 굉장히 비쌉니다  토지의 면적도 얼마되지 않는데 1억 3000만원이나 썼더군요.

결국 낙찰받고 잔금을 납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장을 낙찰받은 예쁜 여자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제가 낙찰받은 토지를 팔라고...  얼마에 살거냐고 물어보니 얼마에 팔거냐고 되려 물어보네요..   내가 옛날 같았으면 조금 붙여 먹고 팔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러지 않기로 했으니 대답을 합니다.  그리 팔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꼭 사고 싶으면 1억 내 놓으라고.....     그 이후론 연락이 없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3000여만원에 낙찰을 받았으면 돈 1000~2000 만원 붙여서 팔고 받고 넘길 수도 있는데 그런식으로 사고팔고 또 사고팔고 해 봤자 별로 영양가가 없더라는겁니다.   그래서  그리 부담이 되는 금액도 아니고 땅도 잘 산거 같고....호재도 있고......

원래 이 물건을 낙찰받을 그 당시에는 여주군 북내면이었고 2007년에 여주읍으로 편입이 됩니다  그리고 곧 여주시로 승격하기로 했고 몇년 지나니까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얘기를 꺼내면서 바람도 솔솔 불기 시작합니다.  잘됬다 싶어 그냥 내깔려 두기로 둡니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소송을 통해서 지분을 해소 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지분을 해소 하더라도 이 물건은 제값에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데 굳이 서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또 과거 지분물건의 경우 내용증명을 보내고 솟장을 제출하고 개지랄을 떨어서 팔아봤자

그리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는 사실입니다.  이런게 학습요과래나 뭐래나.....

그냥 계속 방치를 합니다 .  물론 그동안 다른 사람이 농사를 짓고 있으니...... 쌀이라도 받아 먹기 위해서 내용증명 우편물을 몇번 보낸 적은 있었는데 아무런 답변도 없네요.  400평이면 백미 80키로짜리 2가마니는 받아 먹을 수 있는데.....농사 짓는 사람 찾는 것도 귀찮고 그냥 세월이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2008년인가 2009년인가....공유자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지분을 쪼개자고 합니다.  여태 조용하다가 왜 지분을 쪼개자고 하는지...넌지시 물어봅니다.  "갑자기 지분을 왜 쪼갤라고 하나요"  멈칫거리면 떠듬거린다. 내가 먼저 넘겨짚고 물어봤다 "혹시 팔라고 하시나요?"   "얼마에 파실려고 하는데요"   말을 안하네요.     그래서 제가 다시 불어봅니다. "분할하기 싫으세요?"  그제서야 대답을 하네요.  "그게 아니라 대운하가 어쩌구 저쩌구......대충 알만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를 공양으로 약면서  이 동네 농지값이 무지하게 올라는데  많이 올랐으니 이제 팔고 싶어 분할을 하자는 말인데 그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

대충 감은 잡았고....제가 먼저 제안을 합니다.  공유물분할 같이 복잡한거 하지 말고 그냥 교환 형식으로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제 권리면적이 442평이고 총 필지가 4필지였는데 그중 한필지 185-4번지가  400평쯤 되었고. 그 필지 전부를 나에게 이전해 주고 부족한  42평을 평당 50만원으로 쳐서 돈으로 계산해 주면....그 대신 내가 다른 필지에 있는 지분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그런데 알아보니 이렇게 교환방식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교환은 서로에 대한 양도로 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의 부담 때문에 매매금액의 결정도 쉽지 않고...또 등록세 취득세도 적잖이 나오게 됩니다.    분할을 하는거보다 교환방식이 비용이나 모든 면에서 불리하니 어쩔 수 없이 분할을 하기로 합니다.

결국 분할을 해 달라고 사정을 하는 사람에게 각박하게 거절도  못하겠고...큰 맘 먹고 공유물 분할절차를 통해서 분할을 하기로 했고 바로 분할절차에 들어갑니다.  분할비용은 다 떠 넘길려고 했으나... 기본 양심상 절반씩 부담하기로 하고.............

농지를 분할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발행위허가신청을 해야합니다.  양식은 시군구청에 비치되어 있고 신청서 양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요새는 달라졌을래나?

신청서를 쓰다보니 주소, 성명을 바꿔썼는데.  새로 쓰기도 귀찮고 그냥 두줄  좍좍 긋고  접수를 합니다.  깔끔 떠는 사람은 다시 작성하는데 전 깔끔치 못해  쓰던거 계속 씁니다. 종이도 아깝고....새로 쓰기도 귀찮고.........종이 한장도 다 나라의 세금이고, 담당자가 신청서 내용을 알아보기만 하면 될거 아닙니까.   참 그리고 아래와 같이 공유자들의 동의서를 첨부합니다.  동의서 양식은 별거 없고 분할에 동의한다 뭐 그런 내용으로 한글화일로 작성해서 출력하면 됩니다

참!!!  농지를 쪼그많게 분할을 하면 안해줍니다.  사유가 있으면 분할이 가능한데 자기 입맛에 따라 그냥 분할을 해 달라고 하면 안되는겁니다.  예를 들어 분할을 해서 도로로 사용하겠다든지...이런 사유가 있으면 모를까....이 경우는 분할을 하고 이후에 다시 합병을 하는 조건으로 즉 조건부 분할을 하는겁니다 .  그래서 위 동의서를 보면 분할이 완료되면 다시 합병하는 조건으로 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어서 경계측량을 하고 성과도를 첨부랍니다.   지금은 얼만지 모르겠는데 드 당시 측량비용은 얼마더라?   한 50여만원 들었나?   몰론 모든 비용은 일단 제가 부담을 하고 나중에 절반은 받기로 공유자와 굳게 약속을 했고...........

 위 도면을 보면 오금리 185-3, 185-4 각 필지를 측량하고 위 그림 185-4를  제가 가지면 땅 평수가 조금 모자라니  모자란 부분만 185-3 번지로부터 분할을 하고,  그리고 분할을 한 낄따란  'ㄴ' 부분과  기존의 185-4 필지와 합병을 하면 공유지분은 서로 깨끗해집니다.   즉 185-4 번지 권리면적이 늘어나게 되는겁니다.

며칠지나지 않아 군청으로부터 무슨 통지서가 날라왔다.  개발행위(분할)관련된 허가증.   요즘은 세상이 좋아 졌으니 과거처럼 우편으로 주고받고 이렇게 하지 않고 문자나 메일로 오지 않을까 싶네요.  카톡으로 올려나?  ㅋㅋ 

개발행위허가 즉 분할을 허가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  일단 분할이 되면 지적도와 토지대장이 생성됩니다.  그리고 분할된 지적도와 토지대장 기타 관련서류를 법무사에게 제출하고 분할과 합병등기를 마칩니다....측량과 분할, 합병 그리고 등기비용까지 대략 100여만원쯤 들었고 기일은 대략 보름쯤 걸린거 같네요. 물론 비용 중 절반은 공유자에게 받았고...........

참  그리고 다 알고 있겠지만 분할은 비용이 들지만 합병은 비용이 드는게 아닙니다.  분할은 측량도 필요하고 그렇지만 합병은  그냥 지적도에 지적선만 지우고 합병되는 지번만 없애면 되니까요.

여기까지 협의에 의한 분할절차를 알아봤는데 여기서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지분을 낙찰받고  당장 살 사람도 없는데 공유자를 압박하고  개지랄을 떨어서 지분을 해소한들 뭐하겠습니까.  설령 낙찰금액에 얼마간의 수익을 남기면 뭐하겠습니까.  용돈벌이 밖에 안됩니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니 재밌는 일들이 많습니다  제가 팔아 먹고... 저에게 그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은 항상 나보다 더 벌더라는 사실입니다.  저에게서 매수한 사람도 생각이 있어서 투자했을진데...........쩝...

이렇게 해서 대략 4년이 걸렷나?   2008년도에 팔아 먹었습니다.  계약서를 쓰면서 똥구녁이 움찔거립니다.  왜냐고?  양도소득세 때문인데.....쭐이고 또 쭐이고....양도차손을 만들고....온갖 개지랄을 떨어도 세금이 6000만원이 넘게 나왔습니다.   얼마에 팔았는지 궁금하시죠.  ㅎㅎ  양도소득세에 너무 놀라서..........얼마에 팔아 먹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그리고 이 땅 팔아 먹은 이듬해 년말  보름동안 세무조사를 받았습니다.  양도소득신고를 하고 세금을 6000만원이나 납부했음에도 다운계약서가 의심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라네요.   이놈의 땅 때문에 피 똥 쌀뻔 했는데 평소 세금도 열심히 내고 또 죄를 짓지 않아서 그런지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보름동안 털어도 먼지 안나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푸하하...

내용이 길어졌는데 끝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겁니다.   사고 팔고 또 사고 팔고.....내용증명 보내고 소송하고 팔아 먹고...또 소송하고....기다리다 보면 이렇게 공유자가 분할을 해 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깨 100바퀴 굴리지 말고 호박 한바귀 제대로 굴리자...오랜 세월 경매를 하다 보니 뭐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 하긴 사고팔고 또 사고팔고....공유자들 팔목 비틀어서 팔아 먹는 재미는 있습니다 . 짭짤하고요.    저도 여태 그렇게 해 왔으니까요.  나이 먹으니까 변하는거 같습니다.   어릴 땐 세월이 그렇게 안 가는데 요즘은 10년 전이 엊그제 같습니다 .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이 부동산 투자를 하면 장기로 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강의를 한지가 10년이 지났는데 엊그제 같네요.  

제가 요즘  유행하는 간헐식 다이어트를 하는데 이제 밥 먹을 시간이네요.   여러분들도 저녁 식사 맛있게 하세요.  그리고 년초부터 술 많이 먹지 마시고요.  하긴 밥도 많이 먹으면 죽고...물도 많이 먹으면 배터져 죽는데...뭐 알아서들 마십시요.

[시작하는날]

교수님 컬럼 꼼꼼하게 잘 읽고 갑니다!
저녁 식사 맛있게 드시고
10시 30분부터 축구 시청하세요!

[win777]

투자에 대한 심층 글 감사합니다.

[미리미]

감사합니다 물건마다 가져갈 타이밍이 달라보이네요

[곰탱]

잘 읽었습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통통]

ㅎㅎ 심드렁하게 털털 늘어놓는 이야기에 빠지네요...잘 배우겠습니다. ^^

[신스타]

우와~저도 간헐식 단식 시작했는데^^
근데 이게 간헐식 폭식이 되는것같은 느낌이드는건 왜일까요..

[조재팔]

신스타님은 마르신거 같던데 단식을 하시네요.

[강남건물주]

신스타님 뺄살이 어디있다고요 ㅡㅡ

[사라]

언니 건강해쳐 ㅠㅠ 건강이 최우선이얌...!!

[삼돌]

선생님의 한 사례로도 너무 많은것을 배웁니다.
세무조사 를 보름간이나 ....
저는 무조건 안 팔아야겠다 생각합니다.

[닥터짱가]

쉽게 알 수 없는 것들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맥잡스]

물건에따른 투자의정석 !! 감사합니다. 날씬해진 교수님 모습이 상상되네요~

[찍신]

보름동안 세무조사받으시고도 무사히~~
역쉬!완벽하십니다..ㅎㅎ

[사라]

좋은 땅 하나 잘 사서 계속 묵혀두는 방법 명심하겠습니다^_^ 호박 한 바퀴 크게!
요즘은 1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10년도 20년도 별로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도 않네요 ㅎㅎ

[수하늘]

투자의 긴 안목으로 지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새해에도 늘 건강 잘 유지하시고 롱런하시길 바랍니다~^^

[현자]

땅콩도 아니고 깨 100바퀴라니...ㅋㅋ
안팔아도 맘 편한 것만 사고 싶습니다....

[충무]

좋은 배움에 간사드립니다.

[단풍별]

세무조사 좀 받고싶어요.~~
먼지 좀 털려도 되니 제게도 그런날 좀 와주길.^^;;

[청해]

오랜 경험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소중한 가르침 감사합니다.^^

[jizon]

선생님 글 읽을 때마다 얼굴에서 미소가 번져요. 글이 너무 찰지고 재밌습니다.^^

[강남건물주]

재팔쌤 정성스레 올려 주신 글 감사합니다
그대로 따라 해보겠습니당
저는 초보인데도 벌써부터 깨 100바퀴 보단 호박 한바퀴 가 더 좋으니 게을러서 큰일이네요 ㅜㅜ

[명랑줌마]

이렇게 소중한 경험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출일몰]

아직은 쌤의 글을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만..ㅋ...끝까지 읽어 보겠습니다. 아~..이런건가...할 때 까지요..ㅋ

[푸른산으로]

늘 재미있고 교훈이 됩니다^^

[현용인]

감사합니다

[가네샤]

소중한 실전경험담 이렇게 나눔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호박한바퀴 가슴에 새기고 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