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이 1℃만 내려가도 암이나 기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겨울철에 숙면을 취하고 체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에게 꼭 맞는 침구를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비싸다고 해서 좋은 침구는 아니다. 빨래와 건조 조건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침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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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의 속통은 크게 천연 소재와 화학합성 소재로 나눌 수 있다. 바깥 공기의 변화에 따라 수축 및 흡습 작용을 하는 거위털이나 양모 등이 천연 속통이라면, 바이오 솜 표면에 유기 항균 물질을 열로 코팅한 스카이 바이오나 마이크로 파이버 등의 첨단 소재는 화학합성 소재다. 아무래도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보온성이나 습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한 겨울 이불 속통으로는 화학합성 소재보다 천연 소재가 더 뛰어나다. 예전에는 목화 소재도 많이 사용했는데, 사용할수록 뭉치고 무거워져 수면 시 자주 뒤척이게 만들기 때문에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고도담 연구원은 천연 소재 이불의 보온성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법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보온성만 따지고 봤을 때 가장 훌륭한 소재는 단연 거위털이죠. 대부분의 이불은 덮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와 보온성이 비례하거든요. 그런데 거위털은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다만 가격 부담이 크다는 게 단점이죠. 세탁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물세탁을 하면 거위털이 뭉칠 수 있고 완벽하게 말리기도 힘들거든요. 이불이 속까지 뽀송뽀송하게 마르지 않으면 보온성이 크게 떨어져요. 그래서 거위털이나 오리털 이불은 집에서 빨기보다는 2~3년에 한 번씩 드라이크리닝을 하도록 합니다. 집에서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가끔 말려주는 정도로 관리하세요.”
거위털은 추운 곳에서 자란 거위의 것이 좋은데, 거위가 추위를 이기기 위해 털의 기능을 그만큼 발달시켰기 때문이란다. 작년까지는 헝가리산이 많이 판매되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시베리아산 거위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또한 거위털 이불은 거위의 가슴 주변에 촘촘히 난 부드러운 다운과 배 주변에 빽빽하게 난 스몰 패더를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것들의 질감과 양에 따라 이불의 품질이 결정된다.
양모는 거위털의 절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거위털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땀을 흡수하고 발산하는 능력이 뛰어나 한여름 장마철에도 양모 이불을 덮으면 끈적임이 느껴지지 않고 쾌적하게 잠을 이룰 수 있다. 수면 중에 흘리는 땀을 흡수해 밖으로 발산하기 때문에 겨울 침구 속통으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양모는 숨을 쉬기 때문에 탄력성이 좋으며 덮었을 때 포근해 숙면을 도와준다. 단, 소재가 동물성 단백질이기 때문에 습기가 흡수되어 있는 상태로 방치해두면 표면의 지방이 변질되어 냄새가 날 수 있다. 침구의 안감과 겉감 모두 양모 소재를 사용해 누빈 것이 좋고, 햇볕에 자주 말리며 사용하도록 한다.
가격 부담이 커서 천연 소재를 선뜻 구매하기는 어렵다면, 요즘 가장 핫한 이불 소재인 텐셀을 눈여겨보자. 가격은 양모보다 다소 저렴하고, 천연 소재는 아니지만 유칼립투스 나무가 원료이므로 보온성과 통기성 모두 뛰어나다. 나무는 스스로 수분을 빨아들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불을 덮었을 때 몸을 착 감싸는 촉감이 좋으며,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숙면을 유도한다. 물세탁도 가능해 아이가 있는 집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탁을 자주하는 사람이라면 천연 소재 대신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한 이불을 추천한다. 화학합성 소재 중에서도 천연 소재에 가장 가까운 속통으로, 가격이 저렴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공기층을 함유하고 있어 통기성과 보온성이 특히 우수하다. 천연 솜만큼 인체에 이롭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가격이 저렴한 데다 천연 솜과 달리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작년 겨울 큰 인기를 끌었던 극세사는 뛰어난 흡수력, 부드러운 촉감, 빠른 건조가 장점이다. 하지만 털이 가늘고 부드러워 기모충이 생기기 쉽고 정전기가 일어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겨울에는 이불만 잘 선택해도 난방비를 훨씬 많이 절약할 수 있다. 그러니 가격과 기능 그리고 우리 가족의 생활패턴까지 꼼꼼하게 따져 이불을 구입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