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기 쉬운 계절, 소아비만 잡아라.
한국인의 평균키는 지난 몇 십 년간 급성장을 거듭해 왔다. 통계적으로 요즘 청소년들은 남자 185㎝, 여자 168㎝의 키가 되기를 원한다.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풍토로 인해 평균체중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그에 반해 소아비만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현재 소아비만 인구는 전체 소아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소아비만 바로 알기
어릴 때 살, 크면 키가 된다?
소아비만이란 청소년기 이전의 아동, 특히 10세 이전 아이의 비만으로 과다한 체지방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소아비만은 명확하게 비만과 정상을 구분 짓기 어렵지만 평균적으로 같은 연령과 신장의 소아표준체중보다 20% 이상 무거운 경우로 비만증이라고 한다.
소아비만을 유발하는 지방세포가 대폭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가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 5~6세 전후와 청소년기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지방세포란 주로 피부 아래쪽 피하지방층과 근섬유층 사이, 내부기관의 주위에 분포하는 지방 저장소라고 볼 수 있다. 성인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 증가로 인하지만,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적 증가가 주를 이른다.
소아비만이 있는 경우 인체 내 지방세포 숫자가 늘어나는데, 지방세포는 한번 증가하면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지방세포가 많은 성인으로 성장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 뚱뚱한 아이는 뚱뚱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셈이다.
실제 소아비만의 경우 80% 정도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어릴 때 살은 키로 간다는 어른들의 옛말은 사실과 다른 셈이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고 이런 경우 체중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소아비만은 몸무게만 문제? 정서적 문제가 더 크다
소아비만이 주는 폐해는 심각하다. 비만이 성조숙증을 유발해 키성장이 일찍 멈추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성인비만과 마찬가지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같은 성인병 질환을 유발하는 인자로 작용한다.
성격 변화 등 정서적인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이 뚱뚱한 아이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져 우울증이나 대인관계 기피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 쉬운데, 친구들의 놀림이나 부끄러움 때문에 자신감 결여와 정서발달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 소아비만으로 인해 왕따 문제가 발생해서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는 아이들의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과체중에 따른 호흡이나 수면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성장기 수면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 뼈의 길이를 늘이고 근육을 증가시키는 성장호르몬과, 인지능력이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등은 대뇌 밑에 위치한 콩알만 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주로 깊은 수면에 빠져 있을 때 분비되기 때문이다.
소아비만은 부모 탓? 생활환경부터 바꿔라
소아비만이 병적인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부모의 잘못된 습관을 그대로 이어받아 소아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귀가시간이 늦어지면서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늦어지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뒤로 밀리게 된다.
또한 가족이 모두 모인 뒤에야 비로소 가족 간의 생활이 시작돼 과제 검사와 학습지도, TV시청 시간 등이 이어지면서 잠자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늦게까지 깨어 있게 되면서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지거나 야식을 먹는 일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것들은 모두 비만유발인자를 늘리는 습관이다. 저녁을 늦게 먹거나 야식을 하는 습관은 신진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살찌는 이유가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하면 체중이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밤에는 신진대사가 낮아지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기 쉽다. 즉 야식은 몸속에 축적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소아비만을 예방하려면 온 가족이 생활에 규칙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은 기본이다. 식사도 아침 점심 저녁을 거르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양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아동의 하루 섭취 열량은 1200 ~1800kcal(10~17세) 정도가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아비만에도 복병 있다? 사춘기 조숙증
사춘기 시기는 키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사춘기 약 2~3년 동안은 보통 남자가 25~30㎝, 여자가 15~20㎝ 정도 자라게 되는 급성장의 시기이며, 사춘기의 발현시기가 성인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이마다 사춘기 시작 시기와 급성장이 일어나는 시기가 달라서 동갑이라도 키의 차이가 많이 나고 영양소의 필요량도 크게 다르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경우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빨리 닫혀 처음에는 또래들을 앞지르던 키가 최종 성인 키에서는 크지 않게 된다. 보통 사춘기 시작의 첫 증상은 여아는 가슴몽우리가 생기고, 남자는 고환이 4cc 이상 커지는 것으로 정의되며 이러한 증상이 남자의 경우10세(만 9세) 이전, 여자의 경우 9세(만 8세) 이전에 발생되면 사춘기 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것을 사춘기 조숙증이라고 하는데 부모의 사춘기 시기,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등 복합적이 원인이 있다. 그중 중요한 원인이 바로 소아비만이다. 과다한 체지방이 있는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들이 사춘기 시작을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성장에 있어서 제2의 도약기인 사춘기를 적절하게 잘 보내 건강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소아 때부터 운동과 식이조절 등으로 체중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소아비만 체크리스트 & 비만 막아주는 건강 식단
어릴 때 통통한 것은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나 과체중인데도 불구하고 부모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의 경우 비만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래 친구들과 단순 비교를 하여 실제 과체중인데도 불구하고 안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아비만을 예방하려면 아이의 연령에 맞는 평균 신장과 몸무게, 콜레스테롤지수, 체지방량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중에 비만이 있거나 평소 식생활 문제, 운동부족 상태인 가정이라면 더욱 정확한 체크가 중요하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영유아부터 소아청소년까지 발달체크 검사가 가능하다. 아이의 성장곡선과 체중 증가가 정상적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년에 1~2회 정도 발달체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 속 소아비만 예방법
소아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식생활 개선과 운동이 필수적이다. 먼저 생활변화가 필요하다. 가만히 앉아서 장시간 TV를 보거나 게임(컴퓨터, 비디오 등)을 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을 바꿔주고 신체활동이 높은 생활지침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빠르게 걷기, 조깅, 사이클, 줄넘기, 에어로빅, 댄스 등의 유산소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고 (1회에 30분 이상, 최소한 일주일에 3~5회) 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한다.
소아와 청소년은 엄격한 규정에 얽매이는 운동은 싫어하므로 본인이 즐거워하는 운동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목표체중을 정하고 일주일에 0.5~1kg 정도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아비만 탈출을 위한 영양식단 tip!
1. 패스트푸드 같은 고열량, 고지방, 고염분 음식 섭취를 줄여라! 2.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는 170mg 이하로 제한한다(피해야 할 음식을 예로 들면 감자튀김, 마요네즈 혹은 오일이 다량 함유된 샐러드드레싱, 도넛, 버터, 지방이 많은 육류와 어류, 피자, 햄버거, 과자류, 케이크 및 파이 등). 3. 섬유질이 많은 곡물, 콩, 딸기류 등을 섭취한다. 하루 권장 섬유질 섭취량은 20~25g.
비만탈출 운동 tip!
1.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걸어 다니는 습관을 들여라. 2. 학교, 학원 등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라. 3. 매일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라.
내 아이 통통한 걸까, 뚱뚱한 걸까 소아비만 의심된다면 상담이 필요
전문의가 만난 소아비만 치료 사례 소아비만이 심각했던 H는 운동과 식사조절로 평균체중으로 변화됐다. H군이 소아청소년과를 처음 찾았을 때는 아홉 살에 키 127cm에 몸무게 48kg 정도. 식사시간도 불규칙적이고, 어릴 때부터 채소 섭취는 거의 하지 않고, 부모님과 늦은 시간에 고열량의 야식을 일주일에 3~4회 하는 상태였다.
또 맞벌이를 하는 부모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을 거의 TV나 컴퓨터 앞에서 보냈다. 문제는 초등학교 입학하여 처음 배우는 줄넘기를 하면서 과체중으로 인하여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 것. 또래 친구들은 거뜬히 하는 줄넘기를 본인만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뚱뚱해서 임을 알고, 그 스트레스로 더 먹게 되고 혼자서만 놀게 되는 비만의 악순환에 들어가게 되었다.
소아비만의 체중관리를 위하여 소아청소년과에서 받은 상담과 관리는 규칙적으로 하루 세끼 식사를 하면서, 간식은 저열량의 자연식, 즉 과일 또는 채소로 하며, TV 볼 때는 식사나 간식을 하지 말고, 하루에 40분 이상 운동을 일주일에 4~5회 하는 것이다.
TV나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을 가급적이면 하루 1~2시간 이내로 줄이고, 규칙적으로 밤 9~10 시에 잠을 자는 생활을 6개월 이상 한 결과 현 체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키 성장은 제대로 이루어져 상대적인 비만도는 거의 표준체중에 가까워졌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무릎 통증 없이 또래 친구들보다 줄넘기를 더 잘할 수 있어 자신감도 생기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게 되었다. 그는 현재도 꾸준히 자라고 있으며 본인의 노력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매사에 자신감도 생겨 모든 일에 적극적인 어린이가 되었다.
찬바람 불면 더 심각해지는 소아비만, 지금부터 고쳐야
소아비만이 급증하는 시기는 겨울철이다. 추위로 인해 바깥활동이 더욱 줄어드는데 음식 섭취는 그대로 유지해 잉여 열량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소아비만 예방 및 해결에 나서야 겨울철 소아비만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어린이들은 비만 해결을 위해 약물치료 등 성인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할 필요도 없다. 식생활과 운동만으로도 비만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소아비만 해결을 위해서는 가족치료가 필요하다. 자 녀의 운동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함께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생활 속에서도 아이를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집안일을 같이 하거나 심부름을 시켜 활동성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패스트푸드를 먹는 경우 차지하는 비율은 햄버거 58%, 치킨 65% 수준으로 매우 높다. 반면 집에서 먹는 식단은 지방섭취 비율이 20% 이하이다.
평소 무심코 마시는 음료도 신경 써야 한다. 청량음료의 경우 당분 함량이 높아 살찌는 원인이다. 칼로리는 낮고 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는 토마토 주스 등이 좋다.
아이의 식사일기를 쓰는 것도 효과적으로 비만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먹은 양과 종류, 시간, 횟수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면서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져서는 안 된다. 매일 몸무게를 재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굶는 다이어트는 거식증 등 식이장애를 유발하거나 성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소아비만은 아이가 열등감을 갖지 않도록 심리적인 도움을 주면서 영양관리와 적절한 운동만으로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생활개선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 여성조선 <출처;eroom.korea.com/bs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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