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도독-오도독-]
입안에서 맴돌던 소리가 내 귀로 전달된다.
곧 오도독 거리는 사탕씹는 소리는 낮게 들리는 음악소리의 리듬을 탄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맑은 하늘이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무언지 모르는 좋은 만남도 예언한다.
[딸랑-]
"어서오세요."
보일듯 말듯히 고개를 까딱이는 한 사람은
저쪽의 구석진 테이블로 가서 앉는다.
거기는 햇빛이 안들어와서 별로인 자린데..
가만히 내게 등을 보이면 앉은 그사람은 자리의 이곳저곳을 손으로 쓰다듬는
이상한 행동을 취한다.
가만히 가만히 탁자를 의자를 가만히 가만히
"뭐 드실래요?"
"커피주세요."
"무슨커피 드릴까요?"
"그냥 아무꺼나 주세요."
"음.. 그럼 카푸치노로 드릴께요."
겨우 3달 일했지만
써빙을 한다는 이유로 그 많은 커피 종류를 다 외우라던 사장님.
한단어 외울때마다 사장의 욕을 얼마나 해대면서 외었는지.
저기 멀리 유난히도 심하게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가을바람을 느끼게 해준다.
붉게 물 들어버린 나뭇잎이 가을의 색깔을 알린다.
하늘에는 구름한점도 없다.
"손님. 커피 나왔는데요."
"아,네"
"여기있습니다."
"........"
"맛있게 드세요."
"..저,저기요"
"네. 손님"
"혹시 여기에 키는 165정도에 마르고 피부 하얀 여자 오지 않았나요?"
"음....못본것 같은데요."
"아,네..."
살짝 미소를 띄우며 돌아서자니 실망이 역력한 그 남자의 표정과
매일매일 카페 앞을 서성이던 한 여자가 겹친다.
매일 4시쯤 되면 카페 앞을 서성이던 그여자.
그리 크지 않은 키에 깡마르고, 길던 머리칼을 흩날리며 항상 서성였다.
유난히도 하얗던 피부가 그여자에게 눈길이 가게 만들었었다.
"손님"
"왜요?"
"찾으시던 그분이요.."
"보신적 있으세요?"
"저희 카페에 들어오시진 않으셨구요.
손님이 말하시는 그분같아 보였는데.. 저희 커피숍 밖에서 서성거리시더라구요."
"정말요?"
"네.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4시쯤 되면 오셨거든요."
"진짜죠? 요즘에도 오나요?"
"요즘..에는 안보이시던데요. "
매일 나오던 그 여자가 어제 처음으로 나오지 않았다.
오늘 나오면 가을하늘이 참 맑지 않냐며 한마디 걸어보고 싶었는데.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가을 풍경이
그남자의 알지 못하는 사연을 쓸쓸히 비춰준다.
"저기요."
"네 손님"
"혹시, 그 여자분.. 보이면 여기로 연락해주실수 있나요?"
"네. 그럴게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계산을 하면서 연락처를 남긴 그 남자.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슬픈 사연인가보다.
출근하면서 사온 한봉지의 박하사탕에서 하나를 꺼내 입으로 집어넣는다.
오도독 오도독. 그남자가 비우고간 맨 안자리가 유난히 허전해보인다.
<<일주일뒤>>
일주일 동안 단 한번도 그 여자는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무심도하지. 왜 날씨좋고 풍경 좋은날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그토록 덥고 볼것없는 여름에만 땀흘리며 서성였는지.
리듬맞춰 흔들거리는 잡초들이 그 여자가 서있었던 자리를 지킨다.
[딸랑딸랑-]
"어서오세요."
그 남자다.
저번보다 훨씬 수척해졌다.
힘없이 팔을 흔들며 들어온 남자는 이번에는 고개도 까딱안고는 그때 그자리에 앉는다.
한참을 옆자리 의자를 쓰다듬더니 그대로 앞으로 엎어진다.
쓰러진줄 알고 깜짝 놀랬더니 한참후에 어깨를 들썩인다.
우는가보다.
"흠흠..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콜라..주세요.."
한참 대답이 없더니 울먹이는 소리로 콜라를 달라고 한다.
제일 싸고, 제일 몸에 안좋고, 제일 맛없는 콜라를 달라고 하다니.
저번에는 제일 맛있는 커피를 먹고 가더니.
뒤돌아 걸어가는데 그남자의 우는 소리가 내 뒷통수를 자극한다.
"콜라나왔습니다."
".................."
".......여자분이 일주일 동안 안보이시더라구요. 그래서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요."
"...고맙습니다."
" .. 어디계시는지 아셨어요?"
"..네"
"아... 다행이네요. "
너무 울어 말도 잘 못한다.
그 남자와 말 하는 것을 포기하고 나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다.
오도독-, 입 안에서 맴돌던 박하사탕은 조각조각나버려 내 입안에서 씹힌다.
달큰한 설탕맛이 입안을 돌더니 곳이어 목구멍에서 쏴-한 느낌으로 넘어갔다.
파란 하늘에 몇일만에 처음으로 구름 한 조각이 걸렸다.
모양이 꼭 박하사탕처럼 생겼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아 뭘요.."
"제가 찾던여자.. 여기에 없더라구요."
"네?"
"죽었어요. 그여자. 일주일 전에."
"............"
"일주일 전에 제가 여기 왔던날. 그날 그여자.. 너무 아프게 죽었어요..."
깜짝 놀란 내 눈에 보이는 것은
남자눈에 가득 맺혀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투명한 것이 또르륵 흘러서 곧 땅으로 추락했다.
조금있으니 반대쪽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흘러서 땅으로 떨어진다.
고개를 숙이더니 다시 어깨를 떨어가면서 운다.
"울지마세요.. 좋은곳 가셨을꺼예요. "
내가 해줄수 잇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너무 아파보이는 그 둘의 사연은 들을 수 없으며 듣고 싶지도 않았다.
둘의 추억으로 남겨두는게 최고일것이다. 가슴아픈 추억도 시간이 지나면
가슴아프기 보다는 박하사탕같이 싸-한 느낌으로 추억된다.
지금 당장은 너무 슬퍼 저렇게 울어도 시간이 한참 아주 한참 흐르면
그것도 박하사탕같이 변한다. 박하사탕처럼.
[딸랑-]
한참을 울던 남자는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딸랑이는 문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멀리 멀리 보이는 그남자의 등에는 아름다운 추억과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비록 끝은 아팠지만 처음은 두근거렸으리라.
비록 마지막은 슬펐지만 처음은 아름다웠으리라.
비록 세상의 슬픔을 다 가졌지만 언젠가는 행복했으리라.
오늘 하늘에는 박하사탕처럼 생긴 구름들이 여럿 떠다닌다.
---------------------------------------------------------------------------------------------------------------------------------------------------박하사탕
아직 표현력이 대단히 부족한 카르페,
너무 성의없이 쓴 티가 나는 것같아요. (열심이 쓴다고 쓰긴 썼는데..)
읽으시면서 무슨 내용이냐는 질문을 하실 분들을 위해, 내용을 간단히적을께요.
1인칭 관찰자 시점이죠. 주인공 이름도 없죠? 그렇게 정했어요.
말하는 사람도 주인공도 이름없이 그냥 그남자, 그여자, 나 이렇게 정해버렸어요.
말하는 사람이 어느날 커피를 마시러온 한 남자를 보면서 적는 이야기예요.
그 남자, 한 여자와 사랑을 했지만 그 한 여자는 죽어버린답니다.
자리에 쓰러져 막막 울어대던 남자가 달라고한 콜라는 그 여자가 무던히도 좋아하던 음료였어요.
그래서 콜라를 달라고 그랬던거구요.
참 슬픈사랑이었는데, 그걸 말하는 사람에 관점으로 봐서 감출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꼭 그걸 들어내 놓을 필요를 못 느낀거죠.ㅋ)
꽁꽁 숨긴 이유중 하나를 또 대라면,
많이 상상하세요. 상상하는건 좋은거라잖아요. ㅋ
마지막에 말하는 이와, 주인공 남자가 사랑에 빠지거나, 아니면 남자도 자살해서 죽어버리거나,
그 죽어버린 여자와 남자가 어떤 사랑을 했었는지는,,,,,
이러한 모든 상상들은 독자들에게 맡기겠습니다. (무책임,,;;)
참 변명이 길었습니다.
잘쓰지도 못한 소설이면서 뭔 변명이 그리도 많은지,ㅋ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첫댓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소설 부탁합니다.
아아아// 멋있어//ㅠ 감동감동// 놀라운글빨// 너무 재밌게봤어효// >ㅁ<"
,^^,고맙고맙,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