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예전의 숙명..그 명성을 찾아서(꼭보세요^^)

[변덕쟁이-o-]

-_-a 그..그래... 숙대 짱(/-o-)/

으음...이 글은....울 학교 계시판에...철없는 02 학번 지지배가
헛소리 쓰니까..(숙대 무시 발언...이라 생각되셨게쬬..)
울학교 졸업하쉰 선배님께서...화가 나셔서 쓰신거랍니다...

너무..열받지 맙시다..앞뒤 사정이 있는글이니..^^

^^ 학교에 대한..자긍심이 있는건...좋긴하쥐만...
(그런얘긴 술먹구해~~ 02학번아~~ -o-)

ㄱ ㄱ ㅑ~~~~ ㅋㅋㅋㅋ

여인천하 하는 날이네....신난다..-o-)/


--------------------- [원본 메세지] ---------------------
우연히 이 게시판을 들어와서 올리신 내용을 모두 읽어보니까 옛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저는 이글을 읽는 여러분의 부모 세대입니다. 옛날과 달리 입시제도가 많이 변해서 예비합격이란게 수험생들의 마음을 무척 졸이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지는군요. 이 대학 저 대학 게시판을 보면서 입시제도에 대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숙대 게시판이니까 숙대를 지원한 수험생들이나 숙대에 합격한 학생 및 예비합격자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될까하여 몇가지 과거지사를 올립니다.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기성세대의 생각이겠거니 하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시절엔 예비고사(지금의 수능처럼)란 게 있어서 200점 만점에 110점 정도가 커트라인이었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대학원서를 아예 쓰지도 못했습니다.
대학갈 자격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비고사를 재수하는 경우도 많았고 떨어져서 자살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예비고사 발표가 나면 1월달에 이틀에 걸쳐서 13과목의 본고사를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게시판의 글을 보니까 학교나 학과를 비교하는 내용이 꽤 많더군요. 그리고 홀리건이 뭔지 몰라도 약간 의도적으로 비방과 험담을 하는 성격의 글이 많더군요.
저희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좀 그렇습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선배와 명성은 아직도 기성사회에서 유지됩니다.
이것에 대해서 요즘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릅니다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새로운 분위기와 풍토를 만들어간다면야 기성세대와는 달라져야겠지요. 그런데 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학교 비교의 글을 읽어보니까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학교의 서열의식과 점수의 열등감이 깊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살아보면 아시겠지만 특정대학을 나왔다고해서 덕은 보는 일은 본인이 성실하게 일하는 것보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학에서 (1)어떻게 (2)뭘 공부하는냐가 더 중요합니다.

학교 비교가 그렇게 여러분의 관심 사항이라면 옛날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많은 것이 변햇지만 가벼운 참고정도가 될 겁니다. 예전에는 어느 대학이냐라는 간판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했습니다.
이를테면 서울대 인문계에선 법대가 가장 높았고 농경제학과가 가장 커트라인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농경제학과의 커트라인은 연대상대나 고대법대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연대는 문과 이과를 통털어서 상대에 학생들이 몰렸고 고대는 법대로 몰렸습니다.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못가서 연고대를 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때만 해도 자연계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대학이라면 역시 인문계였습니다. 고등학교도 인문계학생:자연계학생의 비율이 7:3정도였으니까요. 그후 기술과 과학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모해서 자연계 학생이 무척 많아지고 중시되었습니다.)
물론 포항공대나 카이스트 학부는 없었고요.

자연계는 서울대 자연대 물리학과가 가장 높았고(기초과학이라서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전체톱도 항상 이 학과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의대는 지금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인기 전공이 아니였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이라서 의대를 간다는 것은 집안형편이 부유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학비와 취직을 고려하여 의대보다는 공대를 갔었습니다.

한편, 당시에 알아주던 대학은 서울대 모든 학과>>>연대상대,고대법대>>한양공대.성대법대,서강대영문과,외대영어과 정도였습니다.
물론 여자대학은 남녀공학과 비교가 불가능하였고 이대와 숙대의 모든 학과를 알아주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달리 당시만해도 여대생에 대한 부모들의 염려가 커서 매우 우수한 여학생들이 이대와 숙대에 많이 갔었습니다. 이대와 숙대의 지명도와 우수성은 지금 이 사이트에서 비교되는 여타 대학을 훨씬 능가했습니다.
당시 이대에선 영문학과와 시청각교육학과(지금은 없는 것 같더군요)를 알아주었고 숙대에선 영문학과와 약대를 알아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대와 숙대는 이 사이트에 운운되는 타 대학의 어느 학과보다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우수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여자 대학만 빼고는 교복이 있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어느 대학교(남여공학) 학생인지 쉽게 구별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뺏지란 것을 가슴에 달고 다녔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뺏지를 차고 다녔던 학생들은 서울대,연,고대,이대,숙대정도였습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었습니다. 교복은 70년대 중반에 입지 않게 되었고, 뺏지는 80년 이후에 차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여학생으로서 이대, 숙대 뺏지를 달고 있으면 정말로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타 대학생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미팅도 서울대, 연대, 고대, 이대, 숙대끼리만 성사되었습니다.

요즘 전공을 고려하여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어떻게 공부하고 생각하느냐는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대한 비교나 열등감은 과거보다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이런 우스운 이야기가 회자했었습니다. 서울대=쪼다, 연대=색골, 고대=촌놈, 이대=기생, 숙대=식모 등의 이야기 말입니다.
다른 대학은 아예 이러한 닉네임도 없었습니다.
닉네임도 없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 지는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바꿔야할 사고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여러분의 부모 세대들은 아직도 이러한 대학 지명도를 내재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부모세대에선 이대와 숙대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입니다. 물론 성대법대와 한양공대는 문과와 이과에서 유명하여, 연대법대, 연대공대, 고대상대, 고대공대 등이 따라 올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참, 그리고 당시에는 전기대학이 있었고 후기대학이 있었습니다.
전기대학이 시험을 치르고나면 떨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후기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했었습니다. 서울대,연대,고대,이대,숙대,서강대가 전기대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거론되는 나머지 대학은 거의 모두가 후기대학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기대학은 전기대학과 경쟁하여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어려워 대학 스스로 후기를 선택했었습니다.

지금은 여러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학교 차이도 많이 적어진 듯하고요. 문제는 어떻게 공부하는냐가 더 중요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설픈 우리 기성세대처럼 아직도 학교 비교나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본인이 결정하기 어려워서 그러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무슨 신세대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A전공과 B전공에 대한 안내나 소개를 해달라면 좋겠습니다.
왜 학교 비교를 하는 것입니까?
타 대학을 비방하지 마십시오. 자신없는 열등감의 소치입니다.
소신껏 자기의 길을 가세요. 지금은 얼마나 행복한 대학 선택입니까.

당시에 대학생은 총20만명, 그러니까 한해에 5만명정도를 뽑았죠
. 어느 대학에 들어가든 선택된 우수집단이었습니다. 출세나 취직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뭔가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하는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대학생이 일반화되어 당시의 고등학교 정도로 많아진 듯합니다. 정말로 양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숙대에 합격한 분들이나 추가합격하시는 분들은 여러분의 선배들이 이뤄놓은 여대 전통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숙대가 좋은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여 실력을 갖추는 길이 첫번째일 것이고 이를 위해서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학교시설과 운영을 선진화하는 것이라고 주제넘게 생각해봅니다.
특히, 대학의 이미지는 재학생 하나 하나의 행동으로부터 누적됩니다. 과거 숙대 선배들이 이뤄놓은 빛나는 전통을 살려나가시기 바랍니다.

당시에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는 아직도 숙대의 눈꽃(설화) 뺏지만 보면 가슴이 설레입니다.
이제 이 사람 그저 우연히 이 사이트에 들어왔다가 횡설수설 글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다시는 이 싸이트에 들어올 일이 없을 것입니다.
혹시 이 게시판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면 운영자가 알아서 지우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숙대생 여러분, 기분나쁜 글이 올라온다면 싸움을 피하고 그저 정중하게 타이르십시오.
그리고 향후 미팅하실 때도 그렇게 겸손하게(?) 거절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선배들처럼 말입니다.

추신: 이곳이 숙대 게시판인 점을 고려하시어 타 대학 학생들은 좀 기분 상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