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라고........?"
순간 찬바람이 부는 듯했다.
공간마저 일순간 경직하는 느낌이다. 바람이 나가토의 머리카락을 간질이며 지나간다.
"아까전 말대로다, 카시와기. 마에스트로 프로젝트를....스즈미야가 알아버렸다."
나가토는 입을 연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이메진스피어 라퓨타의 마에스트로는 스즈미야 하루히다."
────!!!
"그녀는 마에스트로가 되어서,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어차피 불가능이란 게 없는 마에스트로이니까."
덜덜덜덜......
카시와기는 몸이 떨려온다.
안그래도 폭탄 같은 존재인 그 스즈미야가 마에스트로라고?
결국..........하루히가 마에스트로가 되었단 말이야....?!
"여하튼 상황은 이렇다."
나가토가 입을 연다.
"스즈미야는 [3 차원의 지구] 를 완전히 단절시키고 [마에스트로 프로젝트] 의 모든 것을 철폐했다. 말하자면 시험은 끝난 거지. 그리고.....3 차원의 지구에 있는 모든 캐릭터들을 다시 이메진스피어로 불러들였다."
.................
"지구에 설치된 하이드 필드도 이제는 없다." 나가토가 입을 연다. "거기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한 공간을 설정해 자신의 심리공간 안에 있었던 하얀 거인들을 소집하고 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스즈미야 하루히....!
이 녀석도 마에스트로만큼이나 속을 알수가 없잖아.....!!
나가토도 모른댄다.
하물며 내가 알수 있을 리가 없지.
"지금 정신을 차리고 있는 지구인은 카시와기 히카리. 너 뿐이야."
나가토는 입을 연다.
"너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수 있다. 이제 이메진스피어는 지구인을 엄금하지만......모종의 방법으로 널 이메진스피어로 보내겠다. 이대로라면......" 나가토는 뜸을 들였다가 ".....스즈미야가 자신의 절대 권력에 언제 싫증을 낼지 모른다."
.........................
그렇다.
하루히가 마에스트로의 모든 권능을 체험해보면....언젠가는 그것도 싫증을 낼 날이 오고 만다.
그럼 그때야말로,
────이메진스피어 라퓨타는, 멸망 확정이다.
"지금 상황으로서 내 행동은 정보통합사념체보다도 더 높은....마에스트로의 명을 어기는 것이 되지만."
나가토는 카시와기를 바라본다.
".....이것이 내 자율의사의 결정이다."
그리고서는 카시와기를 의자에 앉힌다.
"눈을 감아라. 우선 이메진스피어에 가면 지구인의 티를 내지 말아라. 마에스트로 프로젝트에 대한 어떤 것도 언급하면 안 된다."
꿀꺽.
카시와기는 긴장한다.
이번에야말로.....모든 운명이 자신의 어께에 걸린 기분이다.
"가서......널 도와줄 사람을 찾아라."
나가토의 마지막 말이 들려왔고,
곧 카시와기의 시야는 까맣게 바뀐다.
츠팟!!
공간이 곧 갈라졌고 눈을 떠보니 다시 공원이다.
하지만 이곳이 그냥 공원이 아니라는 것을 카시와기는 안다.
이곳은,
이제 나사가 몇개 빠져 있을, 이메진스피어 어딘가의 공원이다.
"일단 오긴 왔는데....."
카시와기는 중얼거린다.
"대체.....뭘 어떻게 해야 날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 있는거지....."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쿵.
뭔가 둔탁한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이게 무슨.........'
카시와기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데,
"엄마야~!"
"여자아이가 떨어졌어!"
곧 그쪽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카시와기의 표정이 흙빛이 된다.
대체 무슨 일이...?! 하고 카시와기는 그 방향으로 뛰어가는데,
".........치...치요...?!"
카시와기의 눈이 곧 휘둥그레진다.
공원에 있던 높은 기구 밑에서, 이마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건────카시와기가 맨 처음 이메진스피어에 왔을 때 본 최초의 캐릭터, 치요였으니까.
모여있는 사람들을 재치고 카시와기는 치요를 안아든다.
"어떻게 된 거야? 치요!"
"에헤......실수해 버렸어요..."
치요는 이마를 메만지며 배시시 웃는다.
".......마에스트로가 제게 비행 능력을 준다고 해서.....한번 시범삼아 날아보려 했는데....."
........................크윽...!
카시와기는 이를 으득 간다.
2
그거라면 카시와기도 알고 있다.
애니에서인가, 치요는 분명히 당근같이 생긴 두 양갈래머리로 날았었으니까.
아마도 그것에 기인했을까? 하고 카시와기는 생각하지만.
".....아무나 병원에 연락 좀 해요! 빨리요!!"
"아 네........"
카시와기가 주변 사람들을 보고 외쳤고 곧 지레 겁먹은 듯한 고등학생 소년 하나가 전화를 건다.
카시와기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치요의 이마에 묻은 피를 닦고 출혈부위를 눌러 지압한다.
"치요, 아무리 마에스트로가 능력을 줬다 하더라도.....바보같은 짓은 하지 마!"
"미안...해요....에헤헤......."
치요는 멋쩍게 웃었고,
"근데.......오빠는 누구세요...?"
입을 연다.
그 질문이야말로 카시와기에게는 듣기 괴로운 질문이지만,
"곧 알게 돼."
카시와기는 그렇게 말하고 주변의 사람에게 치요의 지압을 맡기고는 일어난다.
그 자리를 뜨면서 카시와기는 입술을 깨문다.
이 바보같은 이변을, 최대한 빨리 막아야 했다.
이메진스피어의 오다이바.
정확한 위치는 도쿄 빅사이트. 평시에는 큰 전시회 때 쓰이는 건물이지만 이 건물의 지하에는 비밀의 장소가 있다.
에이전트라면 누구나 이 곳을 알고 있다.
다국적연합 네오지온을 이루는 세 개의 거대한 그룹 중 하나인 '에이전트 그룹'. 그리고 그 그룹의 총본산인 거대 구형 함선───[네오 하트 더 코어 프라임(Neo Heart The Core Prime)].
무식하게 거대한 구형의 이동형요새가 빅사이트 밑에 있었다.
"흐음."
그 안에서도 총제어실인 브릿지. 다시말해 함장석이 있는 곳에 검은 양복을 입은, 녹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가 서 있었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미나미 여사."
초록색 머리카락을 앞으로 빗어내려 고정시킨듯한 남자가 입을 열자 옆에 서 있던, 스태프 제복차림의 여자가 중얼거린다.
"마에스트로께서 심심했던 모양이지요. 뭐,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아."
남자는 머리를 부여잡는다.
"이제 평범하게 말할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아아아아!"
끄아아아아! 하며 한바탕 고함을 내지른 남자가 두 손을 방방 휘두르며 외친다.
"마에스트로는 드디어 미쳤어요. 모든 것을 이룩했기에, 이제는 한번 망쳐볼까. 하고 생각하는 거란 말입니다!"
"진정해요. 타이시 군."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
씨익씨익거리는 남자, 즉 에이전트 총괄이사장 쿠혼부츠 타이시는 입을 연다.
"이 세계는 마에스트로에 의해 부활했지만 그렇다 해도, 마에스트로가 파괴할 권리는 눈꼽만치도 없단 말입니다. 그건 우리들이 용납치 않아요. 아무리 우릴 구원한 마에스트로라 해도....!"
"마에스트로도 그럴 생각은 아닐 거에요."
그 말에 스태프 여자, 마키무라 미나미는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연다.
"마에스트로 차원의 장난이니.....이정도의 파란은 감수해야지요. 물론 제한은 줘야 하겠지만...."
"그 체제마저 갈아치웠단 말입니다."
타이시는 한숨을 뻐억 내쉬고 중얼거렸다.
"현재 마에스트로의 측근인 12선은 전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본래의 12선은 지금 바깥에 나앉았단 소립니다. 유사시에 마에스트로를 제압할수 있는.....그 12선들이요."
".................."
그 말에 미나미도 침묵한다.
이메진스피어가 아무리 마에스트로에 의해 창조되었다 해도 마에스트로의 독단으로 다스릴수는 없다.
그 행동에 제한을 걸수 있는 존재들이 바로 [12 선] 이다.
한명 한명의 역량은 마에스트로보다 약해도. 그 열두명이 뭉치면 마에스트로도 쉽게 볼수 없는 상대가 12 선이다.
그런데.....그런 12 선이 갈아치워졌다. 마에스트로에 의해서.
"현재의 12 선은 어떻게 되었지요?"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미나미의 질문에 타이시가 대답했다.
"시크릿 에이전트들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들도 마에스트로 직속이니.....일단 우리가 챙길 수 있는건 마스터 에이전트들이고..."
".........그 중에서도 최강 전력인 [리틀 버스터즈]가 필요하겠지요? 쿠혼부츠 타이시 총괄이사장님."
....................
브릿지의 뒤쪽 문이 열리며 한 소년이 걸어나온다.
갈색의 정돈된 머리카락. 어딘가의 교복인지는 모르지만 검은색 바탕에 빨간 줄로 소매나 옷깃 등이 장식되어 있다.
꽤나 미남형의 소년은 그렇게 입을 열며 브릿지 쪽으로 올라온다.
그런 소년을 본 타이시와 미나미도 중얼거린다.
3
"자넨가....? 동지 쿄우스케."
"나츠메 군...."
"격조했군요."
소년, 즉 나츠메 쿄우스케는 브릿지 위로 올라와 미나미에게 목례를 한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곧 [리틀 버스터즈] 일원을 이곳에 불러들일 예정입니다."
"그렇군요. 수고해 주었네요, 나츠메 군."
미나미는 생긋 웃으며 입을 연다.
".......미나미 여사...."
"지금의 12 선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니." 미나미는 입을 연다. "그에 상응할 만한 대응책을 마련해 두어야겠지요. 리틀 버스터즈 맴버라면 적합할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건 그렇습니다만........"
타이시는 대답한다.
[리틀 버스터즈].
에이전트 그룹 중 최정예 팀. 최고 단계인 마스터 에이전트 중에서도 정점에 속하는 그룹.
서포터즈 그룹의 최고 단계 직책인 [서포트 매니지먼트]로 있는 고등학생 소년 나츠메 쿄우스케가 관리하는, 3인의 소년과 1인의 소녀로 이루어진 에이전트 팀.
동급의 나잇대로 따져도 이 팀은 거의 최강이였고 에이전트 전부를 합쳐도 나이 대비 능력이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뛰어났기에 사람들이 전부 '최연소 특공대' 라고도 부른다.
그 팀의 코드 네임으로 나츠메가 붙여준 이름이 바로 [리틀 버스터즈(작은 파괴자)]였다.
"그들의 소속은 마스터 에이전트이니, 우리의 제어 하에 둘수 있지요."
미나미는 빙긋 입을 연다.
"저 역시 마에스트로가 진정으로 이메진스피어를 파괴하려 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요."
그 말과 함께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는 미나미.
타이시는 그런 미나미를 보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리틀 버스터즈 맴버가 오면 사령실로 내려오게 하세요. 나츠메 군. 그리고 타이시 군......모든 에이전트들을 모아주세요."
────에이전트 여러분들만큼은, 지금 이 라퓨타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야 할 테니까요. 하며 미나미는 윙크를 짓는다.
그 말에 타이시는 목례를 한다.
"알겠습니다. 마키무라 미나미 총괄관리자님."
카시와기는 상점가로 접어든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교차해 지나가지만 카시와기는 머리를 굴리느라 그 캐릭터들을 보고 얼빠질 시간이 없었다.
'생각해....카시와기....'
카시와기는 고뇌한다.
어떻게 하면.....자신을 도와줄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스즈미야 하루히를.....제어할수 있는 사람을......!'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
카시와기는 바로 정답을 도출해내고 만다.
"그래.........쿈이다.....!!"
갑자기 외친 카시와기를 주변의 몇몇이 돌아보지만 카시와기는 흥분을 참을 수 없었다.
'쿈을 만나야 해.....그 사람이야말로 하루히를 제어할수 있는 메인 키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키타 고를 찾아가야 하나? 하고 카시와기는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고보면 키타 고가 어딘지 모른다.
'아놔.....소설에도 키타 고가 어딘지 잘 안나온것 같은데.....'
정독하지 않은 자기 탓이다.
카시와기는 좀더 잘 읽어둘걸 하며 머리를 부여잡는데,
────쨍그랑!!
갑자기 오른편 가게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꺄아~도망가!!"
"강도다!!"
그 가게에서 사람들이 줄달음쳐 나오는 것이 보였고 카시와기는 혀를 내두른다.
"으아.....진짜.....!!"
완전히 갈데까지 갔나보다.
카시와기는 깨진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강탈의 현장을 힐끗 보는데,
4
"잠깐.............."
깨진 유리창 안으로,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즈키가 알바뛰고 있는 그 아이스크림집 안의 풍경이다. 그렇다면 이곳, 이메진스피어에서 알바뛰고 있는 사람이라면.........!
"코....코마치.....?!"
카시와기의 머리가 창백해진다.
그렇다는 말은....지금 코마치가 위험하다는 소리잖아?!
"아......젠장.....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카시와기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될대로 되라~하고 외치며 나오는 사람들을 헤치고 그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그리고,
"흐윽......"
"어이, 네놈은 뭐냐?"
카운터에 쭈그려앉아 훌쩍거리고 있는 소녀, 유키무라 코마치와 그 코마치를 위협하고 있던 험상궂은 사내가 고개를 돌리며 카시와기를 본다.
훌쩍거리는 코마치를 보자 카시와기는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른다.
"치잇..........!"
카시와기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있다.
카시와기는 그것을 움켜쥐고 언제나처럼 이메지너라고 외치려 했으나 나가토의 말이 생각났다.
".......정의를 수호하는 지나가는 행인 A다!"
"어랍쇼, 웃기는 자식일세."
그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주머니에 있는 뭉툭한 건.....아마도 총이려나? 모양새를 보아하니....
'생각해라....카시와기...!'
카시와기는 주머니에 있는 것을 꺼내며 외친다.
"구현!!"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목도가 나타났고 그것은 곧 카시와기의 오른손에 들린다.
'막아도 될 상대와......피할 상대를 구별해.....!'
켄파치의 가르침.
지금 상대의 무기는 총이다. 지금같이 거리가 떨어져 있으면 총이 유리하다.
막을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덜떨어진 녀석. 죽어!"
타앙!
귀를 울리는 총성.
코마치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카시와기의 몸은,
────그 총알을 비껴나가 남자에게 쇄도하고 있었다.
"우웃, 이놈이.....?!"
그 남자는 당황한 듯 총을 든 오른손을 위로 들어 힘차게 카시와기를 향해 내리치려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총이 타격계 무기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든 건 목도.
'이번거는......막아...!!'
카시와기의 정신이 외쳤고,
곧 그것은 자연히 목도를 위로 세우는 몸의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끄윽!"
당연히 목도에 부딪친 총은 옆으로 떨어졌고 남자는 손에 전달된 충격 때문에 잠깐 자세가 주춤거린다.
그때가 바로 기회다.
"먹어라아아아아!!"
카시와기는 곧바로 한 발을 축으로,
가로로 들었던 목도를 크게 횡으로 휘두른다.
퍼억!!!
통쾌한 타격음과 함께 남자는 옆구리를 정통으로 맞아 옆으로 쓰러진다.
'아..............!'
남자를 쓰러뜨렸다.
그제서야 카시와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알수 있었다.
'그렇구나.....제약이 많은 지구에서 수련했던 결과가 이메진스피어의 보정과 겹친 거야....!!'
이메진스피어보다 몇 배는 움직임의 제약이 심한 [3 차원의 지구]에서의 수련.
그것이 만화속 세계인 이메진스피어의 보정을 통해 몇 배 이상의 운동신경으로 돌아온 것이다.
방금 괴한을 쓰러뜨린 일련의 몸동작은, 지구에선 상상조차도 할수 없었던 동작이였다.
그만큼 빨랐다.
'며칠밖에 하지 않았는데......'
희열이 온 몸을 감싸고 돈다.
어찌되었든 카시와기는 자신의 손으로 괴한에게서 코마치를 지켜냈다.
평소에 좋아하던 캐릭터를 자신의 손으로 지켰다.
그 기쁨이 온몸을 짜릿하게 전율시킨다.
"어이구......나 죽네......"
꽤나 아팠던 모양인지 그 남자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쩔쩔맸다.
자신의 향상된 운동신경에 약간 자신감이 생긴 카시와기는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는 남자를 내려다본다.
곧 카시와기의 목도가 남자에게 겨누어진다.
".....꺼져."
낮은 목소리로 카시와기는 남자에게 중얼거린다.
"꿈과 희망을 줘야 할 이메진스피어에, 범죄는 어울리지 않아."
"......................."
그 남자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다가 어느정도 거리가 벌어졌다 생각한 순간 문을 박차고 허둥지둥 도망갔다.
내가 생각해도 오글도글한 대사였네. 하고 카시와기는 생각하지만,
5
"흐흑.....고마워요.....!"
훌쩍거리며,
코마치가 자리에서 일어나 카시와기의 옷깃을 잡는다.
"..............아."
"도와주셔서 감사해요.....당신이 아니였다면 저는.....!"
"아니에요."
카시와기는 씨익 웃으며 돌아본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였는데요 뭘. 그보다 경찰에 신고하세요. 아까 그 남자, 총도 떨어뜨리고 갔는데 경찰이 저 총 조사하면 그 남자 신상이 다 나올 테니까요."
"고마워요.....정말 고마워요.....!"
코마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런 코마치에게 카시와기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자리를 뜨려 하는데,
"실례지만.......이름을 물어볼 수 있을까요...?"
코마치가 다시 불러세운다.
역시.......그 이변에 의해 잃어버렸구나...기억을...
"카시와기에요. 카시와기 히카리."
카시와기는 약간 쓰라림을 느꼈지만 이름을 말해준다.
그리고,
"아...카시와기 군이군요....저는....!"
"알고 있어요, 코마치. 몸 조심해요!"
그 한마디를 남기며 문을 열고 나간다.
그 말에 멍해진 코마치를 남기고.
"내 이름을......알고 있어......?"
코마치는 중얼거린다.
골목으로 다시 나온 카시와기는 곧 주변에 있던 구경꾼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오오, 비리비리하게 생겼는데 의외로 날렵한걸?"
"대단했어, 너!"
"강도에게서 점원을 구출해내다니 말야~용감한 시민인데?"
구경꾼들이 칭찬하자 카시와기는 머쓱한 듯 뒤통수만 긁적였다.
"아하하....하하하하하....."
영웅되기 쉬운걸? 하고 카시와기는 실없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겨우 강도 쫒아냈다고 만족해선 안 된다. 지금의 카시와기에게는 난장판이 된 이메진스피어를 다시 돌려놓아야 할 사명이 있다.
그 사명을 해내야......마코토를 다시 만날수 있기에.
카시와기는 그 인파를 물리치고 다시 골목을 빠져나온다.
"그나저나 이정도면 자기보호는 되겠네. 자아, 이제 어쩐다....."
일단 벤치에 앉아 궁리하도록 하자.
카시와기는 그렇게 생각한 후 주변에 있는 벤치에 앉는다.
우선 하루히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쿈. 그리고 그 쿈을 만나기 위해선 키타 고에 가야 한다.
그런데,
그 키타 고가 대체 어디냐고오오오오오!!
그렇게 절규하는 카시와기의 바지 속이 우웅거린다.
'문자인가....?'
카시와기는 그렇게 생각하며 핸드폰을 열어 문자를 확인한다.
[지금 이메진스피어냐? 네가 와있을거라고 나가토에게서 들었는데, 만일 이메진스피어면 연락해라.
학원도시 바깥에서 보자. -카미조 토우마-]
─────!!!
잊고있었다.
모든 이메진스피어인이 기억을 잃었을 때 단 한사람만이 기억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땡스다, 나가토....!"
카시와기는 빙고를 외치고 그 문자로 전화를 한다.
뚜뚜뚜뚜뚜....하는 발신음이 들리고 곧 달칵. 하며 받는다.
[카시와기냐?]
대뜸 신원부터 확인하는 카미조.
"그래. 지금 어디야?"
[집이다. 일단 인덱스를 먹이고 재워야지. 너 박명좌 알지?]
"박명좌라면 학원도시 바깥에 있는 폐쇄된 극장?"
[그래.] 카미조는 입을 연다. [일단은 그곳에서 보자. 뭔가 해결책은 알아냈어?]
그런 걸 물어보는 걸 보니 네녀석도 나가토에게서 뭔가 들었군.
[음, 굉장히 엄청난 소녀가 마에스트로가 됐다더라.]
카미조의 음성이 들린다.
[여하튼 박명좌에서 보자. 그럼.]
뚝 하고 핸드폰이 끊어지고 카시와기는 한숨을 폭 내쉰다.
어찌되었든 아군이 하나 생겼다. 혼자 이메진스피어에 내팽개쳐졌을 때보다는 유리해진 것이다.
"좋았어."
카시와기는 웃샤. 하고 벤치에서 몸을 일으킨다.
지금 믿을 만한 사람은 카미조밖에 없다. 우선은 그 녀석과 접촉하자.
"그러면.....학원도시 쪽으로 갈까...?"
카시와기는 이메진스피어에서 학원도시 가는 법은 잘 알고 있었다. 몇 번이나 갔으니까.
주머니의 잔고를 확인한 카시와기는 곧 근처의 버스 정류장으로 내달린다.
Part 2.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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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카시와기 이메진스피어 풍래기.txt
시작되었습니다!
난장판이 된 이메진스피어를 다시 되돌리기 위한 카시와기의 모험.
이제는 첫 동료인 카미조를 데리러 가는군요.
이번 편에서 중요한건,
-미나미 여사 에이전트 짱이였음?!
-나츠메 쿄우스케. 깜짝등장?!
-거기다가 리틀 버스터즈?!
-강도잡은 카시와기
-여하튼 막 ★ 장
정도네요.
ps. 덧글달아주시는 당신 짱 감사해요 ;ㅅ;
ps. 다음 파트는 학원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