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의 비 오는 양철 지붕 위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 하지에 대한 생각을
지붕을 두드리는 빗물의 리듬과
계단을 올라오는 집주인 아들의 발소리와,
우리는 하지, 돌이켜 하지
자세를 바꿔서, 뒷면부터 다시 시작되는 카세트테이프처럼
우리는 영원히, 하지
어느덧 숙녀 티가 나기 시작한 하지는
반대가 되어서 하는 우리를 지켜보는 고양이
하면서도 우리는 , 하지
세탁기 안에 엉켜 있는 팔이 긴 빨래들과
어젯밤의 소란으로부터 돌아오지 않는 옆집 여자에 대한 생각을
하지는 하지
쌀알같이 눈 내린 해변의 고양이
이제는 제법 숙녀 티가 나는 하지를 손에 들고
우리는, 하지
물이 뚝뚝 새기 시작한 부엌의 천장과
밀크티가 되어가는 가루가 담긴 컵과
흐르는 빗물의 리듬에 뒤섞여
해변에 쌀알같이 눈 내린 고양이,
하지에 대한 생각을
[킬트, 그리고 퀼트],문학동네, 2020.
첫댓글 바지 주머니에 젓은 화장지 같은 몸과 마음이 -
세탁기에 함께 들어가지 않는 多幸이 미소 지으니
계절도 - 해와 달 없는 지구별 탓하지 않음도
내 상처 아무리 아파도 시퍼런 멍이 흉할 뿐
개안타 !
피도 안난다 카이 .
오억년쯤 버티라고 -
Phoenix 가 울고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