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는 난데 없는 섹시 열풍이 분적이 있다. 정선희씨를 묘하게 닮은 친근한 외모에 관광버스 경력 50년은 된거 같은 쫄깃한 허스키 보이스로 옷감을 최대한 절약해서 등장한 바로 이 가수 코다 쿠미때문이다.
와우내.
코다 쿠미는 2000년대 중반 에로 각코이(섹시하지만 멋있다)라는 유행어를 사회현상으로 올려놓고 영혼을 쏟아부은 개명곡 퍼레이드로 일본의 마돈나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런 코다에게도 무명 시절은 있었으니... 이글은 그 코다의 무명 시절과 그녀를 기사 회생시킨 한 싱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사실 코다는 본명같은 이름이지만 실은 예명이다. 본명은 코다 쿠미코다.
코다는 교토부 출신으로 전통악기를 가르키는 할아버지와 음악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렸을때부터 음악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회식 자리에서 노래 한가락을 뽑게 되는데 이때 모든 사람이 손을 멈추고 어머니의 노래를 지켜보는 것을 보고 "앗 저거다!"하고 생각한 어린 코다는 이때부터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코다피셜로 어머니가 노래를 정말 우렁차게 잘한다고.
그렇게 코다는 초딩 3학년때부터 오디션의 공고만 있으면 일단 닥치는 대로 지원하기 시작한다.
"안냐쩨여 저는 가수가 되고 싶은 쿠미코에욘^^*"
...
특별히 말을 안해도 알겠지만 가수가 되고싶다기엔 너무 지극히 평범시러웠던 코다에게 이 바닥의 냉정한 관계자들이 내린 판단은 낙방이었다. 그리고 몇년 뒤부터는 아예 서류심사에서부터 떨어지기 일수가 되버렸는데 이때 코다는 "아.. 혹시 내 얼굴에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에 결국 심한 비쥬얼 컴플렉스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쿨한 어머니는 "성형하면 되잖아~"하고 말했지만 그럴 여건도 부족하고 용기도 없었다고.
그 이후 코다는 닥치는 대로 배우 오디션은 기본이오 잡지 모델 오디션까지 섭렵하지만 결국 어느곳에서 코다를 찾는곳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훌쩍 지나갔고 코다는 어느새 고교 2학년. "쿠미코 넌 진학 안해?"라고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들까지 걱정을 하는 바람에 결국 코다는 큰 결심을 하고 이번에도 떨어지면 말끔히 포기하겠다는 다짐으로 유명 오디션 2곳에 지원한다.
한곳은 바로 아이돌 육성소였던 하로 프로의 TV 오디션이었고, 한곳은 아무로 나미에가 속했던 유명 레이블 avex.
코다는 하로포로 오디션에 당당하게 참여해 꽤 괜찮은 선까지 갔지만 이때 앞구르기하면서 봐도 대놓고 우승자 삘 솔솔나던 지원자가 있어서 결국 중도 포기하고 avex 오디션에 몰두한다.
여기서 바로 그 하로프로 오디션 합격한 주인공과 그가 합류하는 팀은 바로
그 유명한 모닝구 무스메에다가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우승자였던 사람은 무려 고토마키였다.
"얘를 어떻게 이겨!!!ㅠㅠㅠ 시밤!!!!"
결국 코다는 avex 오디션에 몰두하게 됐고, 이 오디션은 무려 12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오디션이었기에 탈락 가능성을 안고도 지원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곳에 몰두한 계기가 바로 이 오디션의 심사 기준이 얼굴도, 스타일도 아닌 바로 "참가자의 목소리를 30초간 듣고서 평가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노래 하나는 자신있던 고딩 쿠미코는 당당하게 이 오디션에 1차 합격을 했고, 2차 오디션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 너무나도 기뻤던 나머지 여러 친구들한테 자신의 합격 소식을 알렸던 코다는 하라주쿠에서 다리 좀 떨었던 양애취들한테 꾀임을 당해서 2차 오디션 전날에 댄스 레슨 드립치고 몰래 얘들하고 놀러가려다 부모님한테 붙잡힌다. 결국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분을 참지 못해 내던진 옷가지가 코다의 눈에 정통으로 맞아 부상을 당하게 되는데 평소 소리를 질러본적도 없을만큼 자상했던 아버지의 행동에 노발대발한 어머니는 당신때문에 오디션 못나가면 어떡해요라며 욕다발을 선사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코다는 부모님이 내 오디션에 정말 많은 걸 걸고 있구나 싶어서 금방 정신 차리고 다시 심기일전해서 안대를 쓴채 2차 오디션장에 들어선다. "결과는 합격!"
코다 쿠미와 코다 쿠미 레코드 사장(맥스 마츠우라)
Q. "코다 쿠미를 왜 뽑으셨어요?"
A. "아~ 웃겨서 뽑았어요"
그렇다. 말그대로 웃겨서 뽑았다고 한다. 심사위원이었던 맥스 마츠우라는 당시 최종 20인을 오디션 전에 재면접 했는데 이때 코다가말빨로 자신을 웃겨버려서 그것만 보고 뽑았다고 한다. 다만 준 그랑프리에 올린 이유는 코다를 차분하게 키울 생각이었다고. 훗날 이 일화를 들은 코다는 꽤 충격이었다고 한다. 뭐 암튼 "나 뽑아줘서 땡큐~"였던 코다는 avex와 계약을 맺기 전 관계자와 면담을 하게 된는데 이 당시 자신의 포부를 말하던 코다는 "m-flo(일본의 알앤비 힙합 듀오)"같은 노래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관계자는 "아 그럼 R&B겠네?"라고 되물었더니 코다는 "R&B가 뭐죠?"라는 황당무개한 대답을 해버려 결국 미국에 무사수행을 보내버린다.
그런데 이때 코다한테서 나름의 R&B 포텐셜을 감지한 avex는 코다를 회사 내 신생 R&B 레이블 rhythmzone에 계약시켰고 데뷔 싱글도 미국에서 발매했다. 그리고 그 데뷔 싱글 TAKE BACK은 2000년 11월 빌보드 댄스 뮤직 차트 10위권에 등장하면서 꽤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이 차트는 개나소나 프로모션 싱글만 돌리면 올라가는 듣보잡 차트였으며(...) 곧이어 일본에서도 공식 데뷔를 앞둔 코다에게 avex가 선사한 빅엿은 바로
"너 TV 프로모션 안해줄거임"
(뭐라?????????????)
이유는 간단했다. 코다가 살찌고 별로 이쁘지 않아서랜다. (썅내폭발) 뽑아놨더니 뭔가 밖에 내보내긴 애매모호해는지 그럴싸한 신비주의 작전을 짰다고 애둘렀지만 데뷔를 기대하던 코다와 코다 가족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던 반응이었다. 그러나 코다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2000년 12월 6일 데뷔 싱글 'TAKE BACK'을 발매하며 일본 가요계에 도전장을 민다.
데뷔 곡 'TAKE BACK"
이 곡은 오리콘 차트 최고 60위에 머무르며 사실상 망했고 좋은 퀄리티와 미국에서 데뷔했다는 뉴스로 소소하게 화제를 얻긴 했지만 TV 프로모션을 안하니까 그냥 조용히 묻혀버렸다. 그 이후 이 결과에 낙담한 코다는 평소 통통한 체격이었음에 데뷔 직전 다이어트를 이뤄냈지만, 단 기간에 8kg까지 늘어버려 결국 프로듀서에게 불려간다.
여러 사람들이 있던 자리에서 코다 쿠미한테 내뱉은 프로듀서의 질책은 바로
"너 그렇게 살쪄있으면 다음 싱글 뮤비는 애니메이션으로 해버릴테니까!!!!"였다.
이 말에 깊게 상처를 입은 코다는 이를 악문채 다이어트를 해서 다행히 애니메이션화까지는 면했지만
CD 판매량은 늘지 않았고 무명 생활이 시작된다.
그렇게 도쿄에 상경한 코다 쿠미는 가수 활동이라기엔 너무나도 소소한 클럽 무대에 올랐고, 새벽 2~3시에 노래하는 것은 평소 저녁 8시에 소등하던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 초반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게 된다. 거기다 클럽에는 무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을때가 많아서 맥주 상자를 뒤집어엎어서 그 위에서 무대를 하기도 했고 어느날은 손님이 세명밖에 없어서 세명 앞에서 노래를 부른적도 있다고 한다.
"이 바닥 만만치 않네ㅠㅠㅠ"
코다는 그렇게 무명 생활을 보내고 있었고 초창기에 발매한 싱글 세장은 모두 1~2만장 정도의 저조한 판매고를 기록해 실패를 거두었다. 그러던 와중 코다는 당시 같은 회사의 소속된 15세 가수 BoA와 함께 듀엣이 결정되는데 이 당시 911 테러를 추모하기 위해서 만든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소속사 선배 아무로 나미에, 하마사키 아유미, 케이코등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여서 이들에게 꼽사리낀 코다와 BoA는 코무로 테츠야의 프로듀스하에 발매한 싱글 'the meaning of peace'를 발매한다.
이 싱글이 나름 괜춘한 반응을 얻자 연말에 열린 대형 음악방송 뮤직스테이션 슈퍼라이브에 출연하게 되는데
당시 TV 프로모션을 안하던 코다에게는 거의 동앗줄같은 큰 기회였다. BoA 역시 신인시절이라 나가기 힘든 방송이었고
이 둘은 심기일전해서 엠스테 무대에 나란히 오르게 된다.
그러나 너무 무대에 오르고 싶었던 둘의 의욕은 넘쳤고 결국 이들은 전설의 무대를 남긴다.
"평화는 얼어죽을ㅋ"
- 영상 1분 17초
평화를 노래하던 둘은 평화는 커녕 한명은 테러집단과 피해자 역을 맡은것인지 코다는 무대 내내 애드립을 남발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줌을 지리게 만든 레전드 무대를 탄생시킨것이다. PD의 반응은 당연했다. "코다씨 오바 하면 어떡해요(....)"
사실 이 날 각자 준비된 카메라 앵글이 있었고, 마지막 엔딩때는 당시 반주를 하던 코무로 테츠야가 가운데에 있고 각 가수가 양쪽에 서있는 앵글로 엔딩을 할 예정이었지만 너무 오바한 나머지 두명 모두 무작정 걸으며 노래하다가 동선이 무너졌고 끝나고 PD한테 한소리 들었다고 한다.
이 날 무대 이후로 더더욱 TV에서 멀어진 코다는 다시 요요가 찾아왔고 이 시절 사무실에 여느때와 다름없이 큰 소리로 인사해도 그 누구도 받아주지 않았다고 회상할 정도로 자기관리 못하는 아티스트로 찍혀버렸다. 이듬해 발매한 첫 앨범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비슷한 시기 소속 가수들이 함께하는 대형 콘서트 a-nation에 출연했을때, 코다는 자신들의 선배 가수 무대를 보고 자신도 이렇게 모두에게 환영받고 싶어서 무대 도중 흥겹게 "후끈 달아오르는거야~"라고 소리쳤지만 갑분싸(....) 결국 회사에서는 코다에게 향후 5년간 노래 도중 토크금지령을 내린다. 말그대로 안습의 연속.
"칼 간다..."
코다 쿠미를 해고 위기에서 구원해준 싱글
real Emotion
B : 저기 코다 할말이 있어.
K : 에? 뭔데뭔데?
B: 있지
B: 나랑 결혼하자.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은 내 쪽이었는데
그대는 눈물도 보이지 않고 살며시 손을 뿌리치고 걸어가요"
"이 이상 방해는 할 수 없어
이런 방식으로 밖에 사랑할 수 없어서 정말로 미안해요"
Rain (2004년)
전남친의 결혼 소식.
불과 코다와의 결별 3개월 뒤에 들려온 소식이었다.
"다시 칼간다..."
- 속편에 계속
to be continued
첫댓글 이런비하인드스토리너무좋아요 ㅜㅜㅜㅜㅜㅜ
헤헤 저도 비하인드 스토리 너무 좋아해요!!!!!!
코다쿠미 노래는 큐티허니 밖에 모르지만 다음 편도 너무 기대되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속편도 기대해주셔요^^!
코다가 초반에 무명인 건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 와.... 진짜 고생 많이 했네요.. 수고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이것도 축약된거고 코다가 직접 언급한걸 토대로 쓴건데 더 많은 얘기가 있었겠죠 ㅜㅜ 안그만두고 계속 가수 해줘서 엄청 고마워요 지금도ㅎㅎ
아 개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잡초님 단순한데 재밌게 글 잘 쓰시네요ㅋㅋㅋㅋ
진짜 애잔의 아이콘은 처음부터 남달랐구나,,,
근데 코다 어머님 한 성격하신거 같음ㅋㅋㅋㅋ
앜ㅋㅋㅋ감사합니다
저도 써놓고보니 마음에 드는데 속편이 엄청 부담되네옄ㅋㅋ
으잉 저 파이널판타지 10-2 했었는데 그게 코다쿠미 목소리였구나..
원래도 날씬한거같은데 소속사놈들. 인사도 안받아 주는건 뭐야 진짜 유치하게 사람괴롭히네
목소리가 중저음이 되게 매력적이예요. 보아랑 부른 저 미닝오브 피스 노래 좋아했는데 영상보니 보아랑 코다쿠미 둘다 짠하네요. 얼마나 무대가 고팠을까
파판으로 곡이 유명해서 꽤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거에요ㅎㅎ
real Emotion외에도 1000개의 말이라는 곡도 코다가 불렀어요. 그 노래도 파판 주제가에 수록되서 혹시 아실수도? 북미판은 SWEETBOX가 불렀었죠.
사실 저 당시에 뮤비 촬영이나 굵직한 무대에서만 살을 급하게 뺐고 공백 기간에 찍힌 사진들 보면 확실히 지금에 비해서는 체형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소속사의 대응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해요 저도ㅠㅠ 저같았으면 바로 때려치웠을듯...
코다 곡들도 앞으로 소개할거고 속편도 쓸테니까 그때도 관심 가져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아 개재밌어.. 숨쉬는거도 까먹고 읽었어요 흡입력보소.. 빨리 2편이요 현기증난단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넘 감사해욬ㅋㅋㅋㅋ심기일전에서 2탄도 재미나게 써볼게요!
여기 언급 된 가수들 다 너무 좋아해요 ㅜㅜ. 스토리 너무 흥미진진하고 찰져요.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잘 읽어주셨다는 분이 계셔서 힘이 나네요 ㅜㅜ
여동생도 가수였구나 데이 애프터 투마로우 이름은 많이들어봤는데
예전에는 코다보다 유명해서 코다가 "misono 언니"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저번 니콜글도 그렇고 옷감 절약했다는 표현이 왜케 웃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 여가수들은 이름만 알고 잘은 몰랐는데 한명 제대로 알고 갑니당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저의 최애표현이에요♡ 11st님 댓글 달아주셔서 넘 감사해요!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세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