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고 있는 그룹의 데뷔 일화 중 유독 인상깊었던 핑클의 글입니다.
한때 핑클 덬친을 두고 있었기에 쓸 수 있었던 글.
긴 글이니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90년대 후반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네명의 소녀가 등장했다
그 이름은 핑클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것을 깨부숴버리겠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름 뜻을 가진 이 그룹은
블랙 화이트 레드 블루라는 신박한 네개의 이미지로 등장해 비장한 이름뜻과는 달리
상콤한 미모로 난 니꺼야~를 외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학생, 직장인, 어른 할것없이 수많은 남성들에게 설레임을 안겨주었다.
그 결과 공개 방송 현장은 물론 방송국에 소년팬들로 넘실거리는 기현상을 안겨주었고
이후에는 거침없는 입담과 털털한 성격으로 예능계를 제패시켜 남녀노소 할것없이 많은 팬을 거느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핑클은 당시 다른 걸그룹들과는 어딘가 매우 다른 과격한 예능감을 선보였고
무대 뒤에서는 소속사 사장마저 망나니라고 부를 정도의 기행을 보여주어
도대체 어디서 이런 네명을 모아놨는지 궁금할 정도의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쯤에서 이 네명이 어떻게 모이게 됐는지 사뭇 궁금하기도 한데
2010년대까지 폭풍 가창력과 폭풍 비쥬얼을 유지하며 보통이 아닌 이 네명이 모이기까지는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이 글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해줄것이다!
때는 1990년대 중반.
원조 아이돌 그룹 소방차를 발굴시켜 1세대 아이돌 시장을 개척했던 대성기획의 이호연 사장 휘하에는
많은 스타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는 혼성그룹 잼, 코코 등이 자리해 있었다.
선배들의 노고에 힘을 얻어 대성기획에서는 뮤라는 6인조 혼성그룹을 내놓았고
그중에서 홍일점이었던 김준희는 그룹의 센터로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뮤는 기대와는 달리 금방 해체의 길을 걸었고...
이중에서도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던 김준희는 뮤가 해체되자 대성기획의 대표 이호연에게 한마디 건넨다.
김 : "사장님"
이 : "응?"
김 : "뮤 해체 됐는데 저 이제 뭐해요?"
이 : "그러게나 말이다"
김 : "별다른 계획 없으면 저 걸그룹 만들어 볼래요."
이 : "ㅇㅋ. 대신 너가 한번 그룹을 만들어보거라."
김 : "콜"
웬걸, 시시할 정도로 제안을 받아들인 이호연 사장은 그룹의 실질적 리더의 직책까지 안겨주었으며
김준희는 곧장 걸그룹을 만들기로 결심한 뒤 멤버들을 차례차례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이호연도 당시 걸그룹을 만들기로 결심했기에 수락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당시 가요계에는 이예린, 이소라, 엄정화, 룰라 김지현등 혼성 그룹의 일원이거나 여자 솔로 가수들이 빛을 보긴 했음에도
걸그룹은 당최 가요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가끔 날라리 포스 좔좔 흐르는 듀오가 등장해 옷감을 절약하고
뇌쇄적인 눈빛으로 등장해 노래방과 군인들의 사랑을 받긴 했지만 얼마못가 사라졌고 걸그룹으로서 성공하기에는 어딘가 역부족이었다.
이때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3명의 여자들이 그룹을 결성해 온갖 인기를 다 씹어먹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그 유명한 TLC였다.
"우리처럼 되고싶어? 어려울걸ㅋ"
그 시절 온 우주의 까리함과 힙함을 뿜어내고 있던 이 세명의 여자들은
Creep과 Waterfalls를 외쳐대며 온갖 음악상을 휩쓸었고 빌보드 역사상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여자그룹으로서
이 영향력은 한국에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힙합 패션과 그루브 있는 목소리 그리고 까리한 퍼포먼스까지
도무지 20년전이라고 믿을 수 없는 앞서감에 많은 국내 가수 지망생이 제2의 TLC를 꿈꿨지만
인기 스타 반열에 오르지 못하기 있었다.
김준희 역시 TLC를 아주 동경하고 있었고 김준희는 "한국의 TLC"를 만들기 위해
힙합 느낌 좔좔흐르는 간지스트들을 찾아 헤매게 된다.
이호연 사장 역시 여러 연습생과 가수 지망생들에게 컨택을 했고, 이 시기 당시 가요계에서 "블랙뮤직, 힙합 패션"의 1인자였던 한 가수에게 제안을 한다. 바로 당시 해체를 선언하고 개인 활동을 준비하던 룰라의 채리나였다.
"리나야 그룹하자"
당시 채리나는 블랙 패션과 랩, 보컬 실력까지 겸비한 영입 대상 0순위의 인재였다.
거기다 인기까지 더해져 채리나를 주축으로 그룹을 만들면 화제몰이는 따놓은 당상이었기에
이호연 사장은 채리나에게 우리 회사에 있는 김준희와 팀을 만들자고 제안하지만 당시 채리나는 기존 회사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여러 회사의 러브콜을 사양하던 시절이라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그렇게 여러 연습생들을 몇달간 찾아다닌 결과 얼추 인원이 간추려졌고 그 중에서는
춤도 기깔나게 추고 미국물 좀 먹은 연습생과 힙합 느낌 좔좔 흐르는 연습생까지 더해져 일단 머릿수는 TLC가 됐다.
그렇게 김준희는 신인 두명과 함께 사장님에게 일단 컨펌을 받으러 갔고
한국의 TLC가 될 이 세명은 자신감있게 노래를 선보였다.
김 "사장님 저희 왔어요~ 한국의 TLC를 소개합니다~"
"노래 한곡 해드릴게요."
"...메인보컬 뽑으러 가야겠군"
그렇다. 노래가 문제였다. 포스는 힙합 느낌 좔좔 흐르는데 노래가 영 아니올시다...였기에 메인보컬이 시급했다.
그래서 결국 일단 이들은 이호연 사장에게 팽 당했고 이호연 사장은 직접 메인보컬을 찾아나서게 된다.
이호연 사장은 연예계 생활로 얻게 된 연예계 인맥으로 여러 방송계 인물들에게 "노래 잘하는 애 있으면 연락하셈~"이라며 밑밥을 깔아놨고 이 연락을 기억하고 있던 그 바닥 인물 뫄뫄씨는 MBC에 취재하러 왔다가 우연히 만난 노래 우렁차게 잘하는 소녀를 발견하곤
곧장 이호연 사장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A : "사장님 노래 잘하는 애 찾았습니다"
이 : "그래? 잘됐군 비쥬얼은 어때?"
A : "아. .그게"
"살이 좀 쪄있습니다."
이 : "일단 가서 봐야겠구나"
이호연 사장은 곧장 달려갔고 그 자리에는 별밤 노래자랑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대회에서 장원으로 뽑은 학생은 바로 갓 고딩이었던 옥주현이었고
당시 그녀는 친구들의 제안에 못이겨 방송국 한번 구경해보자는 마음으로 우연히 참여했던 상황이었다.
이 날은 방송국에서 펼쳐지는 최종 무대에 올라 리허설을 하던 도중이었다.
그렇게 옥주현은 타고난 성대로 우렁차게 노래를 불러댔고
이 모습을 본 이호연은 "옳거니! 쟤다" 싶어 옥주현한테 접근한다.
작가 : "저기 주현아, 어디 사장님이 너 좀 잠깐 보쟨다."
옥 : "아...예"
(대기실로 불려간 옥주현)
(그곳에는 무려 젝스키스!!!!가 분장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이때 옆에 있던 한 아저씨가 옥주현을 본 뒤 이렇게 말했다)
이 : "얘 너 살 많이 빼야겠구나????"
옥 : "???네??....."
이 : "그게 뭐야~"
옥 : "저는 성악할거라 괜찮거든요?"
이 : "...너 내가 걸.그.룹 시켜주마."
옥 : "네??????????제가 절 아는데 제가 무슨 걸그룹을 해요. 됐어요."
이호연 : "야, 내가 아니면 너 누가 걸그룹 시켜주겠냐."
오히려 인심 썼다는 듯이 말하는 이호연 사장에게 조금 당황했지만
성악가를 꿈꾸던 옥주현은 계속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결국 이호연 사장은 최후의 카드를 제시한다.
이호연 : "너 젝키 좋아하지?"
옥 : .....
이호연 : 요며칠뒤에 젝키 콘서트에서 만나자.
친구들도 데리고 와.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옥주현은 친구들과 함께 젝키 콘서트도 신나게 관람하고
처음엔 무서운 아저씨인줄만 알았던 이호연 사장이 그래도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였는지
결국 코가 꿰였다. 그 이후 옥주현은 대성기획 연습실에 찾아왔고 그 모습을 본 김준희는
옥주현의 긴 다리와 기깔난 노래 실력에 반해 그를 멤버로 영입시킨다.
그렇게 대성기획의 여자 그룹은 꽤 그럴싸한 모습으로 정돈되가고 있었고
그렇게 열심히 데뷔를 목표로 으쌰으쌰하고 있었다.
그 무렵, 대성기획의 라이벌 회사에서도 여자 그룹을 만들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이수만 "우리는 힙합 느낌 나는 그룹 말고 하얗고 청순한 걸그룹 만들거야"
"그러니까 그에 부합하는 애들을 찾아!"
당시 SM에서 H.O.T.의 매니저 겸 캐스팅 디렉터였던 모 매니저는 본인이 본래 SM에서 만들고 싶던 그룹은
힙합 그룹이었는데 SM에서는 노선을 다르게 가길 원해서 고민하던 참이었다.
뭐 어쨌든 이 매니저는 괌에 가서 5:5 머리가 세상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미소녀를 캐스팅 했고,
SM에서도 당연히 마음에 들어해서 바로 SM과 계약을 했다.
이때 이 매니저는 자신이 관리하던 연습생들을 개인적으로 관리하면서 여러 회사에 연결해주고 있던 상황인데
이때 이 매니저 눈에 들어온것은 바로 힙합간지 좔좔 흐르는 한 고등학생이었다.
그 소녀는 동네 일대를 누비며 일명 얼짱으로 불리는 소녀였는데, 이미 그 바닥에서는 여러 회사에서 낚아채려던 지망생이었다.
"내 이름은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말해 뭐할쏘냐, 그 유명한 이효리를 누가 자신의 팀으로 안 넣고 싶어 했겠냐며.
결국 그 매니저는 이효리를 본인이 관리하던 연습생들과 함께 관리하기로 마음 먹었고
자신이 관리하는 연습실에 몇번 데려다 놓고 SM에서 준비하는 걸그룹에 영입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수려한 비쥬얼과 이미지를 가진 이 소녀는 어딘가 모르게 되게 포스가 강했고
이상하게 한참 어린애였음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대하기는 커녕 말 조차 걸기 어려울 카리스마가 있었다.
뭐 어쨌건 일단 연습실에 데려놓긴 했는데 회사에 연결을 시켜주기 위해선
사장님과 대면을 시켜야했다. 그렇게 매니저는 이수만에게 이효리의 오디션을 보게 해줬고
이효리는 이수만 앞에서 오디션을 보게 된다.
이수만 : "오 그래 너가 걔구나.
그래 준비한거 한번 해보렴."
효리 : "네"
"여기서 오디션본거 아무한테도 얘기하지마...^^ 알겠지?"
별로 마음에 안들었던 이수만은 이효리한테 여기서 오디션본거 아무한테도 말하지마라고 당부한 뒤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캐스팅 매니저의 연습실에 줄곧 얼굴을 비추던 이효리는 결국 어느날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효리는 여러 곳에서 알바를 하다가 여러 회사에서 명험을 받게 됐고 그 중에서 효리를 마음에 들어하는 대형 기획사가 나타나
이효리를 낚아채버렸고, 이효리도 별 생각 없이 계약에 서명했다.
효리는 뭔가 어딘가 숨 막힐거 같은 하드한 연습 시스템에서 벗어나 나름 후리했던 이 회사에서 알바도 겸하면서 그룹을 준비하게 된다.
이 그룹은 그 유명한 업타운의 윤미래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업타운걸이었다.
이 그룹은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탄생될 힙합 걸그룹이었고 블랙 뮤직 여성그룹 계 1인자였던 TLC의 영향을 그대로 이어받을 팀이었는데 여기서도 한국의 TLC를 만들고 있었으니, 당시 TLC의 입지는 그만큼 대단했고 이효리도 TLC의 자타공인 광팬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이효리는 이 회사와 계약을 맺고 착착 데뷔 준비를 하게 된다.
이때 대성기획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고 춤추던 옥주현은 사장님이 괜찮은 애 있으면 데려오라는 지령에
평소 옆 학교에서 미모로 이름 날리던 여자애가 생각나서 그 애랑 친해지기도 할겸, 한번 만나러 가기로 했다.
그 소녀는 학교에서 유명한 동아리 핵심 멤버이자 강남 일대에서 한가닥했던 미모로 청소년 교육지 모델로 발탁 되는 등
데뷔 전부터 여기저기서 얼짱으로 유명했던 이진이었다.
옥주현은 자신과 동갑내기였던 이진에게 다가가 가수 오디션 제안을 했고
이진 역시, 쿨하게 이 제안을 응했고 얼마 뒤 사무실에 찾아와 오디션 노래로 에코 노래를 열심히 불러댔다.
"지금처럼만 날 사랑해줘~"
사장님도 이 아이를 마음에 들어했는지 바로 멤버로 합격시켰다. 빛의 속도로 합격한다. 여러 차례에 거친 오디션? 그딴거 없다.
이호연 사장에게는 그냥 느낌이 중요했다. 그 느낌에 걸맞는 인재였기에 그냥 한방에 합격시켰다.
그렇게 이진이 대성기획 걸그룹 프로젝트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경쟁 기획사였던 SM에서는 3명의 여자 그룹을 출범시키는데....
바로, 97년 11월 추운 겨울 즈음의 일이었다.
"나를 믿어주길 바래~"
바로 훗날 숙명의 라이벌이 되는 그 유명한 S.E.S.였다.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어디서 데려온지 궁금할 정도로 파워풀한 가창력을 겸비한 바다와 유진, 슈의 눈부신 외모는 대한민국을 접수하기에 충분했고
걸그룹 시장 선빵을 차지하려던 대성기획의 계획은 단번에 무너져내렸다.
S.E.S.는 과하지 않았다. 깔끔한 용모에 수려한 안무,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완성도 있는 음악까지 더해져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으며 이대로는 우리가 무너지겠다는 생각에 이호연 사장은 이때부터 칼을 갈기 시작했다.
이 시기 얼마 전 이효리를 놓친 그 캐스팅 매니저가 매의 안목으로 모 사생대회에서 또 한명의 소녀를 픽업했고
이번에는 SM이 아닌 대성기획 사무실에 연결을 시켜주기로 한다.
그렇게 대성기획 사무실로 찾아온 이 아이는 멀뚱멀뚱 사장님을 쳐다봤고
사장님은 이 아이를 꽤 마음에 들어했는지 바로 옆 방에서 연습하고 있던 옥주현에게 이 아이의 노래 심사를 맡겼다.
성유리 : "어디로 들어가지, 아 여기네"
"음....내 앞에 있는건 분명 노래 선생님일거야. 긴장되네."
"반갑습니다...?"
같은 멤버를 노래 선생님으로 착각할 정도로 포스 있던 고딩 옥주현 앞에 다가선건 그보다 더 포스있는 성유리였다.
소싯적에 껌좀 씹어본듯한 발랑까진 헤어스타일과 대학생 언니라도 있는지, 언니 옷 몰래 뺏어 입은듯한 신랄한 코디로 등장한 그녀를 보고
옥주현은 고개를 저으며 "얜 안되겠다..." 생각했지만 일단 사장님이 오디션은 보라고 했으니 예의상 노래 한번 불러보라고 했다.
"나를 믿어주길 바래~"
심지어 노래도 경쟁 기획사에서 나온 슈퍼스타 S.E.S. 노래를 기세좋게 불러대는 것이다.
악마돋는 메이크업으로 걸걸한 목소리를 남발할줄 알았건만 의외로 음색이 독특했다.
노래는 썩 잘하진 못하지만 귀에 남는 목소리라고 해야하나? 암튼 괜찮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옥주현은 일단 "괜찮네~"하고 합격을 주는듯 했지만 곧이어 한가지 미션을 줬다.
"다음에 올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너 다운 모습으로 와봐"
성유리는 노래 선생 주제 별 이상한걸 다 주문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일단 알겠다고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며칠 뒤)
성유리 : "안녕하세요..."
"샤방샤방"
며칠전 찾아왔던 날라리 언니는 어디로 가고 악마의 영혼은 내다 버린 말그대로 미소녀가 등장한것이다.
옥주현은 눈을 의심했고 결국 성유리에게 홀딱 반해 멤버로 영입해야된다고 결심했다.
사실 이호연 사장도 성유리를 보자마자 바로 합격을 내렸고, 그룹 컨셉도 이들에게 맞춰야겠다고 고심했다.
이후 성유리는 연습에 합류했고 오디션때 노래 심사 했던 그때 그 노래 선생이 알고보니 멤버임을 깨닫고
이내 같은 멤버였던 이진, 옥주현등과 어울리며 점점 그룹 다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 뒤 이호연 사장은 그룹의 리더였던 김준희를 조용히 사무실로 불렀다.
김준희 : "네 사장님 무슨일이세요?"
이호연 사장 : "보여줄게 있다."
(성유리 프로필 사진)
김준희 : "와~존예네요. 근데 왜요?"
이호연 사장 : "준희야.... 그게 말이다."
"우리 컨셉을 힙합 전사처럼 하지말고 귀엽고 깜찍하게 가는건 어떻겠니?^^"
한국의 TLC를 꿈꾸던 김준희에겐 청천벽력같은 제안이었다. 결국 그 자리에서 답을 내리지 못하고
며칠간 생각을 해보기로 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던 제안이었다.
결국 김준희는 그룹에서 탈퇴하기를 결심했고 그 무렵 다른 기획사에서 준비하는 다른 힙합 팀 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바로 이효리가 준비하고 있던 업타운 걸 프로젝트였다.
당시 이효리의 유명세와 대형 기획사의 프로젝트는 이미 그 바닥에서 소문이 쫙 깔려있을 정도로 핫이슈였고
김준희는 이 노선을 타면 되겠다는 마음에 과감히 대성기획을 벅차고 나왔던 것도 있었다.
그렇게 김준희는 기세좋게 컨택을 시도하지만...?
망했어요.
아니, 그 그룹 데뷔도 전에 해체했어요.
그렇다. 업타운걸은 어른의 사정으로 데뷔도 전에 해체가 되버렸고 연습생들은 뿔뿔히 흩어진 상황이었다.
김준희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버린채 결국 안습의 행보를 걸어야 했다. (눙물..)
그렇게 팀의 중축이 되던 멤버를 잃은 대성기획도 암담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호연은 그룹 라인업을 어느정도 가감한 뒤,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로 한다.
그거슨 바로 경쟁사 SM 그룹 멤버 + 1 전략이었다. SM에서 나온 H.O.T.가 다섯명이니까 한명 더해서 젝스키스를 내놓았더니 떴네?
오 개이득. 여자 그룹 프로젝트도 S.E.S. 멤버 인원에 한명 더해서 나오면 되겠군. 훗.
물론 이호연 사장의 안목과 멤버들의 스타성, 또 그 바닥에서 상당히 파워있던 회사였기에 가능한 성공이었지만
그 전략속에는 이런 단순함도 작용했다고 믿었다. 이호연 사장은 여기에 더불어 멤버들을 한데 모은 뒤
"좋아하는 색깔이 뭐냐"고 물었고 멤버들은 "아 저는 검은색이요", "저는 화이트요"이라고 하자 그 즉시
"너는 이 그룹의 블랙이야", "너는 이 그룹의 화이트야" 라는 놀라운 이미지 메이킹을 시전하며 즉석에서 기획을 하기도 했다. 와우내.
그렇게 이호연 사장은 옥주현, 이진, 성유리, 그리고 기존 멤버로 데뷔할 예정이던
미국물 좀 먹은 힙합 유망주 애니까지 이 네명이서 데뷔하기로 결정시키고 이 소식을 방송가 전체에 퍼뜨리기 시작했다.
"님들 우리 회사에서 대박 여자그룹 나와요~"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여자 젝키 혹은 제2의 S.E.S.가 되는것 아니냐며 한껏 기대했고
데뷔전부터 언플을 시전하여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사실 김준희가 탈퇴하기 직전에도 이 소문이 퍼져서
그 당시 인터넷쯤이라고 생각하면 될, PC통신상에는 대성기획 걸그룹 팬클럽이 결성되기에 이르렀고
데뷔전부터 팬클럽에서는 그룹 이름을 자체적으로 "핑클"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파워풀한 가창력의 옥주현과, 랩과 춤에 능한 힙합퍼 애니, 그리고 비쥬얼 담당 이진, 성유리로 구성된 이들은
녹음 작업에 들어섰고, 98년 초쯤 데뷔가 확정되어 음악 잡지등을 통해 이들의 소식을 알리기 시작한다.
1998년 3월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을 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성기획은 기존 그룹 컨셉이었던 "한국의 TLC"를 일부 계승해 "조금 어둡긴 해도 청순한 느낌"으로 가길 원했고
그렇게 열심히 데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시절 이들이 부르기로 한 타이틀 곡은 이호연 사장이 적극 추천한 "Shadow"라는 곡이었다.
이 곡에는 같은 기획사의 스타였던 젝키 멤버 은지원이 타이틀 곡에 코러스로 참여하는 등 회사 선배도 적극 지원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데뷔를 앞두던 이들에게 또 다시 청천벽력같은 일이 생긴다.
바로 미국에서 건너와 그룹을 준비하던 애니는 데뷔를 몇달 앞두고 사장님께 찾아가 도무지 그룹 컨셉이 적응이 안된다며
결국 데뷔 직전 팀에서 탈퇴한다. 그렇게 데뷔전에 비상 상태가 생긴 이들은 결국 데뷔를 코 앞에 둔 상태에서 또 다시 좌절한다.
이때 급하게 누구 가릴 것 없이 좀 괜찮다 싶은 연습생들을 마구마구 살펴보던 와중에 네번째 자리에 적합할만한 한 소녀를 찾게 된다.
긴 생머리와 힙합 패션 그리고 눈웃음까지 장착한 미소녀였는데, 이 소녀가 네번째 멤버로 어느정도 확정시되자
애니가 빠진 파트를 재녹음하기 위해 녹음실로 찾아왔다.
2부에서 계속.
to be continued
첫댓글 진심 저시절 이진은 정말 이뻤음 ㅎㄷㄷ
요즘 보니까 이진이 진짜 매력있더라구요 ㅋㅋ 시원한 미인
핑클짱ㅜㅜ
겨울되면 떠오르는 그룹..ㅠㅠ
헐 타샤니 애니가 원래 핑클이었군여..! 그나저나 ses도 tlc 영향 낭낭하게 받은거보면 저시절 모든 걸그룹들의 우상은 tlc였나봐요
네 데뷔 직전에 탈퇴한거라 거의 최종 멤버였는데 막판에 나갔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와 존잼..!!
히히 감사합니당♥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90년대 가요계 살펴보면서 느낀게 TLC랑 자넷잭슨 영향 받은 국내 가수들이 정말 많다는거였어요 거의 교과서 수준으로..ㄷㄷ
재밌당
넘잼써요...2편언ㄷ제..♡
왔습니다 왔어요 2편이 왔어요!!!!
핑클 데뷔전에 스포츠신문에 신인그룹 데뷔라고 사진 떳늩데 이진이 젤 이뻤었는데
이진이 데뷔전부터 유명했다고 하더라구요ㅋㅋㅋ 데뷔하기도 전이었는데 통신에 사진도 엄청 떠다녔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