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월요시편지_901호
아바나 블루스
김혜식
치자꽃 두 송이
노래를 부르던 나이 든 사내
탱고를 추면서 손을 내밀어요
치자꽃 피는 동안만
사랑할까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치자꽃 빛 엉덩이
나시오날 호텔 바에서 만난 이브라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은
진작에 사라졌어요
돌아온다고 말해 줘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 냇 킹 콜Nat King Cole: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
- 『아바나 블루스』(천년의시작, 2023)
***
주말 동안 공주문학축제를 다녀왔습니다.
공주의 문화, 공주의 문학, 공주의 예술, 그리고 공주 사람들을 만끽하고 왔습니다.
잠시였지만
공주가 쿠바였고, 아바나였고, 부에노스아이레스였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은/ 진작에 사라졌어요/ 돌아온다고 말해 줘요"
우리가 알던 옛문화 옛문학 옛예술 옛사람들은 진작에 사라졌지만
다시 되돌려 지금의 문화와 문학과 예술로 녹여내는 공주였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삶이 피곤하고 우울할 때면
공주에 가보세요.
치자꽃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탱고를 추면서 탱고를 추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Quizas Quizas Quizas"
글쎄요 아마도요 아무튼요...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요.
2023. 9. 4.
달아실 문장수선소
문장수선공 박제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