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기행문을 쓰고펐는데 어째 맘에 여유가 전혀 없네요. 사진도 이제서나 보는 후훗~~
시간 많으신 분만 서해길 나서보세요.^&^
진작부터 일탈을 꿈꿔오던 여인네들이 거사를 도모함에 있어서도 실은 몇번 엎치락 뒤치락거리다 결국 한 여인네는 막판에 못가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2월 5일 새벽에 만나 서해고속도로를 달리기시작했지요.
부지런한 여인네들은 그 새벽에 달걀도 삶아오고 떡도 쪄오고 커피도 타오고 포도즙도 갖고와서는 아침밥을 휴게소 가로등밑에서 해결~~ - 그래도 우리 환한데서 먹자~ 해서리 가로등불빛아래로 이동 눈물겹게 알뜰한 여인네들이었지요.^^-
그러곤 내달려 바닷길이 열린 다는 무창포에 발을 디뎠습니다. 바다 안열리니 별반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리던 바다를 눈앞에 두니 좋았습니다. 전 쭈꾸미가 들어가서 산다는 소라껍질 그물을 아주 신기하게 봤지요.
다음은 채석강을 향해 고고~~ 가는길에 서해 해돋이를 차안에서 맞이했습니다. - 얼마나 부지런했는 줄 아시겠죠? - 어디서고 떠오르는 햇살을 바라다봄은 설렘과 소망이 담아지나봅니다. 밝은 햇살만큼이나 여인네들 맘도 환해집니다.
채석강에 다다라서는 채석강을 끼고 바닷가를 거닐면서 층층이 쌓여있는 지층들을 요리조리 관찰하면서 바다내음을 맡아보려하건만 바람이는데도 갯바람같지 않아 싱겁기도했습니다. 고도름이 아주 근사하게 층층이 열려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군가 촛불을 자잔하게 쪼르륵 밝혀놓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이었지요.
이제 내소사를 향해 고고~~
들어서는 입구에서 배봉산에서 익숙한 딱새 한마리가 딱하니 날아와 반겨주니 내소사길 낯설지 않고 정겨워집니다. 전나무 600미터길이 참 향그러웠습니다. 비릿한 바닷내음에 굶주린 우린 맘껏 큰 숨 들이키며 전나무를 흠모했지요. 쭉쭉 뻗어서 양옆으로 서있는 길은 차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길이었지요.
내소사. 대웅전을 단청 하지 않은 곳으로 참 소박해보였지요. 대웅전 문의 문살이 연꽃이랑 국화꽃모양으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내소사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능가산은 바위와 나무들이 적절하게 섞여서는 아름다워보였지요. 천년 된 느티나무도 참 늠름해보여 마음에 모시고 왔습니다.
내소사까지만 갔다오기로 한 여인네들은 밥먹을 시간도 아껴가며 다시 내친김에 선운사까지 내달립니다.
선운사. 맘 속에서 무던히도 그리던 선운사 동백꽃, 꽃무릇, 단풍나무 겨울에 찾은지라 그 아름다움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꽃무릇 흔적이랑 꽃몽오리 안고 있는 동백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비록 꽃 진자리지만 한 곳도 놓치지 않고 마음 안에 붉은 꽃 피우면서 쫓자니 제 마음 속 상상력이 용량초과 신호음을 금세 내며 현기증냅니다.
그럼에도 상상의 나래는 끝모를 그리움안고 두둥실~~ 도솔산 위를 휘둘러보며 현실을 직시하라합니다.
대웅전 뒤에 있던 우람한 동백나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화분에 심어진 동백을 보다가 태종대에 가서 한번 놀란지라 그 놀라움이 크진 않았지만 대단하다싶었지요. 어떻게 동백나무가 저리 클 수 있을까싶었지요. 동백꽃 붉게 핀 모습이랑 후드드득~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해보건만 상상력의 빈곤은 갈증만을 더해줍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발 동동 구르며 춘백을 보고픈 마음, 꽃무릇을 보고픈 마음은 몇 계절 뒤를 그리기에 바쁩니다. 그러다 순간 이 어리석은 저의 모습은 옆에 흐르는 맑은 물에 그대로 비춰지며 마음속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지금, 이 순간 충실한 동백과 꽃무릇과 단풍나무를 아낌없이 사랑해주라'합니다. 그 때부터 배고픔에 서두르던 발걸음은 마냥 늦어집니다.
밀려오는 아쉬움에 자꾸자꾸 뒤돌아보며 빈나무로, 초록으로, 흔적으로 자신들의 때를 기다리며 또 자신들의 때를 품어내는 선운사 주변을 가슴가득 담아봅니다.
선운사 경내가 주는 단아함이란 뒤에 도솔산과 선운산이 감싸고 있는 포근함과 아름다움으로부터이지는 않았을까싶습니다.
내소사나 선운사나 어쩜 그리도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았던지요. 진작부터 사찰이나 절터가 지닌 복을 신도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관광객과 산행객들이 같이 나누어 가짐에는 옛 고승들의 풍수지리를 보는 혜안이 깊고 깊었음을 볼 수 있었지요.
이제 여인네 넷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배고픔을 풍천장어에 복분자주로 달래기위해 식당을 찾았지요. 부러 '원조'자가 빠진 식당을 찾아 들어간 식당이 여인네들의 건강하게 꼬인심사? ㅎㅎ를 알아줬어야 하는데 저는 익숙하진 않았습니다. 전라도음식이랑 장어의 기름진 맛이... 허나, 배고픔은 뭐든지 맛있었지요.
세시경 우린 차머리를 돌려 서울로 향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던 뒷 좌석 두 언니들의 잼난 이야기로 오는 길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듯 올라오는 길에서도 눈 잠시 붙이시더만 여전하십니다. 환상적인 꼼비였지요.
보현언니가 거 있잖아 배고펐던 가수~ 하니까 앞 좌석 둘은 글쎄하는데 옆에 있던 들꽃언니 태진아합니다. 그러구는 달콤한 노래 부른 가수~하니 조성모하고 외치십니다. 그려~ 그려~합니다. 기사님이랑 저는 어찌나 배아프게 웃었던지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서로 걸구넘어지며 시비를 거는데 어찌나 꼬시던지 깨소금 맛이었지요. 오래된 벗으로부터나 나올 수 있는 정겨운 모습에 기사님이나 저는 그저 웃느라 볼 일을 못봤지요. 우하하~~ 갑자기 이대목에 웃음이 나옵니다. - 이하생략-
올라오는 길에 삽교천에 들러 여인네들을 배려해준 옆지기님들을 위하여 어시장을 돌아다니다 쭈꾸미를 동행시켰습니다.
서울 와선 옆지기님들이랑 거한 뒷풀이를 즐기고 복분자와 풍천장어의 효능을 시험하기위한 곳으로 직행들 하셨습니다. 그 뒷이야기는 아직 모릅니다. 이실직고들 해보심이 어떨런지요. ㅎㅎㅎ
일상을 떠난 여인네들만의 서해 나들이. 네 여인네 모두 나름대로의 행복찾기를 하셨을 텐데요. 저 또한 마음 꾹꾹 다지고 왔지요.
지자체 선거까지 꼼짝없이 일터 지킴이를 해야하는 저로서는 그저 이번 나들이가 뒷심을 은근히 뭉근히 주길 바래봅니다.
선운사에서 못 보고 온 동백꽃에 대한 짝사랑이 꽃무릇으로 피어오를 때 다시 선운사와 도솔산을 기쁜 마음으로 찾아 나설 수 있게 그동안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운전을 해준 우리 슈퍼우먼 언니 거꾸로 동생들에게 확실한 웃음을 선물해주신 두 언니 고맙습니다.
꽃무릇 필 때 아시지요? 옆지기님들?? ㅎㅎㅎ
************************
유난히 서해 나들이에서 등대가 눈에 들어오기도했습니다. 노란등대 하얀등대 빨간등대를 다 보고 온 날이지요.
넘 긴 글이 잼없을 것같아 잠깐 꾸며보았습니다. 저는 올해 최대의 목표 메디칼안경 제2전성기를 위하여 출근 서두릅니다. ㅎㅎㅎ
식구들 모두 행복한 날되세요.
산내음올림. |
첫댓글 가끔씩 그런 일상 탈출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아요. 윤할유가 되어 일상이 더 풍요로워질 테니 서로간에도 더 건강하고 화목해질 듯 ... 아주 좋았겠어요.
^^장문을 읽으며 다시 그날이 떠올라 혼자 ㅎㅎㅎ.꽃무릇 보러 또 가자~~~~....
네네 네네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