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4강까지 갔어요. 아주 바닥은 아니었죠.”
전년도 팀 성적이 부진했던 것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정윤진(덕수고)감독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60개가 넘는 고교 팀들과 자웅을 겨뤄 전국대회 4강 정도의 성적이면 대부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흔히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 라는 말이 있다.
둥근 공의 향방을 알 수 없고 더구나 미완의 고교 선수들의 손끝에서 나올 수 있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덕수고는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 되어 왔고 실제로 거의 매년 정상에 올랐다. 그래서일까? 지난해엔 숨고르기 시즌이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2018년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8강에서 광주일고에게 4-6 로 패하며 첫 대회를 마감했다. 청룡기 대회 땐 16강전에서 세광고에게 1-5로 졌다. 봉황대기는 결승 문턱에서 북일고에게 1-12로 대패했다. 협회장기 대회에서는 율곡,소래,북일을 차례로 꺾고 8강에 진출했으나 포철고에게 3-5로 졌다.
![3학년_메인.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78778.jpg)
덕수고 3학년 선수들
# 2013년, 2016년에 이어 3년 만에 찾아온 기회
2017년엔 황금사자기 우승과 청룡기 4강을 기록했으니 확실히 전년 대비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까?
결론부터 말하면 공수 어느 곳 하나 부족함이 없다. 많은 관계자들은 한 개 대회 그 이상의 우승이 가능 하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우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군침을 삼키고 있는 장재영(2학년.우완)과 최고의 좌완으로 기대를 모으는 정구범(3학년.좌완)이 버티고 있는 철벽 마운드를 손꼽을 수 있다.
물론 2명의 투수만이 아니라 옆구리 투수 김동혁(3학년), 좌완 이지원(3학년) 최근 구속과 제구가 급상승 중인 우완 김효준(3학년) 좋은 신체조건의 좌완 옥준호(3학년)등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장재영 이외 다른 2학년 투수들도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등판 기회를 엿 볼 만큼 풍족하다.
제아무리 마운드가 좋아도 타선이 터져주지 않으면 승리는 불가능하다. 덕수고가 작년과 다른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작전수행 능력이나 기동력, 짜임새까지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여기에 장타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가세 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주축으로 뛸 3학년 뿐 만 아니라 2학년들의 기량이 출중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덕수고가 한 시즌 2개 대회를 제패했던 년도를 살펴보니 2013년과 2016년이었다. 정윤진 감독은 올해가 그때와 비슷한 분위기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올해 6월이 되면 정윤진 감독이 덕수고에 부임한 지 12년째가 된다. 그동안 10번의 우승 헹가래를 경험했다. 올해도 어느 대회에서 환희의 순간을 만끽 할까?
![감독방.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38685.jpg)
덕수고 감독실에는 수많은 상패와 우승 세레모니 사진으로 가득차있다.
# 연습게임도 실전 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무패행진
25일(월)부터 구의 야구장에서는 제 40회 서울특별시장기 고교야구대회가 진행 중이다.
서울권19개 팀이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르며 결승은 31일(일)에 열린다.
덕수고는 이 대회에서 경기상고,세현고에 이어 휘문고(9-2)를 연달아 물리치고 4강에 안착, 30일(토) 경기고와 결승 티켓을 놓고 단판승부를 짓게 된다.
만약 이 대회마저 정상에 오르면 시즌 개막전 참가한 3개 대회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다.
미국전훈(1월22일~3월1일)을 다녀온 뒤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19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에 첫 발을 내딘 덕수고는 비로 인해 결승전을 치르지 못하고 대구고와 공동우승을 했다.
이어 성남 탄천야구장에서 열린 우수 고교 초청 대회에서 조별 리그 1위로 결승에 진출, 성남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사실 야구열전에서 북일고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2-2 무승부 게임을 제외하면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탄천리그_북일고전.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43377.jpg)
탄천리그에서 재격돌한 북일고와 덕수고. 승자는 덕수고
물론 시즌 전 연습게임의 성격이 짙은 대회라 결과에 연연할 필요 없다. 하지만 승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선수 스스로가 느끼는 자신감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덕수고는 미국전훈(1월22일~3월1일)을 다녀온 뒤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19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에서 비로 인해 결승전이 열리지 못해 대구고와 공동우승을 하고 대회를 마감했고 닷새 뒤엔 성남시 탄천야구장에서 열리 우수 고교 초청 대회에서 조별 리그 1위로 결승에 올라 성남고를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장기 대회에서도 경기상고,세현고에 이어 휘문고(9-2)를 연달아 물리치며 4강에 진출, 30일(토) 경기고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 정구범- 장재영 원투펀치 앞세워 정상 도전
앞서 언급했듯 덕수고의 올해 마운드는 좌완 정구범과 150km/h대가 훌쩍 넘는 빠른 볼을 장작하고 있는 우완 장재영이 버티고 있다.
![정구범.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96277.jpg)
정구범
정구범은 같은 학년들보다 한 살이 많지만 유급을 한 것은 아니다.
건대부중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2년 뒤 덕수고에 입학을 하는 과정에서 9월 가을 학기제에 적용된 미국 학교 시스템에 의해 본의 아니게 한 학년을 또래들 보다 늦게 진학을 한 것.
이를 두고 1차 지명 후보 자격 논란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140km/h대 중반의 볼을 지닌 컨트롤이 좋은 좌완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어 만약 1차 지명 후보에 포함이 된다면 LG-키움-두산 세 팀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하다.
정구범은 현재 경기에 등판하지 않고 주말리그 개막에 몸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에도 발탁이 되어 이미 실력은 검증을 받은 상태다.
![장재영.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28252.jpg)
장재영
장재영은 장정석 키움 감독의 아들. 187cm의 큰 키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지난해 입학하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기장 명문열전 북일고전에서 신지후(북일3.우완)과 맞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최고구속 153km/h을 기록했다.
그는 이 날 4.1이닝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는 등 강속구 투수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지켜보고 있던 국내외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아다.
“올해 팀이 우승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해외진출의 의향에 대해 묻자 그는 ‘아직 2학년이다 보니 깊이 생각해 보진 않았다. 아버지께서도 천천히 상황을 지켜보자고 하셨다’ 고 밝혔다.
국내에서 뛰게 된다면 서울 3팀 중 그래도 키움의 입단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철벽 마운드 “우리도 있다”
덕수고는 올해 좌완이 많다. 정구범 이외 이지원(3학년), 옥준호(3학년)도 왼손투수다.
이지원은 작년 14경기(29.2이닝) 3승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체격(179cm 85kg)이 큰 편은 아니지만 제구가 일정하고 침착하다. 동계 때 139km/h를 찍으며 생애 첫 140대 진입의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왼쪽 무릎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제외가 되었던 옥준호는 183cm 93kg의 다부진 체격의 좌완으로 최고구속은 138km/h
사이드암 김동혁(3학년)은 지난해 5경기(11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3.27를 기록했다. 미국 동계 캠프에서 최고 138까지 찍었다. 체격조건(185cm 80kg)이 좋아 스피드 증가가 기대 된다.
김효준(3학년.우완)은 탄천리그에서 141km/h를 찍으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하고 돌아온 문성원(3학년.우완), 올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인 이정범(3학년.우완)도 항시대기중이다.
![3학년_투수_최종_6명.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597.jpg)
김동혁-이지원-김효준-이정범-문성원-옥준호(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순)
2학년 투수로는 장재영 이외 서하민(좌완) 장성익(좌완) 김재현(우완)도 등판 기회를 엿본다.
서하민은 기장대회에서 부산고전 선발 출격 3이닝 동안 11명의 타자를 맞아 1피안타 호투를 펼쳐 시선을 끌었다. 스피드도 130km/h대 진입, 자신감이 상승했다.
장성익도 신장이 180cm 좀 안 되는 좌완. 김재현도 비슷한 체형과 구속을 갖고 있다. 서민준(2학년.우완) 강홍주(2학년.사이드암), 권순욱(2학년.우완)도 역시 아담한 체격의 비슷한 구속을 보인다.
![2학년_투수들.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23118.jpg)
2학년 투수들
# 실전 경험 풍부한 야수들의 활약 기대
노지우(3학년.포수),김태호(3학년.유격수),정현승(3학년.중견수),기민성(3학년.중견수)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해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쓴 노지우는 작년에 김시원(포수) 선배를 도우며 15경기 출전 타율 3할1푼9리(69타수 22안타) 18타점 8도루 볼넷 20개를 골라내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는 4번 타자로 나선다.
강남중학교 출신 김태호는 내야 어디든 가능한 전천후 수비를 자랑한다. 올해 유격수로 나선다. 작년엔 30경기 출전 타율 3할 9리(81타수 25안타) 19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김태훈 역시 볼넷(21개) 대비 삼진(8개)이 적은 점이 눈에 띈다. 2번 타순이 유력하다.
올해 톱타자겸 중견수로 뛰는 정현승도 지난해 26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3리(48타수 15안타) 10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기민성은 작년 10월 ‘2018 김용달 타격코치 배 파워 쇼케이스 홈런왕 챔피언스’ 우승자가 됐다. 184cm 94kg 우투우타로 방망이의 파워는 이미 검증을 받았다. 체격 대비 발도 빠른 편. 외야전 포지션 수비를 해오다 올해는 우익수로 뛸 계획이다.
그러나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눈치. 그래서 정윤진 감독은 하위타순에 배치해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4명의 야수 모두 지명을 받을 만한 기량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투수 못지않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3학년_야수들_최종.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41980.jpg)
김태호-노지우-정현승-기민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
2학년 야수로는 나승엽(2학년.3루수)이 독보적이다.
지난해 15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 4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는 그저 기록에 불과할 뿐 연이어 출전 중인 최근 대회에서 그는 연일 호수비와 완벽한 밸런스와 컨택감각을 선보이며 호쾌한 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전국을 통틀어 2학년 야수 NO.1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수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187cm 80kg으로 체격 조건도 우수해 해외 스카우트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는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매니 마차도(샌디에고 파드리스. 내야수)를 꼽았다.
![나승엽.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22546.jpg)
나승엽
그 밖의 2학년으로는 박찬진,김유빈(이상 내야수) 안제현, 박찬진(이상.외야수) 한상훈(포수)등도 선배들의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에 무서운 타자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장재영이다. 그는 마운드에 서지 않더라도 중심타선의 지명타자로 나서며 공격을 이끈다.
지난 탄천대회에서 그는 가벼운 스윙으로 홈런을 몰아쳐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장재영_타격.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2F459%2F2019%2F03%2F30%2FsptPostArticleImage-90038.jpg)
투수면 투수 타자면 타자 뭐든 잘하는 장재영
그는 ‘타격 연습은 따로 하지 않는다. 편한 마음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고 있는데 감이 괜찮은 것 같다’ 며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2학년 야수들.
장재영은 투수 -야수 모임에 번갈아 함께 했다.
“저희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떠도는 뉴스나 정보를 뒤늦게 접하는 등 불편함도 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지 않겠어요?”
덕수고 야구부가 올해 어떤 대기록을 달성 할지 또 우승기를 몇 번 들어 올릴지 궁금해진다. 일단 최강의 전력이라는 것 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