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년 후 이탈리아의 악동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18K 황금으로 변기를 만들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5층에 설치했다.
뒤샹이 평범한 변기를 미술관에 가져와 감상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면,
카텔란은 값비싼 황금에 변기 기능을 부여해 체험형 예술로 탄생시켰다.
0.1% 상류층 집에나 있을 것 같은 초호화 황금변기를 미술관 공공화장실에 설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의미 해석을 관객들 몫으로 돌리지만
‘아메리카’라는 제목을 통해 세계 경제대국 미국에서 일어나는
경제 불균형, 부의 세습,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등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다.
황금변기가 설치된 이듬해,
구겐하임미술관은 빈센트 반 고흐의 풍경화 한 점을 빌려 달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침실을 장식할 용도였다.
미술관 수석큐레이터는 ‘고흐 그림은 대여 불가하나 원하면 카텔란의 황금변기를 빌려줄 수 있다’고 회신했다.
아울러 변기로서도 완벽하게 기능하는 예술품이며 재료비만 100만 달러가 넘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흐 그림은 소수 권력자나 부자의 침실 벽에 걸리는 것보다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미술관에 있어야 한다는 게 미술관의 판단이었다.
작가 역시 황금 장식을 좋아하는 부호 출신 미국 대통령에게 이 작품을 영구 제공할 뜻을 밝혔으나,
백악관에서는 이후 어떤 답도 보내오지 않았다고 한다.
100여 년 전 뒤샹의 변기가 미술의 개념을 질문했다면,
카텔란의 변기는 우리 시대 미술의 역할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은화 :: 미술평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
1960년 1월 6일 ~
이탈리아 파도바 출생
이탈리아 조각가, 행위예술가.
위트와 역설적 유머로 종교, 정치, 사회, 미술계까지 기성 체제를 풍자하는 재능이 있었다.
부조리 희극에 가까운 미술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탈리아인들의 축구에 대한 국가적 집착, 부패상 비판을 위해 7미터 '스타디움'을제작하였다.
<9번째 계시(The Ninth Hour)> / 1999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의 전시
우주 저편에서 온 운석이 창문을 뚫고 날아와 요한 바오로 2세를 덮쳤다는 설정으로
폴란드의회와 가톨릭계를 비분강개하게 만들었다.
원래 이 조각은 영국 왕립 아카데미 미술원에서의 <계시 : 현대미술의 미와 공포>전에 포함되었던 것으로
실제 사이즈와 똑같이 만든 극사실적인 교황 조각이 붉은 융단 위 돌에 깔린 채 누워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외롭고 버림받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는 마치 교황도 인간일 뿐임을, 그리고 평등주의 기념비로 비춰졌다.
하지만 폴란드의회는 ‘믿음에 대한 무례함’ 혹은 ‘욕지기나는 미술’이라며 열을 냈고
의원 2명이 발에 떨어진 운석이라도 ‘치워드리겠다’며 직접적인 물리적 행사를 가하려 하기도 했다.
이러한 거센 반응에 작가는
“가톨릭과 신교도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두 종교에 존재하는 희생이란 항목에 대해 자신의 희생과 일치시켰을 뿐”이라고 밝혔다.
첫댓글 나도
황금변기 갖고 싶다 ㅎㅎ
주문 받어요.ㅎㅎㅎㅎ ㅎㅎㅎㅎ
어떤 예술도
예술은 아름다워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특별히황금으로 한개 만들어드릴께요.
@커피두잔 예. ㅎㅎ
@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