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만 떠올려도 이가 갈린다.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그에게 이른 시간에 당한 완패, 이젠 되갚아줄 차례다.
'스팅' 최승우(25, MOB)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TFC 페더급 챔피언 '투신' 김재웅(24, 익스트림 컴뱃)를 KO로 쓰러뜨리고 다시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는 것이다.
김재웅과 최승우는 오는 12월 9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6'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타이틀매치이자 2차전을 펼친다.
TFC의 모든 체급은 치열한 양상을 벌이고 있지만, 그중 단연 '페더급'이 눈에 띈다.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위권·중위권을 나누기가 애매하다. 챔피언 김재웅을 필두로 최승우, 조성빈, 정한국, 이민구, 홍준영이 상위그룹에 있는 건 사실이나 치고 올라오는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우열을 가늠하기 어렵다.
모든 경기에서 승패가 갈리는 만큼 선수마다의 성적은 차이가 있으나 기량 자체는 비슷하다. 10위권 밖의 선수들 역시 언제든지 톱10 진입을 노릴 실력이 된다. 잠시 주춤하고 있는 기존 강자들 역시 언제든 다시 기세를 올릴 만한 능력이 있다.
현재 TFC 페더급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단체 사상 이렇게까지 각축을 다퉜던 체급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랭킹이 시시때때로 바뀌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신성들이 탄생하기도 한다. 살얼음판 싸움 속에서 피 튀기는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1차 방어에 성공한 TFC 페더급 챔피언은 없었다. 초대 챔피언 최영광은 이민구에게, 이민구는 최승우에게, 최승우는 김재웅에게 패하며 벨트를 내줬다.
3대 챔피언 최승우와 4대 챔피언 김재웅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체급의 세대교체를 이룬 파트너이자 경쟁자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케이지에서 맞선 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함께 페더급에서 파란을 일으킬 때부터 사실상 라이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서로를 제외하고 체급 내의 강자들을 대부분 제압한 만큼 2차전에서 누가 승리를 거두더라도, 3차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타격스페셜리스트인 두 선수의 치열한 타격전 예고가 색다른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9개월 만의 재회 '종지부 특명'
두 선수는 지난 3월 'TFC 14' 메인이벤트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대결은 한순간에 종료됐다. 꾸준히 전진 압박을 펼친 김재웅에게 최승우는 근거리 엘보를 휘둘렀다. 그 순간 김재웅은 머리를 왼쪽으로 이동시키며 오른손 훅을 적중시켰다.
쓰러진 최승우에게 파운딩 연타를 퍼붓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김재웅은 불과 36초 만에 펀치에 이은 파운딩 연타로 무패 챔피언이던 최승우를 제압하고 TFC 4대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시 최승우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며 심판이 빨리 말린 감이 있다고 생각해 즉각적인 재대결을 펼치길 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자신의 경기를 돌아본 뒤 심판 입장에선 충분히 멈출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깨끗한 완패임을 선언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적어도 2명 이상의 상위권 파이터를 넘어야 타이틀 도전 기회가 주어지지만, TFC는 6연승의 강자였던 길영복을 불과 1분 33초 만에 타격으로 압도한 최승우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최근 인터뷰를 종합한 결과, 둘이 2차전에 들고 나올 전략은 1차전과 큰 틀에선 다르지 않다. 김재웅은 근접전에서 1라운드 KO를 노릴 것이고, 최승우는 방심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꾸준히 포인트를 쌓은 뒤 KO 기회를 잡을 계획이다.
최승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1차전 때 방심을 많이 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고, 자만했었던 것 같다. 다시 찾아온 기회인 만큼 반드시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번 대결은 정말 자신 있다. 전 경기와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헤드코치 권배용 관장은 1차전에서의 패인으로 운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솔직히 재수가 없어서 진 것 같다. 운이 없었다고 본다. 승우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준비, 감량 모든 게 순조로웠다. 그냥 경기당일 김재웅의 운이 더 좋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권배용 관장에 따르면 현재 최승우는 100% 김재웅과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재웅의 타격에 약점이 있다며, 다양한 콤비네이션으로 김재웅을 KO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겠지만, 그 결과를 둘의 라이벌구도가 청산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전력을 고려하면 김재웅과 최승우 모두 타 상위권 파이터와 맞붙어도 이길 가능성이 높고, 그것은 정상에서 또다시 맞서는 결과를 초래한다.
동료들의 예상도 엇갈리고 있다. 김재웅의 1차 방어와 최승우의 복수 확률이 비슷하게 예측됐다. 이 경기는 확실히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상성·전력에서 누가 앞선다고 보기 어려워
김재웅의 강력한 펀치에 맞긴 했으나, 여전히 공격 옵션이 많은 최승우가 전력 면에서 앞선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최승우의 강력함은 무에타이에서 비롯된다. 그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키커다. 종합격투기로 넘어오기 전 입식타격기 무대에서 50전 가까이 싸웠다. 종합격투기에서도 김재웅에게 당한 패가 유일한 패배다. 종합격투기 경력이 길진 않으나, 킥복싱으로 다져진 탄탄한 타격 실력에 권배용 관장에게 배운 그래플링 실력을 더해 단숨에 톱컨텐더로 자리매김했다.
김재웅 역시 주짓수에 능하지만 전형적인 타격가다. 그는 임재석·조정현 감독이 이끄는 익스트림 컴뱃의 거친 싸움꾼이다. 화끈한 난타전을 즐기는 스트라이커로, 일취월장한 타격 기량을 뽐내고 있다.
2014년 5월, "3년 안에 국내 최고의 페더급 파이터가 되겠다"고 큰소리친 김재웅이 지난해 7월 제대 후 돌아왔다. 지난 1월 'TFC 드림 2'에서 홍준영을 KO시키며 단숨에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 챔피언이던 최승우마저 KO로 제압하며 뱉은 말을 지켰다. 총 전적은 6승 2패.
이번에도 두 선수의 펀치가 모두 서로의 안면에 적중되겠지만 그것으로 경기가 종료될지는 미지수다. 동기부여가 큰 최승우의 맷집 역시 만만치 않으며 김재웅은 빠른 스텝과 헤드워크로 정타를 잘 허용하지 않는 편이다.
최승우는 페더급에서 신체조건이 가장 뛰어나다. 신장 181cm, 리치 186cm, 다리길이 108cm로, 동 체급 선수들에 비해 5cm이상씩 길다. 라이트급 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김재웅의 신장은 173cm.
둘 모두 타격을 선호하기에 누구의 상성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서로가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약점이 없는 만큼 누구의 우세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김재웅의 타격거리에 최승우가 들어올 때가 '승부처'
최승우는 김재웅에게 패했지만,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TFC 페더급 벨트를 가지고 오겠다. 매일 그 생각만 하고 있다. 방어전 때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시원하게 졌지만 이겼을 때보다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다. 다시 마음을 잡고 더 독하게 준비하고 있다.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재웅은 페더급 최강 펀처다. 움직임이 매우 민첩한데다 특유의 스텝도 가지고 있다. 이런 신체조건과 능력은 펀치를 활용한 타격에 강점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원동력이 된다.
그는 오직 두 주먹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 복싱 실력이 출중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복싱만으로는 종합격투기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 그는 종합격투기에서 자신에게 맞는 복싱을 최적화시켰다.
종합격투기는 태클과 클린치를 경계해야하는 만큼 복싱이나 킥복싱보다 타격거리가 멀다. 김재웅은 활발한 전·후, 좌·우 스텝을 활용하며 거리를 자유자재로 좁히고 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누구를 만나도 거리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김재웅-최승우戰에서 먼저 들어와야 하는 쪽은 단연 김재웅이다. 최승우에게 타격거리를 내주면 경기가 힘들어진다. 원거리 폭격을 당하기 않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안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최승우는 기술, 파워, 변칙성을 고루 겸비했다. 정석적인 움직임을 보이다가도 한 순간에 폭탄 같은 러시를 감행한다. 1차전에선 '그것'을 보여주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았다.
김재웅이 들어오는 타이밍을 최승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 상황을 놓치고 쉽게 근접전을 허용한다면 1차전과 같은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사실을 최승우, 헤드코치 권배용 관장, 격투팬 모두 알고 있다.
1차 방어전 상대로 최승우가 확정됐을 때 김재웅은 이런 말을 남겼다. "최승우와 또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져서 너무 억울해하더라. 다시 싸워서 확실히 짓밟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한편 김재웅과 최승우가 격돌하는 'TFC 16'에서는 2대 밴텀급 4강 토너먼트도 진행된다. PXC 밴텀급 챔피언 트레빈 존스와 '지옥의 그래플러' 소재현이, 김동규를 두 차례 제압한 황영진과 4연승의 김명구가 맞붙는다.
TFC는 UFC와 동일하게 5분 3라운드를 기본으로 하며, 타이틀전은 5분 5라운드로 치러진다. 팔꿈치 공격이 허용되며, 그라운드 안면 니킥과 사커킥·수직 엘보 등은 금지된다. 오후 4시부터 SPOTV+에서 생중계되며,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TFC 16' 입장권(VIP석 220,000원, S석 44,000원) 문의는 010-4906-9040, 02-833-2929에서 가능하며 사전 예약할 경우 특별 할인이 적용된다. 현장 판매도 진행한다.
■ TFC 16- 김재웅 vs. 최승우Ⅱ
2017년 12월 9일 인천 연수구 선학체육관(오후 4시 SPOTV+, 네이버 스포츠 생중계)
[페더급 타이틀매치] 김재웅 vs. 최승우
[밴텀급 4강 토너먼트] 트레빈 존스 vs. 소재현
[밴텀급 4강 토너먼트] 황영진 vs. 김명구
[여성부 -50kg 계약체중매치] 서지연 vs. 박시윤
[페더급매치] 조성빈 vs. 템류크 버카모프
[여성부 -52kg 계약체중매치] 권혜린 vs. 김주연
[페더급매치] 홍준영 vs. 무라타 ?
[밴텀급매치] 김승구 vs. 유수영
[웰터급매치] 김형주 vs. 박건환
[라이트급매치] 김성현 vs. 김성권
[미들급매치] 최재현 vs. 설규정
[페더급매치] 김상원 vs. 이준오
[라이트급매치] 안경준 vs. 김태균
[밴텀급매치] 우정우 vs. 이택준
[플라이급매치] 한대복 vs. 강석천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575&aid=0000000111
첫댓글 최승우가 이기고 김재웅과 같은팀인 조성빈이 타이틀 도전해도 재밌을듯
삭제된 댓글 입니다.
조성빈정도...
최승우가 질경기가 아닌데.. 모든 부분에서 다 앞선다고 보고 빠르면 2라운드 최승우가 피니쉬 시킬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