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차주현 감독(49)이 프로 원년 처음으로 경질되는 사령탑이 됐다. 대한항공은 9일 차주현 감독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하고 송치인 코치(42)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대한항공은 당분간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하면서 후임 감독을 물색하기로 했다.
후임엔 인하대 문용관 감독(46)이 유력한 후보로 올랐다. 센터 출신으로 대신고와 인하대를 거쳐 현대자동차 서비스에서 활약했던 문 감독은 2001년 대학배구 2관왕에 이어 2002년 3관왕에 오르는 등 대학배구를 평정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구단은 당초 차 감독에게 즉각 경질이 아니라 "올시즌을 마친 후 지휘봉을 내 놓으라"는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구단으로부터 이같은 통보를 받은 차 감독은 이날 오후 즉각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대전을 떠나 서울로 이동했다. 차 감독은 9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프로 원년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지만 이런 상황을 맞게 돼 참담한 심경"이라며 "자세한 얘기는 좀 시간이 지난 뒤에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002년 대한항공 지휘봉을 쥔 차 감독은 실업 시절인 지난 해 겨울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으나 올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불린 신영수를 비롯해 김형우 구상윤 이용희 등을 영입하면서 도약을 꿈꿨다. 차 감독은 신영수를 조기 투입했으나 2년차 김웅진과 포지션이 겹치고 드래프트가 늦어지면서 프로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9일 현재 2승 4패로 4위에 머물러 있다. 구단은 특히 지난 6일 아마추어팀 한국전력에 충격적인 3-2 패배를 당하고 8일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에 3-1로 지면서 3연패에 빠지자 경질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 류재규기자 jkl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