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서울 도착하니 아직 정오도 안되었다.
떨리는 가슴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
남편 경남이 바둑을 보다가 묘한눈으로
난희를 쳐다봤다.
가슴이 덜컹해진 난희...
'뭐지...저 눈빛은!! 요것이 말하지마라 했는데
동영상 보여준거 아냐?'
"일찍왔네, 당신 !! 왜 더있다 오지 그랬어?"
"어, 걱정되서 일찍왔어 아직 점심 안먹었지
금방 점심 차려줄께"
"어이 홍여사 !!"
홍여사 !!! 요건 남편이 상당히 기분나쁠때 난희를
부르는 단골 멘트가 아니던가?
"당신 잘 도착했나 궁금해서 처가집에
전화 했었는데 당신 코빼기도 못봤다 하던데?
도대체 어딜 갔다 온거야 거짓말도 다하고
뭐시여~당신 바람난겨?"
난희의 뒷골에서 징소리가 울렸다.
'드디어... 올게 온것인가 !'
"저기, 그게 품바공연장 갔다왔어
거짓말한건 정말 미안해"
"또, 거지냐 !!
혼자 갔을린 없을태고 누구랑 같어?"
"부녀회장 하고 아파트 동생들이랑 같이같어
미안해 정석아빠 다음엔 말하고 갈께..."
"또, 간다고? 안간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하네? 이번에도 그 여자구만...부녀회장
부녀회장 이면 아파트 일이나 잘 할것이지 왜 갑자기 당신을 거지판에 끌어들여
이 사단을 만드냐고 남의집 분란을 시켜도 유분수지
시방, 이게 말이된다 생각하남 홍여사?"
난희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었다.
결혼후 처음으로 외박을 한것이다
그것도 거짓말 하고서...
"나, 진짜 거지들땜시 못살것네
어이 홍여사 거지가 그리도 좋으냐?"
할말이 없어진 난희는 소심하게 반문 했다
"그사람들 거지 아냐 예술인들 이라고
당신 품바에서 판소리도 갈라져 나온거 알아?"
"예술? 예술이 얼어죽었다?
당신이 하도 품바 품바하길래
나도 유툽가서 품바영상 상당히 봤는데...
남자가 여자 브래지어 걸치고 입에도 못담을
음담패설 하는게 예술이냐?
노래도 어디서 전부 남이 부른 트롯 일색이고
예술을 하려면 자기것이 있어야지"
"전부다 벗고 설치는건 아니잖아
깔금하게 공연하는 품바들이 더 많아"
"깔금 !! 다 좋은데 당신 언제까지 이럴거야?
부녀회장인가 그여자 하고 붙어 다니더니
당신 이상해진거 알아"
"알았어 앞으론 지방공연은 안갈께
서울 근방에서 공연하는것만 볼께 약속해"
"거지땜시 싸운다고 소문날까 창피해서
오늘은 그만 하는데 또 이러면 각오해 "
경남은 분이 안풀렸는지
문을 쎄게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딸 예희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쭈볏거리며 오더니
"엄마, 무조건 잘못했다고 비세요
이번엔 저도 엄마 못 도와드려요
아빠가 저렇게 화내는건 첨봐요 무서워요"
난희는 식구들한태 이렇게 면목 없기도
처음 이였고 머리가 빙빙 돌았다
아파트 베란다로 간 난희는 어디론가 전화했다.
"난데 지희씨 동영상 올린분한태 전화해서
그거좀 내려달라 할래 가능하지?"
수화기 건너편으로 부녀회장 화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석엄마, 그 영상 캅에서 대박났어 !!
방문수가 오천이 넘어 오천이...초대박이야"
난희는 어이가 없었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인다 생각했다
"대박이고 뭐고 빨랑 내리라해
누구 죽는꼴 보기 싫으면 정석아빠가
이거보면 끝장이야 술취해서 노래하는 꼴이라니"
"햐~ 요거 내리면 난리 날탠데...
알았어 내리라 할께 아니면 정석엄마 부분만
편집 하던지..."
잠시후...아들 정석이 들어오다 난희를
보더니 흠칫 거렸다.
"엄마,잘다녀오셨어요?"
"어, 그래 밥은 잘 챙겨먹었니..."
"밥요? 짜장하고 라면은 실컷 먹었어요?
앞으로 짜장은 당분간 못먹거 같아요
엄마 보니 밥 먹을거 같아 기분은 좋네요..."
난희는 가슴 한쪽이 아리어 왔다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애들 밥 굶기고 외박을 다하고...'
작년 초겨울 품바를 알고서 부터 거의 오개월을
품바에 흠뻑 빠져 살았던것이다.
자신의 감추어진 음악에 대한 욕구를
어쩌면 품바를 통해서 위로 삼은건지도 몰랐다.
'맞아, 이건 아닌거 같아 !
공연장 덜 가면서도 품바를 즐길 뭐 그런게 없을까?'
다음날 출근 준비하던 경남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부녀회장 화숙과 정면으로 딱 부딧쳤다
왠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했던가...
지은죄가 있는지 화숙이 움찔거리며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정남아빠 출근 하시나봐요 호호호~!"
"안녕 !!! 안녕 못한디요 회장님
어제 우리 집구석 뒤집어진건 아실랑가요?"
"어머? 그런일이 어쩌다가요?"
경남은 천연덕하게 뻔뻔스러운 부녀회장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고
머리끝 까지 화가 치밀자 충청도 사투리가
속사포처럼 쏱아져 나왔다.
"거시기...진짜몰라서 그런규 회장님?
시방 이사단이 누구땜시 생겼다 생각 하셔유?"
더이상 물러설곳이 없다 생각한 화숙...
"전, 정남아빠 께서 아시는줄 알았어요
공연만 보고 진짜 아무일 없었어요 정말요"
"그류? 여자들끼리 싸돌아 댕기다 아무 일이나
생겼으면 우짤뻔 했슈 요즘 세상이 어떤데
저번에 가평서 보니 완전히 술판 이더만요
대낮에도 남정네들이 술취해서 난리던데
저녁 늦게까정 공연보고 싸돌아 댕기다
험한꼴 보면 회장님이 책임질규?"
"정남아빠가 생각하는것 처럼 그리 위험하지 않아요.
회원들끼리 서로 지켜주고 듬직한 남자회원들이
여자회원들 확실이 지켜주고요"
부녀회장 화숙은 해서는 안될말을 하고야 말았다.
경남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며 입술을 떨어댔다
"남자회원? 듬직한...이것이 뭔 말여
시방 남자라고 했슈?"
화숙은 아차 싶었지만 어서 빨리
이자리를 피하는것이 살길임을 알았다
"정남아빠, 그런게 아니고 카페회원요
같은 식구들 이라니깐요..."
"카페는 또 뭐시여 !! 아주 작당들해서 때로 뭉쳐
다녔구만 네 이 여편네를 걍~"
흥분한 경남이 출근하려다 말고
아파트 안으로 빛살처럼 쏘아져 갔다.
첫댓글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화숙이 화근 맞네요
저렇게 미친듯이 따라다니면 볼장 다볼듯
저도 염려됩니다
난희 자신이 얼른
정신 차리길 바랍니다
소야소야님 주말인데
소설 올려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순주를 할비랑 점핑점핑
보내놓고 잠시 쉬고 있답니다~
백수라 할일도 없어요.ㅎㅎ
@소야소야 글 쓰시는것도 일이지요 ^^
제가품바공연 본적이 없어서
어떤식으로 하는지 모르겟지만. ..
화숙이의 말땜시롱 사람잡겟네요
다 그렇진 않지요
순진하고 여릴수록
뭐든 빠지기 십상입니다 ^^
@소야소야 ㅎㅎ그래두 넘 세상물정 모르는거 같아요 난희는...
@코리 살림만 얌전히 가정밖에
모르던 여자들이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들것 같아요 ㅎㅎ
코리님이나 유화는
절대 안 빠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