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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에 나타난 여성의 연정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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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文 基
남녀 유별이라는 철저한 유교 도덕 아래에서는 연정이란 부부(夫婦)간 이외에는 용납될 수 없었고,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사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표현할 수 없었다. 조선조에서는 인간의 본능적인 사랑은 인간의 본연지성(本然之性)을 흐리게 하는 기질지성(氣質之性)의 실현으로서 윤리(倫理)를 허물어뜨릴 위험한 요소로 간주되어 금기시(禁忌視)되고 죄악시(罪惡視)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늘을 원망하지 아니하고[不怨天], 인간을 탓하지 않는다[不尤人]는 유교적 정신은 현실을 부정하거나 불평 또는 반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했고, 특히 부녀자의 경우는 인종(忍從)만이 요구되었다. 그러니, 양반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적 욕구인 사랑을 느끼고, 현실적 어려움에 한탄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지만 도덕적 규범 때문에 표면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대부가사와 달리 서민가사에는 관능적인 사랑과 부부간은 물론 남녀간의 연정을 노래하고 현실적인 불행과 불만을 적나라하게 토로한 것이 많다. 서민들에게 있어 유교 도덕은 피안의 등불이요 개발에 편자격이었다. 그들은 도덕적 굴레에서 벗어나 본성적 욕구인 관능적인 욕정(慾情)을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상사(相思)의 정을 호소했으며 불우한 신세를 한탄함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연정(戀情)의 표출
연정을 읊은 것은 관능적인 사랑을 읊은 것과 상사의 정을 읊은 것으로 나누어진다. 관능적인 사랑은 <양신화답가(良辰和答歌)> <거사가(居士歌)> <이별곡(離別曲)> <오섬가(烏蟾歌)> 등에 잘 표현되어 있다. 이 중 <양신화답가(良辰和答歌)> <이별곡(離別曲)>에는 자유 연애의 모습이 약여(躍如)하게 펼쳐져 있다.
<양신화답가>는 두 남녀가 사랑을 속삭이며 장래를 맹세하는 모습을 그린 가사이다. 새벽 닭이 울자 여자는 깜짝 놀라 깨어 상의(上衣)를 들러 쓰고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錦衾草露 수배기난 무료히도 펼쳐있다"고 하여 사랑의 농도를 환기시켜 주고 있다. <거사가>와 <이별곡>에는 사통(私通)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별곡>에서는 처녀가 남성으로부터 봉욕(逢辱)한 경험적 사실을 대담하게 표현해 놓은 것이 특히 주목된다.
나를 조차 오는 거동 위풍이 늠늠하며
구름좇는 청용같고 바람좇는 백호로다
은신할 곳 바이없네 방황하는 거동보소
대천바다 한가운대 풍파만난 사공가치
나무들도 없는 곳에 매의 쫓긴 꿩이로다
잔약한 아녀자로 제 어대로 피신할가
세류가치 가는허리 후리처 덤석 안고
雲雨之情 이루울 제 원앙비취 쌍유로다 <이별곡>
녹림(綠林) 간에서 맺어진 사랑은 "청산녹수 원앙"으로 변하였고 유별난 운우지정(雪雨之情)을 사랑가로 다짐하고 있다.
너는 주거 새가 되되 난봉공작 원앙비취
앵무공작 다 버리고 청조새가 되고
나는 주거 물이 되되 구곡수 다 버리고
황해수 동해수 남해 북해수 다 떨치고
음양수란 물이 되여 한 대 어우러져서
주야 장천 물에 떠서 둥실둥실 노잣구나 <이별곡>
청조새가 물에서 놀고 나비가 꽃속에서 잠이 드는 것으로써 이성지합(異性之合)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단장이별곡 >에 이르러서는 상사지몽(相思之夢)이라 하지만 운우지정이 직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춘항전>의 사랑가보다 더 적실(的實)한데 관능적연 사랑의 표현은 신재효(申在孝)의 <오섬가>에서 극치를 이룬다.
두숀목 셔로 잡고 밧고 ?고 탁견질
다리실음 어울너져 츈향을 가만 뉘고
쥬장군을 투기 씨여 옥문관을 돌입?여
좌츙우돌 덤벙이여 츈향 목을 담숙 안고
주홍 갓튼 셔를 물고 바드득 ?어보며
?옥갓튼 졋통이를 만질만질 문지르며
사랑가로 농?인다 <오섬가>
이 <오섬가>는 까마귀 '금오'와 두꺼비 '옥섬'이 중국 역대의 지극한 사랑과 애틋한 이별의 사례를 문답식으로 엮은 가사인데, 후반부에 이도령과 춘향, 배비장과 애랑, 골생원과 매화의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읊고 있다. 너무나 외설(猥褻)적이어서 작품적 가치가 추락(墜落)되고 어회(語戱)화되고 있다. 이도령과 춘향의 육정(肉情)적인 사랑은 <춘향전>에 나오는 양인의 초야 장면보다 휠씬 사실적으로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고 배비장과 애랑이 이별할 때 애랑의 주문(注文) 사설은 <배비장전>에서보다 더 직설적이다. 그리고 매화가 강릉책방 골생원을 골탕먹이는 장면은 <오유란전(烏有蘭傳)>의 표현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한편, 상사(相思)의 정을 읊은 가사가 많은데, 이는 다시 부부가 아닌 남녀가 상사의 정을 토로한 것과 부부가 생이별이나 사별(死別) 후의 그리움을 읊은 것으로 나누어진다.
전자(前者)의 경우로 <규수상사곡> <단장사> <도리화가(桃李花歌)> <송녀승가> 를 들 수 있는데 <도리화가>를 제외하고는 실제 작자의 성별(性別)은 알 수 없으나 작품 내적 자아는 모두 남성으로 되어있다. <규수상사곡>은 미혼 남성이 평소 짝사랑하던 기혼 여성에게 연모(戀慕)의 정을 호소한 것이고 <단장사>는 기혼 남성이 여성을 그리는 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도리화가>는 신재효가 제자인 광대 진채선(陳彩仙)을 연모한 정을, <송녀승가>와 는 사나이가 여승을 사모하는 정을 읊은 것이다 <도리화가>를 제외한 이들 가사에는 매우 적극적이고 결사적인 면이 보이고 있는데 기혼 남성이 여성을 그리는 정이 더욱 간절하고 적극적인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모진의술 텰침으로 즁완을 ?르? 듯
초경에 이십팔슈 오경에 삼십삼텬
크나큰 나무뭉치 죵경을 치? 듯이
쾅쾅치? 이? ?장 텰셕인들 온젼?리
우리 님 샹별시에 쥬야로 바라보게
이? 몸 쥭은 후에 션산에도 뭇지 말고
션연동 놉은 곳에 놉직이 무더주오 <단장사>
상사로 죽게 되면 선산(先山) 발치가 아니라 님의 거동을 불 수 있는 “선연동 높은 곳”에 묻어 달라고 함으로써 연정의 깊이와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 <규수상사곡>과 는 사랑을 호소하는 서찰식(書札式) 가사이고 <상사회답가>와 <녀승?답?>는 사랑의 호소에 회답하는 가사인데, 모두 시대적 통념을 파괴하는 새로운 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런 ?음 가져스면 엇지?여 잠??고
다른 곳 가기 전에 무심이 잇지 말고
우리 서로 어려슬 졔 ?가지로 놀아스니
날과 언약 ?길업시 혼자 마음 무?일고
삽삽? 이? 마음 ?각?니 후회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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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로 깁히 든 병 다풀지고 기다리소
금월 모일 명월야에 아모죠록 뵈올이다 <상사회답가>
<녀승?답?>에서는 파계를 결심하고 혼인을 약속하더니 <상사회답가>에서는 유부녀가 외간 남성의 사랑의 호소에 굴복하여 "삽삽한 이? 마음 생각?니 후회로다"하고 밀회를 약속하는 대담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한편 <도리화가>는 제자를 향한 스승의 연정이 향기 피어 오르듯이 은은하면서도 완곡하게 그려져 있다.
금곡의 구슐업셔 ?? 기리 막연?고
위셩의 쥰마업셔 빗? 겨교 ?어진다
금풍이 쇼쇼?야 찬마암이 들네난?
외로온 숀의 회포 이젼 병이 더?고나
다른이? 병이 낫고 나난 엇지 아니 낫노 <도리화가>
부부가 사별(死別)하거나 생이별한 후, 부부간의 옛정을 그리워하고 공규(空閨)의 고독에 몸부림치는 상사가사(相思歌辭)는 남성의 시점(視點)도 있으나 작품내적 자아는 여성화되어 있다. 사별(死別) 후의 상사의 정을 읊은 것은 <과부가> <관등가> <과부청상가> <청춘과부곡> <청상가> <단장이별곡> 등 과부가(寡婦歌) 계통의 가사이고, 생이별 후의 상사의 정을 표현한 것은 <춘면곡> <단장이별곡> <상사진정몽가> <고상사곡> <규원탄> <고상사별곡> <사랑가> <한별곡> <사미인곡> <시골색씨셔른타령> <이별곡> <청루별곡> 등의 상사?이별곡 계통의 가사이다. 사별의 상사는 재회가 불가능한 뚜렷한 현실에 대한 절규였고 절망에 찬 독백이었다. 이미 결정지어진 현실이요 미래이므로 현실의 고독과 함께 꿈속에서의 상봉과 사후의 재회를 희원(希願)하고 있다.
가든 님 이젓는지 몽중상사 어렵도다
나 혼자 이러한가 임도 나를 생각는가
내가 아즉 못잇거든 전들 설마 이즐소냐
임을 생각마자 하고 벽을 안고 들처 누니
그 벽이 면경되여 님의 얼골 보이는 듯
아리따운 우리 사랑 이 목이 매여잇서
못 보아 병이 되고 못 이저 원수로다
이러한 고독과 애타는 상사의 해결은 체념으로 끝나는 소극적 방법과 새로운 삶을 개척코자 하는 적극적인 방법의 두 헝태로 나타난다. 전자의 경우는 주어진 현실에 굴복하여 죽음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중이 되어 불교에 귀의(歸依)코자 하고, 후자의 경우는 새로운 님을 구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선다.
어화 내 일이야 이제야 알니로다
이것 뎌것 다 ?리고 불문에 귀의?여
후? 길이나 닥가볼가 ?노라 <쳥츈과부곡>
?미년의 부동으로 암만?도 못 참?다
나무아비타불 ?년 벗님 점지?야 쥬옵소셔 <과부가>
생이별의 상사는 우선은 재회의 가능성 속에 매일 신발 소리만 나도 급히 달려 나가보는 애타는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생이별의 원인을 조물이나 귀신의 시기탓으로 돌리거나 노류장화(路柳墻花)인 기생들의 요사스런 유혹 때문으로 돌려 자위(自慰)하고 있으며 제발 마음을 바로잡아서 백발이 되기전에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 달라고 호소하기 일쑤이다. 상사에는 의례 원망이 따르기 마련인데, 사별의 경우에는 넋두리화되어 있고 생이별의 경우에는 호소조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 한탄
선세를 한탄한 것은 이별의 탄식, 불우한 처지의 한탄, 늙음의 한탄 등 3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이별의 탄식은 연정?상사에 동반되는 것인데 사후의 신세나 생이별 후의 신세가 별차이 없이 눈물과 한숨의 연속임을 보이고 있다. 여자에게는 남편이 하늘이요 목숨과 같았다. 남편이 없는 새상에는 오직 고독과 고된 시집살이가 있을 뿐이므로 울지 않을 수 없었고 선세를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 잘자는 긴긴 밤에 무삼 일노 못?는고
슬푸고도 가련?다 이? 팔자 어이?고
손?아 헤아리니 오실 날이 망연?다
?고 슬른지고 실낫갓흔 이? 몸
흐르나니 눈물이요 지이?니 한슘이라 <과부가>
날 갓흔 인?보소 ?식업시 과부되여
이렁뎌렁 지내다가 이내 몸이 죽어갈 제
어나 ?식 압희 안져 엄마엄마 슯히 울고
과부 즁에 쳥츈과부 금슈에도 못 비?레
아니 죽고 살자?들 임?각이 절로난다
?고 답답 내 팔?야 가쇼롭고 가소롭다 <쳥춘과부곡>
한없이 밀려오는 고독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자연을 완상하기도 하며 친구를 찾기도 하나 이러한 몸부림은 원천적인 고통을 덜어주기는 커넝 더욱 상승시켜 끝내 좌절과 원망, 체념과 자포자기에 이르게 된다.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하는 소극적인 방법을 취하고 만다.
생이별의 한탄은 대개 재회의 가능성을 안고 상사의 정과 함께 지속적인 데 비해 사별의 한탄은 개조할 수 없는 뚜렷한 현실의 인식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 해결에 쉽게 이른다. 새로운 출발을 희구하는 수도 있으나 대개 체념으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청상가> 같은 경우에는 아예 이별의 슬픔 자체를 무의미화함으로써 갈등을 해소하고 현실문제 자체를 지워버리는 가치의 무화(無化)를 기도하기도 한다.
둘째, 불우한 처지를 한탄한 것으로는 기생의 신세를 한탄한 <녹의자탄가>, 늙도록 시집 못감을 한탄하는 <노처녀가Ⅰ, Ⅱ>, 네 번이나 개가(改嫁)를 했으나 네 남편 모두 사별(死別)하여 과부신세를 면치 못한 비극적인 일생담을 읊은 <화젼가>, 노인에게 시집간 불우한 신세를 한탄한 <원한가> 등이 있다. <녹의자탄가>는 용모와 자색이 빼어났으나 집이 가난하여 기생이 되었는데, 젊었을 때에는 많은 남성들을 거느리고 호의호식했으나 늙어서 사궁(四窮)이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가사이다.
<노처녀가I>은 부모의 체면치레례 때문에 혼기롤 놓쳐 40살이 넘도록 시집을 가지 못한 신세를 한탄한 것이고 <노처녀가Ⅱ>는 병신으로 태어나 50살이 다 되도록 시집 못간 것을 한탄한 것이다.
록양방초 졈은 ?에 ?는 어이 수이 가노
초로 갓튼 우리 인? 표연이 늙어 가니
머리?? 엽희 세고 다만 한숨 ?이로다
긴 밤에 ?이 없고 긴 ?에 벗이 업다
안잣다가 누엇다가 다시금 ?각?니
아마도 모진 목숨 쥭지 못해 원슈로다 <노처녀가Ⅰ>
인간 만사 서른 중에 이내 서름 가틀손가
서름말 하자하니 붓그럽기 칙량없고
분한 말 하자하니 가슴 답답 그 뉘 알리
남모르는 이런 서름 천지 간에 또 잇는가
밥이 업서 서러할가 옷이 업서 서러할가
이 서름 어이 풀리 부모님도 야속하고
친척들도 무정하다 내 본시 둘재 딸로
쓸데 없다 하려니와 내 나흘 헤여보니
오십줄에 드럿구나 <노처녀가Ⅱ>
노처녀의 불안한 심리와 한스러운 신세의 표현이 여실하다. 그리고 병신이기 때문에 쉰 살이 다 되도록 시집 못간 노처녀가 자기의 불구를 극구 변명하고 신체적 현실을 긍정하는 대목에서 자랑으로 내세운 것이 기껏 “뒷깐출입을 능히 할 수” 있고 “냄새를 일수 맡을 수” 있다고 표현하여 예기했던 기대와 엄청난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웃음을 자아내고, 엉덩뼈가 너르고 가슴이 뒤앗긴 기형적인 신체를 두고 “해산 잘할 장본”이라고 예상밖의 엉뚱한 해석을 내림으로써 고소(苦笑)를 금치 못하게 한다. 결혼이라는 간절한 소원을 모의(模擬)로라도 성취해 보고자 하는 우발적인 행위에서 연민의 정과 함께 실소(失笑)를 머금게 된다.
홍두께에 자를 매여 갓씨우고 옷 입히니
사람 모양 거의 같다 쓰다드머 세워노코
새 저고리 긴 치마를 호기있게 떨쳐 입고
머리 우에 팔을 드러 제법으로 절을 하니
눈물이 종행하야 이븐 치마 다 적시고
한숨이 복발하야 곡성이 날 듯하다 <노처녀가Ⅱ>
기발한 발상과 가장(假裝)의 모습과 “제법”으로 예를 치르는 과정에서 해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스우면서도 애닯고 애달프면서도 우스운 ‘눈물의 해학’을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인간 본성에 순웅치 못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한스런 자신의 신세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갈등의 해소를 위해 적극적이면서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는 점이 특이하다. 사대부가사에서는 찾아 불 수 없는 서민가사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화젼가>는 화전(花煎)놀이 중에 청춘 과부와 덴동어미가 대화 형식으로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한 가사인데, 주로 덴동어미의 비극적인 일생담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덴동어미는 이 이방(李吏房)의 딸로서 16세에 예천의 장이방 집으로 시집갔으나 남편이 추천(?韆)하다가 떨어져 죽어 17세에 과부가 되었고, 다시 상주 이승발의 후처로 재가(再嫁)했으나 징포(徵布)로 인해 도산(倒産)하고 경주의 군뇌(軍牢)집에 인팎살이 하면서 돈을 모아 읠수(月收)를 놓았으나 괴질(怪疾)로 인하여 남편을 위시하여 읠수돈 쓴 고을 사람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빈 털털이 과부가 되어 유랑(流浪)하게 되었다. 울산에서 등짐장사하는 노총각 황도령을 만나 결혼했으나 산사태로 황도령이 죽자 엿장수 홀아비 조서방과 다시 결혼하게 되었다. 만득애자(晩得愛子)를 얻었지만 엿을 고다가 불이나서 남편 조서방은 타죽고 아이는 데어서 갖은 병신이 되었다. 하는 수 없어 덴동이를 업고 고향인 순흥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로서 불우한 신세한탄으로 점철(點綴)되어 있다.
마쥭쓔기 소쥭쓔기 마당실기 봉당실긔
상드리기 상?기와 오면 가면 거드친다
평?의도 아니 하든 일 눈치보와 잘도 ??
三연乙 나고보니 만여 금돈 되여고나
우리 ?외 마음 조와 다셧 ?거지 갈 것 업시
돈 츄심을 알드리 ?여 ?연의난 도라가?
병슐연 괴질 닥쳐고나 안팍소실 三十여 명이
?박 모도 병이드러 사을마? ?나보니
三十名 소슬 다쥭고셔 主人 ?나 나?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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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슈월슈 장변체게 돈씬 사람이 다 쥭어?
쥭은 낭군이 돈 달나나 쥭은 사람이 돈乙 쥬나
돈? 놈도 읍거니와 돈 바든들 무엇?고 <화젼가>
이것은 이승발과 군뇌집에서 종살이하며 돈을 모았으나 괴질로 인하여 패가(敗家)한 신세한탄이다. 괴질로 연하여 두 번째 남편 이 승발을 잃고 난 후, 도부 장수인 황도렁과 만나 팔자를 세 번 고치게 되었으나 산사태로 황도령이 생목숨을 잃게 되는 액운(厄運)을 당하자 지지리도 불운한 자신의 신세를 원망하게 된다.
특히, 엿장수 조서방과 별신굿에 한 몫 보기 위해 엿을 고다가 남편은 타죽고 아이는 데어서 병신 ‘덴동이’가 될 때의 신세한탄은 애절(哀絶)하고 처참하기 짝이 없다.
온몸이 콩과질 되야고나 요런연의 팔자잇나
감짝 ?이예 영감죽어 삼혼 구?이 불?되야
불틔와 가치 동??여 아조 펄펄 나라가고
귀? 아덜도 불의 듸여 쥭?다고 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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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고 할 것 읍? 가진 병신이 되어고나
?작 손은 오그러져셔 조막손이 되여 잇고
?작 다리 ?드러져셔 장?다리 되어시니
셩?니도 어렵거든 가진 병신 읏지 살고
슈족읍? 아덜?나 병신 뉘乙 볼슈잇나
듼자식乙 졋물이고 가르더 안고 ?각?니
지난 일도 긔막히고 이 압일도 가련?다 <화젼가>
<원한가(怨恨歌)>는 17세 처녀가 백발의 늙은이를 남편으로 섬기게 된 불우한 처지를 한탄한 가사이다. 꽃같이 젊은 부부를 불 때는 시기심이 발동하여 평소에도 못마땅하고 원수만 싶던 늙은 남편이 더욱 미워지는, 기박한 자기 신세의 한스러움을 토로하고 있다. 드디어 은금도 싫고 부귀도 싫다고 외치게 되었다.
길고 긴 배차김치 접치 여면 그만이라
힘쭐 섞인 고기라도 춤묻치면 월참이라
밥상을 받으시면 그턱이 壯觀이라
그륵이 덜컥하면 내 눈치만 보살피니
몇 해나 자시자고 비위경이 저리 좋아
잘 백년을 주렸든가 우습고도 무서워라
그 中에 무슨 마음 실금이 곁에 오니
능층하고 수상하고 증그럽고 어이없다
파리한 팔꿈치는 솔꾕이 잠깐이요
얼음겉은 두 손결은 백골인들 더 찰손가
애고애고 내 팔자야 이 고생이 무삼일고
자미가 무엇이며 무엇이 낙이런고
은금도 내 귀찮고 부귀도 내 싫어라
내 일신 곳 편하면 그래도 사지마는
거미같은 내 일신이 약약히도 괴로워라 <원한가>
그러나, 이미 정해진 배필이니 운명으로 여기고 저주스럽던 남편의 일거일동을 귀하게 보아 잘 섬겨야겠다고 함으로써 현실 인식의 한계를 보여 주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서민가사에는 위선적인 사대부가사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여성의 적나라한 연정의 표출과 숨김없는 신세한탄이 여실히 잘 표현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조선조 서민 여성들은 인간 본연의 욕구를 죄악시 하지 아니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현실을 개조하고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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