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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부터 6월16일까지 폴란드 일원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U-20세이하 청소년대표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KFA
모든 스포츠를 막론하고 스타플레이어는 하루아침에 탄생되지 않는다. 선수 개개인의 열정과 땀방울 등에 각 구단과 산하 단체 등의 지속적인 노력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상품 가치가 더 빛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U-20 월드컵' 신드롬에 떠들썩한 한국축구가 나아가야 될 명제도 확실해진다. 바로 U-20 월드컵 특수를 통한 스타 마케팅이 핵심이다.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들의 출현이 리그와 국가 경쟁력 제고, '팬 덤' 확산 등을 한데 도모할 수 있는 수단임을 고려하면 상징성은 남다르게 대두될 수 밖에 없다. 지난날 바람잘날 없었던 흑역사를 뒤로하고 모처럼 불어닥친 순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스타 마케팅은 필수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4대 프로스포츠 중 시장 평가 최하위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에 2010년대 한국축구는 어느 하나 성할 곳이 없는 만신창이 신세였다. 이는 그간 행보를 놓고보면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구단 등의 극심한 매너리즘과 불통 행정 등은 팬들의 등을 완전히 돌리게 했고, 발전을 등한시하는 무능과 부패 등으로 일삼는 처사를 반복하면서 무차별 비난 세례의 주 타겟 신세를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렵게 공 들인 스타플레이어들의 해외 리그 유출 가속화로 인해 '셀링 리그'의 오명은 더욱 고착화됐고, 미진한 관중 동원력과 저조한 K리그 시청률, 각 급 대표팀의 부진 등의 악재까지 한꺼번에 덮치면서 불황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가와 리그 경쟁력 제고를 통한 건강함 형성은 넌센스에 가까웠고, 하계 스포츠 양대 산맥인 야구가 폭발적인 관중 동원력을 통한 케이블 방송사 시청률 증가, 광고 수익 증대 등을 꾀한 것과는 사뭇 대조될 수 밖에 없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성났던 '민심(民心)'에 기름만 쫙 부은 나날이 계속되며 불황 장기화가 계속 이어지는 듯 하던 한국축구에 지난 시즌은 '반전 드라마'의 좋은 시초가 됐다. 2018러시아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F조 탈락의 쓴잔을 들이키고도 최종전에서 당시 FIFA랭킹 선두 '전차군단' 독일에 2-0 승리를 낚으면서 많은 국민들과 팬들에 박수갈채를 이끌어냈고,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조현우(대구FC),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초호화 와일드카드 라인업과 기존 라인업 간 조화를 통해 '타이틀 방어'를 실현하며 '팬 심' 회복의 진전 기미를 가져왔다.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킹시스템) 팔로우가 급증하면서 유명세를 불러왔고, 각 방송사 예능프로그램 섭외 대상군에서도 숨은 '블루칩'으로 부상하며 상품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국제대회 결과가 해당 종목 인기의 척도 중 하나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이유였다.
그 와중에 지난 5월 24일부터 16일까지 폴란드 일원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은 순풍에 닻을 제대로 달궜다. 권창훈(디종 FCO),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 등이 활약하던 2013년 터키 대회 8강 이후 6년만에 자력으로 U-20 월드컵 무대(2017년은 개최지가 한국이었기에 자동 출전)를 밟은 대표팀은 오랜 기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몸 담으면서 유소년 축구라는 '한 우물'을 집요하게 판 정정용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와 연구 등에 선수들의 당돌함과 열정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았고, 선수단 전체의 굳건한 믿음과 신뢰 등을 토대로 '원 팀'의 유기체를 선보이며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준우승의 업적을 이뤄냈다. 비록, 파이널 우크라이나 전에서 1-3 역전패로 챔피언의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준결승 에콰도르 전과 16강 숙적 일본 전 1-0 승리, 8강 세네갈 전 승부차기 역전승(2-2 3PK2) 등 풍족한 스토리를 대회 기간 연신 써내린 '정정용과 아이들'의 '어메이징'한 행보는 전 세계에 '한국 앓이'를 절로 불어넣게 했다.
▲지난 5월 24일부터 6월16일까지 폴란드 일원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U-20세이하 청소년대표 선수들의 모습 ⓒ 사진 KFA
U-20 월드컵 준우승의 업적에 대표팀이 '유명인사'로 거듭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월드컵 기간 편의점과 치킨집 매출 등이 새벽 시간대임에도 급상승하면서 많은 축구팬들과 국민들의 식욕 증가와 경기 시청의 즐거움 등을 동시에 안겼고, U-20 월드컵 직후 귀국과 함께 지난 1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펼쳐진 성대한 축하 행사에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일제히 중계되면서 U-20 월드컵 여운을 깊게 만들었다. 실제로 U-20 월드컵 축하행사 당시 서울시청 광장이 바쁜 생업을 쪼개면서 선수들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축구팬들과 국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 자체가 최근 한국축구 사상 유례없는 광경 중 하나로 손꼽히기에 부족하지 않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만찬 행사 초청에 아무나 들어가기 힘들다는 청와대 땅도 밟게 되면서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치도 연거푸 적립했다.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뛰어넘은 '리틀 태극전사'들을 향한 뜨거운 구애에 자연스럽게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도 대표팀 선수들의 섭외 공습이 빗발쳤고, 각 지자체와 유관 단체 등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 등 또한 더해지며 1달 사이에 인지도와 위상 등이 180도 달라졌다.
그러나 여기서 알아둬야 될 것이 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가 U-20 월드컵 준우승에 마냥 심취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과 달리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현실에 모기업의 돈줄 없이는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각 구단들의 고질적인 성과주의는 젊은 선수들 양성을 통한 중-장기적인 가이드라인 제시가 아닌 여전히 검증된 선수들의 활용을 통해 성과주의를 더 부채질하는 수단 중 하나로 손꼽히고, 양적 성과에 대해 포장으로 일삼는 일을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매너리즘과 무사안일함 등 또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 부분만 놓고보면 U-20 월드컵 특수를 통한 스타 마케팅 구현은 물론, 한국축구 전체의 질적 향상을 가로막는 크나큰 장애물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고, 선수들의 SNS 팔로우 급증과 아이돌 그룹을 방불케하는 인기 등으로 어렵사리 형성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 또한 한 순간에 가깝다.
더군다나 스포츠의 세계는 철저한 비즈니스 세계다. U-20 월드컵 엔트리 21명 중 19명이 프로 선수(해외파 4명 포함)였던 상황에 '프로 물'을 먹어본 선수들의 노련미와 경험치 등은 '피라미드 구조'를 통한 '정글의 세계'에서 살벌한 경쟁 구도를 절로 야기하는 매개체와 같고, 이번 U-20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이 기존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출전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적인 동향도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이는 U-20 월드컵에 나선 모든 선수들이 'U-20 월드컵'을 통한 '스타병'을 버리고 저마다 가지고 있는 탈랜트를 숙성시키면서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줬을 때 스타플레이어 등극의 기반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고, 그래야 개개인의 시장 가치 증대에도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개개인의 '팬 덤' 확산을 통해 팬들로 하여금 해당 선수 머천다이징 상품과 굿즈 구입 등의 소비 욕구도 함께 자극하면서 확실한 고객이라는 인식 확립에도 미칠 수 있다는 의무감 역시 선수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 등을 부채질한다고 볼 수 있다.
각 구단과 산하 단체의 노력도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 등과 실과 바늘을 이룬다. U-20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 모두가 각 구단은 물론, 한국축구 전체에 크나큰 자산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이들을 통한 중-장기적인 '팜 시스템'의 구축을 꾀해야 각 구단을 넘어 리그 전체 뿌리의 건강함을 조성할 수 있고, SNS와 1인 미디어 활성화 등이 판을 이루는 한국 사회 동향에 이들을 끊임없이 노출시키면서 구단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 창출은 물론, 리그 전체 인지도 향상, 퀄리티 증진 등을 도모해야 될 필요성이 크다. 스타 선수들이 빠졌다고 해서 칭얼거릴 것이 아니라 구단과 산하 단체 나름대로 스타 마케팅 구현에서 선수 머천다이징 상품과 굿즈 개발 등의 레퍼토리 다변화를 통한 마케팅 믹스의 '4P(Product(제품),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로 U-20 월드컵 특수 효과 극대화를 노리는 것이 절대적인 이유다. 그간 '라이징 스타' 양성의 플랫폼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짙었던 각 구단들과 산하 단체의 역량을 많은 팬들과 전문 체육인들이 쭉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5월 24일부터 6월16일까지 폴란드 일원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U-20세이하 청소년대표 선수들이 득점을 통해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사진 KFA
이쯤에서 볼 때 U-20 월드컵을 통한 향후 축구계의 로망은 너무나 뚜렷해진다. 바로 '축구판 이정후, 강백호' 탄생이다. '바람의 손자'라는 수식어에 어느덧 아버지 이종범(LG트윈스 2군 코치)의 짙은 후광을 벗고 당당히 리그 대표 스타플레이어 반열에 올라선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교시절부터 '이도류(투수와 타자 겸업)'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강백호(KT위즈) 모두 타고난 개인 탈랜트와 지속적인 노력, 열정 등을 바탕으로 개인 탈랜트와 정신적인 부분 등 모두 '갑(甲)'의 면모를 잃지 않으며 꾸준한 활약상을 거듭하고 있고, 이들을 통한 스타 마케팅 전략에 팔을 걷어부치는 소속팀들의 노력 등까지 곁들여지며 최근 관중 감소, 퀄리티 저하 등으로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 프로야구에 한 줄기 빛을 내려쬐게 만들고 있다. 20대 초반의 약관임에도 벌써부터 '거물'의 향기가 가득한 이정후와 강백호의 성장 그래프에 야구계 전체와 팬들에 미소는 절로 번지고, 각 구단 머천다이징 상품과 굿즈 판매량 등에서도 독보적인 수치를 뽐낼 정도로 '티켓 파워' 비중도 크다.
물론,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와 38경기를 치르는 K리그의 입장 수익, 광고 수익 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에 가깝지만, 적어도 이정후와 강백호의 사례가 축구계에 좋은 교보재로 군림하기 위한 명분은 확실하다. 특히 축구는 4대 프로스포츠 중 프랜차이즈 기반이 가장 취약하다. 지역 연고 정책의 미진함과 더불어 철저한 비즈니스 세계에 일부 선수들이 '정(情)'보다 돈을 중시하는 경향도 프랜차이즈 활성화의 애로점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려우나 대부분 구단들과 각 산하 단체들이 성과주의라는 명목으로 젊은 선수들을 매년 '폐기물'처럼 활용하는 관행을 반복하면서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 더 크다. 이 부분만 놓고보면 U-20 월드컵 특수가 반짝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눈에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고, 각 구단과 산하 단체, 선수들 등의 노력이 스타 마케팅 구현과 향후 '팜 시스템' 구축 등에 고스란히 직결된다는 것을 이정후, 강백호의 사례가 절로 입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는 평가다.
3주 간 온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U-20 월드컵의 깊은 여운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은 여전히 산더미다. 많은 국민들과 축구팬들은 U-20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향후 A대표팀 승선과 각 프로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굴뚝같다는 점에서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각 구단, 산하 단체 등도 절대 안주할 수 없다. U-20 월드컵의 휘황찬란한 업적에도 향후 이들을 통한 스타 마케팅 구현은 새로운 스타플레이어 출현을 오매불망 바라보는 축구계 큰 숙원이나 다름없고, 이를 위해서는 당장 눈 앞의 결과물에 연연할 것이 아닌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선수들과 각 구단, 산하 단체 등이 모두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된다. 만약, 이게 가미되지 않으면 지난날의 영광과 여운 등은 함박눈처럼 사라질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알아야 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향후 어떠한 '피처'들이 그려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