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산행으로 피곤한 몸을 일으켜 대강 배낭을 정리하고 양평의 사나사 주차장에서 택시를 내리니 도로는 교행하기 힘들 정도로 차들이 세워져있고 단체 등산객들과 물놀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차장 뒤의 능선으로 들어가 거미줄들을 걷어가며 삐삐선이 걸려있는 뚜렷한 등로를 따라가 무덤들을 지나서 빽빽한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태양은 머리 위에서 작열을 하고 진땀은 쉴새없이 떨어져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붉은 깃발이 펄럭이는 성두봉(x441.1m)을 넘고 안부로 힘겹게 떨어져 내려가 혹시 정상으로 돌아온 부정맥이 다시 도지지나 않을까 걱정을하며 그늘에서 얼려온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30여분이나 쉬다가 바위들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가니 백운봉의 험한 암릉지대들이 나타나고 족적은 어지러운데 길이 안 보인다.
암릉을 오른쪽으로 한동안 우회해서 능선으로 붙어 784봉을 넘어 처음으로 나타난 밧줄을 잡고 노송들이 서있는 너럭바위로 내려가 앞에 바짝 솟은 백운봉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고 있으면 절기는 속이지 못하는지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말려준다.
기와 조각들이 널려있는 움막 안부를 지나서 암릉지대들을 왼쪽으로 길게 돌아 흰색 바위들을 넘어 일등삼각점(용두11)이 있는 백운봉(941.2m)으로 올라가 데크의 나무의자에 앉아 주위의 경관을 둘러보며 다시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가 요즘 부쩍 부실해진 몸을 일으킨다.
나무계단들을 지나 완만해진 등로 따라 헬기장으로 오르고 서부능선이라 쓰인 이정표들을 보며 오른쪽으로 1km 떨어진 693봉으로 올라가니 축대 쌓인 정상에는 역시 붉은 깃발이 휘날리고, 양평 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성두봉이 밑으로 내려다보인다.
헬기장으로 돌아와 새카맣게 몰려드는 날파리 떼들을 괴롭게 쫓아가며 돌탑 한기가 서있는 두리봉(x543.2m)을 지나 용문산휴양림으로 내려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아쉽게 쳐다보기만 하다가 백안3리 마을회관에서 대강 젖은 옷을 갈아입고 양평 택시를 부른다.
첫댓글 이 더위에 연 이틀을 ...
대단 하세요
막바지 폭염도 장난이 아니네요...
선생님에 산사랑에는 감복뿐입니다.
저는 인터넷산악회를 따라다녔습니다.
오고가는게 힘든 때라ㅡ편함을 우선 앞세우다보니 이리 다닙니다.
후기는 늘 빠짐없이 담고있답니다
차만 안 막히면 산악회가 편하지요...
저두 아침묵구 일어설까 하다가 주화입마 입을듯 하여 내쳐 간만에 푹 쉬었슴다...ㅜ.ㅜ
ㅎㅎ 주화입마...날이 너무 무더우니 죽을 것 같더군요.
저도 그날 세수골 백운봉 용문산 중원산 조계골로 내려와 시원하게 풍부하게 많지는 않지만 제법 많아 시원한게 계곡에 퐁당
했습니다.
같이 용문산에 있었네요...
저두 성두봉을 안가봐서.. 성두봉에서 백운봉 길이 좋나요? 혹시 잡목 투성이??
다 암릉지대입니다. 몇번은 우회해야...원래 출입금지 구간이지요.
이날 킬문님한테 연락할까 하다가...^^
제가 자중(自重)하는게 좋을 것 같아 그만...
대신 검단산에 올랐는데 땀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몸이 골았나 봅니다.
하여튼 킬문님 체력이 대단하신 겁니다
ㅎㅎ 자중하시기는요...^^ 그날 몹시 덥더군요.
아니 이런 더운날에 암릉지대를 우회하면서 오르시다니~~~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ㅎㅎ 더워서 혼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