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곱 난쟁이 팀입니다. 오늘 하동은 비바람이 많이 불 예정이었는데요! 몇몇 장소들은 비바람에 운영을 멈춰서 어젯밤 오늘 계획을 열심히 수정했습니다! 그럼 일곱 난쟁이팀의 오늘을 알려드리겠습니다:ㅇ
9월 5일 들살이 여섯째 날 이야기_이연우 난쟁이
벌써 5일이다. 들살이를 시작하며 “언제 집에가?”를 외쳤던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내일 모레면 들살이도 끝이다. 그 사이에 즐거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오늘은 여수에 갔다. 본래 일정엔 전혀 없었지만, 태풍으로 인해 이리저리 일정을 바꾸다 보니 오늘 일정이 텅 비어버렸다. 그 탓에 예정에 없던 여수 행을 결정했다. 9시 9분 무궁화호를 타고 여수로 갔다. 날씨가 괜찮으려나, 걱정은 많았다. 바람도 불고 비도 왔지만,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오동도로 향했다. 그러나 오동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태풍, 출입금지”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현수막에 막혀… 결국 오동도를 가지 못했다. 당장 계획을 바꿔 고소동 벽화마을로 향했다. 당황하기는 했는데, 어느 정도 고려는 하고 있었던 건지 빠르게 대책을 세웠던 것 같다.
원래 오동도를 다녀와서는 검은모래 해변에 가려고 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그런데 별로 서두르지 않았다. 날씨와 시간 때문에 해변에는 못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튼 걸어서 고소동 벽화마을로 가는 길목에 산을 하나 넘었다. 나는 내가 산을 넘어야 하는 길로 가고있는 건지 전혀 몰랐다. 출발 할 때, 지나가는 길에 자산공원이라는 공원이 있길래 ‘쉬었다 가야겠네’라고 무심코 생각했었다. 그런데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다시 생각해보니, 공원 이름이 ‘자산공원’. 자산에 있는 공원이었고 나는 자산을 오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 공원 이름에 ‘산’자가 들어가면 공원의 탈을 쓴 산꼭대기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겠다. 산을 넘어가는 건 엄청 힘들었다. 거북이의 ‘빙고’라는 노래를 되뇌이며 겨우겨우 올라갔다.
“모든게 마음 먹기 달렸어
어떤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게 힘이 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그래도 힘들었다.
도착을 해서, 올라갈 때 벽화 한번 보고, 내려올 때 벽화 한번 봤다. 그렇게 꼼꼼히 둘러보지는 못했다. 바람이 대차게 불었기 때문이다. 우산은 전혀 도움이 안되서, 가져간 우비를 입고 다시 기차역 근처로 복귀했다. 포장해온 샌드위치를 먹고나니, 바람이 조금 잦아들었다. 역 근처에 있는 해변? 같지 않은 해변도 구경하고 스카이 타워도 올라가봤다. 4시 45분차를 타고 순천으로 돌아올 생각 이었으나, 바람이 점점 거세져서 내가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불안했다. 그래서 조금 더 일찍 무궁화호를 타고 순천에 왔다. 순천에서는 문화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신발이 왕창 젖은 게 가장 큰 문제다.
오늘은 바람과 비 때문에 계속 계획이 바뀌었지만, 조금 피곤한 것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 여러 변수가 많았는데도 멘탈이 와장창 깨지지 않아서, 그리고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다.
9.5. 월 혜성 난쟁이 기록
오늘은 아침에 정신없이 기차를 타고 여수로 갔다. 여수에 비가 덜 온다고 해서 갔는데 여수에도 비는 왔다. 검은모래 해변에서 좀 걷다가 비가 점점 더 많이 와서, 해변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앉아서 명상을 했다. 명상을 하고 앉아있다가 우의를 입고 다시 해변을 걸었다. 검은모래 해변 되게 좋았다! 바위가 돌멩이가 되고, 모래가 되는 과정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정말 모래가 까맸는데 예뻤다. 그리고 파도가 쓸려내려가며 돌멩이도 같이 내려가는데, 돌멩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잘그락 잘그락 나서 재미있었다. 어제부터 걸을 때 발의 감각에 집중해보는 걸 하고 있는데, 이곳은 모래에 있을 때, 자갈 사이에 있을 때, 큰 돌들을 지날 때 매번 느낌이 달라서 재밌었고 집중도 더 잘 됐다.
그렇게 해변에 있다가 버스를 타고 가려던 식당에 갔는데, 오늘이 휴무였다(카카오맵… 왜 안 알려준거야). 그래서 또 찾아놨던 다른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여수엑스포역에서 순천역으로 오는데, 기차에서 졸았다. 일어나는데 이상하게 몸이 개운했다.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떠 있었다. 기차에서 1시간을 잔 것이다! 다행히 무궁화호여서 느리게 이동한 터라, 곡성까지밖에 안 갔다. 후다닥 내려서 다시 곡성에서 순천으로 가는 열차를 끊고 규에게 연락을 드렸다. 순천에 갈 때는 ktx를 타서,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순천에 가서는 어제 갔던 은하수 갤러리 앞까지 갔으나 오늘 그곳도 휴무였다. 그래서 은하수 갤러리 근처 하천 옆을 산책하고 돌아와서 요가를 했다.
오늘은 정말 일어난 사건들만 보면 되는 게 하나도 없던 날인데, 하나도 슬프거나 짜증나지 않았다. 그냥 문을 닫으면 ‘아 닫았네’하고 마는… 기차에서 졸았을 때도 ‘윤지와 규를 걱정시켜서 죄송하지만 잘 잤다~!’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신기했다. 사건에 다른 감정을 덧붙이고 굳이 곱씹지 않으면 그 사건이 그냥 그 사건으로만 남아있게 되는구나.
그리고 오늘은 경전 읽는 걸 일정에 넣는 걸 잊어서, 내일 아침에 조식 먹기 전에 읽을 거다. 내일은 모둠원들 다 같이 노는 날이어서 다 같이 늦게 조식을 먹기로 했다.
9월 5일_이원재 난쟁이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서 조례호수공원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옆에 있던 자동차가 갑자기 차선을 바꿔서 버스에 부딪쳤다, 크게 사고가 난 것은 아니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야 해서 당황스러웠다. 기사님이 다음 버스를 타라고 하셨는데 다음 버스가 멀리 있어서 호수공원까지 남은 거리를 걸어갔다. 호수공원에 거의 도착했을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호수공원에 도착해서는 잠시 쉬었다가 우산을 쓰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걷다보니 점점 빗줄기가 강해져서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을 때 쯤 놀이터에 있는 지붕있는 벤치로 피신했다. 빗줄기가 조금 약해졌을때 벤치에서 나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항상 점심에는 면을 먹었었는데 처음으로 밥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유익한 상점이라는 곳을 갔다. 가서 둘러보고 구매도 했다. 그 다음 이동을 해야하는데 일정에 약간 문제가 생겨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갔다. 공원에서 일정을 다시 짜고 작업을 했다. 태풍의 영향이 슬슬 생기고 비가 많이 오면서 주변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정자에서 혼자 편하게 누워서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정자 안으로 비가 들어와 약간 옷이 젖었다. 다음으로 순천동천을 따라 걸었는데 바닥이 물에 젖어 진흙이 많아 신발은 더러워졌고 양말은 걸레가 됐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인 순천 문화의 거리까지 갈 때 너무 찝찝했다. 문화의 거리에 도착해서 둘러보는데 볼게 별로 없어서 바로 중앙시장에 갔다. 시장을 둘러보다 저녁으로 된장찌개를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오늘 하루 비가 많이와서 힘들고 찝찝했던 만큼 숙소로 돌아왔을 때 기분이 좋았다.
9월 5일_진솔 난쟁이
오늘은 비가 많이 왔다. 그래서 계획이 좀 크게 어그러졌다. 아침에는 낙안 읍성 민속마을에서 사람 구경도 하고 체험도 할 요량으로 출발했는데 비가 굉장히 강하게 와서 체험이 다 중단되어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마을을 구경하고 있는데 사시는 분들이 너무 편히 계셔서 뭔가 도촬범이 된 기분을 느끼고 급하게 나왔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을 찾아 헤메고 있는데 바람 때문인지 비 때문인지 네이버 지도가 멈췄다. 걸어돌아갈 생각까지 하면서 버스정류장을 찾았는데 다행히 찾아졌다. 그 와중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을 물어봐서 알려드렸더니 번역기로 감사하다고 히시더라.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있는데 뭔가 가성비 좋은 음식이 먹고싶어서 김밥 두줄과 라면을 먹었다. 먹고보니 가성비가 그리 좋진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철도 마을에 갔는데 오늘 휴일이더라. 그래서 문화의 거리로 갔다. 근데 문화의 거리는 비가 와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돈이 없으면 즐기기 힘든 종류의 공간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돌아다니다 원재형도 만나고 돌아왔다. 오는길에 돼지국밥을 먹었는데 냄새가 났는지 숙소 강아지가 앵겼다. 진짜 제일 힘든 날이었다.
9월 5일_윤지 난쟁이
아침에 자가검사를 했는데 희미하게 두줄이 떠서 규와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서 신속항원 검사를 했다. 신속항원에서도, 돌아와서 한 번 더 해본 자가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와서 오늘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침을 먹으며 규가 우리 숙소 스태프 분 등을 인터뷰해도 좋을 것 같다 하셔서,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1층 프런트에 대표님이 계셔서 인터뷰 요청을 드렸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응해주셨다. 인터뷰를 이렇게 사전 준비 없이 후딱 질문을 짜고 진행한 건 처음이었는데, 짧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확 느껴져 좋은 시간이었다.
인터뷰가 끝나고는 대표님의 추천으로 숙소 바로 옆 카페에 갔지만, 사장님이 바쁘셔서 인터뷰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아주머니 아저씨들과 커플들이 나누는 대화를 반쯤 들으며 작업을 하고 딸기 라떼와 쑥 케이크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그 다음에는 순천역에서 사람들도 구경하고 글 작업도 했다. 가방을 많이 들고 내 옆에 앉으신 할머니께 자리를 내어 드리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할머니가 모바일 KTX 표 확인하시는 것도 도와드렸다. 대개 편리하다고 여겨지는 시스템이 노인 분들을 비롯한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
그 다음에는 내가 왼손으로 글 쓰는 게 신기해서 말을 걸어오신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며 할아버지의 연세, 가족사 등등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일은 어렵고 때로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낯설고 다른 만큼 재미도 있다.
역에서 나와서는 독립서점 '심다'에 가서 책들도 구경하고 친구 선물을 산 다음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가는 길에 태풍 대비용인 듯 유리문 아래에 완충제를 붙이고 계신 아저씨도 보았고 식당 탤레비전에서도 순천 상황을 보여주며 태풍 이야기가 나와서 사람들이 그걸 보며 태풍이 얼마나 셀지 두런거렸다. 부디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다.
2022.9.5. (월)_현욱난쟁이
내일 태풍이 온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아침에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날씨에 여수행 티켓을 끊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수에 도착해서 하늘을 봤을 때 까지만 해도 비가 안 오고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검은모래 해변에 도착한 시점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도 시~~원 하게 불었다. 그렇게 흩날리는 비바람을 맞으며 몰아치는 파도를 구경했다. 강하게 치는 파도와 함께 비를 맞으니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바다를 따라 걷다보니 불가사리 여러 마리도 보고 닻도 만났다. 바람이 더 거세지자 횟집의 흔적으로 보이는 데크가 줄줄이 있어서 그 아래로 피신해 작업을 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뿌연 하늘이 의외로 마음에 들어 신기했지만, 원하는 만큼 담기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러다가 약간의 사건이 생겨서 버스 한 대를 놓치게 되었고 다음 버스를 할아버지 두 분과 함께 기다리게 되었다. 기다리던 도중 한 분이 여행 왔냐며 말을 걸어 주셨고, 그분이 옛날에 지리산에 오르셨던 이야기와 여행 다니셨던 이야기를 듣다가 보니 버스가 금세 도착했다. 여수역 근처에서 밥을 먹고 근처의 바다를 돌아다녔는데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비도 많이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원래 예정보다 이른 3시 기차를 타고 순천으로 돌아왔다.
들살이 기간 동안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유익한 상점에 들려서 구경을 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밀림슈퍼’라는 카페로 향했다. 레트로 감성의 카페였는데 가구와 다양한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 카페에서 밀크티를 하나 주문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조금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책이 읽고 싶어져서 가방에서 꺼낸 뒤 정신을 차려보니 두 시간이 흘러있었다…;;
어제 재료소진으로 실패했던 국수집에 오늘은 꼭 가겠다고 다짐했었건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허겁지겁 뛰어나가 눈을 감고 공원길을 걸으며 국수집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눈을 감고 가운데로 걸어가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느끼며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해보니 역시 재료소진으로 문을 닫았고, 예상을 했던 나는 미리 알아봐두었던 철판불고기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시원하게 점점 강해지는 비바람을 맞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시원하면서도 큰 생각을 없이 보낸 하루였던 것 같다. 저녁부터 내일까지 올 태풍이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길… 그리고 들살이도 잘 끝마칠 수 있기를…
첫댓글 유익한 상점을 지나갔군요.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인데^^ "바람과 비 때문에 계속 계획이 바뀌었지만, 조금 피곤한 것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 여러 변수가 많았는데도 멘탈이 와장창 깨지지 않아서, 그리고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다." 계획한 일정을 바꿔 나가며 걱정하고 안심하는 과정들이 모두 빛이 나네요. 여행의 주인이 되어 맘껏 누리는 시간이 되길 응원합니다~ 모두 있는 그곳에서 무탈하기를~~!!
"...사는 게 힘이 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정말 빙고~ ㅎ 연우가 가지 않기로 한 검은해변을 혜성이가 가고 솔이랑 원재는 우연히 만나서 돼지국밥을 먹는 바람에 숙소의 개가 달려와 안기고(이유가 꼭 돼지국밥이었을까? ㅋ) 아플락말락 코로나테스트를 하느라 예정에 없던 주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며 깊이 알게 되고... 현욱이는 오늘도 여전히 사진속에 변함없이 등장하고... ㅎㅎㅎ 태풍에도 무탈하게 우연을 가로지르며 고생스럽게 그러나 몹시 흥미롭게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니 다행~ 다행~ 다행~ 내일까지 잘 즐기시라들~ ㅎ
비 때문에 다들 계획한 일정이 어긋나기도 했지만 뭔가 해탈인의 포스가 느껴지네요. 거북이 빙고 무척 좋아하는 노래. 이 상황에 딱이네 그려. ㅎㅎ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