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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일기-사랑의 종횡무진
내 중학교 동기동창인 안휘덕 친구에게 호가 하나 있다.
나이 들어 귀향을 했다는 의미를 담아주려 함인지, 누군가가 ‘만촌’(晩村)이라고 지어줬던 모양이다.
그 호가 마음에 들었는지, 안휘덕 친구는 자신이 고향땅 반곡에 세운 농장에 ‘만촌’이라는 그 호를 인용해서 ‘만촌 농원’이라고 칭하고 있다.
바로 그 만촌의 입담이 그리 좋은지 내 미처 몰랐었다.
한 번 말을 꺼내기 시작하니, 끝이 없었다.
바로 엊그제인 2012년 5월 27일 토요일 오후 3시쯤의 일로 문경 읍내 칼국수 집인 ‘다미’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교촌 농막으로 와서의 일이었다.
나를 비롯해서 내 아내와 우리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회원인 김옥련씨와 그 남편인 김창호 신일고등학교 선생님 해서, 그렇게 넷이 만촌이 쳐놓은 무지개 천막 아래로 모였다.
지금의 아내인 유미순 여사를 만나게 되는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도 신이 난 듯 말을 이어가기에, 내 그냥 듣는 것으로 족하기로 했다.
“같은 회사를 다니는 선배가 자기 여동생을 한 번 보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더니, 며칠 뒤에 사진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 그게 참 기가 막히는 사진이더라고. 어딘가 원족 가서 여럿이 같이 찍은 단체 사진이었던 모양인데, 그 단체 사진에서 자기 여동생 얼굴이 나오는 부분만 손톱만 하게 찢어서 갖고 왔더란 말이라.”
만촌이 유 여사와의 인연이 이루어지는 그 첫 사연을 그렇게 밝힐 때, 우리 일행 모두는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어젖혀야 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장인어른 될 분이 순천에서 인천까지 그 먼 길을 달려와 선을 본 이야기, 더 나아가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인 신현철 친구의 연애담까지 이야기 범위를 넓혀갔다.
그리고 끝내 이렇게 명언 한 마디를 터뜨리고 있었다.
“현철이는 조그마한 회사 종업원으로 있을 때여서, 때가 꼬질꼬질 묻은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촌스러웠지. 그래서 여자 친구도 없었어. 내가 나섰지. 나 혼자 여자 친구하고 다니는 것이 짝이 맞지 않아서 그랬는데, 그래서 내 소개로 만난 것이 내 아내의 단짝이었어. 그래서 넷이 어울려 안 다닌 데가 없을 정도로 참 많이도 싸돌아 다녔지. 사랑의 종횡무진이었어.”
‘사랑의 종횡무진’이라고 했다.
그저 순하게 보이고 착하게 보이는 만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리라고는 내 전혀 생각하지를 못했다.
또다시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어젖혀야 했었다.
농막 주위를 푸르게 물들인 초목과 같이, 우리들 모두도 파랗게 마음이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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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만촌이란 호는 미순공주의 아버님 만촌님의 장인어르신이 지어주신 호라지요.
우중의 여인을 잘부르든가 ? 이아자씨가... 정말 재미있는친구 인정스런친구지~~
언제 다시 모여서 만촌님의 우중의 여인을 앵콜해서 들어봐야겠어요.
만촌 선배님! 참으로 멋지십니다! 농원을 인터넷으로만 봐도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좋은 것은 두 분의 우정이 더 더욱 빛나는 군요!
쥔장어르신
다음에는 울신랑보고 남정희랑 어떻게 해서 만났는지 물어 보십시오.
만촌님처럼 재미있게 이야기는 못하지만 저희들 만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만촌님과 공주님의 맺어진 인연 이야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만촌! 참 좋은 아호입니다. 그 아호대로 지금의 그 멋진 생애를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선경지명이 있는 작호인지!
글의 제목으로 삼은 '사랑의 종횡무진'이 누구의 이야기일까?
하다가 글을 읽어보니 만촌의 젊은 시절, 눈에 콩깍지가 씌었을 때
그렇지, 미칠 땐 미쳐야 정상이지 - 미치면 거리낄 게 없지요.
한양대 정민 교수의 표현처럼 미쳐야 미친다!!
ㅎㅎㅎㅎㅎ~~~ 먼저 빠진 배꼽 좀 디밀어 놓고서요... 말 그대로 순천과 문경이면 동과 서 하고 한참 남쪽이니 시작부터가 동서남북 종횡무진이신데요. 바탕부터 그러시니 오죽 당연하셨을라고요... 하모 그라제, 그러지요라~~~ 영호남 화합가정을 이루신 만촌님께 감사합니다. 반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