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우 변호사 신년연재 8)
[헌법파괴자 문재인] (연재 8.)
몽환적 통치
[남북 관계에서도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서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미국 방문] 워싱턴 동포 간담회 (2017, 7. 1.)}
[분단은 냉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힘으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던 식민지 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한반도 평화도, 분단 극복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 (2017. 8. 15.)}
문 대통령의 유명한 <한반도 운전자론> 관련 연설이다. 6.25전쟁의 교전 당사자이자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대한민국을 포함한 17개국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중국인데 남북만이 어떻게 "운전석에 앉아서 주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2017년 취임 첫해 기세등등했던 문 대통령은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만큼" 강대국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9·19군사협정과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 등의 장면에서 문 대통령의 모습은 늘 "주도"나 "결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결국 이런 호언장담이 있은 지 3년이 채 못 되어 문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자인할 수밖에 없었다.
[판문점선언의 실천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석, 보좌관회의 (2020. 4. 27.)}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 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입니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 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입니다.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입니다.]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2019. 8. 15.)}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경제활동 영역은 이미 세계적이다. 보츠와나처럼 아프리카의 덜 알려진 나라들에도 진취적인 한국인 개척자들이 들어가 열심히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현실은 애써 외면하고, 굳이 완도와 남포, 아무르 강가와 러시아 농부들을 거론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더구나 몽골과 시베리아의 친환경차를 거쳐 아무르 강가에서 난 콩으로 키운 서산의 소에 이르러서는 문 대통령의 경우 꿈과 환상조차 편향성을 띤다고 느껴질 따름이다.
그의 상상 속에는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아무리 몽환적 상상으로 그 노골적인 모습을 감추려 해도 위 연설에서 드러난 문 대통령의 친중 친러적인 경향은 뚜렷하다.
문 정부 후반기에 벌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K-방역 논란은 문 대통령의 몽환적 인식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 주었다.
[한국은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다자주의 또한 한국의 공동체 정신과 결합해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새로운 실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국 국민은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방역 물품을 나누며,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로 넓힘으로써 방역과 경제를 함께 지켜 가고 있습니다.]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2020. 9. 22.)}
[K-방역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되며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신속한 진단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 빠른 격리와 치료 등 세계 어느 나라도 따를 수 없는 K-방역의 우수함을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2021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 (2020. 10. 28.)}
이제 우리는 소위 'K-방역'의 끝을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이 위 시정연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경제에서도 기적 같은 선방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거나, "선도국가"의 증표가 된 것은 아니라고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방역 초기 중국발(發) 입국 제한을 강화하지 않은 자신의 조치를 자랑스러워하며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 되뇌면서 이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아 전세계의 모범이 되었노라고 뿌듯하게 제시할 것 같다.
문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굴종적이었다는 점은 많은 지적을 받아 왔다. 마치 숭중 DNA를 타고 난 사람 같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몽환적 인식 태도 또한 문 대통령이 숭중일변도를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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