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e15
MALMO...my second hometown
BONNIE PINK diary>>
[4/29>>5/12]
1 이곳이 그 수많은 명곡들을 만들어낸 탬버린 스튜디오. 그리고 일벌레 토레의 뒷모습.
2 스튜디오(방이 여럿 있음)의 레드룸에 있는 포터블 플레이어. 시부야 가져가면 비싸게 팔릴듯.
3 플랫 바로 앞에 있는 마켓의 후르츠 코너. 예쁘게 해놨다….
4 공항에 도착한 타케우치씨와 코바야시씨. 암스테르담에서부터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별일 없었던게 다행이에요.
5 FOLKETS PARK 입구. 왠지 두근두근 하지않아요?
4/29 NARITA ⇒ COPENHAGEN ⇒ MALMO
나리타에서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걸려 무사히 도착. 거기서 페리를 타고 스웨덴 남쪽에 있는 제3의 도시 말뫼로 향한다. 40분만에 도착. 도착해서 한 3분쯤 지나자 토레가 바로 나타났다. '늦어서 미안' 하다면서. 훌쩍 키가 크다. 마치 키다리 아저씨같은 체형의 토레. 카디건즈의 피터한테서 배운 스웨덴말(일본에 왔을때 만났었다) "Hej, jag heter Kaori"(안녕, 내이름은 카오리야)로 인사. 알아들은것같다. 근데 토레는 유창한 영어로 '비행기 어땠어? 힘들었어?...' 등등 이것저것 물어왔다. 그러는동안 커다란 밴이 왔다. 탬버린 찬가? 운전석에 앉아있는건 에그스톤의 펠. 짐을 싣고 드디어 우리가 스테이할 플랫으로 고-!!
여기 사람들은 운전이 엄청 위험스럽고 얼렁뚱땅이라 재밌다. 길이 막히지 않기 때문이겠지.... 플랫에 도착. 굉장하다. 너무 예쁘다. 방이 네개에 거실에 부엌에 식당까지. 탬버린 스튜디오에 오는 손님 용으로 계약한 플랫이기 때문에, 가구든 뭐든 죄다 토레가 쵸이스해서 갖춰논거라 엄청 근사하다. 냉장고에도 먹을게 많다!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에는 토끼가 뛰어가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거실 벽에는 비틀즈의 포스터. 내 방엔 티비랑 오르간이랑 의자가 다섯개나 있다. 침대도 되게 좋다. 앞으로 2주 동안 묵게 된다. 잘 부탁해.
5/2 KOBE in MALMO???
말뫼에 온지 4일째. 근데 벌써 1주일은 지난것 같다... 그만큼 넓지않고 차분하고, 친해지기쉬운 곳인것 같다. 오늘은 날씨가 좀 흐려서, 점심은 그냥 스튜디오에서 피자 시켜먹기로 했다. 보통은 산책도 할겸 근처 레스토랑에 가지만 말이다. 피자가 도착하고 토레가 컷(다해서 7~8장. 게다가 제일 큰 사이즈였다). 카디건즈의 드러머, 벤도 같이 피자 타임!! 벤이 추천해준 베지테리언 피자를 한입, 음, 맛있다! 다른 피자도 mycket bro(=very good). 여기 와서 아직 맛없는걸 먹어본 적이 없다. 밤엔 우리 플랫에 토레를 초대해서, 매니저 이토카와씨랑 고생해서 만든 카레라이스를 다같이 먹었다. 그리고나서 11시 지나서 다같이 외출. 한마디로 말뫼 나이트 클러빙인거다. KOBE, 줄여서 K.B.라는 이름의 말뫼 최대의 클럽에 AGURK PLAYERS라는 밴드의 라이브를 보러 갔는데, 마츠오씨 말로는, '스웨덴의 존 스펜서'라는데, 멋있긴 멋있었다. 탬버린의 컴필레이션에 한곡 들어있는걸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보게돼서 감동. 벤도 보러왔다. 여긴 3:00 AM까지 영업하는데, 다들 걸어서 갈수있는 데에 살기 때문에, 전철 그런 걱정 없이, 끝나면 건전하게 걸어서 돌아갈뿐. 왠지 초등학교 수업 끝나고 집에가는것 같은 평화롭고 안전한 말뫼의 밤이었다.
5/4 VIDEO VIDEO VIDEO
오늘은 지난 싱글 "Surprise!" 때부터 신세지고있는 타케우치감독과 함께 프로모션 비디오를 찍는 날. 타케우치씨와 카메라맨인 코바야시씨가 멀리 스웨덴까지 와주셨고, 그리고 현지 스웨덴 스탭 2명의 도움으로 만들어지게 됐는데, 꽤 재밌는 영상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모두가 감독의 지혜와 카메라맨의 솜씨와 친절한 스웨덴 사람들의 협력 덕분이다. 촬영을 싫어하는 토레를 잡아다가 출연을 의뢰. 싫다는 말은 못한 토레는 억지 반으로 촬영에 임하고.... '비디오 촬영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 심심해서 싫어' 라고 저한테 살짝 그러더라구요. 사람들을 부리길 좋아하는 타케우치씨는, 우연히 탬버린 스튜디오에 와있던 레슬리즈라는 신인 밴드 멤버들과, 이번 쟈켓 사진을 찍어준 포토그래퍼 마틴, 그리고 매니저 이토카와씨까지 출연시켰다. 컨셉이라든가 가사의 내용과의 관련성이라든가 그런건, 말뫼의 느긋느긋 무드에 알게모르게 사라져버렸다. 근데 이상하게도 불안하지 않다. 재미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
촬영이 끝나고 밤 9시쯤부터 왠일인지 하나둘 사람들이 탬버린 스튜디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왜? 무슨 일? 사실 오늘밤은 탬버린 스튜디오의 파티가 있는 날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잔뜩 와있었다. 그중에서도 스스로를 '탕탕'이라고 소개하는 라이터의 아우라와 파워는 정말.... 카히미 카리와 연락을 주고받고있다는걸 자랑스럽게 가르쳐줬다. 시부야를 좋아한다고한다. 나중에 탕탕네 집에 놀러갔었는데, 카히미 카리와 피치카토의 특대 포스터가 걸려있고 인테리어도 귀엽고 해서, 신도씨와 그의 사무실을 연상케했다. 탕탕은 좋은 사람이다. 과자도 줬구(아아, 난 정말 어린애야). 스웨덴말도 가르쳐줬다. 오늘의 결론은, 말뫼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뿐이라는것.
5/6 I am not FOOD!!
아침에 잠깐 녹음을 하고나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언제나 가는 "퍼브 27" 이라는 가게. 오늘은 카레 맛 나는 파스타를 먹었다. 바나나가 들어있다(둥글게 썬것). 카레로 말하자면 파인애플 같은 건가? Too much 라서 토레는 나중에는 바나나를 남기고 먹었다. 그리고 식후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관광 타임! 오늘은 말뫼에 있는 세컨드핸드 가게들을 보러다녔다. 난 귀여운 모양이 그려져있는 투명 컵 2개 세트를 샀다. 우리 사무실의 카와하라는 망가진 카메라, 마츠오씨는 모자, 이토카와씨는 "skal!(건배!)" 라고 써져있는 컵을 잔뜩 샀다. 토레도 '오피스 용으로...' 라면서 작은 테이블을 샀다. 밑에 책 같은걸 세울수있는 네트 같은 판이 있어서...으아, 잘 설명 못 하겠다...암튼 괜찮았다. "FOLKETS-PARK" 라는 공원에 갔는데, 거기엔 말, 양, 염소, 토끼 등을 만져볼수있는 미니 동물원이 있어서, 난 엄청 신이 났다. 당나귀가 제일 귀여웠는데, 말들도 몇마리 있길래 좋아라 하고 만져줬더니, 그중에 성질 거친 말이 나는 잡아먹을라 그랬다. 무슨 음냐음냐하는 소리가 난다 싶더니 내 옷을 씹고있길래 놀래서 도망쳤는데, 마츠오씨는 이 말한테, 아직 한입밖에 안 먹은 아이스캔디를 막대 째 뺐겨버렸다. 이 공원은 작은 어뮤즈먼트 파크이기도 해서, 관람차(도는게 꽤 빨라서 보기에 좀 무서웠지만)나 회전목마나 미니곤돌라 같은것도 있었다. 악기점에 잠깐 들렀다. 토레는 꼼꼼하게 살펴보더니 뭔갈 샀다. 스튜디오에 와서 꺼내봤더니, 미니미니 글라컨스필이었다. 근데 같은 음 나는게 두개나 있고, 불량품이었다...'Au pas camarade' 상태; '어쩐지 싸더라니' by 토레. 토레도 실수를 하는구나.
5/9 SVENSKA ⇒ ENGELSKA ⇒ FLANSKA
오늘까지 합해서 이제 3일이면 말뫼를 떠난다...우우. 녹음은 잘 진행됐기 때문에 걱정 없지만, 아주 느긋한 페이스로 생활하고있기 때문에, 토쿄에 돌아가면 너무 바빠져서 토할것같다...돌아가서의 일을 신경쓰느라 제대로 즐기지못하는 나. 오늘은 말뫼에서 좀 북쪽에 있는 룬도라는, 학생들이 많은 도시에 차타고 갔다. 룬도는 에그스톤의 출신지라는데, 말뫼가 노인들와 어린이들이 많은 도시인데 반해, 룬도는 정말이지 젊은이들이 많은 도시다. 난 책방을 무지 좋아해서, 룬도에서도 책방을 두군데쯤 둘러봤다. 여기 오자마자 스웨덴어⇔영어 사전을 사서 스웨덴어를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 사람에 따라 출신지에 따라 발음이 많이 달라서 어렵다. 아직은 토레가 코웃음칠 정도의 레벨이다. 오늘 실은 영어 가사의 노래를 녹음했는데, 난 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끔 불어식 영어가 되는것 같다...금방 고쳐지는거지만, 정말이지 언어란 어려운거다. 무슨 얘기하던거였지?...그래 책방. 전부다 갖고싶었지만 그냥 포기했다. 대신 책갈피랑 볼펜이랑, 보다 실용적인걸 구입. 룬도에 있는 굉장히 아름다운 교회에 갔었는데, 이름을 잊어버렸다. 엄청 큰 파이프오르간이 매력적이었다. 밤엔 카디건즈도 단골이라는Tempo라는 바에 갔다. 여기 있으면서 네다섯번은 갔었는데 그때마다 카디건즈가 있으니 정말 신기하다. 암튼 난 여기서 카디건즈의 기타리스트 피터한테서 "스누스" 라는, 여기서는 인기있는 담배(가루로 된걸 조그맣게 말아서 잇몸에 붙여서 피운다)를 배워서, 꽤 즐기게 됐다.
5/11 THE LAST NIGHT in MALMO
오늘은 다운타운에서 후회없이 쇼핑을 했다. 거의가 선물줄거이긴하지만. 그리고 사진(36장 들이 10통 이상)을 현상했다. 외국의 레귤러 사이즈는 일본보다 커서 너무 좋아.... 일부러 짐을 늘려가지고 돌아가다니. 별거별거 다 찍었기때메 일기보다도 리얼하다. 스튜디오로 돌아가서 다같이 최종 체크. 대충 곡순을 생각해서 우선 DAT에 넣어서 가지고가기로 했다. 그치만 우리가 가고나서도, 토레의 작업(악기 더빙, 마스터링 등)은 쭈욱 계속된다. 토레, 부탁해요! 밤엔 마지막이고 하니 또 템포에.... 염소젖 치즈를 토스트 위에 올려 꿀을 바른 이상한 요리를 토레는 엄청 맛있게 먹었다. 레이디 리넷도 오고 카디건즈의 니나도 왔다. 오늘밤 유난히 인구밀도가 높아진 템포. 나도 너무 많이 마셔서 헤롱헤롱해졌다. 할수없이 템포를 나와 리넷네 집에 갔다. 방이 남아돌정도로 넓었다. 리넷은 나한테 팔찌를 선물해줬다. 엄청 착하고 챠밍한 사람이다. 노래두 잘하구. 새벽 3시 넘어까지 있었는데 리넷은 싫은 내색 없이 친절하게도 우리를 바래다줬다. 또 놀러가고 싶다....
5/12 VI SES IGEN : SEE YOU AGAIN
드디어 떠나는 날. 왠지 엄청 슬프다. 여권이 없어졌다거나 그런 행복한 해프닝도 없이(←마츠오씨가 페리포트에서 여권이 없어졌다고 깜짝 놀랬었는데 금방 찾아서 재미없었다...) 역시 일본사람은 일본으로 돌아가지않으면 안되는거다. 탬버린 스튜디오에 온 사람들이 메세지를 남기고가는 GUEST BOOK을 눈앞에 두고, 말이 제대로 안 떠오른다. 그래두 감사의 뜻과 꼭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서투른 영어로 레이원더가 쓴 다음 페이지에 썼다. 토레는 떠나기 직전에 선물을 줬다. 하나는 귀여운 꽃모양의 뱃지.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심심할까봐" 라면서 무민의 스웨덴어 그림책을 줬다. 예전에 토레랑 무민 이야기를 하면서, 토레가 내가 미를 닮았다고 했었는데, 이 그림책은 미의 피처스토리인거였다...눈물난다.
그리고 또하나, 내가 스튜디오에서 커피를 마실때 언제나 즐겨쓰던 하나밖에 없는 귀여운 모양의 커피컵! 여기서 엉엉 울게되죠. 뭐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다 있냐. 진짜 진짜 헤어지는 순간, '여러가지로 고마웠어. 연락은 계속 하자.' 는 말을 스웨덴말로 던지고나서, 기분좋게 Hug하고 말뫼를 뒤로했다. 비행기 안에서 사전을 찾아가며 읽은 그림책은, 모르는말 투성이였지만, 그건 다음에 올때까지 해오라고 토레가 내준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Skal for TORE! Skal For MALMO!! 토레를 위해 건배! 말뫼를 위해 건배!!
TAMBOURINE FAMILY>>
Bonnie의, 쓸데없는 탬버린 해설
1 Egg stone
환타스틱! 스튜디오에서 펠의 콧노래를 자주 들었었는데, 몰래 녹음하고 싶어질 정도로 근사한 목소리. 참고로 그들의 'THE DOG' 뮤직비디오에서 강아지 차림을 하고 뛰어다니는건 레이디 리넷이라고 한다.
2 Lady Lynette
굿필링! '기술은 없지만 멋진 필링을 갖고있어' 라고 말하는 Dr.토레. 리넷 자신 또한 그런 말을 했다. 정말 굉장한 표현력. 1st 앨범은 걸작. 스폭스멘은 왜 해산한걸까요?
3 Cardigans
큐트! 굳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멤버들 다들 착하구. 같이 투어를 했다는 블루톤즈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있던 피터는 정말 귀여웠어.
4 Excuse
비틀즈! 제일 좋아하는 밴드면서 제일 시시하게 표현한듯하지만, 들어보면 아셔요. 짱이에요. 아쉽게도 멤버들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들의, 특히 Vo.G의 울프스런 면이 사운드에, 가사에 나타나있습니다.
5 Divine Dennis
섹시! 이 한마디면 되죠. 리넷의 Backing Vocal 도 잘 어울리고, 말이 필요없어요. 댄스댄스. 평소의 Johnny(vo)는 점잖은 인상인데, 노래할땐 분명 뭔가가 씌우는걸거에요....
6 Ray Wonder
영! 아마 지금쯤 탬버린 스튜디오에서 2nd 앨범을 레코딩하는 중. 1st는 하루만에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으니 2nd는 이틀만에 끝날지도. 그럴린 없지. 암튼 너무 좋아요. Eggstone이랑 친해요.
7 Agurk Players
쿨! Agurk의 gurk는 스웨덴어로 "오이" 라는 뜻. 그래서 뭐냐고? 사운드는...JAM이랄까.(진짜냐?) Vo 목소리가 진짜 P.웰러 같애...근데 일본엔 앨범 안 나와있어...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