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KBS청주 특별기획 다큐 <원흥이 1년의 기록> 2부작

[문학사랑]

2006 KBS청주 특별기획 다큐 <원흥이 1년의 기록> 2부작



[1편] 원흥이 두꺼비, 생명의 여정
[2편] 원흥이방죽의 녹색실험



- 방송 : 2006년 11월 16일(목), 23일(목) 밤 10:00~11:00, KBS 1TV

- 연출 : 이진욱 PD

- 작가 : 심수영 작가


◆ 시리즈 기획의도 ◆

- 2006년 대한민국 최초의 두꺼비 생태공원 탄생을 위한 1년의 과정들
- 택지개발 시작이후 해마다 절반으로 줄고 있는 원흥이방죽 두꺼비의 귀향과 산란, 부화, 새끼두꺼비의 대이동 밀착취재
- 문제적 공간, 원흥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시도하는 녹색실험의 성공조건은 무엇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거대해지는 사람들의 도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삶터를 잃어버리고 사라져간 자연의 수많은 생명체들. 그 희생을 최소화하고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녹색 실험이 시작됐다.
2003년 봄, 청주 산남3지구의 택지개발지구의 원흥이 방죽과 그 주변 구룡산 일대에 두꺼비가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 운동이 범시민운동 차원에서 생태보전운동으로 대대적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6년 봄, 원흥이방죽 일대는 전국 최초로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 사업에 들어가는데.... 개발이 진행되는 3년 동안 이미 그 수가 절반씩 줄어들고 있는 원흥이 방죽의 두꺼비!
개발과 보존의 갈등 속에서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이란 ‘상생의 타협’을 이끌어낸 원흥이방죽에서
2006년 두꺼비는 과연 얼마나, 어떤 모습으로 생명을 이어갈 것인가?
그리고 원흥이 방죽을 보존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KBS청주(총국장:김경택)에서는 본격적인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에 들어간 원흥이방죽을 1년 동안 밀착 취재해 인간의 개발로 인해 변화한 환경에서 놀라운 생명의 여정을 이어가는 두꺼비들의 생태와 두꺼비들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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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진의 말

원흥이방죽은 상징적인 현장입니다. 환경가치와 개발가치가 충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타협점을 찾고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낸 곳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이어지는 두꺼비들의 240일 생명의 여정과 그들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사람과 자연의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환기하고, 자연과 생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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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 원흥이 두꺼비, 생명의 여정 ◆

- 원흥이 두꺼비 240일간의 생명의 여정!! 종을 이어가기 위한 눈물겨운 생존의 이야기
- 두꺼비의 시선으로 원흥이방죽 두꺼비의 사랑여행과 이별, 새 생명의 탄생과 죽음, 생존경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구성


● 프롤로그 - 불안한 깨어남

최근 3-4년 동안 개발공사로 인해 환경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원흥이방죽.
그러나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그들의 여정은 어김없이 계속된다.
해마다 절반으로 줄어들고 있는 두꺼비 숫자,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운명의 두꺼비들이
그들만의 은밀한 사랑의 장소, 생명의 장소인 원흥이방죽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 첫 번째 여정 - 무수한 장애물과 만나는 험난한 사랑여행
산란을 위해선 자신이 태어난 고향물가를 찾는 것이 두꺼비들의 귀소본능. 수컷은 무려 5:1~7:1의 경쟁을 뚫어야 암컷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원흥이방죽으로 가는 길은 더 이상의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구룡산에서 원흥이방죽까지 길게는 250미터. 두꺼비들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방죽을 향해 직선거리로 움직이지만 그들을 가로막는 무수한 장애물들이 있다. 수없이 구르고 넘어지면서 수천, 수만 보를 걷고 또 걷는 두꺼비들. 치열한 짝짓기경쟁이 있는 봄날의 사랑은 뜨겁고 격정적이지만 두꺼비들에겐 언제나 이루지 못한 사랑이 더 많다.

● 두 번째 여정 - 지친 몸으로 무서운 허기와 싸워야 하는 굶주림의 여로
무사히 산란을 마치면 어미들은 알이 깨어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곧바로 방죽을 떠나 구룡산으로 향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어미들은 탈진 상태. 먹잇감이 많아지는 완연한 봄이 오기까지 다시 구룡산 땅속에서 봄잠을 자야한다. 그러나 약한 누군가는 그 힘겨운 여정을 감당하지 못 한 채 길 위에서 죽어간다. 그리고 두고 떠나온 원흥이방죽의 알들은 느닷없는 3월의 폭설로 위기를 맞는다. 운명이 그들의 편이라면 알들은 무사히 깨어나 올챙이가 될 것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 세 번째 여정 - 아기두꺼비들의 대이동
어미들이 떠난 뒤 원흥이방죽에서 깨어난 생명들. 물속의 약자인 두꺼비올챙이들은 무리지어 움직이면서 스스로를 보호한다. 그러나 그들을 노리는 무서운 천적들. 운 좋게 살아남은 올챙이들은 산란 70일이 지난 비 오는 봄날, 일제히 구룡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천길 낭떠러지 같은 절벽을 오르고,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땅을 며칠씩 기어오르며 무수한 죽음과 만나는 어린 생명들. 과연 이들 중 몇몇이 살아남아 3년 뒤 어른 두꺼비로 또다시 원흥이방죽을 찾을 것인가?
(※참고 : 짝짓기를 위해 원흥이방죽을 찾은 두꺼비의 수는 2004년 1000마리, 2005년 500마리, 2006년엔 250마리로 해마다 절반씩 줄고 있다.)

● 네 번째 여정 - 왕성한 먹이활동의 여름을 지나 시린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침묵의 여로
구룡산의 여름은 생명의 계절. 살아남은 두꺼비들은 왕성한 식욕으로 숲을 누비는 밤의 왕자들이 된다. 길고 끈끈한 혀로 순식간에 곤충들을 사냥하지만 때로는 숲의 뱀들에게 공격당해 목숨을 잃는 두꺼비들. 먹고, 먹히는 생물들의 먹이사슬은 숲을 유지시킨 자연의 질서다. 그런데 몇몇의 두꺼비들은 여전히 예전에 살았던 원흥이방죽의 주변, 아파트 공사장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아간다. 사람들의 작업소음이 멈추는 밤이면 두꺼비들의 사냥터로 변하는 아파트 공사장.. 멀리서 들려오는 가을의 발자국 소리. 11월이 되기 전 두꺼비들은 다시 구룡산 여기저기에 흩어져 긴 잠에 들어간다. 그것은 시린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죽음과 같은 침묵의 여정이다.

● 에필로그 - 끝나지 않은 생명의 여정
2006년 11월. 사람들의 도시에 마지막 숨구멍처럼 남겨진 원흥이방죽. 두꺼비들은 모두 겨울잠에 들었지만 아직도 원흥이방죽 두꺼비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다시 봄이 오면 죽음과도 같은 잠에서 깨어나 원흥이방죽을 향해 생명의 여정을 이어갈 두꺼비들. 멀고 험한 길을 걷고 또 걸어, 무수한 장애물을 넘으며 그들은 방죽을 향해 갈 것이다. 그리고 짝을 찾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어느 곳도 아닌, 원흥이방죽의 두꺼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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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 - 원흥이방죽의 녹색실험 ◆


-개발로 잃어버린 자연과 생명에 대한 반성, 그들은 왜 원흥이방죽 두꺼비에 주목하는가?
-두꺼비와 인간의 공존, 아름다운 녹색실험을 시작한 사람들
-전국 최초 두꺼비 생태공원 조성 과정 1년의 풀스토리


● 2006 문제적 공간 “원흥이방죽”
2004년 봄, 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폐허가 된 원흥이 마을은 도시화로 붕괴돼가는 우리 농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였던 33만2천 평의 마을과 논밭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곳에 두꺼비들이 있었다. 그 후,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논쟁으로 천성산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환경논란을 일으킨 원흥이방죽! 무수한 갈등과 대립의 나날을 지난 2006년 봄, 원흥이방죽에서는 마침내 사람과 두꺼비가 공존하기 위한 소중한 실험이 시작된다.

● 두꺼비 돌아오다. 그러나..
3월4일, 낮 기온이 14도가 넘어서고 생강나무 꽃망울이 터질 듯할 무렵, 올해도 어김없이 원흥이방죽에 첫 두꺼비가 내려왔다.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해 설치한 유도망을 따라 구룡산에서 방죽까지 길게는 250미터의 거리를 며칠의 낮과 밤이 걸려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2003년 천 마리가 넘는 두꺼비들이 발견된 이후 올해는 250마리로, 원흥이방죽으로 돌아오는 두꺼비의 수는 해마다 절반씩 줄어들고 있다. 점점 더 메마른 공간으로 변해가는 원흥이. 과연 이런 속에서 두꺼비와 인간의 공존은 가능한 것일까?

● 전국의 양서류 보호 움직임들
-청계산 개구리논 : 4월 말, 경기도 의왕시 청계산 자락.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무논에서 부화한 개구리 올챙이 4~5백만 마리를 어린이들이 찾아와 가까운 하천으로 옮겨주는 것.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면 비료와 농약으로 죽어갈 것이기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1997년 청계산에서 산란을 위해 내려오던 개구리들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현장을 목격하고 청계산 개구리학교를 만든 유창희 박사(자연생태연구소 ‘마당’ 소장)는 원흥이방죽 두꺼비들의 생존을 위해선 이동통로 자체보다, 그 이동통로를 인식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수원 칠보산 두꺼비논 : 또 한 곳의 양서류 보호현장인 수원시 칠보산 두꺼비논. 이곳 역시 원흥이방죽처럼 2004년부터 두꺼비 보호 활동이 시작됐다. 제초제 때문에 떼죽음을 당하는 두꺼비올챙이들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논을 임대하고, 농약 없는 두꺼비논을 만든 것. 2년 만에 수원 칠보산 두꺼비논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에 의해 도심의 생태교실로 발전했다.

● 두꺼비생태공원 조성의 최대 위기 - 원흥이방죽 수질과 수량확보 비상!
산란 70일. 열악해진 조건에서도 두꺼비올챙이들은 무사히 자라 어미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룡산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가오는 여름과 함께 원흥이방죽은 비상사태에 돌입하는데... 충북대 정세웅 교수팀의 조사 결과, 원흥이방죽의 수질등급은 이미 5등급!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더구나 수질악화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기에 생태공원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수질과 수량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해졌다. 몇 차례의 토론회를 거듭한 시민과 토지공사, 학계는 마침내 두 가지 대안에 합의하는데, 이른바 자연정화공법과 빗물 침투?저류시설의 도입이다. 그리고 7월3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원흥이방죽은 오염된 퇴적층 제거를 위한 준설작업에 들어가는데...

● 두꺼비생태공원의 성공을 위한 조건들
-길동생태공원 : 국내 생태공원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서울 길동 생태공원. 자연생태의 보존을 위해 공원 견학은 하루 200명 이내로 제한된다. 이곳 역시 빗물과 관정을 이용해 공원 내 연못의 수질과 수량확보 대책으로 활용하는 상황. 길동생태공원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생태공원 운영에 참여하는 지역주민(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다. 현재 총 62명의 자원봉사자가 탐방객들에 대한 생태교육과 생태모니터링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 밀턴 케인즈의 파크 트러스트 : 인구 16만, 유럽의 대표적인 생태도시로 꼽히는 영국의 밀턴 케인즈. 1970년 우리의 토지개발공사와 비슷한 개념의 밀턴케인즈 개발공사에 의해 건설된 이 도시는 도시계획의 1순위로 기존의 숲과 호수를 활용한 22%의 공원부지를 선정했다. 도시건설에 있어 도로나 주택이 아니라 녹지를 가장 먼저 배려한 것이다. 그리고 1992년, 엄청난 규모의 도심 공원을 지키기 위해 시민단체인 ‘파크 트러스트’가 만들어졌다.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시나 의회로부터 독립해 자신들의 공원을 지키는 밀턴 케인즈 파크트러스트! 현재 20명 정도의 상근자와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로 운영되는 밀턴 케인즈 파크트러스트 사례는 앞으로 원흥이 생태공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한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 원흥이방죽의 진정한 녹색실험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2006년 11월 구룡산으로 돌아간 두꺼비들이 다시 겨울잠에 들어간 시간, 청주 산남3지구에 진행된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은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아파트만 3천4백 가구가 입주를 기다리는 상황. 원흥이 방죽 두꺼비의 생존을 위해서는 이곳에 살게 될 주민들의 참여와 노력이 필수적이다. 시민단체인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원흥이방죽 두꺼비의 서식지인 구룡산 일대에 가해지는 개발압력으로부터 두꺼비를 보호하기 위해 “구룡산 땅 한 평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 4년을 이어온 원흥이방죽 두꺼비 살리기 운동은 이제 두꺼비생태공원 조성으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두꺼비와의 공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진정한 녹색 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