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한국문예작가회 2023
춘계문학기행 및 제11회 백일장 문학 기행문
백승운
6월 폭염의 날씨가 밤사이 내린 비 덕분에 시원해졌다.
인생 새옹지마(塞翁之馬)라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이 있다고 아침까지 비가 내리니 오늘 6월 21일 수요일 한국문예작가회의 문학기행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폭염의 태양보다는 시원해서 좋다는 생각을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작년 가을에 사전 답사는 다녀왔지만 이렇게 평일에 문학기행을 가기는 처음 있는 일이라 설렘 반 기대 반의 부푼 꿈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출발 장소가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이라 버스를 탄 후 다시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할까 하다 비도 오니 돌아서 가도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탔다.
아침 출근길의 버스는 만원인데 조금 돌아간다고 버스 안이 분답지는 않다.
마침 종합운동장역에 다 와서 밖을 보는데 한국문예작가회가 선명하게 보이는 버스가 있었다.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니 벌써 나영봉 총장님과 박찬구 부회장님이 6번 출구 앞에서 문우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가니 서병진 회장님과 여러분들이 와 계셨다.
많은 사람이 같이 모여서 가는 행사에는 다 같이 시간을 100% 지키기는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물과 김밥, 간식 등을 나누어주고 시정표의 시간보다 25분이 늦은 8시 45분에 원주 경동대학교 내에 있는 유강 문학관으로 출발했다.
오늘 문학기행을 가시는 분은 40명, 저마다의 가슴에 문학의 이삭줍기가 시작되었다.
버스에서 진행은 최임순 부회장님이 보았는데 관록의 여유 있는 진행을 보여 주었다.
시정표에 나와 있는 순서에 따라 서병진 회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는데
"오늘 뭐 하러 가시는지 아시지요? 오늘 이삭 주우러 갑니다. 벼 이삭, 감자 이삭, 고구마 이삭이 아니고 문학 이삭 주우러 갑니다. 오늘 많이 주워 오시고 즐겁게 이삭 줍도록 합시다." 이렇게 인사 말씀을 하셨다.
떡 관련한 사항은 불편한 진실이였지만. . .
축사는 임무영 전 교육장님이 하셨다.
"오늘이 하지입니다. 하짓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좋은 징조가 아닌가 합니다."
또한 저에게 참 친숙한 배터리 이야기를 하셨는데 문학기행 동안 보고 느낀 사항을 머릿속에 잘 넣어서 집에 와서 정리를 하라고 하셨다.
이 밖에도 음악회때 그렇게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분이 어디 있겠냐며 서병진 회장님의 대단한 인맥 관계를 말했습니다.
끝으로 원용우 고문님의 “아찬산 연가”를 낭송해주셨다.
아찬산 연가
원용우
가슴에 새긴 사연 묵언으로 버틴 생애
그리움과 외로움을 밥알 씹듯 곰삭이며
아리고 쓰인 역사를 간직해 온 아차산성
바라보면 의젓하고 늠름한 푸른 기상
무수한 세월 가도 변함없는 온달 사랑
불타는 진달래꽃은 누굴 위해 타는 건가
무너진 하늘 한켠 붙잡고 울던 평강
그 자리엔 이름 없는 풀들만 웃자랐다
켜켜이 쌓인 적막 속 성돌 하나 뒹군다.
찰나의 생각이란 금방 잊히기에 항상 메모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을 가지고 다니신다며 메모를 할 수 있는 볼펜과 종이를 가지고 다니시라고 했다.
요사이는 휴대폰이 있어 메모를 금방금방 할 수 있어 편리하고 저도 그때그때 생각하는 것을 메모장에 열심히 적고 집에 와서 정리를 한다.
이어서
나영봉 총장님이 제11회 백일장의 시제를 발표하였다.
시제는 “한국문예” 행시로 제출용 용지에 작성하고 제출용에는 번호가 있으니 이름을 적지 말라고 했다.
본회 상임고문이신 원용우 문학박사님이 문학 특강을 하셨는데 이렇게 찾아주시는 게 여강 문학관은 영광이며 반갑게 맞을 것이라고 하였으며 원생몽유록에 대한 특강이 이어졌다.
처음 접해보는 "원생몽유록" 조선중기 임제가 지은 한문 단편소설로 알고 있는 게 중론인데 아직도 작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작품으로 원용우 박사는 누가 지었는지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하시며 “하나는 백호 임제가 섰다는 것과 생육신인 원호가 쓴 것인데 아무래도 임제가 섰다면 "임생몽유록"이 되어야 하는데 원생이니 원 씨가 적은 것이 맞을 것이다” 하셨다.
이것은 사육신과 단종의 혼이 세조를 성토 한 것에 대한 원 씨의 꿈속 이야기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버스는 영동 고속도로를 타기위해서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을 지나가고 있다. 부슬부슬 내리는 하지의 빗줄기가 치열한 여름의 폭염과 싸워야 하는 앞날을 예고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운치가 있고 멋이 있다.
자기소개 및 시 낭송 시간으로 제일 앞에서부터 시작하여 40명 전원 인사를 하였는데 제가 제일 앞자리라 휴가를 내고 왔다고 좋은 시간 같이 가는 동행, 보람찬 시간되길 희망한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연찬 고문님의 유월에 대한 가슴 뜨거운 시를 듣고 넌세스 퀴즈를 이어갔다.
최임순 부회장이 자비로 선물인 로또를 구입하여 맞춘 사람에게 주는 순간적인 두뇌 회전이 필요한 넌센스 퀴즈. 제가 뜨거운 전화는 무엇이냐에 대해 "화상전화"라고 손을 번쩍 들고 외치니 정답이라며 로또가 품으로 쏘옥, 토요일이 벌써 기대가 된다.
절실함이 큰데 로또 1등 한번 가보자!
버스 안에서 즐겁게 보내는 사이 문막 IC를 10시 15분경 나왔는데 얼추 비가 잦아들고 있었다. 경동대학까지는 6Km 정도 거리이며 도로 우측으로 여강의 둑엔 푸르름과 노란 꽃들이 피어 환영의 웃음 보내고 있고 들판에 강원도라고 옥수수가 키를 하늘만큼 키우고 있어 곧 옥수수를 맛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도시를 벗어난 환경은 푸르른 들판의 자연 풍경을 선물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공기가 폐를 살려내며 깊숙이 자연과 하나 되게 만들고 있다.
여강 문학관은 경동대학교 내의 자양관에 자리 잡고 있다. 자양(滋洋)이란 경동대학교 명예총장이신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님의 아호인 자양을 이 건물의 이름으로 명명했단다.
경동대학교 내 여강 문학관에 도착하여 단체 사진을 찍는데 이놈의 심술쟁이 비가 또 온다. 문학관을 들어서자 가지런한 책들과 잘 꾸며진 정성을 보았고 멋진 시조를 접했다. 시청각의 영상은 원용우 박사의 일대기를 볼 수 있었는데 이태극 선생이 시조의 은사님이라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한참을 전시된 시조와 내부를 구경을 하였다.
전시된 부분에서 시조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 있어 올려봅니다.
“맛있는 시조에는 독자들이 몰려들고 맛없는 시조에는 독자들이 외면한다.
맛있는 시조를 쓰려면
첫째 부드럽고
둘째 자연스러워야 하고
셋째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약간의 말부리기와 표현기교가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다.
그 표현 기교는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나타내야 한다.“
조금 늦게 출발하여 일정이 촉박하여 11시 10분경 다시 다음 행선지인 박경리 문학관으로 출발하였는데 버스 안에서 이 좋은 시간을 위해 서병진 회장님이 퀴즈를 냈는데 처음에 들리기는 "코끼리와 국회의원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라고 하여 도저히 매칭이 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코털과 국회의원의 공통점이 무엇이냐?"였다.
고인화 부회장이 "잘 뽑아야 한다"라고 답을 하여서 상금 오천 원의 영광을 안았다.
이병국 이사님는 김미옥 시인의 접시꽃을 낭송해 주셨다.
접시꽃
김미옥
(전문 생략)
"예쁘다
이 말 한마디에
껑충 뛰어오른 꽃대
꽃망울이 까치발 딛고
연지 바르면
꽃그늘에 선 유월
비단 같은 설렘
주렁주렁 목에 두른다.
(전문중에서)
김운향 시인님은 "초원의 꿈"을 낭송해주셨습니다.(낭송을 들으며 쓰기 어려워 일부만 기록합니다.)
초원의 꿈
김운향
아침안개 휘날리는
산기슭으로 갔지요
그대여 우리 언제까지
그대 목이나 끌어안으면서
기다릴꺼요
(전문중에서)
정태완 시인님은 "여백"을 낭송했으며, 현미정 시인님은 "병사여 그대 이름으로"
최임순 부회장님은 "어머니의 아리랑"을 낭송을 해주셨다.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전문중에서)
아리랑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슬프고 애절함이 묻어난다.
아리랑은 종류도 많고 중간에 노래를 넣어 부른 최임순 부회장의 어머니의 아리랑도 슬픔 가득 전해주는 애절함이 있었다.
고인화 부회장님이 서병진 회장님의 "논두렁 콩" 을 낭송해주섰습니다.
논두렁 콩
서병진
오월의 따스한 태양이
대지의 가슴을 연다
푸른 파도 하늘까지 이어질 때
어머니는 메주콩 심는다고
논두렁 총총이 구멍을 내셨다
(중략)
잎은 떨어지고 야윈 몸체
주렁주렁 사랑이 영글 때
다시 그러워지는 어머니의 얼굴
이제는 어디서 볼 수가 있을까.
서병진 회장님의 “논두렁 콩”은 서병진 제10 시집 장곡산 메아리 제5부 부록 『嘉山으로 가는 길』 첫 번째 178P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시집에는 나영봉 총장과 최임순 부회장이 축하의 축시를 담아 서병진 회장님의 제10 시집에 대한 축하를 더하고 있는데 고인화 부회장이 여기에 수록된 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시집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남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박문희 시인님이 윤동주 "별을 헤는 밤"을 낭송해주셨다.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가나 한번쯤 가슴에 담아본 시(詩)일 것 이다.
별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략)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중략)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박찬구 부회장님이 아버지란 시를 낭송하려는데 박경리 문학관에 도착하여 못 하게 되자 왜 아버지는 이렇게 무시당해야 하느냐며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박경리 문학관은 11시 40분경 도착을 하여 식사하고 박경리 문학관을 구경하자고 했는데 문학관을 먼저 보고 식사를 하자고 하여 박경리 문학관에 들렀는데 점심시간에는 휴관한다고 하여 사진을 찍고 잠깐 둘러보고는 식사 장소로 갔다.
식사는 동태탕과 대구탕 2가지로 나누어서 안고 걸걸한 막걸리 한 잔을 더 했다.
막걸리도 술은 술인 관계로 금방 취기가 오르는 분도 있고 식사와 같이 반주를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위를 채우는 양이 많아진다는 것으로 묵직해진 몸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다시 문학관으로 가서 한참을 돌아보고 1시 30분에 다시 치악산 구룡사로 출발. 비는 계속 오락가락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박경리 문학관에 있는 박경리 문학의 집은 총 5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층은 사무공간, 2층은 전시실로 박경리와 만나다, 3층은 전시실로 <토지>에 들어서다, 4층은 자료실로 살펴보다, 5층은 세미나실로 회상하다. 라는 부제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도라지꽃이 꽃망울을 부풀어 올려 금방이라도 향기를 뿜어 낼 것 같은 박경리 문학관 정원에 전시되어 있는 시를 한편 놓아 봅니다.
산다는 것
박경리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내고
감기들면
바쁜 둣이 뜰 안을 왔다 갔다
상처나면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중략)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중략)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문학인들의 문학 기행이라 역시 시간만 나면 시 낭송이 이어졌는데 버스를 타면 바로 시 낭송이 술술 실타래를 풀 듯 엮여 나왔다.
김미옥 시인님의 말씀 중에 살아있는 분의 문학관(여강 문학관)을 간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낭송은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중략)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계속하여 정태완 시인님의 말씀이 있었고
박찬구 부회장님은 김현성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낭송을 이어갔다.
아버지의 마음
김현성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중략)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중략)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저는 이 문구가 참 가슴을 아프게 파고들면서
아버지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버지라고 얼마나 불러 보았는지 잘 기억나지 않은 나의 아버지 참 외로웠을 나의 아버지가 많이 생각이 납니다.
이규원 부회장님은 원용우 고문님에게 시조를 배우고 있는데 첫 번째로 쓴 시조를 들려주셨다.
제목은 “유월에 핀 장미“이다
유월에 핀 장미
이규원
지금도 갈라서서 통일은 유원한데
꿈에도 보고픈 엄니 오래오래 사세요.
(전문중에서)
이렇게 밖에 적지를 못했네요.
김명자 시인님은 자작시인 "아버지의 굽은 등"을 낭송하셨는데
아버지의 굽은 등
김명자
장엄하고도 존귀한
아버지 어디 계세요
이 문구만 적었는데 울먹이는 모습으로 끝을 내지 못하시고 자리로 들어가셨다.
우리의 아버지는 늘 고단하고 힘든 일을 하시며 집에서는 표를 내지 않는 강인한 정신과 육체의 소유자인 초능력자와 같은 사람이어야 하는 우리의 아버지.
어린 시절이나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서나 늘 그 모습에 그 이름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박숙자 시인님은 김춘수 시인의 "꽃"을 낭송하였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중략)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나영봉 총장님은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낭독해 주셨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중략)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떄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모상철 부회장님은 자작시 "그리운 5월이 오면"을 낭송하셨다.
그리움, 5월이 오면
모상철
그리운 마음을 열어두니
손짓으로 안부를 물어오신다
바라보는 눈동자에 맺혀진
수정 이슬 대롱거리면
(중략)
아지랑이 너울너울 하늘로 오르니
그리움이 머무는 산으로 향하고
가슴속에 피어오른 두 얼굴이
봄볕 눈동자에 이슬 되어 찾아든다.
임장순 부회장님이 퀴즈를 냈습니다.
우리나라 어부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누구냐고
정답은 배철수 라고 하네요.
박일소 시인님은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하셨는데 재미있게 들었다.
아버님께서 방에서 “무엇이나” 물었는데 “딸입니다” 하니 무릎을 탁 치시며 일소라고 하셨다는데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 놓으셨다.
20에 아들이 먼저 먼 곳으로 가서 시를 150편을 외웠는데 지금은 다 잊고 하나만 외운다고 하시며 김소월의 "초혼"을 낭송하셨다.
초혼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중략)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든 내 아들아!
마지막 문구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더한 것인데 아픔이 묻어나는 애절함이 아프다.
2시가 되어서 계곡을 오르든 버스가 상쾌함에 콧방귀를 낄 때쯤 나영봉 총장이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낭송하다가 어느 순간 주차장에 다 왔다는 소리와 까먹었는데 잘 되었다며 다시금 웃음소리 높아지고 그렇게 버스가 구룡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걸어서 구룡사를 향했는데 소나무의 기상이 높고 깊은 계곡의 물소리, 노래하는 새, 공기의 상쾌함, 비는 아직도 추적추적 내린다.
자연의 향기가 빗물에 씻겨 계곡으로 시원하게 흘러 자유와 싱그러움을 마음껏 가슴에 담으며 구룡사를 향했다.
구룡사는 백두대간의 오대산을 거쳐 태기산을 지나, 국동의 명산 치악산에 이르고 거기에 영서의 대찰 구룡사가 자리 잡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천년이 지난 신령스러운 거북이 연꽃을 토하고 있고 영험한 아홉 바다의 용이 구름을 풀어 놓은 형상을 한 천하의 승지인 구룡사는 서기 668년 (신라 문무왕 8년)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셨으며 도선국사의 비보사찰 중의 하나로 수많은 고승의 발자취가 남아있다고 한다.
구룡사의 구는 아홉 구(九)를 사용하다가 거북이 구(龜) 자로 바뀌었다.
그 유래는 구룡사는 창건 이후 도선(道詵)·무학(無學)·휴정(休靜) 등의 고승들이 머물면서 영서지방 수찰(首刹)의 지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조선 중기 이후부터 사세가 기울어지자 어떤 노인이 나타나 이르기를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쇠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어라.”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거북바위 등에 구멍을 뚫어 혈을 끊었지만 계속 사세는 쇠퇴하였으므로, 거북바위의 혈을 다시 잇는다는 뜻에서 절 이름을 구룡사로 불러 그대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구룡사는 대웅전 불사를 다시 하고 있었다. 소원지가 탑을 둘러서서 이루어지리라는 축원의 등불들이 빛나고 있었다. 건너편 산 위로 운무가 오르나 했는데 주춤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라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라고 하는 것 같다.
사진도 찍고 천천히 내려왔는데 내려오든 계단 옆에서 네잎클로버를 하나 찾아서 소중하게 휴대폰 케이스 안에다 보관했다. 스쳐 내려오면서 어떻게 그것이 보였는지 참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즐거웠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 천천히 내려왔다. 가을에 왔을 때는 단풍이 참 멋있게 들어 있었는데 오늘은 자연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을 마음껏 즐기고 가는 것 같다.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이 온갖 근심과 아픔을 씻어 버리는 듯 향기 피워 방문한 사람들의 소원을 빌며 두 손 모았다.
3시 30분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문예 4행시 백일장 원고를 거두고 서병진 회장님이 심사위원을 발표했는데 신영옥 심사위원장, 홍순철 이사장, 모상철 부회장, 이규원 부회장이 심사를 하였습니다. 한참을 심사하여 당선자 발표 먼저 장원에는 장원 11번 김윤경, 차상 24번 이병국, 차하 44번 백승운. 44번을 부를 때 손을 번쩍 들며 심장이 떨리는 것을 단단히 붙잡아 두고 기쁨을 즐겼다.
한국문예
백승운
한 : 한마음 한 뜻으로
국 : 국민들 가슴에 문학의 씨앗 심고
문 : 문예의 꽃 활짝피워
예 : 예술의 이삭 한없이 담는 한국문예
(차하 작품 감상)
잠깐 덕평휴게소에 들려 볼일도 보고 쉬면서 상장에 이름도 적고 다시 출발하며 시상식을 했다. 상금은 수상을 할 줄 알았는지 삼만 원, 이만 원, 만원이였는데 오만 원, 삼만 원, 이만 원으로 올리자고 해서 올린 보람이 있다.
김윤경 님은 이규원 부회장님의 부인으로 영광을 안았고, 이병국 시인님은 여러 편을 지어서 어떠냐고 물어 보았는데 역시나 열정이 있어서 수상을 하게 된 것 같다. 수상소감과 작품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며 시상을 마무리 하였다.
구룡사 입구 계단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게 행운으로 이어져 수상의 영광을 가져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휴가를 내고 온 보람이 있어 너무 좋았다.
차상을 수상한 이병국 이사님이 축하공연으로 노래를 했다.
그리고 오늘 문학기행에 대한 종합평가와 소감을 김원기 교육장님, 김영일 교육장님, 문제일 교장님, 홍순철 이사장님이 해주셨다.
김미옥 시인님의 “봄날은 간다.” 노래로 본 행사의 막을 내리고 나영봉 총장님이 6월 23일 4시 행사와 7월 15일 한국문예 연수원 현판식 행사에 대한 전달 사항을 말하고 강구성 시인이 한국문예 연수원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였다.
이규원 부회장님의 마무리 인사 말씀을 들었는데 꽃밭에 있으면 향기에 묻어나고
여강 문학관에 대한 말씀과 박경리 문학관에 대한 방문에 따른 새로운 감흥을 가질 것이다. 구룡사 맑은 물을 보니 시상이 절로 솟아났다고 하였다.
서병진 회장님에 대한 감사와 나총장에 대한 인사 말씀과 사회를 본다고 수고해 주신 최임순 부회장에 대한 감사, 훌륭한 인사들과 같이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서병진 회장님이 준비한다고 고생하셨다는 고인화 부회장님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더 했다. 강구성 시인의 김밥 준비에 대한 감사와 수고한 분들에 대한 감사와 기사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조목조목 하였다.
나영봉 총장이 운전하고 있는 기사분에게 나와서 수고 했다고 인사 말씀을 하라고 하여 마지막까지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6시5분 잠실 종합운동장에 도착, 출발한곳에 도착을 하니 하루라는 시간의 공백을 어떻게 매웠는지 각자의 가슴속에 담았을 이삭들이 궁금해진다.
처음으로 가본 문학기행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즐거움의 연속이었고 문인들의 문학기행이라 시 낭송을 계속 들을 수 있었다는 게 좋았으며 무엇보다 푸짐한 먹거리와 마실 거리를 준비하여 너무 행복했다.
곡간을 가득 채울 것 같이 풍성하게 이삭을 주워 와서 다음에도 꼭 가야지 하는 마음속 다짐을 하게 되었으며 저번 답사에서는 시조라는 작품을 이삭 주웠다면 요번 문학기행에서는 행복이라는 마음속 이삭을 주웠고 이렇게 문학 기행문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또한 큰 수확이 아닌가 한다.
문학기행을 위해 준비하고 수고해 주신 서병진 회장님과 준비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같이 동행해주신 모든 분에게 아름다운 인생길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 이어지길 기원하며 이번 뜻깊은 제70회 한국문예작가회 2023 춘계문학기행 및 제11회 백일장을 겸한 문학 기행문을 끝맺고자 한다.
첫댓글 가석 백승운 감사님! 수고하셨습니다.
한국문예작가회 문학기행 대작으로 이삭 주셨네요.
가마니 아니고 섬으로 가득 담아네요? 참 부지런하고
창작 정신이 대단하십니다. 축하 드립니다. 곳간에
차곡차곡 쌓아 두어다가 얼른 빛을 보시기를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석 백승운 감사님!
한국문예 춘계 문학기행을 생생하게
잘 정리해주셔서 글을 읽는 사람이
그 현장 속에 있는 듯 합니다.
백감사님은 시도 잘 쓰시고~~
기행문을 보니 글재주를 타고 나신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백승운 감사님
생생하게 기록하셔서 아직도 저는 6월21일 제70회 문학기행 을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문학기행 당시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정말 찰나의 순간까지 기록된
한국문예 작가회의 선명한 기록문화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백승운 감사님
생생하게 기록하셔서 아직도 저는 6월21일 제70회 문학기행 을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문학기행 당시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정말 찰나의 순간까지 기록된
한국문예 작가회의 선명한 기록문화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