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기 :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뉴스에 이번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날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저 위쪽 강원도 지방에는 벌써 대설 소식도 들렸지만 이곳에선 아직
눈 구경은 못 한 듯 하다 지난 28구간 도계산행 이 후 한 동안 짤막한 산행만
네차례 연속하다 보니 늘 해왔던 도계산행에서 크게 더 할것도 없는 이번 산
행이 겨울철 동지를 몇일 앞 둔 낮의 길이가 노루꼬리만 하다는 짧은 해에 해
치우기에는 조금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기는 하다.
늘 그러하듯이 새벽 세시 알람소리에 일어나 성서홈플로 향하는 이른 새벽
집이 상인동 술집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어제 저녁부터 시작한 술자리를 끝
내지 못하고 이 시간까지 거리를 헤메이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띈다.
홈플에서 정시에 출발한 노란 버스는 88고속도로를 경유 합천IC에 내려 가야
면을 지나 솔티재에 도착한다(04:55) 아침으로 준비한 미역국에 밥 한그릇씩
말아 먹고는 캄캄한 밤에 12시간이 예상되는 도계 29구간을 완성하기 위해
머리에 불 켜고 솔티재 옆 임도길로 들어 선다(05:18).
임도길을 따르다 첫번째 헬기장을 만나는데(05:58) 시간을 꺼꾸로 역산해서
추정해 보니 이 헬기장이 삼군계(성주,합천,고령) 인 것으로 보인다 삼군계봉
에서 오분여 임도길을 걸어서 북두산688봉이란 표시판이 걸린 698봉에 도착
한다(06:04) 698봉에서 십여분 진행 헬기장이 있는 북두산687.9봉에 도착 한
다 산행 당시에는 처음 북두산 표시판이 붙은 698봉을 북두산으로 믿었기 때
문에 모로현에 도착하기까지 조그만 혼선을 가져왔지만 진행 방향이 맞지 않
는다는 고문님의 결단으로 583봉 인근에서 좌측으로 떨어져 가정집 우체통에
붙은 주소를 보니 합천군 야로면 야로덕곡길이다(07:23)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오른편은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 왼편은 합천군 가야
면 하림리로 나누어지는 모로현 느티나무 앞에서 전열을 정비하고 미숭산 방
면으로 산행을 재개한다 한우축사가 여러동 있는 농장을 지나 조금 높은곳으
올라서서 북두산에서 부터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니 내려 온 능선이 선명하
게 보인다 삼,읍면계 직전 봉우리에 모여 한차례 쉬어간다(08:07).
삼읍,면계 직전봉에서 부터는 읍,면계봉과 그 좌측의 문수봉을 계속 보면서
진행을 한다 낙엽을 모두 벗어버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라
그리 시원스럽지는 않지만 숨김 없이 속살을 드러내는 이런 모습에서 겨울산
의 또 다른 멋을 보기도 한다 삼,읍면계봉에 도착한다(08:30) 고령읍, 덕곡면
야로면의 의 경계 인 676봉에 문수봉이란 표지판이 붙어있다 아무리 종이 조
각 한장으로 만든 표지판일 지라도 이런것을 붙일 때에는 두번 세번의 검토
를 거친 후에 붙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숭산 능선이 시원스레 보이는 삼,읍면계에서 한차례 낙엽 수북히 깔린 내
림길을 거친 후 지도상 나상현으로 표시된 신리임도에 도착한다(08:46) 고령
방향 임도는 비포장이고 합천 방향 임도는 시메트로 포장이 되어있고 고령군
에서 설치한 나대치길 12구간 안내표지판이 서 있다 .
임도에서 미숭산으로 향하는 들머리에는 미숭산 1Km라는 고령군에서 세운
이정표가 서 있다 미숭산 오름길은 비교적 완만해서 힘들이지 않고 오르는데
능선 왼편으로 고령읍 신리, 저전리, 중화리 사이로 나즈막한 능선의 꼬리들
이 길게 늘어 뜨려져 있다 산성의 성터를 지나 미숭산에 도착한다(09:22).
미숭산 산불감시초소 뒤편에서 바라보는 합천군 야로면 일대의 조망이 오늘
본 조망 중에선 제일 시원스럽지만 겨울철 연속되는 박무현상으로 먼곳까지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점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오늘 산행의 최고봉 미숭산
에서 사진을 몇장 찍고 발걸음을 옮긴다(09:31) 산성길을 따라 귀원10.4Km
라는 이정표가 붙은 멋있는 소나무를 지나 삼읍,면계봉인 734.3봉에 도착한
다(09:38).
고령군에서 설치한 나대치둘레길 안내와 이정표가 서 있는 삼,읍면계봉에서
소나무가 멋진 가파른 내림길로 한참을 떨어진 다음 지도상의 삼거리 안부를
지나는데(10:19) 우측 청소년야영장 방향으로 길이 희미해진 듯 하다 미숭사
0.8Km 귀원8.5Km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길에 도착한다(10:29).
임도길을 잠깐 따르다 나즈막한 능선을 넘어 고문님의 기억으로 도계1차 때
가시덤불로 엄청 진행이 어려웠다는 청계리 직전 야산에 도착했는데 길이 의
외로 잘 나 있는듯 하더니 조그만한 물 웅덩이가 하나 나타나고 예전의 이름
값을 하느라 가시덤불길이 잠시 이어진다 잡목사이의 조그만 실개천을 따라
한참을 내려 가다 지금은 폐허로 변했지만 예전의 농지였을 계단식으로 만들
어진 경작지를 내려 가다 우측 계곡으로 잠깐 진행 후 널찍한 무덤이 있는 곳
에 도착(10:48) 이른 시간이지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매번 산행때 마다 연송산대장의 수고로움으로 대원들의 입맞을 높여 가는데
40분에 가까운 느긋한 점심시간을 마치고 오후 산행에 나선다 (11:27) 조금더
내려와 시누대밭을 지나 상청계마을로 들어선다(11:35) 마을 전면엔 88고속
도로가 가로막고 마을 뒤편에 산으로 가려있어 연고나 업무상 일이 없고서야
찾아올 일이 없는 마을로 보이는데 경북도계탐사라는 인연으로 이런곳에도
오게 되었는가 보다.
창동청계길 이란 이쁜 표지판이 달린 길을 따라 청계2구마을 회관을 지나고
조금 더 내려오다 88고속도로 확장 터널공사장을 지나서(11:55) 88고속도로
지하 통로를 건너 중청계 마을에 도착한다(12:02) 마을 건너편으로 지나는 하
천을 따라 개울을 건너기도 하고 때로는 돌로 축대를 이쁘게 쌓은 논둑길을
지나기도 하고 도계산행에서만 볼 수 있는 낭만적인 모습을 연출하며 한동안
진행한다.
중청계 마을을 벗어나 잠시 포장도로를 지나 우일산업 직전에서 우측 임도길
로 들어 선다(12:15) 138봉을 좌로 한 나트막한 임도고개를 넘어서니 노오란
진흙과 돌을 겹쳐 쌓은 담장이 인상적인 송골마을 도착한다 (12:22) 마을 길
을 지나 잡목이 많은 야트막한 야산을 넘어 부례마을 윗쪽에 도착한다(12:47)
황량한 농경지 저 아래쪽에 민가가 몇 채 보이고 그 너머로 버티고 선 이어진
능선들 설마 저 능선을 오늘 다 넘지는 않을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이곳에서의 도계능선은 계곡도 능선도 아닌 애매하다는 고문님의 말씀에 따
라 그냥 엇비슷하게 왼편으로 치우쳐 내려간다 조그마한 저수지도 하나 지나
고 위례마을에 가까워 질수록 앞에 버티고 선 녹대산, 만대산, 노채산 능선이
위압적으로 다가선다.
산주부례길의 표시판이 이쁜 마을을 지나 가야천을 끼고 있는 석사교에 도착
한다(13:01) 다리옆에 세워진 산주리 부례의 표지석 앞에서 사진 한장을 찎고
다리를 지나는데 고령에서 서문시장까지 운행하는 대구에서 종종 보았던 606
번 버스가 지나 간다 참 반가운 마음이 든다 2010년 2월 고포에서 출발 했던
도계산행이 내고향 대구에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석사교을 건너오니 아침에 우리가 타고 왔던 노란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외의 변수를 생각해 혹여 중간에 산행을 그만둘 경우를 생각했는데 대원
들의 컨디션의 모두 괜찮은 듯 해서 그대로 진행한다 산주교를 지나 가면서
(13:16) 재실인 듯한 기와집 뒤편으로 보이는 377.7봉 오름길이 엄청 가팔라
보인다 도로에서 벗어나 노송나무가 멋진 377.7봉 들머리에서 재킷을 벗어
버리고 전열을 가다듬는다(13:21).
큰바위 옆 벌통 옆으로 이어진 377.7봉 오름길은 멀리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
로 인 듯 엄청 가파른 길의 연속이다 지도에 고도 표시가 잘못된게 아닌가 하
고 몇번이나 다시 들여다 보면서 삼각점이 있는 377.7봉에 도착한다(13:54)
삼각점 안내 표지판에 누군가 매직으로 녹대산이라고 쓰놓았는데 고문님 말
씀에 따르면 남녁의 산 등 일부 책자에는 377.7봉을 녹대산이라고 기록해 놓
은것도 있다고 하신다.
377.7봉에서 녹대산 가는 길 중간에 조망이 터이는 곳에서 오도산 통신탑이
보인다 아마도 수도지맥 4구간째 저 산을 넘어 오게 될것이다 소나무와 잡목
으로 가려 조망이 없는 녹대산506봉에 도착한다(14:26) 합천군,야로 묘산, 고
령군, 쌍림의 삼면계이기도 하다 오늘 산행의 특징 중 하나가 유달리 다른
코스에 비해 삼군계, 삼읍,면계 등이 많다는 것이다 일곱번의 행정구역 경계
를 지나야 하니 이제까지 도계산행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인 듯 하다.
녹대산을 지나 큰바위가 능선에 듬성듬성한 가파른 오름길을 한차례 더 쳐
올린 후 삼읍,면계 직전봉에 도착한다(14:50) 앙상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지
나온 377.7봉과 녹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부드럽게 보인다 평탄한 산길을
십분쯤 걸어 수도지맥이 접속하는 삼읍,면계봉에 도착한다(14:59) 아무런 특
징이 없는 잡목으로 가려진 봉은 합천읍, 묘산면, 쌍림면의 경계이다.
삼읍,면계봉에서 부터는 산악회 시그널이 엄청 많이 붙어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기맥,지맥등의 산행으로 각 산악회 마다 수도지맥 산행을 많이하고 있
는 것으로 보인다 매화재에 도착한다(15:04) 만대산정상 0.62Km이정표가 서
있는 매화재에서 한참을 쉬었다 간다 오름길은 완만하지만 산행시간이 열시
간째 접어드니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통신컨테이너가 있는 만대산에 도착
한다(15:25).
만대산에서 십분을 쉬었다 출발한다 진행방향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능선
에 봉우리가 제법 여러개 보인다 15시46분에 수도지맥670.2m 표지가 붙은
봉을 지나고 낙엽이 수북히 깔린 바위지대를 지나는데 시원찮은 오른쪽 발목
이 조심스럽다 하얀 페인트칠이 선명한 헬기장을 지나고(15:48) 노태산 가는
길 오랫만에 도계산행에 참가한 한분의 체력이 급히 떨어지는 모양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긴 의자 두개가 나란히 있는 546봉을 지난다(15:56)
오후 네시가 가까워 지니 짧은 겨울 하루 벌써 어스럼한 기운이 돌고 별 특징
없는 잡목숲을 지나 노태산498봉에 도착한다(16:20) 노태산에서 340봉 가는
길 능선에 간벌작업을 하긴 했는데 뒷처리를 아무렇게 해 놓아 지나 다니는
등산객들의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게 한다 힘들게 301봉에 도착한다(17:17)
차량이 운행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33번국도 지릿재 터널이 통과하는 곳을
지나간다(17:30) 이제 끝이 보이는 듯 한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삼각점이
있는 308봉에 도착한다 (17:45) 308봉에서 이마에 불을 다시 켠다 무박산행이
아닌 산행에서 산행 시작 때 렌턴을 켜고 마칠 때쯤 다시 이마에 불을 밝혀야
하는 이런 산행은 도계산행이 아니고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노란 버
스가 실내등을 켠채 기다리고 있는 지릿재에 도착 도계 29구간 어찌보면 조
금은 무리한 듯 보이던 산행을 무사히 마친다.
돌아오는 길 도계 총무님의 주선으로 2011년 한해 16회(16구간 땜방1회포함)
도계산행을 무사히 마침을 의미하는 간단한 저녁 모임을 갖고 대구 성서 홈
플로 돌아오니 19시 30분이다 접근거리가 짧으니 긴 산행을 하고도 이렇게
이른 시간에 돌아 올 수 있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2012년은 도계산행을 마무리 하는 해 입니다 단일의 목적산행으로 삼년 가까
이 진행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 드리라 생각합니다 산이 좋아서 신선너덜
고문님을 따르다 함께하는 산어귀 회원님들의 너무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
버린 한 해 였습니다 함께 힘 들었고 함께 웃은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
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회원님들의 힘을 모아 더욱 활기찬 산행으로 한해를
열어 갑시다.
경북도계탐사팀 화이팅!!~~
첫댓글 애잔한 음악에
어제 하루 그리고 일년을 되돌아보고 깊은 성찰을...
모야...글을 쓸땐 아무도 없었는데 분명히
1빠 함 묵을라 했두만....오늘도 잘보내구요.
아~!!
맞다+__+낙연님을 얼마나 밀었던지 ㅋㅋ
그래서 제 기운이 다 낙연님 한테로 빠져 나갔나 ㅎㅎ
감사 했어요^^낙연선배님 ㅎ
오늘까진 피곤 해서 집에서 쉬고 ~ 낼부턴 신나게 휴가를 즐겨보고 싶네요 ㅎ
주섬주섬 담아오느라 수고많았슴다.
복이 많아 배낭을 두개씩이나 메고 댕기고...다리도 편찮은데 고생많았슴다.
맨날 고맙구요.
거화님 나쁜사람..ㅜ
저는 복이 터져..배낭도 매지 않고 연송님 등짝 붙들고 사니조아님께 배낭 던지고 호강 했네요^^
이런 호강 다시 받고 싶진 않지만-..ㅎㅎ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분명히 야그했죠...오르막때 연송, 낙연, 사니조아 다 밀어주두만..ㅎㅎ
냉중에 힘 다 빠져서...당연히 배낭메 줘야제...고소하지 모.
왠지 오르막길 쉽더라 바닐라가 밀었구먼 ..감사해서 어쩌나
세상사는게 정말 다양하지요... 새벽3시경의 풍경이...
술먹고 휘청거리는 사람부터...가방 짊어지고 산에 가는 사람까지..
사진, 산행기, 댓글 잘 보고 갑니다...
2011년 도계 마지막 구간은 그야말로 한편의 막장 드라마 같은 산행이었습니다.
어스럼 달밤 낭만의 분위기로 출발. 미숭산과 청계리. 부례동 등을 지날 때 까지는
아름다운 전원풍경으로 취중 탐사를 이어 왔건만...
막판들어 녹대산. 만대산. 노태산에 크게 한방 얻어 맞고 휘청한 하루...^^
하지만 이런 막장 드라마 같은 대반전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산행을 합니까?
그래 더욱 좋았고 가슴에 와 닿는 산행이 였습니다.
봐도 또 보고픈 멋진 후기에 감사드리고요.
새해엔 모두 더 멋찐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