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따져봐야 할 것은 유정란과 무정란이 아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성분 비교 결과를 통해 에너지, 수분, 단백질, 지방 함량 등
유정란과 무정란이 가지고 있는 영양에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달걀을 낳은 닭이 자연양계로 길러지는 닭인지, 공장식 케이지 양계로 길러지는 닭인지 여부다.
(공장식 케이지 양계에서도 주사 방식을 통해 얼마든지 강제로 유정란을 생산할 수 있다.)
시중 마트에서 유통되는 달걀의 99%는 공장식 닭장에서 온 달걀이다.
공장식 닭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달걀을 낳는 닭이 받는 스트레스다.
닭들은 바깥에 한 번도 나와 보지 못한 채 A4 용지 크기보다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보내고,
24시간 내내 켜 있는 환한 불빛 아래에서 계속 달걀을 낳는다.
병에 걸려 털이 빠질뿐더러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닭을 공격하기 때문에 부리를 자르기까지 한다.
무항생제나 해썹(HACCP)인증을 받았다고 하는 브랜드 달걀들도 대부분 예외는 없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낳은 달걀이 과연 좋은 달걀일까? 사람으로 치면,
출산 전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임산부에게서 과연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는지 의문이다.
가장 좋은 달걀은 자연에서 뛰노는 행복한 닭이 낳은 자연유정란이다.
달걀을 낳는 닭들의 건강 상태와 사료의 품질, 그리고 사육환경이 달걀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동물복지인증 마크가 있는 달걀을 구매하는 것이다.
다양한 기준을 충족하는 달걀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동물복지인증’을 받는다.
최근에는 마트에서도 동물복지인증 마크가 붙은 달걀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직접 방목해 무항생제와 동물복지를 실천해 기른 건강한 달걀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착한 농장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건강한 달걀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달걀만큼은 닭과 사람을 모두 생각하는 착한 소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