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턴트커피의, 간편한 편의성이 장점
우리나라에 설치된 자판기의 대부분은 커피자판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자판기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커피, 음료자판기는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편이다. 자판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커피는 저렴한 인스턴트커피의 대명사이다. 그럼 여기서 잠깐, 인스턴트커피가 과연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인스턴트커피란 인스턴트(instant)라는 말 그대로 '즉석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커피를 말한다. 커피 원두를 볶고 분쇄한 후 특유의 풍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고온/고압을 이용해 커피액을 추출한 후 분말로 가공하여 제품화한 것이다.
커피액을 분말로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 추출된 커피액을 고온에 순간적으로 분무하여 수분을 낮추는 분무건조벙이 있고, 커피액을 낮은 온도에서 빙결한 후 온도를 높여 숙성하고 분쇄하는 동결건조법이 있다. 분말화 과정에서 커피의 맛과 향이 손실되기 쉽기 때문에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연구,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인스턴트커피는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190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스턴트커피가 제조,판매되기 시작했다. 간편하게 물만 부어서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인스턴트커피가 소개 된 것은 한국전쟁 중 주둔했던 주한 미군으로부터 였다. 당시 미군으로부터 유출된 커피는 우리나라에 커피가 인기를 얻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인스턴트커피의 대표주자 커피믹스
우리나라에서 만든 인스턴트커피도 있다. 바로 1976년 동서식품에서 만든 '커피믹스'이다. 커피 뿐만 아니라 설탕과 프림도 들어있어 말 그대로 물만 있으면 우리 입맛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커피믹스는 제품이 갖고 있는 편의성과 정수기의 보급 등으로 급격한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된다. 2009년 한 마트의 판매 1위 제품이 커피믹스였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커피믹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된다.
흔히 '커피믹스=인스턴트커피'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스턴트커피는 커피믹스, 병커피, 컵커피 등을 포함하는 포관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커피믹스=인스턴트커피' 라고 생각하기 쉬운 까닭은 커피믹스가 인스턴트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2009년 국내인스턴트커피 시장은 총 1조1268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중 9758억원이 커피믹스 매출이었다.
커피이야기
하루에 한 잔 이상은 마시는 커피,
그런데 그 '커피' 잘 알고 계십니까?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이 시장점유율 약80%로 지난 몇 십년 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네슬레가 17%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군소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해있다. 최근에는 남양유업, 롯데칠성을묘 등이 커피믹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동서식품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믹스시장이 자리 잡은지는 30년이 넘는다. 그 사이 점점 고급화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위해 커피믹스도 진화하고 있다. 커피 한 스푼에, 설탕 세프푼, 크림 두 스푼의 표준화된 커피믹스가 아니라 카페인이나 프림의 함량이 적은 웰빙 커피믹스나 고급원두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라떼, 헤이즐넛 처럼 커피전문점에서나 마실 수 있었던 커피 등 기존 커피믹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프리미엄 커피믹스도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입맛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례없는 커피믹스 시장의 인기에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도 커피믹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해 초 커피빈은 인삼을 섞은 커피믹스를 선보였다. 글로벌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고급 믹스커피를 2010년 4월부터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장점은 원두커피
인스턴트커피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그렇지만 커피액에서 분말커피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커피 고유의 풍미 손실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커피문화가 성숙한 나라일수록 커피는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깊기 때문에 인스턴트커피를 선호하는 비율은 낮아지는 편이다. 우리나라도 커피문화가 성숙해짐에 따라 점점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원두커피는 원두품종, 로스팅방법, 추출방법, 부재료 등에 따라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페모카 등 다양한 종류로 구분된다. 원두커피에서 좋은 커피는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말한다. 커피의 맛과 향은 앞에서 말한 여러가지 조건들의 조합에 의해서 같은 커피라도 맛과 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좋은 원두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좋은 맛과 향을 얻을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우선 커피의 가장 기본은 원두에 있다.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원두품종은 크게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로 나눌 수 있다. 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커피생산량의 80%가 아라비카종이며 나머지 20%가 로부스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많은 인스턴트커피의 이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아라비카는 에디오피아가 원산지인 커피로 주로 아프리카, 브라질, 중남미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높은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풍부한 신맛과 고급스러운 향을 갖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원두커피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발견된 로부스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재배여건, 수확량은 아라비카보다 우수하지만 맛과 향이 아라비카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아라비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리베이카가 원산지인 리베리카는 저온이나 병충해에 강하고 환경적응력은 매우 강하나 향과 맛이 좋지 않아 산지에서만 소량 소비되는 원두이다.
하지만 품종이 같다고 맛과 향, 가격까지 똑같지는 않다. 커피가 생산된 지역에 따라 같은 품종이라도 다른 맛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원산지가 자메이카인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의 원두는 원두의 황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아라비카 품종의 최상급 원두에 속한다.
◎ 가공부터 분쇄까지 과정, 맛을 결정
수확된 커피열매는 습식공법과 건식가공법을 통해서 과육과 생두로 분리된다. 이때 생두는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데, 로스팅(생두를 열을 가하여 볶는 것으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공정)과정을 거쳐야 비로서 커피로 마실 수 있게 된다. 로스팅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두의 색상은 진해지고, 크기는 커지고, 캐러멜 향에서 신향을 거쳐 탄 향이 짙어진다. 커피의 최상의 맛과 향을 내기 위해서는 로스팅 과정이 매우 중요해서 로스팅만 전문적으로 하는 로스터라는 직업도 있다.
로스팅을 마친 원두는 적절한 크기로 분쇄를 한다. 분쇄한 입자가 고울수록 물과 닿는 면적이 많아 커피가 빨리 우러나오지만 강하고 쓴 맛이 나고, 입자가 굵을 수록 커피를 우리는 시간이 길어 은은한 맛을 얻을 수 있지만 커피성분을 모두 추출할 수 없게 된다.
가장 신선한 원두커피를 즐기려면 로스팅한 후 10일 이내에 원두를 음용하기 직전에 분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로스팅 후 원두의 신선도는 7일-10일까지이기 때문이다. 로스팅 후 2주가 지나면 맛과 향의 5-60%가 사라지게 된다. 분쇄를 한 경우라면 산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따라서 커피를 마시기 직전까지 원두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맛과 향을 보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원두 산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수분, 산소 등을 차단하는 밀폐유리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제일 좋다.
간편하게 물만 부으면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에 비해 원두커피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복잡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한 잔, 한 잔 각기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원두커피의 매력이다.